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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전라북도

[남원] 봉화산

2021년 5월 1일(토)

 

식물은 크게 초본류와 목본류로 나누고 목본류는 다시 교목과 관목으로 분류한다. 물론 대부분 꽃을 피우고 있지만 무성화도 있다. 초본류도 마찬가지다.

산행을 하다 보면 야생화가 눈에 많이 띄게 되는데 관심을 갖게 되면 그 매력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꽃이 큰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작은 꽃에 더 마음이 끌리게 된다.

교목의 꽃이 아무리 예쁜들 교감이 안되면 느낌이 별로 없기에 관목의 꽃들에 더 가까이 하게 되고 앙증맞은 그 꽃 속에 뭔가가 감춰져 있을 것이란 기대심리가 있어 더 관찰하게 된다.

산행 중에 해마다 반복되어 보는 꽃이지만 마주치게 되면 카메라 렌즈를 들이밀게 되는 것은 습관처럼 몸에 밴 야생화와의 교감 때문일 것이다.

봄이 되면 벌과 나비도 없는 추위에 꽃들을 피우기 시작해 열흘을 넘기지 못하고 사그라들고 마는데 이어서 다른 종이 계속 피우고 있으니 늦가을까지 이어진다.

겨울에는 꽃이 없는 대신에 눈꽃, 상고대가 대신한다. 사람들이 겨울에 꽃이 없으니 꽃으로 표현하는 것이리라. 

꽃은 군락을 이뤄야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그런 군락의 대표적인 봄 꽃이 진달래와 산철쭉이다. 여름이 되면 덕유산의 원추리도 한 몫하고 가을이면 석산(꽃무릇)을 보러 영광의 불갑산이나 고창의 선운산을 찾게 된다. 물론, 유채꽃과 코스모스 등이 있지만 들에 있는 꽃이니 산행과는 별도로 연계하여 테마로 한 산행을 하게 된다. 

올해 봄을 맞아 어김없이 진달래 꽃 산행을 해 보자는 계획은 여수의 영취산을 오르기로 한 것인데 우천 관계로 취소하고 뒤늦게 출입통제 속에서도 강화의 고려산을 찾은 것이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

뒤로 이어지는 산철쭉 산행은 우리나라 여러 곳이 있으나 6년 전에 남원의 봉화산을 올랐다가 모두 낙화되어 실망했었던 기억이 있어 다시 가보기로 계획한다.

꽃 산행만큼은 인연이 닿지 않는다는 징크스를 깨고 이번만큼은 제대로 즐겨보자는 들뜬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산행정보

♣ 행정구역: 들머리-전북 장수군 번암면 논곡리(복성이재) , 정상-전북 남원시 아영면 일대리, 날머리-전북 장수군 번암면 지지리

♣ 산행코스:  복성이재-매봉-봉화산-무명봉-광대치-월경산-중치-지지리

♣ 거리: 약 13km(들머리-10:50, 날머리-15:40)

 

봉화산 개요

봉화산(烽火山)은 전북 남원시와 장수군, 경남 함양군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서, 덕유산과 지리산 중간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전체적인 산세는 능선이 남북으로 길게 늘어져 있으며, 북으로 전북 장수군에 있는 백운산과 능선상으로 연결되어 있다.

조망도 우수하여 정상에 오르면 사방이 막힘이 없는데, 북쪽으로는 백두대간 능선 너머로 장수의 진산(鎭山)인 장안산과 함양의 백운산이 한눈에 조망되고, 남쪽으로는 아영면 고원지대 너머로 지리산 천왕봉과 반야봉, 바래봉 등 지리산의 장쾌한 주능선이 파노라마처럼 바라다 보인다.

또한 이 산이 5월에 오면 정상 부근의 산사면과 암릉 곳곳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철쭉이 만개하여 온산이 불타오르고, 가을에는 기다란 능선 위로 군락을 이루고 있는 새하얀 억새가 바람을 따라 일렁인다.

