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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전라남도

[여수] 영취산

2026년 3월 29일(일)

웬만한 산객이라면 모두 가봤을 여수의 영취산은 산행을 한지 16년이 지나도록 가보질 못했다.

월간산에서 정한 100대 명산 외에는 다른 기관이나 싸이트에 선정되지 못한 것도 있겠지만 진달래로 유명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타 계절에는 원정으로 가게 되질 않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해마다 기회만 엿보다가 올해는 어떤 일이 있어도 가보겠다고 작년 봄부터 마음을 먹었으니 못 가게될 이유가 없다.

일주일만 기다리면 수도권도 진달래가 필 것이고 수도권에서도 얼마든지 진달래 군락을 볼 수 있겠지만 산마다 분위기가 다르기에 봄나들이겸 아내와 함께 집을 나선다.

산행정보

♣ 소재지: 출발지점- 전남 여수시 월내동 548(주차장), 도착지점- 전남 여수시 중흥동 46-5 (주차장)

♣ 코스: 돌고개주차장-가마봉전망대-정상-장군동굴-봉우재-시루봉-봉우재-흥국사-진달래축제장-주차장

♣ 총거리: 약 6km (출발: 11:00, 도착: 15:30)

애당초 계획은 시루봉을 지나 능선을 타고 흥국사로 하산하려고 했으나 하산길이 좋지 않다는 인솔자의 안내에 따라 시루봉까지만 진행하고 원동천계곡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타기로 한다. 

▽ 과거에는 들머리인 이곳 돌고개 주차장이 축제장소였던 모양인데 올해는 산넘어 흥국사 아래의 중흥동에서 축제행사가 펼쳐진다. 

시멘트 길이 이어지는 경사로는 450m가량 오르게 되고 그 다음 부터는 계단을 올라야 한다. 

시멘트 길이 끝나는 지점의 공터에서 바라 본 가마봉 아래에 펼쳐진 진달래 군락지가 눈에 들어와 렌즈로 당겨 봤다. 

이어지는 목재계단을 오르고...

첫 조망처에서 바라 본 풍경...

날씨가 조금 흐린데다가 미세먼지인지, 박무인지가 끼어 가시거리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어서 청명한 하늘이 아쉽다. 

가마봉 위로 화사하게 핀 진달래가 절정을 이뤘다. 

봉오리 상태가 거의 없이 90%이상 만개하였고 밤 영하기온으로 떨어지는 경우 꽃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있으나 올해는 곱디 고운 모습을 하고 있어 모처럼 진달래 산행을 제대로 해 보는 것 같다. 

건너편 능선에도 길게 띠를 이뤄 피었고 능선 아래의 상암동 방향에서 가마봉으로 올라오는 코스도 좋을 것 같다. 

당겨 보니 그쪽 능선상은 등산객도 별로 없어 호젓해 보여서 좋아 보인다. 

▽산악회 버스로 무려 4시간 30분에 걸쳐 달려 왔으니 추억에 남을 사진 몇 장은 남겨야할 듯...

가마봉으로 이어진 진달래 군락지의 풍경

북쪽 방향으로 여수산단과 묘도를 이어주는 묘도대교와 그 너머로 여수의 묘도와 광양으로 이어지는 이순신대교가 보인다. 

당겨 본 묘도대교

서쪽 방향의 풍경

북동쪽 풍경

골명치 방향에는 벗나무가 만개해서 장관을 이룬다.

바다 건너 경남 남해군의 망운산은 직선거리 13km밖에 되지 않는데 이렇듯 뿌옇다. 2020년 2월 15일 올라 이곳을 바라보며 꼭 가보겠노라고 다짐했던 일도 6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났다. 

날씨와는 상반되게 진달래 빛깔이 화려하여 힘들게 올라 온 수고를 보상이라도 해주는 듯하다.

당겨 본 가야할 방향의 개구리바위 능선과 영취산 진례봉

가마봉의 동쪽편의 전망대는 등산객들로 만원이어서 그냥 패스... 이 사진만 보면 봄이 아니라 가을이다. 

▽ 남쪽 진행 방향의 중간 개구리바위와 진례봉 정상, 왼쪽으로는 시루봉이 보인다. 

때깔 좋은 진달래를 배경으로 한컷!

