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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섬/전라도

[영광] 송이도

2022년 6월 18일(토)

 

나름대로 전국의 유명산이나 섬을 다녔다고는하나 지역별로 보면 편중된 곳이 많다. 어떤 지역은 많이 가봤고 어떤 곳은 아예 못가본 지역도 있다. 오늘 모처럼 가게 된 전남 영광지역도  마찬가지다. 영광군에 있는 유명산이 뭐가 있는가 봤더니 불갑산이 있다. 물론 블야에서만 100대 명산으로 정해진 곳이고 산림청과 한국의 산하에서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어쨋든 2016년 9월 11일에 다녀왔으니 딱 한 군데 6년전에 다녀 온 것 외에는 없고 영광군에 섬이 있는지 조차 몰랐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이나 주변 아니면 관심도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게 어디 나 뿐만이겠는가? 영광군에는 유인도가 10개, 무인도 54개나 있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이다.

그 중에 오늘 가보는 송이도를 포함, 낙월도, 안마도를 삼형제 섬이라고 한다는데 이곳 모두 블야에서 정한 100대 섬에 포함된다. 송이도에 대한 관심을 계기로 영광군에 대해 대략 알게  되었고 그곳을 답사할 기회를 맞았으니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낄 것인지 자못 궁금해지기도 한다.

 

∥일정표∥

˙03:30-향화도항 도착 후 자유시간(06:00아침식사)

˙08:00-향화도항에서 송이도로 출발

˙09:30-송이도항에 도착 후 산행 및 트레킹 시작

˙15:30-송이도항에 집결 및 승선준비

˙16:00-송이도항에서 향화도항으로 출발

˙17:30-향화도항 도착 후 서울로 출발

 

∥산행 및 트레킹 정보∥

♣ 코스: 송이도항-큰마을-정수장-왕소사나무군락지-맛등-작은내끼-무장등-큰내끼-북쪽전망대-양골-헬기장-팽나무군락지-몽돌해변-송이도항

♣ 거리: 약 14.5km(출발-09:30, 도착-15:20)

 

∥송이도 개요∥

송이도는 전체 면적은 306㎢이고, 해안선의 길이는 11km이며, 동남쪽의 모래 해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해안절벽인 암석해안으로 발달해 있다. 특히 모래 해변에는 길이4km인 몽돌해변이 포함되어 있으며, 도자기의 원료인 규석이 널려있다. 그리고 전국 최대규모의 '왕소사나무군락지'가 있으며, 세계적으로 희귀새인 천연기념물361호인 '노랑부리백로'와 천연기념물33호인 '수달'이 집단 서식하고 있다. 또한 동남쪽으로 2.3km거리에 소각이도가 있는데 썰물때면 바닷물이 갈라져 도보로 왕래가 가능하다고 한다.

송이도라는 이름은 "소나무 송(松), 귀 이(耳)"자로서 섬에 소나무가 많으며 섬의 모양이 '귀처럼 보인다'고 하여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 향화도항에서 1시간 30분이 소요되는 거리의 송이도에 도착 시간은 09:30, 도착하자마자 시작되는 트레킹 마감 시간은 배시간에 맞춘 16:00 이전까지이다. 산악회에서 공지된 내용에는 산행 및 트레킹 거리가 9km로 되어 있어서 너무 여유로운 시간이겠다는 생각인데 실제 걸어보니 14km가 넘어 마지막 해안길은 속보로 걷지 않으면 안되었다. 하긴 왕소나무군락지를 둘러 본다고 오버를 하여 왕복 약 2km를 걸은 거리를 뺀다고 해도 12km는 족히 넘는 거리다.

 

▽ 향화도항(전남 영광군 염산면 옥실리)에 있는 칠산타워

전남에서 가장 높은 111m의 전망대로 영광군 11개 읍면이 하나로 화합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타워는 9시에 개방되므로 올라가 볼 수가 없어 아쉽다.