봉화산은 원래는 장안산으로 불렸다고 하는데, 정상에 오래된 봉화와 봉수대가 있어서 봉화산으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 곳의 봉화는 이 지역이 삼국시대 백제와 신라의 국경지역인 만큼 그 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백제 멸망 후 폐지되었다고 한다.

 

▼ 복성이재 들머리에 버스가 10:50에 도착, 산행 마감시간을 16:50으로 정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복성이재의 유래

 전북 남원시 아영면과 장수군 번암면의 경계를 이루는 백두대간의 고개로서, 산줄기는 시리봉과 봉화산을 잇고, 물줄기는 낙동강과 섬진강의 분수령이다.

임진왜란(1592년)이 일어나기 전, 변도탄이 천기를 보고 국가에 큰 전란이 일어날 것을 예측하고, 대비할 것을 상소하였으나 평화로운 기운을 어지럽게 한다 하여 관직을 삭탈당하고 나서 전란을 대비, 북두칠성 중에 복성 별빛이 멈춘 곳에 자리를 잡아 움막을 지었다 하여 복성이재라 전해진다.

그 후 쌀가루로 만든 움막은 군량미로 사용하여 왜적을 물리치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며, 조정에서 변도탄의 충성심을 인정해서 큰 상을 내리자,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모여서 복성이 마을을 이뤘다고 한다. [안내문]

 

 

  ▼ 20여분 올라오니 산철쭉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날씨가 영 아니다. 바람은 불고 비는 후두둑 떨어지는데 안개까지 잔뜩 끼어 말 그대로 악천후다.

꽃 산행만큼은 햇빛이 있어야 화려한 모습을 볼 수 있고 사진에 담을만 한데 하필 오늘 비가 올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던 터라 황당하기만 하다.

 

  ▼ 들머리에서 870여 미터를 23분이 걸려 오른 매봉...

 

  ▼ 산행지역 날씨를 확인한 것은 지난 수요일로 나흘밖에 안됐다.

어제 비가 오고 오늘은 오전에 흐리고 오후는 맑은 날씨라는 예보라서 산행 신청을 한 것인데 한 국가의 기상청이 나흘 전의 예보를 이렇게도 못 맞추고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질 않는다.

말 그대로 구라청이다. 물론 산행 전날 다시 한번 날씨를 검색 안 해 본 내 잘못도 크다. 우산도, 우의도 준비를 안 했으니 비가 많이 오질 않길 바랄 뿐이다.

 

  ▼ 꽃 상태는 이번 주가 끝물로 봐야겠다. 30~40%는 진 상태니 다음 주면 그나마 이런 모습은 볼 수 없다. 다른 해보다 일주일 이상 빠른 개화는 날씨의 온난화 때문이라는 것에 외에 달리 설명할 수가 없다.

 

        ▼ 카페에 공지된 이런 사진을 보면 누구나 눈이 번쩍 띄게 되어있다. 그러나 이 사진을 분석해 보면 인위적

            시설이 없는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상당히 오래된 사진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철쭉나무의 크기를 봐도

            현저히 차이가 난다. 마치 전정이라도 한 듯 이렇게 가지런히 촘촘히 핀 모습은 앞으로 다시 볼 수 없는

            풍경이 되고 말았다.

 

    ▼ 그래도 6년전에 전혀 못 봤던 철쭉을 이렇게 그 분위기만이라도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 싱싱해 보이는 철쭉 상태의 화사한 모습

 

  ▼ 데크계단이 예전 같지가 않아 새롭게 단장된 것 같다.

 

          ▼ 그 옛날에는 이런 계단을 오르내렸을 것이다. (카페에서 퍼 온 사진)

 

    ▼ 진달래가 수령이 꽤 돼다보니 왼쪽에서 보듯 철쭉이 줄기만 보이고 꽃 상태가 엉성해 보인다. 그 옛날의 명성은 언제 다시 찾아 볼 수 있을까...