패러글라이더의 모습을 보니 참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유자재로 장시간 활공을 하며 곳곳의 자연을 즐길 수 있으니 멋진 취미가 아닐 수 없다. 비록 훈련이지만 젊어서 낙하산을 많이 타 본 경험이 있기에 그 기분은 보는 것만으로도 느낄 수가 있다. 

시루봉을 당겨 보니 역시 진달래로 덮힌 모습이 보기가 좋다. 

개구리바위 오르기 전, 바위전망대에서 뒤를 돌아 본 풍경

개구리바위에서 바라 본 동쪽으로 상암동 마을과 가운데 멀리는 부암산...

진행방향의 진례봉으로 이어진 등로를 따라 길게 군락을 이룬 진달래 풍경, 안타깝게도 소나무가 재선충으로 인해 노랗게 고사되어 더 이상 피해가 없도록 해야할 것 같다. 

서쪽 방향의 풍경으로 날씨만 좋았다면 순천의 조계산과 오른쪽으로 광양의 백운산도 조망되었을 거 같다. 

진례봉 오르기 전에 뒤돌아 본 개구리바위 풍경

다시 한번 바위에서 뒤돌아 본 진달래 군락지...

▽ 영취산(靈鷲山)

영취산이란 이름은 석가모니가 최후로 설법했던 인도의 영취산에서 그 이름을 따온 것으로 추측된다. 영취산의 등산지도를 보면 영취산과 진례산으로 구분되어 있는 경우도 있는데, 국가지리정보원은 2003년 5월 17일자로 산의 명칭을 <영취산>에서 <진례산>으로 변경고시하였으나, 사람들은 지금도 관례적으로 439m봉의 이름인 영취산을 산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여수반도의 주산인 영취산은 예로 부터 지역민들에게 신령스런 산으로 인식되어 기우제나 치성을 드렸던 곳이다. 전통기원 도량이었던 금성대가 있고 그 아래 기도도량인 도솔암이 지어져 오늘에 까지 전해지고 있다.

동국여지승람과 호남 여수읍지에는 도솔암과 함께 기우단이 있어 매우 영험하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지방 수령들이 기우제를 지내고 기우시를 남기는 등 구한말까지 그 전통이 이어져 왔었다고 한다.

이곳 영취산은 창녕군의 화왕산, 창원의 무학산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진달래 군락지로 알려져 있는데 거제의 대금산이나 대구 달성군의 비슬산, 북쪽으로는 강화의 고려산도 이에 못지 않다.

 

하산길에 바위전망대에서 바라 본 시루봉과 애당초 산행계획이었던 오른쪽 진행 능선...

오른쪽 멀리 희미하게 호랑산이 보이는데 통상 호랑산을 경유하여 하산하는 산악회도 많다. 그러나 시루봉까지만 진행하기로 한다.

당겨 본 봉우재에서 시루봉까지의 등로와 진달래 군락 풍경

 

유일하게 핀 개체를 보게 된 야생화인 <산자고>

이런 바위에 진달래 한 그루만 피었어도...

하산길은 진례봉에서 봉우재까지 계속 이어진다.

도솔암을 거치지 않고 내려오는 길에 만난 장군동굴로 그 유래는 알 수 없고 안에 잠시 들어가 보니...

생각 보다 넓은 공간이다. 한 여름에는 시원하겠고 겨울산행에서는 포근한 안식처가 될 듯 싶다. 

봉우재에 도착하니 산상음악회가 열렸다. 바이올린을 연주하거나 무명가수들이 산객들에게 흥을 붇돋운다. 

사실, 진달래축제 행사가 이렇게 조촐하게 열렸나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흥국사 아래 진달래축제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유명가수들이 출현한 대형 축제가 열리고 있음을 알게 됐다. 

진달래만 보고 다녔는데 한켠에 이렇게 노랗게 만개한 개나리도 있어 눈길을 줬다. 

다시 시루봉을 오르는데 영취산의 진례봉 보다는 바위를 많이 접할 수 있었고 진달래와 어울리는 풍경을 많이 보게 된다.

뒤돌아 본 봉우재 위로 진례봉과 오른쪽 개구리바위가 있는 능선

진달래 사이로 병풍처럼 세워진 바위의 운치있는 풍경도 보게 되고...