 

▽ 칠산대교(七山大橋)는  총 사업비 1,528억원이 투입되어 2012년 9월에 착공, 2019년 12월 18일에 개통하였다. 교량 명칭은 이 다리가 건너는 바다를 '칠산바다'라고 칭하고 있어 칠산대교로 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영광군과 바다 건너 무안군 해제면을 잇는 다리로, 이전에는 무려 62km를 돌아서 가야 했던 거리를 단 3k m로 줄어 무안과 신안의 구석구석을 여행하기가 편해졌다.

 

▽ 왼쪽 끝으로 길다란 카페리호가 송이도를 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고 오른쪽으로 파란색의 카페리호는 낙월도를 가기 위해 대기 중에 있다.

 

▽ 해양수산부는 2021년 9월 1일 어선 이용빈도, 어항 방문객 수, 배후인구 규모 등 이용범위가 전국적인 어항으로 인정되는 영목항(충남 태안), 향화도항(전남 영광), 당목항(전남 완도) 등 3개항을 국가어항으로 신규 지정하므로써   전국 국가어항은 115개소가 되었다. 국가어항은 국가에서 직접 개발하는 어항으로, 전국 연안 및 도서 등에 고루 분포돼 있으며 기상악화 시 어선 대피 등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신규 지정된 3개소는 어선 정박 등 전통적인 수산업 지원 기능과 함께 해양관광·레저 기능 등 다양한 수요를 반영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새롭게 개발될 예정이다.
향화도항은 영광군과 무안군을 연결하는 칠산대교 북측에 있어 전남도 3개 군(영광, 함평, 무안)이 인접하고 있다는 지리적 장점이 있다. 이에 국가어항으로서 어선부두와 창고 등 어항시설을 확보해 수산 기능을 강화하고, 부지 내 칠산타워를 중심으로 목섬공원, 출렁다리, 해안로드 등 관광명소화 사업(영광군)과 연계해 관광·레저기능도 확충할 계획이다. [한국수산경제]



 

▽ 영광군 9경(볼거리)

※ 크게 보려면 사진위에 커서 놓고 클릭!!

 

▽ 영광군 9미(먹거리)

 

▽ 03:30 향도항에 도착하여 08:00에 배를 타게 되니 버스에서 1시간가량 오지 않는 잠을 청한 것 외에는 식당도 없고 준비해 간 먹거리로 식사를 하고는 할 일 없이 하품만 하다가 배를 타게 되어 거의 서너 시간을 낭비한 셈이다. 무박으로 섬산행은 어쩔 수 없이 그려려니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 배 출발 전 웃지 못할 일이 생겼다. 산악회에서는 블야에서 정한 100섬에 촛점을 맞춰 진행하다 보니 가까이에 있는 섬은 하루에 두개씩 인증을 하도록 하는데 이번에도 낙월도를 가는 사람은 트레킹을 마치고 향화도항으로 왔다가 오후에 송이도로 가는 배를 다시 타고 들어가 선착장에서 멀지 않은 인증장소에 달려가 사진만 찍고 다시 향화도항으로 되돌아 오는 일정이었다.

그러나 두척의 배가 움직이는데 물때로 인해 낙월도에서 향화도로 오는 배가 늦어져 향화도에서 송이도 가는 배시간이 맞지 않아 그렇게 할 수 없음을 하루 전에 알게 되어  두개의 섬 중 하나만 트레킹 할 수밖에 없다는 공지가 전달됐다. 그러다 보니 그런 것에 관심없는 갯버들외 몇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낙월도를 가려다가 절반은 송이도를 간다고 한 상태다.

그러나 타 산악회에서도 같은 일정으로 그러한 사실을 전혀 모르고 모두 낙월도를 가려다가 배표를 끊으면서 알게 되어 송이도는 인증 못하게 됐으니 실망과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두 개의 섬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애초 가려고 했던 낙월도를 모두 선택한 모양이다.

