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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섬/전라도

[여수] 초도

2022년 7월 17일(일)

 

손죽도 산행을 마치고 초도로 와서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사실, 산 정상에 인증이나 하자고 산행하는 것 처럼 못마땅 한 것이 없다. 최소한 섬 주변을 어느 정도 둘러 보는 것을 원하는데  오늘 이곳 초도도 원래 계획된 코스라면 뭐라고 할 것이 없다. 그런데 시간에 쫒겨 허겁지겁 산행을 하면서 코스를 갑자기 단축하거나 변경하면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며 즐거움이 있겠는지...오늘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오르긴 했지만 다음부터는 실행 가능 하도록 계획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전에 알았다면 참석여부에 신중했을 터인데 그런 줄만 알았던 계획이 중간에 변경이 되었다면 사전에 양해라도 구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그렇지 않으니 실망스러운 것이다.

어쨋든, 무사히 산행을 마치길 바라며 최대한 초도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담아 보려고 한다.

 

∥일정표∥

·15:50-손죽도항에서 초도항으로 출발

· 14:40-초도항 도착 후 산행시작

· 16:40-초도항에서 녹동항으로 출발

· 17:30-녹동항 도착 후 서울로 출발

 

∥산행 정보∥

♣ 소재지: 전남 여수시 삼산면 초도리

♣ 코스: 초도항-바람재-통신탑-상산봉-통신탑-바람재-초도항

♣ 거리: 약 6km(산행시작-14:40, 도착-16:25)

 

∥산행 정보∥

초도는 전라남도 여수시에 위치해 있는 섬으로서, 여수시 서쪽끝 섬이며 고흥군 거금도와 거문도 중간에 자리하고 있다. 전체 면적은 7.72㎢이고, 해안선의 길이는 22.6km이며 최고봉은 중앙에 솟아있는 상산봉(上山峰)이다. 조망은 무척 우수하여 동쪽으로 손죽도, 서쪽으로는 장도, 완도의 청산도, 남쪽으로는 거문도, 백도, 북쪽으로는 완도의 금일도가 보이는 등 사방이 막힘이 없다.

초도라는 이름은 "풀 초(草)"자로서, 섬이 풀이 많아 부르게 되었다고 하는데 조도(鳥島)라고도 한다.

 

▽ 녹동항에서 07:40에 차도선을 타고 초도에 잠시 기착했던 배는 손죽도에 10:10에 도착하여 4시간 가량 산행을 마치고 다시 초도로 와서 산행을 시작하게 된다.

 

▽ 하루 일정으로 두개의 섬을 산행한다는 것은 배의 이동 소요시간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늘 같은 경우는 무리일 수밖에 없다. 초도에서 주어진 시간은 2시간인데 정상에 올라갔다가 바로 내려 오는 거리가 6km이다. 원래 예정되었던 거리는 그 보다 먼 거리이니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고, 사실상 예정대로 걷는다 해도 임도를 따라 걷는 일이기에 큰 의미도 없어 보이기는 하다.

 

▽ 손죽도에서 출발한 배는 50분 거리인 초도항에 도착한다. 초도항은 1999년 1월 1일 국가어항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오전과 달리 초도항에는 타려고 하는 승선객도 없고 차도 없이 한산하다. 여객선터미널 건물이 산뜻하게 지어져 있는 모습이다.

 

상산봉에 올라갔다가 바로 내려 오는 원점회귀 코스이므로 배낭을 터미널에 모두 내려 놓고 산행을 시작한다. 오른쪽에 보이는 고봉이 정상인데 속도를 내지 않으면 자칫 배를 놓칠 수가 있어 부지런히 걸어야 한다.

 

산악회의 산우들은 대부분 단련된 분들이라 어떤 일이 있어도 시간안에 맞춰 도착하므로 낙오되는 분들은 거의 없다. 마을쪽에는 해변 가까이에 이렇게 넓은 광장이 왜 있는지 의아하다.

 

마을 정자에 있는 당산나무로 보이는 팽나무에 시선이 가고...

 

마을 복지회관도 마치 팬션과 같이 현대시설로 잘 지어져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마을 안쪽으로 들어 가면서 다른 섬과 같지 않게 허름한 모습이다.

 

날씨가 무더우니 동네의 어르신들이 정자에 옹기종기 모여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전형적인 시골 모습 그대로다.

 

한 때는 북적북적 했던 마을이었을텐데 여기저기 집터라는 흔적이 돌담으로 남아있고, 폐가들이 곳곳에 을씨년스럽게 보인다.  

 

1982년 12월에 300년 수령의 팽나무라고 하니 이젠 340년이 된 셈이다. 그러고 보니 요즘 섬 산행에서 특히 팽나무를 많이 보는 듯 하다.

 

보건지소를 지나 파출소로 이어지는 이러한 도로는 상산봉을 중심으로 순환도로임을 도상을 통해 알 수가 있다. 

 

길가에 예쁜 꽃이 만개해 있길래 무슨 꽃인가 살펴보니 알듯 말듯...생각이 잘 안난다. 머리를 쥐어 짜다가 원예종인 여러해살이 풀인 풀협죽도(플록스)가 생각이 나고 이 꽃이 <협죽도>라는 이름이 문득 떠 올랐다. 중부지방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야생화니 그럴 수밖에 없겠다. 이 나무는 독성이 강해서 과거에 어느 학교에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갔다가 도시락을 먹는데 젓가락이 없어서 이 나무 가지를 꺾어 사용했다가 중독사고가 났었다는 얘기를 들은 것도 생각이 난다.

