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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섬/전라도

[영광] 상,하낙월도

2022년 8월 21일(일)

 

영광군에 소재한 섬을 처음 접한 것은 지난 6월 18일 송이도다. 어떤 산악회에서 하루 2개의 섬을 인증한다고 낙월도를 트레킹한 후에 향화도로 돌아와서는 다시 배를 타고 송이도로 가서 선착장에서 멀지 않은 거리의 마을표지석을 인증만 하고 바로 승선해서 온다는 얘기를 듣고 안쓰러운 마음까지 가졌던 일이 있었다. 그러면서 그날 송이도를 돌아보며 그래도 가볼만한 섬이라는 생각을 해 봤다. 지자체에서 송이도를 영광군 9경에 포함시킬만한 이유가 있을텐데 인증만 하고 온다고 하니 마치 홀대받는 섬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이번에는 낙월면에서는 삼형제 섬이라는 송이도, 안마도에 이어 면소재지인 낙월도를 탐방해 보기로 하니 이쪽 지역은 졸업을 하는 셈이다. 

 

∥일정표∥

· 23:30-04:00: 향화도항 도착 

· 04:00-07:00: 아침식사 및 자유시간 

· 07:00-07:30: 승선준비

· 07:30-08:30: 향화도항에서 하낙월도 이동

· 08:30-13:00: 낙월도 트레킹

· 13:00-13:30: 승선대기

· 13:30-14:30: 상낙월도에서 향화도 이동

 

∥산행 및 트레킹 정보∥

♣ 소재지: 전남 영광군 낙월면 상낙월리/하낙월리

♣ 코스:하낙월도 선착장-팔각정-당너머산-외양마지(낚시터)-진월교-누엣머리갈림길-작은가마골해수욕장-송신탑-땅재고개-큰가마골해수욕장-정자쉼터-재계미해변-위령비-팽나무 보호수-상낙월도 선착장

♣ 거리: 약 10km(산행시작-08:30, 도착-12:50)

 

▽ 트레킹은 약 10km거리에 08:30에서 13:00시까지 4시간 30분으로 배시간에 맞춰야 하므로 선택의 여지가 없다. 높은 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업다운이 심한 편이 아니므로 여유롭게 걸을 수가 있다.

 

▽ 지난번 송이도를 탐방하면서 들렀던 향화도항에 다시 왔다. 이곳의 소재지는 영광군 염산면 옥실리이다. 배 출항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옥실리 마을을 돌아보며 칠산대교 및 칠산타워를 담아봤다. 전남에서 가장 높은 111m의 전망대로 영광군 11개 읍면이 하나로 화합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며 굴비의 비늘과 파도, 바람, 태양을 형상화한 타워이다.

 

▽ 향화도항 주변의 풍경...

 

목도 섬과 또 다른 선착장의 풍경

 

칠산대교와 출항 대기 중인 차도선 섬사랑12호

 

▽ 칠산대교는 전남 무안군 해제면과 영광군 염산면을 잇는 1.82㎞의 해상교량이며, 2012년 12월18일에 개통된 다리다. 칠산대교 개통으로 영광군과 무안군의 거리가 62㎞에서 3㎞, 운행시간은 70분에서 5분으로 가까워졌으며, 다양한 축제와 유명 관광지와의 연계가 가능해져 관광산업 발전에 도움을 주고있는 다리다.

 

▽ 섬사랑 12호는 승객 105명을 태울 수 있고 차량 20대를 한꺼번에 운송할 수 있는 180t급 여객선으로 2014년 5월 9일 첫 출항을 시작으로 향후 20년간 상·하낙월도와 향화도를 하루 세차례 오가며 운행하게 된다고 하니 앞으로도 12년간 운행한다.

 

향화도항을 미끄러지듯 떠나는 여객선 뒤로 이미 높게 떠 오르는 햇살에 칠산대교 그림자를 드리운다.

 

파란 하늘과 옥빛 바다를 가른 칠산대교 풍경이 평화롭게만 보인다.