바위틈을 비집고 아무렇게나 핀 진달래 군락이 보기 좋다. 

역시 산은 밋밋한 것 보다 바위와 나무들이 어울려야 제 맛이 난다. 진달래로 옷을 입혔으니 금상첨화다. 

놀멍쉬멍 사진촬영하며 20분 정도 올라오니 시루봉 전망대가 보인다. 

시루봉 전망대에서 바라 본 영취산 진례봉과 능선과 영취산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임도길이 좌우로 띠를 두르고 있다. 

개구리바위에서 조망했던 상암동 마을 전경과 멀리 경남 남해군의 망운산

상암초등학교가 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상암동 마을을 당겨 봤다. 

다시 한번 담아 본 바다 건너 망운산(786m)

전망대에서 바라 본 영취산 진례봉 정상

개구리바위와 오른쪽 가마봉

영취산 시루봉 정상(418.7m)

시루봉 정상에서 남동쪽 방향으로 바라 본 호명동 마을 전경

영취산 진례봉 방향의 풍경

호랑산 방향의 능선으로 앞의 봉우리를 지나 다음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하산 예정이었으나 이곳에서 다시 하산하여 흥국사로 가기로 한다. 

봉우재에서 다시 올려다 본 시루봉의 풍경

흥국사까지 하산하면서 돌탑이 즐비하게 놓여있어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흥국사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이곳이 백팔돌탑공원이었고 봉우재로 오르는 등로로 계속 이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 흥국사(興國寺)

여수 영취산 중턱에 자리한 흥국사는 1195년(고려 명종 25) 보조국사 지눌에 의해 창건되었다. 절이 흥하면 나라가 흥하고, 나라가 흥하면 절도 흥할 것이라는 흥국의 염원을 담고 있다 하여 흥국사(興國寺)라고 했다.
보조국사가 이곳 흥국사에서 순천 송광사로 옮긴 후 흥국사의 사세는 급격히 기울게 되어 100여 년 가까이 토굴과 같았다고 하며, 이후 원나라의 침공 때 사찰이 모두 소실되어 폐허가 되었다. 그 뒤 조선시대인 1560년(명종 15)에 법수대사가 중창했다.
흥국사는 임진왜란 때 충무공 이순신이 관할하던 전라좌수영의 의승수군(義僧水軍) 거점이었다. 승병과 수군 지휘소이자 훈련소인 이곳에서 자운 · 옥형 두 스님의 지휘 하에 승병 700여 명이 호국불교의 기치를 내걸고 전라좌수사 이순신을 도와 활동했다.

왜란 기간 동안 호남지역 의병 · 승병 활동의 중심지 역할을 한 흥국사의 의승들은 낮에는 농사일을 하고 밤에는 일본군을 막아내는 일에 힘썼다.
후에 이곳을 점령한 일본군은 흥국사를 불태워 폐허로 만들었다. 이때 법당과 요사 등 대부분의 건물이 소실되었다. 1624년(인조 2)에 계특 대사가 건물을 중창했으며, 1690년 법당을 증축하고 팔상전을 새로 지었다. 1780년에 선당(禪堂)을, 1812년에 심검당(尋劍堂)을 각각 중건했고 1925년에는 칠성각과 안양암을 새로 지었다.
흥국사 경내에는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 탱화, 홍교, 목조석가여래삼존상, 동종, 목조지장보살삼존상 · 시왕상 일괄 및 복장 유물이 있으며, 그 외에 다수의 유형문화재와 문화재자료가 있다. [모셔온 글]

 

흥국사의 이모저모...

원통전, 만월당, 팔상전, 응진당, 대웅전의 모습

흥국사에서 본 영취산 진례봉

흥국사 입구에 흐드러지게 핀 벚나무...

진달래축제장을 지나 중흥저수지 건너편에는 축제무대에서 유명가수들의 공연이 한창이다. 

주변에는 유명가수 팬들이 타고온 대형버스들이 몇 대씩 보이는 주차장에서 왼쪽 멀리 시루봉이 보인다.

정말 벼르고 별렀던, 여수의 영취산 진달래 산행을 마쳐 또 하나의 묵은 숙제를 푼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

겨울을 훌훌털고 첫 봄꽃 산행을 잘 마쳤으니 올해의 모든 일들이 술술 잘 풀릴 것만 같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