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인증을 하기 위해 배에서 내려 승선객들이 배를 타는 동안 인증장소로 달려가 허겁지겁 사진만 찍고 다시 배를 타고 와서는 그 섬에 갔다왔다고 한다면 이런 헤프닝도 없겠다. 

그러나 엄연한 현실이 그러하니 송이도는 그들에겐 그저 곁다리 섬일 뿐이다. 여하튼, 타 산악회가 송이도로 가는 배에 타지 않으니 더 한가로워서 좋아 보인다.

 

구름이 많이 낀 날씨지만 오후에는 맑겠다는 예보인데 습도도 60%로 시정거리도 괜찮은 편이다. 바람도 그리 불지 않아 잔잔한 물결 위를 미끄러지듯 달려가는 배를 따라 승선객이 주는 먹잇감에 길들여진 괭이갈매기가 힘찬 날개짓으로 따라 붙는다.

 

카페리호 옆은 지나가는 어선도 만선인 듯 갈매기들이 잔뜩 호위하는 가운데 힘차게 달려가는 모습이 오늘따라 아름답게 보인다.

 

반쯤 온 거리일까 왼쪽 멀리 안마도가 길게 자리하고 있고 오른쪽으로는 목적지인 송이도가 보인다.

 

당겨 본 안마도(鞍馬島)... 앞쪽 소이각도 뒤로 보이는 것이 안마도이다. 안마도는 역시 송이도와 같은 낙월면에 속하지만 향화도항에서의 노선은 없고 계마항에서 가게 된다.

 

송이도는 남쪽 방향인 이곳에서 보면 마치 길게 늘어진 누에 모습이다.

 

카페리호가 낙월도를 지나친다. 오늘 갯버들이 속한 산악회도 저곳으로 절반은 갔고 타 산악회도 모두 저곳으로 갔다. 송이도보다 30분 먼저 출발했으니 벌써 하선하여 트레킹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당겨 본 낙월도[落月島] 마을

낙월도는 상낙월도, 하낙월도로 구분되며 두개의 섬을 연결한 연도교가 있어 도보로 모두 둘러볼 수가 있다. 달이 지는 쪽에 있다하여 진달이라는 이름이 유래되었으며 한자어로 표기하면서 낙월도가 되었다. 1895년 지도군에 편입되면서 윗쪽에 있는 섬이라 하여 상낙월도라 부르게 되었다.

이 지역에서 잡히는 새우와 꽃게는 맛이 좋기로 유명하며 특히 새우젓은 한때 전국 생산량의 50%를 점유했었다. 1987년 셀마태풍으로 해선망어선(일명 멍텅구리)6척이 난파되면서 선원 24명이 익사하기도 하였다. 해선망어선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새우를 잡는 어선으로 이 섬의 주요 소득원이었으나 1995년 6월 정부의 어업구조 조정사업으로 모두 폐선되고 1척만이 목포에 있는 국립해양 유물전시관 해변광장에 옛 유물로서 전시되고 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 송이도에서는 남쪽방향에 있는 대이각도와 오른쪽으로 이어진 작은 목섬 사이로 무인도인 각거도가 보이는데 이곳에서는 마치 한 개의 섬으로 겹쳐 보인다. 

 

남쪽으로 멀리 보이는 지도와 오른쪽으로는 임자도로 보인다.

 

이제 20분 정도면 도착할 거리의 송이도 풍경이다. 송이도는 영광군의 9경에도 속한다. 오늘 낙월도 보다 송이도에 방점을 둔 것도 이러한 궁금증 때문이다.

 

왼쪽 선착장과 오른쪽으로 큰마을이 보인다. 오른쪽의 전봇대가 산으로 늘어선 곳을 따라 산행하게 된다. 그러나 후에 보니 마을 중간에 바로 왕소사나무군락지로 바로 오르는 등로가 있는데 도상에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 전혀 몰랐던 부분이다. 가운데 우뚝 솟은 봉우리가 무장등이다.