 

10여분쯤 지나고 왼쪽 멀리 임자도의 대둔산으로 보이는 산이 우뚝 솟아 있다.

 

왼쪽이 임자2대교, 오른쪽이 임자1대교...

 

서서히 낙월도가 다가온다. 지난번 송이도를 가면서 보아왔던 터라 낯설지가 않다.

 

상낙월도의 땅재고개 넘어로 재계미해변 풍경...

 

상낙월도에 먼저 기착하게 된다. 이곳에서 하선하여 오른쪽으로 트레킹을 해도 되지만 왼쪽 마을을 지나 하낙월도를 시계방향으로 돌고 역시 상낙월도를 돌아 원점회귀해도 되지만 조금은 여유로운 트레킹을 하고자 하낙월도에서 하선하도록 한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 각양각색의 모양으로 연출되어 풍경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하낙월도 이어지는 풍경도 바닷물 빛과 하늘 빛이 어우러져 상쾌함을 더한다.

 

오늘 트레킹에서 가보지 못할 마을 풍경을 담아본다. 낙월면에서 가장 큰 섬은 안마도, 송이도, 낙월도 순인데 이곳이 면사무소 소재지로 학교등 각 기관이 이곳에 모여있는 것은  예전부터 생활권이 목포였고 육지와 가까운 거리였던 점도 있겠지만 과거부터 낙월도가 갖고 있는 경제력 때문이라는 점이다.

 

▽ 상낙월도와 하낙월도를 이어주는 진월교...

 

▽ 하낙월도 선착장과 장벌산 아래의 하낙월리 마을 풍경

낙월면은 11개 유인도와 41개의 무인도를 포함하며 총 52개의 도서가 있다. 완도군과 함께 지도군(신안군)을 만들어 근처의 섬들을 모두 하나로 묶었는데 낙월도는 1896년 지도군 편입 시 낙월면이 되었으며 일제시대인 1914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영광군 낙월면에 편입되었다고 한다.

 

▽ 하낙월는 면적이 0.61㎢이고, 해안선 길이는 5.0㎞이다. 북동쪽에 위치한 상낙월도(上落月島)와 연도교로 연결되어 있다. 낙월도 가운데 아래에 있는 섬이어서 하낙월도라고 부른다.조선 초기에는 진월도(珍月島)라 불렸으나, 『해동지도(海東地圖)』와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 등 고지도에는 낙월도(落月島)로 기록되어 있다.

낙월은 ‘진다리’에서 유래한 것으로, ‘진다리’는 진흙(뻘)이 많은 곳을 의미한다. 이후 진들>진덜>진달>진달이로 되면서, ‘진’자는 달이 진다는 개념으로 전이되어 떨어질 ‘낙(落)’자와 달 ‘월(月)’로 표기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는 섬의 모양이 달이 떨어지는 것과 같아 낙월이라 하였다고도 전한다. 진월도(珍月島) 역시 ‘달이진다’는 의미가 한자화된 것이다.[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

 

▽ 선착장에서 마을로 진입하는 도로로 300미터 정도 가면 마을 어귀에서 왼쪽으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된다.

 

▽ 세운지 얼마되지 않은 듯한 남녀 석장승이 마을 이정표로 세워져 있고 마을 지키는 수호신 역할도 예로부터 해 왔다.

 

파란 하늘에 구름조차도 보기가 좋다. 마을로 가는 해변로를 따라 멀리 상월도를 보며 걷는 첫 발걸음이 가볍다.

 

마을 어귀에 다다르니 주변은 마을정비 사업이어서인지 공사 중인 것 같다.

 

장골해수욕장을 패싱하지 않고 내려려서 잠시 둘러본다. 해변가에는 떠밀려 쌓인 해양쓰레기가 많지만 고운 모래사장과 앞에 펼쳐진 지도와 임자도 풍경이 멋스럽다.

