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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경기도

[가평] 몽가북계(몽덕산-가덕산-북배산-계관산)

2024년 2월 11일(일)

오늘은 10년 넘게 벼르고 벼르던 몽가북계를 종주하는 날이다. 산을 좀 올랐다는 산꾼이라면 한 번쯤은 종주했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는 코스지만 다른 산과 섬 탐방에 밀려 지금껏 못 올라 본 곳이다. 더구나 겨울철 산행지로 알맞은 곳이라 여기지만 겨울에 공지가 되질 않거나 공지가 되더라도 성원이 안 되면 못 가는 곳이었다. 이번에도 어렵게 성원이 된 사실을 알고 공석이 있기에 다른 곳을 신청했다가 취소하고 이곳으로 변경하게 되었다.

다만, 근래에 15km거리를 걸어보지 않았고 네 개의 산을 올라야 하는데 과연 체력이 뒷받침 될까 염려되는 가운데 도전을 해 보기로 한다. 

 

∥산행 개요∥

♣ 소재지: 들머리- 경기 가평군 북면 화악리 산 98-6(홍적고개) , 날머리- 경기 가평군 북면 목동리 172(싸리재종점 버스정류장)

♣ 코스: 홍적고개-몽덕산-가덕산-북배산-싸리재-계관산-싸리재종점 버스정류장

♣ 거리: 14.3km(출발:09:27, 도착:16:10)

∥몽가북계∥

몽가북계는 몽덕산(690m)+가덕산(858m)+북배산(867m)+계관산(736m)의 앞 글자를 따서 붙인 이름으로 경기도 가평군과 강원도 춘천시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 산군(山群)으로서, 경기 최고봉인 화악산에서 동남쪽으로 뻗어 내린 '화악지맥' 능선상에 솟아있다.

이 능선은 남북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데, 이들 봉우리 중 몽덕산이 가장 북쪽에 있고 다음으로 가덕산, 북배산, 계관산 순으로 솟아있다. 그리고 이 능선에는 산불방지를 위한 방화선(防火線)이 형성되어 있는데 마치 긴머리 정수리에 바리깡이 지나간 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 

이 방화선에 봄이 오면 야생화가 만발하고, 가을에는 오색단풍과 함께 새하얀 억새가 군락을 형성하고, 겨울에는 설국(雪國)으로 변하며 장관을 이룬다. 조망도 우수하여 이들 정상부에 오르면 북서쪽으로는 화악산과 응봉이 한눈에 들어오고, 동쪽으로는 북한강의 의암호와 춘천호 너머로 호반의 도시인 춘천이 한눈에 조망된다.

 

▽ 산행 안내시 거리는 15km에 주어진 시간은 점심 식사시간 포함하여 7시간 20분으로 16:50까지 마감시간이다. 체력에 따라 여유로운 시간이 될 수도, 버거운 시간이 될 수도 있겠다.

홍적고개는 경기도 가평군과 춘천시 사북면을 경계로 하는 고개이다.

산방을 위해 출입통제구역인 출입문을 열고 산행은 시작된다.

능선 상에서 잠시 남쪽 방향의 목동리 쪽을 바라보니 맑은 날씨이긴 하나 미세먼지 나쁨으로 된 기상예보가 틀리지 않아 조망의 기대는 저버려야겠다.

 눈은 오래 전에 상당히 내린 듯 양지에는 녹았지만 응달은 녹지 않아 아이젠을 착용해야만 했다.

가평은 잣나무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 역시 능선 좌우로 잣나무가 빼곡히 숲을 이뤘다.

참 오랜만에 눈을 밟아 보는 산행이다. 바위가 없는 육산으로 능선길이 순탄하다.

고도를 높힐수록 적설량이 많아진다. 

홍적고개에서 2.2km지점인 몽덕산(蒙德山) 정상에 도착, 인증하고...