 

송이도 선착장은 어선이 안보인다. 안마도, 낙월도, 송이도 모두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해 배 출항시간이 매주 다르다. 자칫 하루 일정으로 산행이나 트레킹하려다 낭패를 볼 수도 있으니 사전에 꼭 배시간을 확인할 필요가 있겠다.

 

하선하는 승객들이 30여명 가량으로 보인다. 등산객과 자전거 라이딩하는 인원을 제외하면 별로 없다.

 

이곳이 블야에서 정한 인증장소란다. 산 봉우리를 대부분 인증장소로 정한 것과는 달리 선착장에서 200여 미터 떨어진 이곳을 인증장소로 정하다 보니 배삯을 별도로 내고 향하도항에서 이곳에 내려 달려와 사진만 허겁지겁 찍고 돌아가는 행태를 보면서 이곳 주민들이 무어라 생각할까...이 또한 그들 나름의 취향이고 목표달성을 하기 위한 것일테니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헉! 그러고 보니 나도 찍긴 찍었네. 

 

하선하자마자 해변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니 작은 몽돌로 덮힌 해변은 쪽빛바다, 구름사이의 푸른빛과 어울려 보기만 해도 그냥 힐링이 되는 풍경이다.

 

가요에서 가수 선발을 위해 예선 참가자의 오디션을 볼 때 마스터들이 곧잘 첫 소절에서 끝났다는 표현을 듣게 된다. 그 뒤로는 들어보지 않아도 실력을 인정할만 하다는 뜻이다. 송이도는 이 풍경 하나만으로 다른 풍경을 보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할만 하다. 그러니 잠시 이곳에 발만 내딛고 이 사진 한 장만 건져가도 이곳에 왔다 갔다고 할만 하겠다. 

 

고만고만한 작은 몽돌은 곱기까지 하다. 백령도에는 이와같은 해변을 콩돌해변이라고 했다. 마을쪽에서 선착장쪽으로 바라 본 풍경으로 적당히 걸려 있는 구름조차 아름답다.

 

마을로 접어 들면서 트레킹 및 산행은 시작된다.

 

마을 안쪽에 민박식당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 오기전, 산악회에서는 저곳에서 점심식사를 하려면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고 연락이 왔다. 식사시간이 12:00~13:00 사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산행하다 말고 이곳으로 내려와서 식사를 하고 다시 산행을 해야 한다는 얘기 밖에 되지 않아 아예 점심은 준비해 가기로 한다. 나중에 13:30분으로 시간을 늦췄다고는 하나 16:00에 배가 출발하므로 점심 먹기 위해 시간을 부지런히 걸어야 하는 것도 그렇지만 식사 후에 그냥 시간을 낭비하기 싫어 여유롭게 걷고 배시간에 맞춰 돌아오기로 한다.

 

산행지도만 보고 흙길인 등산로로 알았는데 알고보니 위 지도에서 표시한 등산로 외에는 모두 시멘트로 포장된 임도다. 기온이 오늘 따라 30도인데다가 햇살이 뜨겁다. 섬 산행이 거의 그렇지만 나무 그늘이 없어 더위와의 싸움이다.

 

정수장 부근에 도착, 이곳에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데 왕소사나무 군락지와 맛등으로 가는 표시가 되어 있어 왕소사나무 군락지를 우선 둘러 보기로 한다.

 

분명 이정표에는 550m만 가면 있다는 왕소사나무 군락지가 쉼터만 나오고 딱히 군락지인지 모르게 느티나무, 팽나무, 예덕나무, 곰솔, 상수리나무 등이 섞여 있어 구분이 잘 안된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정비되지 않은 옛 등로를 따라 내려가다보니 마을어귀까지 가게되었고 그쪽에서 올라오는 산우들 몇 명을 만났는데 그 분들이 옳았다. 도상에서 표시된 시멘트 임도보다 마을 중간에서 바로 왕소사나무로 올라오는 길을 택했어야 했는데 쓸데없이 봉우리를 한바퀴 돈 셈이 되어 시간만 낭비했다. 