 

첫 전망대에 올라섰다. 바람도 없고 다소 무더운 날씨다. 등로의 정비가 되지 않아 이슬에 젖은 풀숲을 걷게 되는데 낙월면 전체의 섬들을 관리하는 지자체의 예산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망대에서 바라 본 장벌해수욕장 전경

 

등로는 거의 둘레길로 보면 되고 목책으로 안전시설이 되어 있다.

 

남쪽 방향으로 왼쪽 지도읍과 오른쪽 임자도의 풍경

 

하낙월도 서쪽 방향의 해변으로 마을 뒷편 당너머의 풍경

 

당겨 본 해변의 기암들...

 

이대 숲 터널...

 

네번째 전망대에 도착, 주변을 둘러본다.

낙월도는 1960~1980년대 새우잡이의 황금어장 터였는데 인근 임자도 전장포와 함께 전국 새우젓 생산량의 50%를 차지하였었다고 한다. 전국 각지에서 청년들이 몰려들어 이 작은 섬이 흥청거렸던 적도 있었고 법성포와 맞먹는 새우젖 상권이 형성되기도 했다고 한다. 

 

당넘어산을 오르면서 북쪽 방향의 상낙월도를 담아봤다.

새우잡이가 한창이던 1980년대에는 낙월도 유동 인구만 해도 1,000여 명이 훨씬 넘었으며, 새우잡이배를 타는 사람만 해도 400~500명은 족히 되었다 한다. 새우를 잡는 배는 일명 ‘멍텅구리배’로, 한 번 바다에 나가면 배 안에서 몇 달 동안이나 밤낮없이 식사와 빨래를 하면서 새우를 잡았다고 한다.

멍텅구리배는 중선(重船)이라고도 하는데 투박한 전통적인 한선을 개량한 배로 10~17톤에 이르며 나무로 만든 배였고,  돛이나 노는 물론 엔진도 없어서 스스로는 움직이지 못하는 배다. 동력선이 바다 한가운데까지 견인해 가서 닻을 내려놓고 새우잡이를 하는 배이기에 멍텅구리배(醯船網漁船:해선망어선)라는 이름이 붙었다. 조상 대대로 주변 바다의 개펄에 묵직한 닻을 내리고 새우를 잡던 멍텅구리배들이 최고 400척 정도 있었다. 그중 동력이 없는 멍텅구리배는 약 80척으로  1년 내내 새우와 각종 고기와 돈이 마르지 않았던 부유한 섬이었다고 하니 마을의 이 골목 저 골목을 지나다 보면 시멘트 벽에 색이 바랜 상점 이름과 술집, 다방, 식당, 여인숙의 흔적도 찾을 수 있고 가장 많을 때는 이곳에 10여 개의 다방과 술집들이 호황을 누릴 때가 있었단다. [네이버 한국의 섬 인용]

 

 

 능선을 살짝 올라서보면...

 

팔각정자 쉼터가 나온다. 이곳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한다.

 

팔각정자에서 내려다 본 하낙월리 마을 풍경이 아름답다.

 

벌써 입추가 지나고 처서가 다가왔음을 빨간 <말오줌때> 나무 열매껍질로 느껴 볼 수가 있다.

 

예덕나무의 까만 열매도 이제 땅에 떨궈지기만을 기다린다.

 

둘레길 내내 해변을 보며 걷는 힐링의 시간...

 

이러한 산등성이 둘레길도 보기 좋다.

 

간혹 보이는 개쑥부쟁이와 아래와 같은 층층잔대 등 야생화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외양마지(낚시터) 정자쉼터에 도착, 한숨 돌리고...

 

외양마지(낚시터) 전경...

 

저 아래로 내려서 보기로 하는데... 해양쓰레기가  한 곳에 쌓여있어 풍경이 반감됐다.

 

절벽 사이에 끼인 바위...

 

뒤로 올려다 본 풍경

 

상낙월도와 연결된 동쪽편의 진월교 모습으로 현재 썰물 상태로 간조가 되면 갯벌이 모두 드러나게 된다.

 

해변쪽의 기암들...