몽덕산은 가평군청에서 북쪽으로 20km 떨어진 높이 690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으로 경기도 가평군과 강원도 춘천시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몽덕산의 서북쪽으로는 화악산·응봉·촛대봉, 남쪽으로는 가덕산·북배산·계관산과 연결된다.

몽덕산의 북쪽과 동북쪽으로 흐르는 계류는 지암천으로 유입되고, 서남쪽으로는 홍적천이 흐른다. 몽덕산에는 참나무와 잣나무가 잘 자라고, 산행길에 싸리와 억새를 볼 수 있으며 꼭대기에서 바라보면 주변의 화악산(1,468m), 매봉(1,436m), 북배산(867m) 등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즐겨 찾는 이가 많지 않아 호젓한 산행으로 그만이다. 

▽ 몽덕산으로 부터 계관산으로 이어지는 방화선(防火線)은 구축된지 20년이 넘고 그동안 관리가 안돼서 그런지 잡목, 잡풀이 덮혀 방화선 기능은 잃은지 오래된 것 같고 그나마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져 등로가 남아 있는 상태가 방화선이었음을 확인시켜 줄 뿐이다.

러셀이 된 등로도 있고 앞서간 사람의 발자국을 그대로 디뎌야 하는 깊이의 눈길도 있다.

눈이 전혀 녹지 않은 능선길도 있어 아무래도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발자국을 벗어나면 발목이상의 깊이로 빠지는 상태지만 스패치를 착용하려 해도 귀찮아서...

때로는 경사로에 안전로프가 설치된 길도 있고...

양지쪽은 언제 겨울이 있었냐는 듯 낙엽으로 덮인 등로도 있다. 저곳이 가덕산인가? 

이정표를 보니 이곳에서 1.4km 거리인데 가덕산은 이곳에서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나뭇가지가 등로로 쓰러져 엉겨 붙어서 이런 장애물을 통과하려면 정말 왕짜증이 난다. 차라리 눈으로 덮였으면 나을뻔 했다.

낫긴 뭐가 나은가? 눈에 빠지고 미끄러지고 경사로를 오르려니 여간 신경이 쓰이질 않는다. 먼저 간 팀들의 발자국이 고맙기만 하다.

뒤돌아 보니 멀리 화악산과 응봉이 설산인 상태로 눈에 들어온다. 원인 모를 나뭇가지가 모두 폭격을 맞은 듯 동강이 난 채로 흉물스럽다.

북서방향의 화악산과 응봉

북쪽으로는 미세먼지로 인해 더 이상 조망이 어렵다.

당겨 본 화악산과 오른쪽 촉대봉

당겨 본 응봉

응봉에서 오른쪽으로 흘러내린 능선...

다시 한 번 화악산과 오른쪽 응봉을 당겨 보고...

한북정맥에서 도마봉에 이르러 보납산까지 이어지는 구간을 화악지맥이라고 하는데 몽가북계가 바로 화악지맥의 한 구간이기도 하다.

응봉 오른쪽으로는 조망이 안 되어 아쉽다.

모두 꺾이고...

휘어지고...

참으로 끈질기게 자연에 버텨 온 나무들이다.

처음에는 돌풍에 의해 이렇게 꺾였는가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아 이리저리 상상력을 동원해 보는데...

언제 방화선(防火線)이 있었냐는 듯 오히려 방화선(放火線)이 될까 우려스럽다. 요리조리 빠져 나오면서 나무를 살펴보니...

여기서 해답을 얻었다. 폭설이 내린 어느 날, 매서운 추위에 가지에 내린 눈이 녹지 않은 상태로 얼어서 빙화(氷花)가 되고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해 꺾이고 찢어진 상태다. 

아주 부채처럼 널부러지기도 하고...

접은 우산처럼 찢기고 꺾였다.  15년간 산행을 해 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봤다. 재앙이로다, 재앙...