 

소사나무는 해변가의 산이면 흔히 볼 수 있어 수피만 봐도 알겠지만 왕소사나무는 나무가 커서 잎도 제대로 살펴 볼 수도 없고 수피도 달라보여 헷갈릴 수밖에 없다. 참고로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왕소사나무라는 이름이 없다. 일반 소사나무에 비해 수고가 크기에 그리 붙여진 것인지 모르겠다.

 

이번에는 봉우리에서 완전히 하산하여 맛등이라는 곳을 향한다. 역시 시멘트로 포장된 임도다. 왕소사나무 군락지와 갈림길 지점에서 약 800m 정도의 거리이다.

 

바닷가 주변에서 많이 자생하는 굴피나무가 이곳에도 군락을 이뤄 꽃이 만개했다. 

 

▽ 맛등에 도착했다.

해변에 도착하니 썰물로 완전히 갯벌이 다 드러났다. 까마득히 소이각도와 그 너머로 대이각도가 보인다. 소이각도까지 약 3km의 거리를 걸어서 갈 수 있다고 하니 모세의 기적이 하루에도 두번씩 나타나는 셈이다. 갯벌도 단단한 편이어서 경운기까지 운행이 가능하며 어촌계에 허락없이 일반인들은 채취할 수 없으나 허락된 여행객들이라면 맛조개나 백합등을 캐는 체험도 할 수 있다.

 

▽ 맛등이란 이름은 어떻게 붙여졌을까... '풀등'이라는 말이있다. 강물속에 모래가 쌓이고 그 위에 풀이 수북하게 난곳을 일컫지만 해변에서는 평소에 바다 밑에 잠겨 있다가 썰물 때만 드러나는 널따란 모래사장을 말한다.  해변에서는  충남 서산의 고파도, 인천 옹진군의 대이작도, 대청도, 완도군의 청산도 등에 있다. 멀리서 보면 바다 위에 갈치를 얹어 놓은 것처럼 보여 마을 사람들은 갈치 새끼를 일컫는 ‘풀치’라고도 부른다. '맛등'은 이곳에 맛조개가 많아 불리워지는 것 같다.

 

▽ 함께 트레킹하는 동료가 사진을 찍어 준 덕분에 내 모습을 담아 보기도 한다.

 

▽ 내려갔던 해변에서 다시 봉우리로 올라와 다음 코스인 작은내끼로 발걸음을 옮긴다. 

 

작은내끼를 가려면 무장등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1.3km 거리를 구불구불한 시멘트 임도를 따라 해발 0m로 또 다시 내려갔다가 올라와야 하니 일부 동료 회원은 내려가던 도중 안가고 이곳 쉼터에서 그냥 쉴테니 갔다 오라고 한다. 이왕 이곳에 왔으니 가 볼 곳은 모두 가봐야 직성이 풀리는 나로서는 배낭을 이곳에 내려 놓고 부지런히 갔다 오기로 한다.

 

▽ 해변으로 가는 길에는 이와같이 열매를 맺은  '말오줌때' 가  많다.  가을이면 빨갛게 익어 까만 종자를 달고 있겠지...

 

▽ 작은내끼로 가면서 당겨 본 북서방향의 안마도... 진행하면서 계속 보게 될 풍경으로, 언젠가는 기회가 되면 가 보게 될 섬이기도 하다.

 

작은내끼 해변이 살짝 보인다. 왼쪽 멀리 안마도의 오른쪽으로는 유인도인 대석만도(大石蔓島)가 보인다.

 

작은내끼에 도착, 협소해 보이는 해변은 역시 작은 몽돌이 있는 아늑한 편으로 기암의 바위들이 많지만 시간 관계상 일일이 다녀 보기는 부담이 된다. 내끼라는 이곳 방언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겠다. 

