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6일(토)
이제 마음 설레일만한 산행지를 찾는다는 것은 어려운 얘기가 됐다. 이곳저곳 찾아봐도 없으니 한계에 부딪친다. 한참 때는 어느 곳을 가야할지 금요 무박에 토, 일요일 연속산행까지 마다 않고 산행에 재미를 느낄 때가 좋았다.
지난 주 친구 결혼식에, 집안에 일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쉬긴 했지만 사실 마땅히 갈 산행지도 없었다. 이번 토, 일요일도 같은 철에 같은 장소를 가자니 꾀가 나서 신청을 안했다.
결국 3년전 가을, 개인적으로 갔었던 소요산을 택했다. 산 정상에 올랐을 때 빗방울이 떨어지는 바람에 우산을 들고 찍은 의상대 정상에 섰던 아쉬움이 있어 24인승도 못채운 빈자리를 3일전에 신청을 하여 집을 나서게 됐다.
∥산행정보∥
♣ 소재지: 주차장-경기 동두천시 평화로2910번길 140, 의상대-경기 동두천시 상봉암동
♣ 산행코스: 주차장-일주문-자재암-하백운대-중백운대-상백운대-칼바위능선-나한대-의상대-공주봉-기도터-일주문-주차장
♣ 거리: 약 10km(출발-08:30, 도착: 13:20)
▼ 소요산 입장료 1,000원
▼ 원효대사가 수행을 했다는 원효굴
▼ 원효굴 안에는 불상이 놓여져 있다.
▼ 백팔계단을 오르면 원효대가 나오고...
▼ 원효대에서 내려 오면 자재암이 있다.
원효대사가 요석공주와 인연이 닿은 후 오로지 수행에 전념하기 위해 자재암에 머물고 있을 때였다. 비가 내리는 어느 날 밤, 약초를 캐다가 길을 잃은 한 여인이 원효대사에게 하룻밤 쉬어가기를 청했다. 원효대사는 여인에게, ‘마음이 생한 즉 옳고 그르고, 크고 작고, 깨끗하고 더럽고, 있고 없는 가지가지 모든 법이 생기는 것이요, 마음이 멸한 즉 상대적 시비에 가지가지 법이 없어지는 것이니, 나 원효에게는 자재무애의 참된 수행의 힘이 있노라.’ 하는 법문을 말했다. 이에 여인은 미소를 지으며 유유히 사라졌고 이후 원효대사는 여인이 관세음보살의 화현임을 알게 되었다.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 자재무애의 수행을 쌓았다는 뜻에서 정사의 이름을 자재암이라 했다고 한다. 향토유적 제8호로 지정되어 있는 자재암은 신라 선덕여왕 14년(645) 원효대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순종 원년(1907) 정미의병 때는 의병 활동의 근거지로 이용되었던 탓에 일본군의 공격을 받아 불타 없어지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자재암 안에는 보물 제1211호인 ‘반야바라밀다심경약소’도 보관되어 있다.[다음]
▼ 옥류폭포
전국적으로 유명한 차 문화의 유적지가 된 원효샘 양 옆에는 천연 암굴인 나한전과
우물처럼 깊이 파인 협곡으로 쏟아지는 물줄기가 눈길을 끄는 옥류폭포가 있다.
현재는 가뭄에 실폭포가 됐다.
▼ 원효샘
자재암 안에 있는 샘으로 지금도 물이 나와 사람들의 갈증에 촉촉한 단비 역할을 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절을 창건한 원효대사는 차의 달인이었다. 신비하게도 원효대사가 자리를 잡은 절터에는 반드시 약수가 나오며, 그것도 찻물로는 으뜸인 석간수가 솟아올랐다고 한다. 그중 1,300여 년 전 수행하였던 소요산 자재암의 원효샘 석간수는 찻물로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명수로 이름나 있다.
물맛이 좋아 신라시대와 고려시대는 물론 조선 중기까지도 시인과 묵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하는데, 특히 고려시대 시인인 백운 이규보는 이 물맛을 ‘젖처럼 맛있는 차가운 물’이라고 감탄해 마지않았다.[다음]
▼ 나한전
동굴에 부처님을 모신 곳은 전국적으로 우리가 흔히 아는 곳 외에도 많을 것으로 본다.
봉우리 이름도 나한봉, 나한대로 불리는 곳이 있다.