 

상낙월도와 진월교...

 

하낙월도 동쪽편의 해변도로로 내려서서 하낙월리 마을 방향으로 담은 풍경

 

▽ 동쪽 방향의 갯벌 풍경...멀리  몇 척으로 보이는 고깃배가 새우잡이 배련가!

새우잡이는 매년 4월 말에 시작돼 10월까지 6개월가량 한다. 잡히는 시기에 따라 맛도 각각 다르다. 조업 시작 초기인 4~5월(음력) 경에 잡히는 새우는 오젓, 유월에는 육젓, 8~10월까지는 추젓으로 불리는데 이중 육젓이 으뜸이라 한다.

1980년대 당시 보통 멍텅구리배 한 척을 가지면 주민 100여 명이 먹고 산다고 할 정도로 부의 상징으로 통했다는데 그러다 보니  이 새우잡이배에는 노숙자나 발달장애자, 혹은 인신매매로 온 사람들과 심지어는 죄짓고 몰래 섬에 들어온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세상 이치가 그렇듯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  1987년 7월 갑자기 불어닥친 셀마호 태풍으로 인해  이 섬의 멍텅구리배 6척이 파선하여 선원 27명이 수장을 당하고 정부의 시책으로 멍텅구리배인 중선은 없어지고 목포의 해양박물관에나 가야 한척을 볼 수가 있다고 한다. 

 

하낙월도에서 상낙월도를 이어주는 진월교와 연결된 해변도로가 곧게 뻗어 있다.

 

서쪽편으로 좀 전에 돌아봤던 외양마지(낚시터) 방향의 풍경

 

 진월교

 

왼쪽 하낙월도 낚시터와 오른쪽 상낙월도 사이로 대이각도, 소이각도, 오른쪽 송이도가 보인다. 간조가 되면 양쪽 섬이 마주보는 곳까지 갯벌이 드러나는데 썰물이지만 아직 만조인 상태다.

 

상낙월도 초입

 

상낙월도 산행 들머리에서 뒤돌아 본 하낙월도

 

목책을 따라 멋진 풍경이 이어지고...

 

당산에 설치된 송신탑이 보인다.

 

▽렌즈로 당겨 본  대이각도와 그 뒤로 안마도가 눈에 들어온다.

※ 안마도 보기: https://openwindow.tistory.com/7154688

소이각도와 왼쪽 멀리 대석만도

 

 송이도

※ 송이도 보기: https://openwindow.tistory.com/7154683

하낙월도 선착장으로 부터 5km지점인 누엣머리 갈림길에 도착, 300m 거리에 있는 누엣머리 해변에 있는 작은갈마골해수욕장에 내려서 보기로 한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서인지 나뭇잎으로 뒤덮혀 있는 데크계단을 내려가다 보면  시원한 그늘과 바닷바람을 맞는 기분이 좋다.

 

가파를 계단 숲사이로 보이는 작은갈마골해수욕장

 

현재는 아직 물이 덜 빠진 상태라서 협소해 보이지만 간조가 되면 왼쪽의 돌출부까지 모래사장으로 변한다.해변가에는 해양쓰레기가 쌓여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곳까지 손길이 미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사람 손길이 별로 없어 보이는 이곳도 다른 해수욕장과는 달리 주변 갯바위가 있어 풍경이 좋은 편이다.

 

작은갈마골해수욕장에서 올라와 송신탑을 지나 이곳 전망대에서 동쪽 풍경을 잠시 보고...

 

▽ 수령이 300년은 넘어 보일 듯한 팽나무에 오색댕기를 매어 둔 것을 보니 이 마을의 신목(神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신목: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시고 제사를 지낼  오색 댕기를 매어  나무)

 

▽ 목책을 따라 저 아래 땅재고개로 내려가면 포장도로가 나오고 오른쪽길로 해서 바로 선착장으로 향할 수도 있지만 오늘 예정된 코스인 왼쪽으로 큰갈마골해수욕장을 들렀다가 윗머리산을 한바퀴 돌아 선착장으로 진행하기로 한다.

