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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섬/전라도

[신안] 증도

2024년 8월 31일(토)

블야선정 100섬&산행에 선정된 증도가 왜 고흥의 쑥섬으로 변경됐는지는 모른다. 증도가 제외되고 나니 가보고 싶었던 곳임에도 공지도 없고 어쩌다 올라온다해도 성원이 되질 않는다. 이번에 어렵사리 성원이 되어 다른 곳 제쳐 두고 아내와 함께 길을 나선다. 

∥증도 개요

증도는 전남 신안군에 위치해 있는 섬으로서 서해의 보물섬이다.

전체 면적은 28.2㎢이고 해안선의 길이는 43.9km이며, 해안선이 복잡하고 100m내외의 구릉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래는 섬의 남쪽에 있는 대초리와 분리된 2개의 섬이었는데 제방이 축조되면서 하나가 되었고, 그곳에 우리나라 최대의 소금생산지인 약 462만㎡의 태평염전이 세워졌다. 그리고 태평염전 서쪽에는 짱뚱어다리, 유네스코 갯벌습지보호구역, 짱뚱어해변이 있고, 그 남쪽으로 4km의 백사장을 있는 우전해변과 한반도 해송숲이 있다. 또한 서북쪽 끝 앞바다는 1976년~1984년까지 약 28,000여점의 해저유물이 발굴된 곳이며, 이 해역은 국가사적 274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로 인해 2012년과 2015년에 한국관광공사 선정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관광지 2위에 두번이나 선정되었고, 2007년 12월에는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되었다. 2010년에 1.9km의 증도대교가 건설되면서 육지화 되었는데 섬 전체가 금연구역으로서 담배반입이 안된다. 증도라는 이름은 '더할 증(曾)자"로서, 두개의 섬이 하나가 되었다고 하여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트레킹 개요

♣ 소재지: 출발- 전남 신안군 증도면 대초리 산 11-9, 도착- 신안군 증도면 우전리 77

♣ 코스: 태평소금-소금밭낙조전망대-소금박물관-태평염생식물원-태평염전1,2-갯벌해변길-짱뚱어해수욕장-한반도해송숲-우전해변-신안갯벌슬로시티 주차장

♣ 거리: 12.5km(출발: 12:23, 도착: 15:20)

▽ 산악회버스가 출발부터 에어컨이 고장나 찜통이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정비를 한다고 30분이나 지체되어 장거리를 가야하는데 일정대로 트레킹을 마칠 수 있을까 염려된다. 아니나 다를까 트레킹 출발지점에 도착하니 12시가 훌쩍 넘었는데 점심 먹을 시간이 없을 것 같아 버스에서 간단히 해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계획상의 트레킹 거리는 8km에 주어진 시간은 30분이 줄어든 16시 10분까지이다. 실제 걸어보니 12km가 넘는데 여하튼 느긋하게 걸었어도 충분히 걸을 수 있는 시간이다. 

▽ 엊그제 날씨와는 달리 아침 기온이 떨어지고 습도가 없어 선선하였는데 버스에서 내려보니 한낮 더위가 여전하다. 주차장 옆에는 해바라기를 심은 정원인데 꽃은 벌써 지고 씨방만 달린 해바라기가 고개를 숙였다. 

▽ 도로 건너편으로 소금밭낙조전망대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목계단으로 야산을 오른다. 

전망대에 올라 서보니 넓직한 데크가 설치되어 있고 한 눈에 보이는 탁트인 전망이 보기 좋다. 

산행도 좋지만 가끔은 바닷가가 있는 섬 트레킹도 기분 전환하기에는 더할나위 없이 좋다.

전망대에서 남쪽 방향의 풍경으로 태평염전3지구 왼쪽 끝으로 철탑 멀리 천사대교의 주탑이 보이고 암태도의 무명산들이 보인다. 중간 멀리 아스라이 자은도의 두봉산도 보인다. 

북서방향으로는 증도의 야산 뒤로 오른쪽 멀리 살짝 임자도의 대둔산, 삼각산, 안산이 차례로 머리를 내밀었다. 

도로를 중심으로 오른쪽이 태평염전1지구, 왼쪽이 2지구이다. 도로를 따라 일렬로 늘어선 소금창고가 이색적이다. 이 전망대를 내려서면 염생식물원을 둘러보고 저 끝까지 걸어 바닷가로 가게 된다. 