가덕산에서 동쪽으로 뻗어 내린 능선과 삿갓봉...오늘 B팀은 삿갓봉으로 진행하여 하산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었으나 등로가 여의치 않을 것 같아 모두 취소하고 A코스로 모두 진행하기로 했다. 왼쪽 멀리 희미하게 용화산이 보인다.

춘천시 방향으로 북한강이 흐르는 방향이다.

가덕산을 오르기전 뒤돌아 본 풍경

▽ 가덕산 (加德山)

경기 제1봉인 화악산(1,468m)에서 동남쪽으로 뻗어 내린 능선상에 솟아있는 가덕산(858m)은 몽덕산과 북배산의 능선 중간에 자리잡고 있다. 수백평의 억새밭인 가덕산 정상에 오르면 서북방향으로 화악산이 보이고, 남쪽으로는 목동평야와 북배산, 계관산 너머로 삼악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 온다. 가덕산의 동쪽으로 흐르는 계류는 지암천으로 유입되고, 서쪽으로는 계곡을 따라 경덕천이 형성되어 있다. 동쪽으로는 의암호와 춘천호, 그리고 호반의 도시, 춘천시가 조망된다.

주능선을 따라 수백 평의 억새가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겨울에 눈이 쌓이면 방화선이 만리장성 같은 모습을 한다. 가덕산(加德山)은 북쪽에 위치한 몽덕산에서 받은 덕에 덕을 더 받은 산이라는 설과 가평에 있는 모든 덕은 혼자 다 차지하는 산이라는 설이 있지만 출처가 정확하지 않다.

꺾이고 휘어져 조망이 가능한 가덕산에서 바라 본 춘천시 서면 오월리 방향...

가덕산에서 진행을 하다 뒤돌아 본 모처럼 넓은 공간으로 오른쪽으로 삿갓봉으로 하산하는 오늘의 B코스가 있는데 그동안 이용을 안한 것으로 보이는 등로이고 알바할 가능성이 많아 안전상 사전에 양해를 구해 모두 A코스를 타기로 했다.

가덕산에서 북배산으로 이르는 등로 주변도 역시 나뭇가지들이 모두 부러져 초토화 되어 안타까운 마음마져 든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이 세 번째인 북배산인가 보다.

방화선 등로를 완전히 가로막은 꺾인 나무들 사이를 비집고 통과...

점심은 북배산 넘기전 바람이 잦은 이 근방에서 먹기로 한다.

퇴골고개라는 곳에 자연의 시달림에 못이겨 고사목이 된 참나무가 한 그루가 시선에 들어온다.

북배산을 오르는 마지막 경사로...

뒤 돌아 본 멀리 가덕산의 풍경

▽ 북배산 (北培山)

산의 높이는 867m로, 가평군 북면과 춘천시 서면의 경계를 이룬다. 북쪽으로 뻗은 능선은 가덕산(858m)과 몽덕산(680m)을 지나 화악산(1,468m)에 이어진다. 남쪽으로는 계관산(665m)과 능선이 이어진다. 몽덕산에서 계관산에 이르는 주능선에는 방화선이 설치되어 있어 색다른 경관을 자아낸다. 산세가 수수하고 소박하며, 굴곡이 심하지 않다. 지명의 유래에 관한 기록을 찾아보기 어려우며, 가평읍의 북쪽에 위치하여 북배산(北培山)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짐작될 뿐이다.

북배산 정상에서 멀리 화악산을 바라보니 구름에 가려서 보이질 않고 오른쪽에 지나 온 가덕산이 보인다.

가운데 가덕산과 오른쪽으로 삿갓봉...

삿갓봉 오른쪽으로 보이는 춘천시내로 왼쪽 멀리 희미하나마 용화산과 가운데 멀리는 오봉산이 보인다. 

춘천시 서면 서동리의 툇골저수지가 얼음 위로 눈이 쌓여 하얗게 보이고 이 계곡을 따라 북한강 춘천호와 합류하게 된다.