나한[羅漢] 이란 아라한[阿羅漢]의 준말로 불제자 중에서 번뇌를 끊어서 인간과 하늘
중생들로부터 공양을 받을만한 덕을 갖춘 사람을 이르는말. 이미 생사를 초월하여 더
이상 배울만한 법도가 없게 된 사람으로서, 불교의 교법을 수행하는 성문(聲聞)의 네가지
과(果) 중에서가장 높은 지위의 성자(聖者)를 이른다.[다음백과]
▼ 나한전 바로 왼쪽 옆으로 하백운대로 오르는 계단이 놓여져 있다.
▼ 6.30까지 등산로 정비가 끝난 줄 알았는데 8월이나 되어야 끝날 예정이라니 통제구간이긴 하지만 양해를 구하고 공사 중인 계단을 조심스럽게 오른다.
▼ 첫 조망이 터지는 곳에서 바라 본 나한대와 의상대
▼ 당겨 본 의상대..의상대가 소요산의 정상에 속한다.
▼ 너덜바위들을 지나 10여분 정도 오르면 하백운대에 이른다.
▼ 자재암에서 600m의 급경사를 데크로 올라온 하백운대...더운 날씨에 숨이 턱에 차 오른다. 일단 이곳까지만 올라서면 그닥 높은 곳을 오르는 일이 없고 업다운은 좀 있지만 능선을 타고 한바퀴 도는 형태이므로 수월한 편이다.
▼ 다시 담아 본 나한대와 의상대, 오른쪽으로 공주봉이 살짝 보인다. 공주봉을 경유, 하산하게 된다.
▼ 중백운대
소요산 일주문 왼편 백운대 등산로의 상백운대, 중백운대, 하백운대의 중간 봉우리로 푸른산과 붉은 단풍 그리고 흰 구름이 어우러지는 명승이기에 이를 중백운대라 이른다. 고려말의 고승이자 해동불교의 법조인 태고 보우선사는 '백운암의 노래'라는 시에서 이곳의 절경을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소요산 위의 흰 구름은 떠오른 달과 함께 노닌다
맑은 바람 불어오니 상쾌하여라
기묘한 경치 더욱 좋구나 [안내문]
기개가 느껴지는 노송들의 모습이 볼만하다.
▼ 상백운대 도착, 기념촬영 한 컷 남기고...
▼ 칼바위 능선 도착...
칼바위는 칼날처럼 날카롭고 뾰족하게 생기고 크고 작은 편마암들의 바위라는 의미로, 상백운대에서 시작하여 선녀탕 입구 하산로까지 약 500m가량 연속으로 이어진 조금은 긴장되는 구간이다.
수려한 소요산의 절경을 한층 더 뽐내주는 칼바위는 그 기세나 산세가 웅장하고 노송과 함께 절경을 이루며 뒷편으로 소요산 지맥과 국사봉, 왕방산, 해룡산, 칠봉산이 연결되어 마치 용의 등처럼 동두천의 동북쪽을 휘감고 있다.[안내문]
▼ 조금은 과장된 표현으로 과일을 깍아도 될 듯한 칼날 바위가 수십미터 길이로 능선을 장악했다.
▼ 멀리 왕방산 방향
▼ 단풍나무가 많아 가을에 더 인기있는 산이다.
▼ 나한대로 오르는 데크계단
▼ 나한대
나한대는 소요산에서 두번째로 높은 봉우리(571m)로 오른편에는 의상대와 공주봉이 위치해 있고 왼편에는 선녀탕 하산로 칼바위와 상백운대가 위치해 있다.
나한이란 의미는 불교를 수행하여 해탈의 경지에 이른 수행자를 이르는 명칭으로 신라시대 원효에 의해 창건되고 고려초에 나옹 등 여러 고승들이 수행하였던 장소이고 특히 조선 태조가 이 절에 머물며 절의 면모를 일신한 이후, 자재암이 크게 번성하자 절을 둘러싸고 있는 주위 봉우리들을 불교와 관련된 명칭으로 부르는 중에 이곳을 나한대라 부르게 되었다.[안내문]
▼ 나한대에서 진행 방향인 의상대의 풍경
▼ 의상대
동두천의 명산인 소요산이의 주봉으로 해발은 587m이다. 마차산을 바라보았을 때 앞으로는 동두천시의 상.하봉암동이 바라 보이며 그 건너편으로 파주의 감악산이 보인다. 뒷편으로는 소요산지맥과 국사봉, 왕방산, 해룡산, 칠봉산이 마치 용의 등처럼 휘감아져 보인다. 이름의 유래는 조선 태조가 소요산에 머물며 자재암을 크게 일으킨 후 자재암을 둘러싼 소요산의 여러 봉우리들이 불교와 관련된 이름으로 불렸는데 자재암을 창건한 원효의 수행 동반자인 의상을 기려 소요산의 최고봉을 의상대라 부르게 되었다.[안내문]
▼ 의상대 안전 난간을 잠시 나오면 절경과 함께 사방으로 주변 조망을 할 수가 있다.