 

능소화도 그렇지만 화려한 꽃 뒤에 감춰진 치명적인 무기를 갖고 있음은 비단 이 나무 뿐만이 아닐 것이다.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니 좌우 풀숲을 이루고 있는 밭터(田)가 안타깝게 여겨진다. 그 옛날에는 모두 밭을 일구고 해산물도 채취하며 고기를 잡아 풍족했을 마을인데 젊은이는 모두 도심으로 떠나고 노인들만 남아 농사지을 일손도 그렇고 힘에 부쳐 엄두가 나질 않으니 세상을 하나 둘 등지면서 이젠 잡목과 억새로 가득한 주인을 잃은 밭이 된 것 같다.

 

바람재에 도착하니 거짓말 같이 불지 않던 바람이 불어 시원하다. 포장도로를 벗어나 오른쪽으로 접어 들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통신탑을 지나니 정비되지 않은 정자가 나오고 암봉으로 이뤄진 상산봉이 눈앞에 펼쳐진다.

 

정상을 당겨보니 벌써 정상에 올라 사진을 찍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맨 후미에 있는 갯버들 보다 10분 이상은 차이가 나는 것 같아 발걸음을 재촉한다.

 

조망이 터지면서 주변을 조망해 보는데 시계가 별로 좋지 않아 왼쪽으로 멀리 시산도가 보여야 하나 안 보인다.

 

초도 북쪽으로 바로 앞의 중결도와 오른쪽으로 차례로 초리도, 용섬, 용섬과 겹쳐 보이는 건너섬과 오른쪽 멀리 무학도가 바다에 떠 있는 듯 하다.

 

북동 방향으로 바로 앞쪽의 둥글섬과 차례로 진대섬, 구멍섬으로 이어지고 따로 떨어지 술대섬 등 이름도, 모습도 재미있다. 멀리 오전부터 산행을 했던 손죽도가 보이고 그 뒷편으로 소거문도가 희미하게 보인다.

 

동쪽 방향으로 의성항이 있는 마을을 조망해 보고...

 

의성항을 당겨 보니 초도항이 있는 마을 못지 않게 가옥이 많아 보인다. 도상에는 의성해수욕장이 오른쪽으로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상을 올려다보니 모두 인증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마지막 정상으로 오르는 데크가 놓여져 있고...

 

정상에서 남쪽으로 이어진 능선이 원래 계획되었던 코스였는데 시간 관계상 오늘은 정상을 찍고 다시 하산해야만 할 형편이다.

 

마지막 로프난간 위로 서면 정상이다.

 

이곳저곳 포토죤에서 자리를 잡고 사진을 담는다. 유난히 자신의 사진을 많이 담는 산우들이 있다. 이런 분들은 함께 동행하는 이가 있어야 아무래도 유리하다. 모르는 분들에게 사진 촬영 부탁을 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부담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원하는대로 담겨지지도 않는다. 갯버들은 정상석 외에  두세 곳 풍경을 배경으로 담는 것이 전부인데 그것으로 족하다.

 

남서쪽으로 진막마을이 자리하고 있고 첫 번째 안목섬, 두 번째 섬이 원도, 마지막 끝쪽 섬이 장도인데 이곳에서 보니 길게 보이질 않는다.

 

당겨 본 안목섬, 원도, 장도...

 

당겨 본 진막마을...

 

우리가 올라왔던 초도항 전경...

 

상산봉 정상석이 아담하다. 글씨는 또 무슨 체인고? 

 

예전에 놓였던 정상석은 사람들의 등살에 결국 절단나고 말았다. 

 

모두 하산하고 나만 남은 것 같다. 산우들 뒷 꼬리를 잡기 위해 부지런히 내달려 중간쯤에서 합류한다. 자귀나무 꽃이 때깔 좋게 가지런히 폈다. 이 꽃만 보면 마치 노리개 수술로 예쁘게 보인다.. 

 

마을에 도착, 1937년 5월에 1일에 개교해서 2017년 8월 31일 폐교된 초도초등학교가 아직 페인트가 예쁘게 칠해져 있고 깨끗해 보여 폐교된 것 같지 않아 금방이라도 아이들이 운동장으로 달려 나올 것 같다.

 

배가 올 시간이 15분 가량 남아 마침 여객터미널 한쪽 모퉁이에 수돗물이 있어 몸을 씻기엔 안성맞춤이다. 한쪽에선 술판이 벌어지고 한쪽에서는 누가 보던말던 웃통을 벗어 제끼고 등목을 한다. 씻고 나니 몸이 개운하면서 기분 짱이다.

 

오전과 달리 녹동항으로 곧바로 가는 쾌속선이 도착했고 50분이면 녹동항에 도착한다. 선실 안은 차도선과는 달리 승선객이 가득찼다. 이렇게 해서 무박으로 2개의 섬 산행을 마친다. 살면서 처음 와보고 대부분 생애 마지막이 될 섬들이다. 세상은 넓고 가 볼 곳도 많다. 섬과 육지의 산을 오르면서 전국을 다녀 보지만 사람 사는 곳들이 다 그렇고 그렇다. 어디가 가장 살기 좋은 곳인가 살펴봐도 각자 생각 나름이고 모두 살만한 곳이라는 것이다. 각자가 사는 곳에서 사람과 어울리며 행복하게 살면 그곳이 바로 살만한 곳이고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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