태평염생식물원의 칠면초가 빨갛게 단풍이 들어 굽이굽이 이어진 갯골과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해 내고 있다. 

렌즈로 당겨 본 염생식물원 풍경

염생식물은 참 많다. 칠면초외에는 발견을 못했지만 해홍나물, 퉁퉁마디(함초), 나문재 등이 비슷한 식물이고 녹색의 갯잔디나 띠, 갈대등과 어울리면 오색찬란한 빛깔로 어우러진다. 참고로 해홍나물, 나문재는 이른 봄에 새싹을 뽑아서 나물로 데쳐서 참기름에 무치면 특유의 향과 함께  반찬으로 맛있게 먹을 수가 있다. 

전망대에서 다시 위로 오르면 정상에 이와같은 사각 정자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그대로 직진하면 안되고 왼쪽으로 90도로 꺾어서 하산해야 한다. 

전망대에서 하산하면 바로 소금박물관이 나오고, 입장료는 안에서 별도로 받는데 시간관계상 생략...

이어서 염생식물원으로 들어가 보니...

나문재는 바닷물이 없는 뚝에서 식생하나 해홍나물, 칠면초, 퉁퉁마디(이명은 함초)는 바닷물이 들락날락하는 곳에서 자란다. 한동안 바닷물이 닿질 않아서인지 갯벌은 하얗게 말랐고 칠면초도 시들하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갯내음이 풍기는 이러한 데크길을 걷노라면 오감이 되살아 나는 느낌으로 힐링이 된다. 

여유롭게 천천히 걸으며 이러한 정자에서 푹 쉬었다 가도 좋을 듯 하련만...

햇살은 따가워 양산을 써야 하는 날씨지만 어느새 가을 분위기가 든다. 

약 2.5km되는 비포장 도로를 걸어야 한다. 지열과 불어오는 바람을 막고 있는 건물의 열기로 인해 더위는 최고조에 이른다. 아마도 아스팔트나 시멘트 도로였다면 발바닥도 아프고 더 뜨거웠을 것인데 포장이 안된 것은 염전에 오염을 막기 위함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염전에 바닷물을 넣어 햇볕에 의해 증발시키는 과정으로 파란 하늘의 구름이 반영이 되어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바닷물이 증발이 되면 이렇게 소금의 결정체만 남아 얼마 안 있으면 밀대를 이용하여 소금을 수확하게 된다. 

운반도구 등 장비들이 레일위에 설치되어 있는 모습

소금 결정체

수확전  대기중인 소금 운반도구

용기에 가득 담긴 소금으로 옛날 분들은 들것 등에 실어 날랐을텐데 지금은 레일이 깔려 운반하기 용이하게 설치되어 있다. 

약 2.5km의 비포장도로를 빠져 나와 수로옆을 지나면서 뒤돌아 본 풍경으로 멀리 소금밭낙조전망대가 보인다. 

바닷물이 아닌 넓은 저수지는 염전외에 벼 농사를 위한 저수지로 보인다.  

저수지를 지나 제방에 올라서보니  유네스코에 등재된 생물권보전지역으로 간조인 상태로 넓은 갯벌이 보인다. 원래 트레킹코스는 짱뚱어다리를 건너기 위해 제방끝인 서쪽방향으로 이동하려 했으나 먼저 간 팀들이 연락해 오기를 다리가 공사 중으로 건너지 못하게 통제한다고 하여 반대방향으로 돌아서 짱뚱어해수욕장으로 가기로 한다.

짱뚱어다리를 건너지 못한다는 아쉬움에 렌즈로 당겨 본 풍경

갯벌황토민박집이 있는 작은 마을을 지나고...

짱뚱어 해수욕장의 안내 표지석이 있는 모퉁이를 지나...

건너고자 했던 짱뚱어다리 반대편 방향으로 제방을 따라 계속 이동한다. 