렌즈로 당겨 보니 시정거리가 좋지 않아 잘 보이지는 않지만 어렴풋이 춘천시내와 춘천호반을 이루는 북한강이 보인다.

북한강의 고슴도치섬과 신매대교로 쭉 뻗은 도로 멀리 후봉이 보이고, 오른쪽 수리봉으로 이르는 능선이 희미하게 보인다.

직진하면 춘천시 서면 서상리, 방동리로 하산하게 되므로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진행...

멀리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계관산이 보인다.

좀 더 가까이 당겨 본 계관산으로 작은 봉우리들을 업다운해야 할 것 같다.

어느 산을 올라도 몇 킬로미터의 능선을 타다보면 이러한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면서 체력이 소모된다.

몽덕산으로부터 계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머리에 바리깡으로 밀어댄 것 처럼 훤하게 깎아내어 방화선을 구축한 후로 관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20년이 지난 것은 이렇게 나무와 잡목이 우거지게 된 걸 보면 알게 된다.

오늘코스 중 유난히 처음 보는 바위군으로 지자체에서 안전로프와 발판까지 만들어 놓았다.

드디어 싸리재에 도착, 커다란 참나무 아래 오른쪽 싸리재종점버스정류장으로 바로 하산 안내하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어 B코스를 타는 회원은 계관산을 포기하고 오른쪽으로 하산하고 계관산을 오르는 사람은 직진으로 진행한다.

싸리재로부터도 1.2km를 더 걸어 올라 온 계관산 정상...

계관산(鷄冠山)

계관산(鷄冠山)은 능선이 닭의 벼슬을 닮았다 하여 그 이름이 유래한다.  가평읍 개곡리에 있는 계간촌에서 유래한 지명이라 전해진다. 계간촌은 ‘모양이 닭처럼 보이는 산 아래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계관촌’이라고도 하여 ‘계관산’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계관촌’보다는 ‘달개지’라는 지명으로 부른다. 원래 이름은 ‘달개지산’으로 지금도 토박이 노인들은 달개지산이라 부른다. 달개지는 닭을 지칭하는 방언인데 지도에 지명을 표시하는 과정에서 한자 이름 ‘계관산’으로 바뀌게 되었다고도 한다.

하산길이 지금까지 순탄하던 능선길과는 달리 급경사에 까칠하다.

눈길에 자칫 위험한 구간도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삼악산으로 그나마 구름이 살짝 걷혀서 보기도 다행이다. 

2016년 6월 6일 삼악산에 올라 조망했던 풍경으로 이 사진에서는 계관산이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능선 길에 눈이 남아 있는 상태로 남,북 방향이 뚜렷하다. 

이곳에서 싸리재버스종점 길로 우틀...대체로 이정표가 잘 세워져 있어서 알바할 일이 없다.

능선상에 굵은 참나무종류가 빼곡한 길을 걷게 되기도 하고...

계속 이어지는 급경사길을 내려오다보니 작은 다리가 보이면서 거의 다 하산했음을 알게 된다.

드디어 포장도로에 내려서면서 사실상의 산행을 마치고...

잠시 계곡물에서 씻으니 몸이 개운하다.

싸리재버스종점 정류장이 있는 마을 쪽으로 계속 이동...

개곡리 마을의 집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산행마감 시간보다 30분 이상 빨리 도착, 버스 정류장에 주차되어 있는 산악회 버스를 타면서 산행을 마친다. 이 몽가북계 종주는 겨울에 가야만 한다는 것이 공통적이 얘기다. 봄에는 등로가 질퍽되고 여름에는 나무 그늘이 없다보니 더위에 지치고 가을에는 가을 분위가 나질 않고 그러기에 눈이 온 겨울이 그나마 산행하기에 알맞다는 얘기다. 하루 네 개의 산을 넘는 종주를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했지만 무사히 마친 것에 대해 내 스스로 대견하다는 생각을 해 본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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