 

땅재고개에서 동쪽 방향으로 내려가면 바로 선착장 가는 길이고, 서쪽 방향으로 가면 큰가마골해수욕장과 윗머리산을 한바퀴 돌 수 있는 둘레길을 걷게 된다. 이곳에 이정표에 표시된 당산가는길은 윗머리산인 것 같은데 윗머리산을 당산이라 표시된 것은 오기일 수도 있고 갯버들이 잘못 안 것일 수도 있으나 조금 전에 신목으로 보이는 오색댕기가 매어져 있던 팽나무가 있는 산이 당산일 것으로 보인다. 산 이름이 도상에는 표기가 안되어 이런저런 지도를 참고한 산 이름이어서 빚어지는 혼란이다.

 

삼복더위에 피는 배롱나무가 만개한 시멘트 포장도로인 둘레길을 따라 해수욕장 방향으로 진행한다. 이러한 포장도로는 윗머리산을 돌아 선착장까지 이어지니 나무 그늘이 없어 양산을 준비해 가는 것도 뜨거운 햇살을 피하는 방법 중 하나다.

 

해변 도로 아래로 보이는 큰갈마해수욕장의 풍경이 그림같이 다가온다.

 

해수욕장까지 내려가 보기로 하는데 멀리 오른쪽으로 돌출된 부분이 누엣머리이고 바로 그 너머가 작은가마골해수욕장이 자리한다.

 

이곳 해수욕장은 화장실과 바깥에는 개수대까지 설치가 되어 있고, 정자 쉼터도 두개나 되어 있는 등 내가 지금까지 어느 섬을 둘러 보아도 백패킹 장소로는 최고로 보인다.  

 

고운 모래사장도 그렇지만 앞쪽의 대이각도, 소이각도, 송이도 등의 섬이 그림같이 다가온다. 하루, 이틀밤 추억 쌓는데는 그만일 것 같다. 다만, 완전히 간조가 된다면 먼거리로 나가야 바닷물을 접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겠다. 이곳은 풀등이 많이 생기는 등 새우등의 서식 장소로도 알맞기에 예로부터 많은 새우들이 잡힌 것 같다.

 

오랜만에 염생식물들이 있어 반가웠다. 특히 내 고향에 특히 많이 보는 나문재가 갯벌 주변에 있는 식물인데 모래사장에도 있으니 더 반가울 수 밖에 없다.그외에 갯메꽃, 통보리사초 등도 볼 수 있다.

 

이곳은 더 이상 볼 것이 없다며 윗머리산은 돌지 않고 바로 선착장으로 간 산우들도 있을텐데 먼저 간 산우들은 보이질 않고 홀로 걷는 호젓한 산길이 너무 좋다.

 

정비되지 않은 마지막 정자쉼터가 나오고...

 

윗머리산 북쪽 방향으로 역시 마지막 전망대가 나와 조망을 해 보는데...

 

왼쪽 멀리 한빛원자력발전소가 보일락말락, 그 방향으로 안마도 가는 계마항이 자리하고 있겠고, 오른쪽으로는 영광군 백수읍의 하사리 풍력발전기가 마치 성냥개비 처럼 세워져 있다. 

 

당겨 본 하사리 풍력발전기...

풍력발전기 뿐만이 아니라 그 주변에는 광백태양광발전단지가 있다.  이 발전단지는 총 30만평 규모의 폐염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단지로 사업비만 3600억원이 투입됐고  99MW급으로 연간 13만M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4만8,000가구가 1년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 규모라고 한다.

반환점을 돌아 재계미해변으로 가는 중에 칡덩굴로 덮힌 주변 풍경...

낙월도 전체가 칡덩굴로 인해 생태계가 위협 받을 정도로 많다. 웬만한 나무는 뒤덮혀 고사를 하고 만다. 다른 식물들이 자라지 못하고 있으니 온통 칡덩굴만 보일 뿐이다. 상낙월도는 특히 예덕나무와 섬모시풀을 많이 볼 수가 있는데 식생하기 좋은 여건의 나무들이 주로 군락을 이루며 생태를 유지하는 것 같다.