 

바위가 있는 곳으로 다가가 보니 바닥의 바위가 영겁의 세월동안 암석의 맥을 따라 물살에 의해 그대로 길게 패인 모습이 마치 금방 용이라도 솟아 오를 것만 같은 신비로운 느낌마져 든다.

 

해식동굴로 진행이 되는 바위도 보고...

 

건너편으로 시간상 접근하기 어려운 곳의 기암들을 당겨보니...

 

능선에서 깎아 내린 무수한 삼각형 형태의 바위들이 접근을 불허하는 듯 보인다.

 

송이도는 특히 서쪽편의 해안은 이와 같이 기암절벽으로 둘러 쌓여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다시 무등봉으로 가는 갈림길까지 올라와 큰내끼로 향한다. 등로 주변은 지금까지 산행 중 이렇게 많은 참취를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밭을 이뤘다. 5월쯤 산행을 한 사람들은 이것을 그냥 놔 뒀을리가 없는데 뜯어도 또 다른 새순이 올라와서인지 꽃대가 올라 온 것도 많다. 후에 들은 얘기로는 웬만한 섬에서는 산나물 채취를 금하게 하는데 이곳 송이도 만큼은 뭐라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다고 귀띔해 준다.

 

정상석이 없는 무장등을 넘어 전망대에 도착하니 염소는 한마리도 볼 수 없는데 염소똥이 노린내와 함께 데크를 뒤덮었다. 

 

전망대에서 바라 본 왼편의 풍경...

 

하산하면서 중간에 내려다 본 큰내끼가 살짝 보이는 북쪽 해안절벽의 풍경

 

큰내끼에 내려섰다. 갑자기 먹구름이 끼며 비가 올 듯 하다. 작은내끼에 비해 좀 더 넓은 해변이다. 몽돌이 다른 곳에 비해 큰 편으로 긴 썰물시간에 젖었던 몽돌이 말라 흰 모습이어서 깨끗해 보인다.

 

송이도를 오면서 관심이 있었던 곳 중의 하나인 해식동굴을 보기로 한다. 왼쪽으로 보이는 동굴이나 이곳에서 보면 동굴같지 않아 관심이 없는 여행객이라면 그냥 해변만 보고 돌아갈 수도 있어서 아는 사람만 안다는 동굴이다.

 

동굴이라기 보다는 구멍이 뚫려 다른 섬에서도 볼 수 있는 코끼리바위와 비슷한 기암을 이뤘다.

 

이곳에서 동료들과 함께 이리저리 모처럼 사진 놀이를 해 본다.

 

마침 간조시간이어서 이곳 주변을 둘러 볼 수가 있었는데 물때가 맞지 않는 만조시에는 물이 차서 이와 같은 풍경을 담기가 어렵다. 오늘은 음력으로 5월 20일이며 현재 시각은 13:00이다.

물때는 간만의 차가 가장 작은 매월 음력 8일과 23일로 '조금'이라고 하며 그 다음 날이 무쉬,이튿날이 한뭇날이 되고 이어서 두뭇날, 세뭇날로 이어져 음력 15일, 16일, 17일이나 그믐인 28일, 29일, 30일 되면 '사리'가 되어 간만의 차가 점점 커지는 날이다. 음력 20일이면 11뭇날로서 앞으로 3일 후에 간만의 차가 가장 작은 조금이 된다. 당연히 물때에 따라 간조와 만조의 시간이 다르게 됨은 물론이고 안전운항을 해야하는 배시간과도 연관이 있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도 전문 DSLR 카메라 못지 않게 표현이 잘 된다. 오히려 더 잘 나오는 경우도 있으니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담을 수 있는 핸드폰 사진이 대세다.

 

찍는 각도에 따라 신비한 모습이어서 이곳을 그냥 지나친다면 후회막급할 일이다.