 

  ▼ 봉화산에서 내려오면서 전망대에서 뒤돌아 본 풍경

 

           ▼ 아! 옛날이여~♬ 

 

  ▼ 그나마 카메라 렌즈에 물방울까지...

 

  ▼ 화려한 철기문화를 꽃피웠던 전북 남원 운봉가야는 1500여 년 동안 잊혀진 왕국으로  대한민국  티벳 고원으로 불리는 남원 운봉 고원에는 고분군, 제철유적, 산성, 봉수 200개소가 넘는 남원가야의 유적이 산재해 있다.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가야고분군은 지난해 3월 28일 사적으로 지정됐고, 세계유산 등재 여부는 이르면 올해 8월 중에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이코모스(ICOMOS)의 현지 실사와 자료 검토 등을 거쳐 2022년에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한다.

 

  ▼ 정자에서 마지막으로 뒤돌아 본 봉화산 

 

  ▼ 야광나무의 희게 핀 꽃도 보기가 좋다.

 

  ▼ 연두색의 오솔길 풍경

 

  ▼ 바람에 제 멋대로 흔들리는 병꽃나무도 이쁘고...

 

  ▼ 비에 흠뻑 젖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고개 숙인 쇠물푸레나무도 이쁘고...

 

  ▼ 빗물에 촉촉히 젖은 낙엽 덮힌 길이 폭신한게 촉감이 아주 좋다.

 

  ▼ 이러한 철쭉 터널도 지나게 되고 들머리에서 4km 지점에 이르니...

 

  ▼ 봉화산 정상에 다다랐다. 인증 사진을 담고 주변을 둘러보니 전혀 조망할 수 없는 곰탕이다.

 

  ▼ 정상석 주변에 있는 봉화대

 

  ▼ 6년 전 5월 중순에 봉화산에서 하산하면서 담은 지리산 주능선 풍경으로 마음속의 조망만은 이러했다.

 

  ▼ 봉화산을 내려서면서 이제 더 이상 볼 것 없다 생각하여 질주하기 시작한다.

 

  ▼  그래도 화사한 자태를 뽐내는 철쭉을 보노라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 세상을 살면서 이러한 꽃길만 걸으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하며...

 

  ▼ 봉화산 쉼터에 도착, 식수를 500ml 네 병이나 휴대했는데 날이 쌀쌀하다 보니 물 한 모금을 마시지 않았다. 물론 땀 한 방울 흘리지도 않았고 이상하게 12:30이 됐는데도 배가 고프지 않다.

 

    ▼ 분홍빛만 보다가 노란꽃인 솜방망이를 보니 더 반갑게 보인다.

 

  ▼ 전에 아랫녘 임자도에서 만난 옥녀꽃대에 이어 이곳에서 홀아비꽃대를 보게 된다. 이곳 봉화산 주변은 기온이 낮아서 4월 중순 정도의 계절로 보인다.

 

  ▼ 선밀나물도 담아보고...

 

  ▼ 곰탕의 날씨지만 이런 분위기는 또 다른 풍경을 그려낸다.

 

  ▼ 6년 전에 시루떡바위라며 사진에 담았었는데 홀로 걷는 길에 친구를 만난 듯 반갑기만 하다.

 

  ▼ 암릉 구간을 만났다. 이곳에서 내려다 보이는 조망이 볼만 할텐데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으니 오로지 걷는 길 밖에 없다. 이쯤오니 강풍에 진눈깨비가 내리면서 뺨을 때려 따가울 지경이다. 참 고약한 날씨다.

 

  ▼ 944봉을 지나 내려서는 광대치로 가는 길에 해가 잠시 나면서 안개가 걷힌다. 칙칙한 날씨에 갑자기 해가 나니 온통 연두색 빛에 눈이 부실 정도다.