갯벌이 간조인 상태로 말라 보여 바닷물과 촉촉한 갯벌에서 활동하는 짱뚱어는 전혀 보이질 않는다. 오늘의 물때가 5물로 간조가 07:00, 만조가 13:33인데 현재 14:00로 물이 촉촉해 보이는 갯벌 저곳까지 들어왔다가 빠져 나간 것으로 보인다. 간만의 차가 엄청 심해 보이니 내일쯤이면 하얗게 보이는 이곳까지 물이 들어 올 것으로 보인다. 

짱뚱어다리를 건너기 전에 있는 짱뚱어 조형물로  마치 금방이라도 튀어 오를 듯한 역동적인 작품의 짱뚱어 모습이다. (카페에서 모셔온 사진)

우리 고향에서는 어린시절 하도 많이 보아와서 친근한 어류다. 고향 어른들도 그렇고 식용으로는 전혀 사용 안해서 못 먹는 어류로 알았는데 이곳에서는 잡아서 탕으로 요리를 한다고 하고,  더구나 건강에 좋다는 음식이라고 하니 지금도 의아해 할 수밖에 없다. 인간의 손길이 닿으면 남아나질 않으니 어릴 적 폴짝폴짝 뛰어 다니는 짱뚱어를 보는 것도 쉽지 않은 터이다. 

짱뚱어해수욕장 방향에서 바라 본 짱뚱어 다리 전경

예전의 짱뚱어다리 모습(카페에서 모셔 온 사진)

전면적인 보수를 위해 공사 중인 현재의 짱뚱어다리 모습

▽ 현재는 닫혀 있지만  예전에는 관리실까지 두어 관리를 해 온 모양이다.

관리실 앞쪽에 짱뚱어 다리 진입하는 도로가 있고 왼쪽으로는 짱뚱어해변으로 가는 도로가 있는 삼거리이다.  왼쪽으로 이동... 

짱뚱어해수욕장 초입

마치 이국적인 풍경으로 야자수 조형물과 갈대로 엮은 파라솔이 시원해 보이는 해수욕장...

고운 모래에 끝없이 펼쳐진 해변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증도의 또 하나의 인상적인 풍경이다. 

해수욕장을 따라 이어진 도로 끝쪽의 왼편 야산으로 오르면서 해송숲길이 시작된다. 

짱뚱어해변은 길이 약 3.5km 정도 되는데 우리가 걷는 트레킹 거리는 약 3km이다. 해변을 보면서 발바닥에 느껴지는 촉감 좋은 이렇게 긴 해송숲길을  걸어보기도 오랜만이다. 

해변에서 북쪽 방향으로 왼쪽 끝이 보물섬이 있는 소단도로 해저유물발굴비가 있는 곳이다. 그 오른쪽 멀리 해송에 가려진 임자도의 대둔산이 살짝 보인다. 

남쪽 방향으로는 멀리 자은도의 두봉산이 조망되는 해변이다. 

해송숲길은 계속이어지고...

철학의 길쯤에 오면 거의 다 온 셈이다.

우전해변의 풍경으로 돌출부의 야산에는 빌라들이 즐비하다. 

신안갯벌슬로시티주차장에 도착하면서 약 3시간에 걸친 오늘의 트레킹을 마치고, 이어서 예전에 블야선정 100섬의 인증장소였던 신안해저유물발굴비가 있는 장소로 버스에 탑승, 20여분 이동한다. 

▽ 보물섬 주차장에서 하차하여 조금 이동하니 소단도가 한 눈에 들어오고 마치 해적선과 같은 선박이 소단도에 우뚝 서있는 풍경이 이채롭게 보여 눈길를 끈다.  2009년 7월 23일 '700년 전의 약속'이란 이름의 보물선 카페로 오픈, 증도면 김종훈씨( 당시 47세)가 해저 보물선 발굴 해역 부근에 7억원을 들여 무역선 모형으로 지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공사중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고 있다.

 

 700년전의 약속은 무슨 약속일까? 

카페 진입로에 세워진 표지석으로 1976년 한 어부의 그물에 건져 올려진 도자기를 시발점으로 "신안해저유물"의 거대한 발굴이 시작되어 학계의 연구 결과 송원대 유물로 700년 전의 것(1310년~1330년)이라고 판명되어 이 뜻을 기리고자 "700년전의 약속"이라고 명명하였다고 한다. 2009년 카페가 건립이 된 시점으로 부터 역으로 계산한 년으로 보인다.