 

이런 곳에 체력단련 기구가 설치되어 있어 생뚱맞다. 주로 고령의 주민들이 사는 농, 어촌에 마을 주변에나 있으면 좋을 운동기구가 마을로 부터 1.5km나 떨어진 외진 이곳에 트레킹을 하며 이용하기란 쉽지 않은 얘기다. 그냥, 전시행정의 표본인 것 같다.

 

재계미 해변의 풍경으로 내려가 보고자 했으나 길이 나 있지 않아 그냥 패스하기로 한다. 모래사장이 아닌 몽돌로 이뤄진 해변풍경...

과거에는 새우젖과 함께  1970년대 부터 불기 시작한 수석 붐은 이곳 묵석(墨石)이 알려져 수석애호가들에게 관심을 끌었고 하루에도 전국에서 수천명이 몰려 들 정도로 유명하였다고 한다.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강한 석질이 파도와 모래의 수마과정을 거쳐 예술적 가치가 있는 수석으로 변화된 것이다. 결국 오래전부터 묵석채취는 금지되어 있으며 과거처럼 자원이 많은 것도 아니라고 하니 마을 집 주변에 전시해 놓은 묵석을 통해서 과거의 영화를 잠시 느껴볼 수 있을 것 같다.

 

위령비가 세워져 있는 팔각정에 도착했다. 

1987년 7월 갑자기 불어닥친 셀마호 태풍으로 이 섬의 멍텅구리배 6척이 파선하여 선원 27명이 운명을 달리했는데 그 분들을 위한 추모하기 위한 위령비가 세워져 있다. 그 당시에 일기예보가 태풍이 이곳은 비껴간다고 하여 피신하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기도 하다. 

 

상낙월도 선착장이 보인다. 마을 안까지 둘러봤으면 좋겠는데 12:50 현재 점심식사를 아직 하지 않은 상태로 다행히 13:00 출발하려고 하던 배가 30분 늦게 간다고 하니 식사하고 몸만 씻으면 딱 맞을 시간이다.

 

전국 어디서나 새우는 잡히기 마련인데 왜 이곳이 새우의 고장이란 별칭이 붙었는지 이번 기회에 알게 됐다.

 

잠시 둘러봐야 할 곳이 있어서 이곳 보호수인 팽나무가 있는 곳까지 와 봤다. 상낙월도 선착장에서 마을로 가다가 첫 번째 오른쪽 골목으로 올라가다 보면 300m 거리인 산등성이에 자리하고 있다. 수령이 370년으로 수고 13m,나무둘레 7.4m로 2017년 6월 19일 보호수로 지정됐다. 나무의 거대한 혹이 인상적이다. 마을의 당산나무가 큰봉산(당산) 위에 있는 나무인지 이 나무인지는 모르겠다.

 

화장실에서 잠시 몸을 씻는 동안 아직 시간이 출항시간이 좀 남았는데 배가 오니 모두 타고 나만 기다리는 모양이다. 헐레 벌떡 올라타면서 낙월도 산행 및 트레킹을 마친다.

 

오늘 낙월도를 탐방하므로써 영광군 낙월면의 삼형제 섬인 안마도, 송이도에 이어 모두 마치게 됐다. 각 섬마다 흥미로운 역사적인 일들이 존재한다. 오늘 낙월도 탐방은 주변 풍경도 날씨 덕에 좋았고 무엇보다 주민들이 살아 온 굴곡의 역사를 배우게 됨으로써 더욱 머릿속에 각인 된 섬으로 남게 될 것 같다. 

비록 한나절 짧은 시간이지만 이곳을 걸었던 추억을 오래 간직할 수 있을 것 같고 저 배에 타고 가는 내가 언제 다시 이곳을 오게 될런지 아쉬움을 뒤로 한채 굿바이 라고 외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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