 

건너편의 기암도 망원렌즈로 당겨도 보고...

 

 동굴 밖으로 빠져 나와 봉우리쪽으로 향해 담아 본 풍경인데 왼쪽 바위에서 산행 동료들과 점심을 먹기로 한다. 

 

▽ 동료 가방에서 복수박이 나오고, 양념치킨, 닭발, 각종 떡과 샌드위치, 참외, 방울토마토... 그리고, 맥주와 소주, 부안의 뽕주(오디주)...너무 많이 먹고 마셨다.

 

큰내끼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아직 갈 길은 먼 것 같은데 부지런히 걸어 다다른 곳은 북쪽전망대다.

 

전망대에서 동쪽을 바라보며 렌즈로 당겨 보니 무수한 풍력발전기가 세워져 있다. 영광군 백수읍 하사리에 세워진 하사리 풍력발전기이다.

 

멀리 왼쪽으로는 한빛원자력발전소가 보이고 가운데는 안마도를 갈 수 있는 영광군의 계마항이 자리하고 있다.

 

당겨 본 한빛원자력발전소와 그 뒤로 멀리 도드라지게 튀어 나온 바위가  전북 고창의 선운산의 배맨바위 같다.

 

산길에서 완전히 빠져나와 바닷길을 부지런히 걷는다. 방파를 위해 동쪽 해안도로를 보강하는 공사를 하는 것 같다. 오늘 걸은 트랭글 도상에서 표시한 등산로 3곳 외에는 모두 시멘트로 된 임도를 걸어 발바닥이 좀 아프고 피로감도 더 높다.

 

현재 시각 15:10으로 마을이 보인다. 16:00에 배가 출항한다니 마을에서 좀 씻고 대기하면 딱 맞을 시간이다. 몽돌해수욕장이 길기도 하지만 해양쓰레기가 보이지 않는 청정지역으로 풍경이 말 그대로 그림같다.

 

이곳 송이도는 팽나무가 인상적이다. 수령이 꽤 되어 보이는 팽나무가 수십 그루여서 도상으로 당산나무(마을을 지켜 주는 신령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여 제사를 지내는 나무)로 표시되어 있는 나무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방파제에 그려진 송이도 모습과 바다가 함께 어우러진 풍경이 참 예쁘게만 보인다.

 

해수욕을 즐기다 벤치에 앉아 휴식을 해도 좋겠고 물에 들어가지 않고 가만히 앉아 파도소리만 들어도 좋을 장소이다.

 

한적한 이곳은 멍때리기에 좋을 장소인데 혼자 앉아 있는 모습이 웬지 어색해 보인다. 그나마 누가 놓고 간 것인지 먹지 않은 콜라 캔 한병이 옆에 있어 쓸쓸함이 덜해 보인다.

 

남쪽 방향으로 다시 한번 담아 보는 몽돌해변

 

누군가 앙증맞게 몽돌로 발바닥을 표현해 놨다. 내가 이곳에 와서 걷고 추억을 남긴 발자취 같다. 그러고 보니 그토록 지금까지 쏘다녔던 두다리와 발바닥에 고마움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다.

 

무박산행으로 08:00에 출항을 하여 이곳에 도착한 시각 17:20까지 마치 이틀을 보낸 것 같은 느낌이다. 어떤 섬이든 무엇을 보며 무엇을 느끼느냐에 따라 그 섬에 대한 이야기는 달라진다. 낙월도와 송이도를 갔다 온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낙월도가 낫다는 사람도 있다.

낙월도는 아직 가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송이도도 생각보다 괜찮은 섬이었고 다른 섬 못지 않은 추억거리도 남겼다. 오늘은 조금 더 신경 써서 마을 안쪽도 돌아보며 주민 얘기도 잠시 들어보며 그들의 생활상도 엿봤다면 더 실속이었던 트레킹이 되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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