신안선의 항해 시기와 항로는 출토 유물을 통해 123년에 중국의 국제무역항 '경원'(慶元, 현재의 寧波)에서 출발하여 일본 하카다(博多)와 교토(京都)지역으로 항해하던 무역선임이 밝혀졌다. 항해 시기를 알려준 유물로는 지대통보(至大通寶, 1308~1311), 지치3년(至治三年 1323), 무역품 선적날짜(음력 4~6월)가 기록된 화물표(목패(木牌))등이 있다. 또한 선박의 건조 기술과 무역품, 선상 생활용품 등과 이 외에 일본 장기(將棋)나 나막신을 통해 일본인  승선원도 타고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출항지는 '경원로'(慶元路)銘 청동 저울추가 출토되어 당시 중국의 국제무역항 '경원'으로 밝혀졌다. 또한 무역품의 목적지는 화물표에 기록된 일본 하카다의 '조적암'(釣寂庵), '하코자키궁'(거(竹+呂)岐宮), 교토의 '동복사'(東福寺) 등으로 보아 중국에서 일본으로 항해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안내문]

인도교 중간에서 남쪽으로 가운데 명덕도와 검산항이 있는 방향의 풍경

궁금증에 인도교를 넘어 건축물이 있는 곳까지 가보기로 한다. 

해변에 석축을 쌓고 초소를 만들어 놓은 것이 마치 유럽 중세시대 성을 연상케 한다. 건너편으로 해저유물발굴기념비가 작게 보인다.

무역선 모형의 건축물은 언제 세워진 것인지 텅 비어 있고 아직 공사중으로 다시 되돌아 가며 담은 풍경

인도교 측면에서 바라 본 풍경

카페 진입로에서 나와 바로 왼쪽으로 접어들면 과거 블야선정 100섬의 인증 장소인 해저유물발굴기념비가 나온다.

우선 전망대에 가 보니...

북쪽 방향으로 멀리 임자도의 대둔산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살짝 도덕도가 보인다. 

신안해저유물발굴기념비 (新安 海底遺物發掘記念碑)

이곳에서 서북방 2,750m지점 바다 밑에서 중국 원나라 시대의 많은 유물이 발굴 인양되었다. 이 해저 발굴은 1976년 1월 어부가 그물에 걸려나온 도자기를 신고함으로 인하여 시작되었다. 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은 발굴단을 조직하여 해군의 심해 잠수사가 유물을 인양하였다.

발굴 기간은 1976년 부터 1984년까지 9개 년간 계속 되었다. 인양된 유물은 도자기 20,661점, 금속제품 729점, 석제품 43점, 동전류 28톤 18kg, 자목단 1,017개, 기타 574점과 침몰한 선체였다.

이 발굴은 세계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집중하여 한국, 홍콩, 일본에서 국제학술대회가 개최되었다. 그 성과는 중국 도자사의 편년을 재 정리하게 하고 한국, 중국, 일본의 교역사 연구에 새로운 자료를 제공하였으며 고대 무역선의 실체를 알게 되어 이는 동양문화사 연구에 길이 빛날 업적으로 남았다.

수백년 해저에 잠든 문화사의 보고를 알려 준 어부의 갸륵한 마음과 파도와 해풍에 시달리면서 발굴에 참여한 조사요원들과 23m가 넘는 캄캄한 심해의 급한 해류 속에서 고난을 무릎쓰고 유물 인양에 참여한 해군 심해 잠수사들의 그 정성과 노고를 잊을 수가 없다.

우리는 오늘 세계 해저 발굴사에 빛나는 신안 해저의 그 자리를 길이 잊지 않기 위하여 빗돌에 새겨 그날의 일을 오래도록 전하게 한다. [기념비 안내문}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무역선 모형의 건축물을 바라보며 700여년 전 무슨 이유로 무역선이 침몰되었었는지 알 수 없는 가운데 발굴된 유물만 말없이 역사와 문화를 알려 주어 오랜 세월의 흔적을 느끼게 한다. 증도의 탐방은 염전과 염생식물원, 짱뚱어해변을 중점으로 보기 위해 참석한 것인데 해저유물발굴이 된 주변을 둘러보게 되어 묵은 숙제를 푼 것 같은 의외의 뜻있는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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