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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섬/전라도

[영광] 법성포

2022년 7월 23일(토)

 

안마도를 산행 후에 남는 시간을 활용하여 영광군의 법성포에서 자유시간을 갖기로 한다. 계마항에서 법성포까지는 9.4km로서 버스로 20분 정도의 거리다. 영광하면 굴비로 너무 유명한 것은 이곳 법성포가 있기 때문인데  일부러 이곳에  오기도 쉽지 않은 터에 우연하게 오게 되어 다행이 아닐 수 없다.

 

▽ 보기만해도 군침이 도는 굴비 조각상이 눈길을 준다.

 

▽ 포구라고 하여 보통 배들이 드나드는 어귀인 줄 알았는데 버스가  작은 다리를 건넌다. 그리고는 작은 갯골에 물이 흐르고 있어 이게 무슨 포구인가 의아했다.

 

▽ 반대편을 봐도 똑 같은 풍경으로 중간 중간에 인도교나 교량이 놓여져 있고 배는 한척도 보이질 않아 포구라고 하기엔 너무도 낯설다.

 

사전에 공부를 했더라면 이해가 빨랐을 터인데 그렇다고 물어 볼 곳도, 물어 볼 사람도 없다. 그저 굴비식당이 즐비할 뿐만이 아니라 생각지도 못했던 모시떡 간판이 여기 저기 붙어있어 더욱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저곳 기와집이 있는 식당앞에 버스가 주차되어 있고 두시간 넘게 주어진 자유시간을 이용하여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주변을 돌아 보기로 한다. 다른 산우들은 끼리끼리 굴비정식 식당을 찾아 들어가기에 정신 없는데 말이다.

 

가게에는 이렇게 커다란 굴비가 묶여져 있어 역시 영광군의 굴비는 다르다 생각했는데 후에 알고 보니 이것은 그냥 굴비가 아닌 씨알이 굵은 보리굴비로 그냥 굴비와는  맛에서 차이가 나는가 보다.

 

법성포의 표지판이 나오는데 교량으로 진입했던 곳과는 반대편인 이곳 갯골에 작은 어선들이 정박해 있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간조 때가 되어서 인지 바닷물은 보이질 않고 대덕산 방향으로 끝없이 이어진 포구 상류는 게 한마리 보이지 않는 갯벌로 그 흔한 칠면초나 해홍나물 하나 없이 거무티티한 색깔을 띠고 있다.

 

하류쪽으로 이동해 보니 갯골에 바닷물이 보이고 수많은 배들이 정박해 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다시 한번 대덕산 방향의 상류쪽을 조망해 보고...

 

반듯 반듯하게 도로가 나 있는 이곳은 육지 같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인공섬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인공섬 전체가 갯벌이었으나 2009년 법성포뉴타운으로 준공된 이후 분양을 하여 각종 시설물들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그러니 무지한 외지인은 아무것도 모른채 영광의 굴비 유명세로 이곳에 왔다가 굴비밥상이나 차려 먹고 가게 되니 어디가 포구인지 전혀 알지 못한채 훗날 법성포에 갔었다고 자랑삼아 얘기하는 사람도 많겠다. 

 

▽ 뉴타운 서쪽 끝 편으로 와 봤다. 이 갯골로 빠져 나가면 영광대교가 나오고 서해바다가 나오게 된다. 오른쪽에는 마치 오가는 배들의 안녕을 지켜보듯  백제불교최초도래지의 거대한 불상이 포구를 내려다 보고 있다. 법성포는 "성인이 불법을 전래한 성스러운 포구"라는 의미로 불리워졌다고 한다. 바로 마라난타사 존자가 이 포구로 들어오면서 백제불교가 최초로 도래된 것이다.

법성포는 예로부터 호남지방을 드나드는 배들의 관문이었고, 영광굴비의 산지로 유명했다. 유형원(柳馨遠)의 <반계수록(磻溪隨錄)>에 보면 이 지역에는 이미 고려시대에 조창(漕倉)이 개설되었다고 전한다. 1397년(태조 6)에는 전라남도 전역의 전세를 법성포에 모으면서 그 창고의 방비를 위해서 진량진 수군만호를 두었으며, 이곳에서 영광, 흥덕, 부안, 함평, 무장, 장성, 정읍, 고부, 고창, 옥과, 담양, 진원, 창평, 순창, 곡성 등 15개 고을을 관할했다. [다음백과]

 

▽ 조선시대에는 호남지방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을 서울의 마포나루까지 실어나르던 배와 중국대륙까지 가는 배들이 이곳 법성포나루를 거쳐갔다 한다. 또한 영산포와 더불어 호남지방의 세곡을 모아두었던 조창의 기능은 물론 조운(漕運)의 역할을 맡게 되면서부터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게 되었고, 수군이 주둔할 정도로 번성했다. 그러나 포항항·군산항·인천항 등 근대식 항만시설을 갖춘 항구가 늘어나 번성했던 옛 모습은 사라졌다.

 

▽ 1970년대 중반에는 떼지어 모여들었던 조기로 대규모의 파시와 어촌취락이 발달했으나, 1970년대말부터는 파시도 옛 풍물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또한 법성포 내에는 영광읍에서 흘러드는 와탄천과 전라북도 고창군에서 흘러드는 대산천이 법성포 앞바다에 토사를 퇴적시키면서 점차 수심이 얕아져 폐항의 위기를 겪고 있다. 특히 썰물 때는 갯벌이 선착장 앞에 수백m로 펼쳐지기 때문에 30t 정도 되는 작은 배들도 입항하기가 어렵다. 그결과 3시간이 넘도록 배를 기다려야 함은 물론, 싱싱한 해산물을 실은 배들은 대부분 목포항이나 군산항을 이용하고 있어서 항구로서의 기능이 더욱 떨어지고 있다.

 

▽ 현재는 토사가 쌓여 항구로서의 기능은 많이 쇠퇴하였으나 조기의 어획으로 인한 어항으로서의 기능은 아직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영광군의 정기시장이 법성포가 있던 지역에서 개시되므로 주변지역에 대하여 시장중심지로서의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행정상으로 법성포는 조선시대에 영광군에 속하였으며, 고종 때에 전국을 13개도로 분리할 때 전라남도 영광군 진량면에 속하였다가 현재는 법성면에 속하여 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영광굴비하면 지금까지 식당에서 먹던 조기와는 크기도, 맛도 다를 것이란 생각이었는데 전혀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냉동해 놨던 참조기를 꺼내 해동시켜 크기별로 구분하여 판매를 한다.

 

▽ 법성포에는 굴비뿐만이 아니라 모시떡도 유명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배낭에 굴비를 넣기도 뭣하고 해서 대신 모시송편을 기념으로 사서 가방에 넣는다.

 

▽ 법성포의 볼거리가 소개되어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백제불교최초도래지와 가을철 대덕산에 올라 삼각주의 벼수확을 앞둔 황금물결을 담고 싶다.

 

▽ 동석하는 인원에 따라 가격도 반찬도 달라지는 어느 식당의 식단을 살펴봤다. 인공섬을 한바퀴 돌고나니 주어진 자유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식사는 충분히 할 시간이 있는데 배로 이동하는 시간에도 간식을 계속 먹어서인지 식사할 마음이 없다. 식사보다도 법성포에 대해 알고자하는 관심으로 돌아 본 것만으로도 배부르다. 그래도 훗날 추억으로 그 유명하다는 이곳 영광굴비를 이곳 법성포에서만은 먹었어야 했나 하는 아쉬움은 저버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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