 

    ▼ 지금까지 본 짙은 분홍색 철쭉은 산철쭉이었고 이렇게 얼핏 흰색에 가까운 연분홍 철쭉이 그냥 철쭉이다. 산철쭉 보다는 좀 늦게 피는데 이곳은 지금 막 개화 시기이다. 

 

    ▼ 북동쪽 방향을 보니 날이 개이는 듯 하나 언제 개일지는 모르고 더 이상 기대하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즐길 수 밖에 없다.

 

  ▼ 오미자 수꽃이 빗물을 흠뻑 머금고...

 

  ▼ 드디어 광대치에 도착, 6년 전에는 이곳에서 우틀하여 하산했는데 오늘은 바로 직진하여 월경산을 오르는 코스다.

 

    ▼ 가파른 길을 오르니 약초시범단지 표지판이 철망과 함께 나타난다. 시간을 보니 2시 12분이다. 점심을 먹을 시간이 한참 지났다. 아무 때고 먹어야 할 점심을 이곳 주변 평지에서 먹고 출발하기로 한다.

 

    ▼ 들머리에서 9.9km 지점의 월경산에 도착했으나 정상이 아닌 등로에 정상표지석이 세워져 있어 이곳으로 부터 200여 미터 거리에 있는 정상을 올랐다가 다시 빽하여 하산하기로 한다.

 

  ▼ 월경산 정상에 이르는 등로

 

    ▼ 정상에 오르니 정상석은 없고 공터는 있는데 싸릿대만 무성하고 삼각점만 놓여 있더라.

 

    ▼ 삼각점에서 발도장 찍고...

 

    ▼ 원점으로 돌아와 다시 본격적인 하산길에 접어든다.

 

  ▼ 이러한 단풍나무가 우거진 힐링되는 코스를 걷기도 하고...

 

  ▼ 조릿대가 우거진 오솔길도 걸으며...

 

    ▼ 마지막 중치에 다다랐다. 이곳에서 좌틀하여 지지리로 향하는데 무심코 이곳에서 넓다란 임도를 따라가다 보면 낭패를 보게된다. 마지막에서 알바하게 되므로 임도를 따라 30여 미터 내려가다가 왼쪽의 샛길로 내려가야 한다.

 

  ▼ 샛길을 따라 내려오면 본격적인 계곡길로 접어드는데 이와같은 녹색의 푸르름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 미나리냉이가 활짝 만개했고...

 

    ▼ 바닥에 깔린 금창초도 보이고...

 

    ▼ 광대수염도 있고...

 

    ▼ 벌깨덩굴도 절정에 이르렀다.

 

    ▼ 졸방제비꽃도 보이고...

 

  ▼ 콩제비꽃도 모처럼 만에 시간이 남으니 담아봤다.

 

  ▼ 셔틀콕 모양의 으름덩굴 수꽃으로 암꽃이 보기는 더 좋다. 

 

    ▼ 고추잎과 비슷하여 고추나무라고 불린다.

 

  ▼ 5월에 화려하게 피는 원예종과 같은 금낭화

 

  ▼ 날이 좋지 않아 사진 담을 일이 없으니 산행 마감시간보다 무려 한시간 이상 빨리 하산했다. 이 계절에 물 한 모금,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산행해 보기도 처음이다. 날씨가 쌀쌀하니 체력 소모가 덜하여 아직은 몇 킬로는 더 걸을 수 있는 컨디션이다.  

 

  ▼ 이곳에서 더러워진 신발을 닦고 배낭정리를 다시 하며 산행을 마친다. 역시 꽃 산행은 계절적으로 맞아야 하고 무엇보다 날씨를 잘 만나야 한다. 시기가 좀 지났고 비바람과 안개로 인해 볼품없는 산행이 됐지만 그래도 백두대간의 한 구간을 걸으면서 산철쭉을 봤으니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야겠다. 모처럼 야생화 담는데 몰입한 즐거운 시간도 가져봤고 건강상 걸었으니 더 바랄게 뭐겠냐는 위안을 해 보며 다음 산행을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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