▼ 동두천 시내...시정거리가 썩 좋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주변 풍경이 조망된다.
▼ 남쪽 방향으로 멀리 도봉산과 북한산이 보이고 그 앞쪽으로 불곡산이 눈에 들어온다.
▼ 서쪽 방향으로는 진행 방향인 공주봉과 뒷쪽으로 마차산, 멀리 감악산까지 조망되고...
▼ 상,하봉암동
▼ 멀리 연천 전곡리가 조망되고...
▼ 북쪽 방향의 지나 온 능선 뒤로 소요산지맥과 함께 많은 산군들로 그리메가 나타난다.
▼ 지나온 나한대와 동쪽 방향의 산군들...
▼ 다시 당겨 본 공주봉과 뒷편의 마차산, 멀리 파주의 감악산
▼ 하봉암동 전경
▼ 나한대
▼ 남동 방향
▼ 뒤돌아 본 의상대
▼ 렌즈로 당겨 본 의상대
▼ 의상대
▼ 공주봉의 쉼터 데크...그늘막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한 여름에는 앉아 있을 사람이 없겠다.
▼ 이곳에서 안전띠가 둘러져 있는 능선길을 따라 하산하면 헬기장을 경유, 주차장으로 바로 내려가는 길이 있고 우측으로 틀면 야자수매트도 깔리고 데크계단으로 이어지는 하산길로 일주문으로 내려가는 두 갈래 등로가 있는 줄 나중에야 알았다. 나는 길이 잘 나있는 오전에 올랐던 자재암을 경유, 일주문 방향으로 내려오게 됐다.
▼ 걸어 온 중, 상백운대로 부터 의상대에 이르기까지 한눈에 들어 오는 능선
▼ 공주봉에서 하산길엔 이러한 너덜길도 있더라
▼ 기도터
▼ 가뭄에 계곡물은 흐르지 않고 고인물은 썩었다. 장마철에는 비도 와야 정상이다. 계곡마다 노인네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더위에 어디 갈 곳은 마땅치 않고 공원의 나무 그늘이나 이러한 계곡에 나와 누워있거나 앉아서 멍때리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늘어나는 우리나라 노령인구의 심각성을 보는 듯 하다.
▼ 원점회귀로 다시 돌아온 일주문을 통과하면서 산행을 마친다.
※ 갈 곳이 마땅치 않아 가까운 수도권 근교산행을 급하게 신청하여 다녀왔다. 전 주에도 산행을 못해 몸이 찌뿌둥했는데 이번에도 못하면 뭔가가 몸에 이상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가 될 정도니 아무곳이나 가야할 판이다.
앞으로는 더 적극적이고 산에 대한 관심을 더 갖지 않으면 내가 원하는 산들을 대하기가 어렵겠다는 우려를 하게된다. 거기다가 이제는 체력이 과연 남들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마저 들곤 한다.
누구나가 참여하는 산행은 체력이 중간쯤이면 별 문제가 없으나 난이도가 좀 있는 산행지라면 문제는 좀 달라질 수 있다. 막상 기회가 오더라면 낭패를 면치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요즘 부쩍 드는 것은 왜 일까...
산에 아직도 열정이 남아서 그럴 것이란 생각이다. 주변에 산행 보다는 이제 둘레길 정도의 트레킹으로 전환한 이들이 있기에 남 얘기 같지 않다는 생각을 갖게 한 하루다.
'산행 > 경기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주] 감악산 (0) | 2021.01.03 |
---|---|
[포천] 종자산& 한탄강 하늘다리 (0) | 2019.09.16 |
[남양주] 천마산 (0) | 2019.04.01 |
[가평] 명지산& 연인산 연계산행 (0) | 2019.02.26 |
[가평] 운악산 (0) | 2018.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