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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경기도

[남양주] 천마산

2019년 3월 31일(일)

 

오늘은 벼르고 벼르던 한국의 산하에서 선정한 인기 100대명산을 완등하는 날이다. 2013년 1월부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지 만6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젊어서 군생활을 하는 동안 너무나도 혹독한 훈련을 수년간 해 왔기에 전역 후에는 산을 향해서는 오줌도 안누겠노라고 결심한 후 바닷가나 물가로 낚시 취미만 붙였던 나였다. 

그러던 중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으면서 시작된 야생화 취미로 이산 저산 야생화 희귀종을 찾아 다니면서 산과 접촉하게 되었고 급기야 야생화가 없는 겨울철에 옆지기가 동료들과 산행을 하고 있던 중 한번 가보자고 권유하여 따라 나섰던 길이 산에 대한 매력에 빠지면서 계기가 되었다.

그 당시는 100대 명산이 있는 줄도 몰랐고 관심도 없었으며 그저 아무곳이나 산행 공지만 뜨면 따라 가게 되었는데 3년의 세월이 흘러 100대 명산이 있는 것을 알고 올랐던 산을 세워보니 55개였다. 이왕 시작한 것, 완등을 해보자는 목표를 세우고 오르니 성취감이 생기고 단순히 산행을 즐기는 것 외에 또 다른 보람도 느끼게 되면서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100대 명산은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의 산하, 산림청, 블랙야크에서 선정한 것이 일반화된 명산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세개 싸이트가 정한 명산이 조금씩 다르기에 명산 모두를 완등하려면 130개를 올라야 한다.

물론 블랙야크에서 수정을 해서 황정산 1개가 줄어들긴 했지만 요즘은 월간산의 100대 명산이 새로 정해져 눈길을 끌고 있는데 19개가 추가되었다. 물론 200대 명산, 300대 명산으로 늘릴 수는 있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도 없는 것이기에 130개를 마치게 되면 체력을 감안해 섬산행이나 테마산행에 집중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오늘은 특별히 옆지기가 시간을 내어 축하해 주기 위해 동행하기로 한다.

 

산행정보

♣ 위치: 들,날머리- 경기 남양주시 호평동 452-4 , 정상-경기 남양주시 오남읍 팔현리

♣ 산행코스: 공영주차장-공용화장실-꺽정바위-천마산-임도-원점회귀

♣ 거리: 7km(출발: 10:10, 도착: 14:00)

 

천마산 개요

높이는 812m이다. 광주산맥에 속하는 이 산은 경춘가도의 마치고개에서 북쪽으로 3㎞ 지점에 있으며, 산세가 험하고 조잡하다 하여 예로부터 소박맞은 산이라는 별칭이 있다. 고려말 이성계(李成桂)가 이 산이 매우 높아 손이 석자만 길어도 하늘을 만질 수 있겠다 하여 천마산(하늘을 만질 수 있는 산)이라는 이름이 비롯되었다고 한다.

온대중부림에 속하는 지역으로 소나무와 굴참나무, 신갈나무 등의 참나무류와 서어나무, 고로쇠나무, 까치박달 등의 낙엽활엽수가 우점종을 이룬다. 급경사지의 분포도 넓은 편이며 고도에 비해 경사가 급한 편에 속한다. 능선이 산정을 중심으로 방사상 형태를 이루고 있어 어느 지점에서도 정상이 바라보인다. 천마산의 북쪽 능선을 따라 괘라리고개에서 서북쪽에 철마산(鐵馬山, 711m)이 있다.

북쪽 기슭에는 고려 초인 949년에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보광사가 있는데, 임경업장군의 전설이 서려 있는 곳이다. 산록부는 밭이나 목장으로 이용되며, 각종 연수원ㆍ수련장 등이 있고, 산의 남쪽 기슭에 1982년 스키장이 조성되었으며, 서울로부터 32km의 거리로 근교 위락지로 각광받고 있다. 인근 관광지로 모란미술관, 서울종합촬영소, 수동국민관광지, 몽골문화촌, 홍유릉과 축령산 자연휴양림이 있다. 1983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주봉을 중심으로 북동쪽은 경사가 급하고 서쪽은 완만하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산정상에는 눈이 쌓여있고 상고대가 피어있는 줄은 상상도 못한채 가볍게 오르기 위해 작은 가방에 점퍼와 카메라만 넣어 왔는데 늘 메고 다니는 가방에 있는  아이젠을 안 갖고 왔으니 후회가 된다. 어제 벚꽃을 구경하고 봄에 젖은 몸인데 다시 한겨울을 맞게 되었으니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 등산 초입에는 중부지방의 어느 산과 마찬가지로  겨울같지 않았던 겨울 분위기로 촉촉한 느낌의 육산을 오르니 기분은 상쾌하다.

 

 ▼ 어제의 산행에서는 나무의 잎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완연한 봄이었는데 그에 비하면 그냥 겨울이다. 그 옛날 야생화를 담기 위해 천마산 계곡을 몇 차례 다녔던 추억이 있는 곳이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주변을 둘러 보지만 주변을 보면 차라리 관심을 안 두는 편이 낫겠다.

 

 ▼ 그래도 양지쪽에는 알록제비꽃이 예쁘게 폈다. 꽃이 폈다가도 눈을 맞고 영하의 기온에 지쳐서인지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것 같다.

 

 ▼ 생강나무 꽃도 된서리를 맞았다. 소복히 쌓인 눈이 꽃을 시샘하는 것이 맞다.

 

 ▼ 가파른 산을 어느 정도 오르니 공용화장실이 있는 공터가 있고 이곳부터 다시 산을 치고 올라야 한다.

 

 ▼ 낙엽송(=일본잎갈나무)가 빼곡히 자란 숲도 눈길을 끌고 이곳부터 눈꽃이 보이기 시작한다.

 

 

 ▼ 누군가가 그리운 날에는 바람으로 살고 싶다.

 

 ▼ 812m의 고도는 결코 쉬운 산행이 아니다. 이 산도 어지간히 계단도 많고 가파른 산이란 걸 느끼게 된다. 역시 만만한 산은 없다.

 

 ▼ 중턱쯤에 오르자 정상 가까이에 있는 전망대가 눈에 들어오고 하얗게 핀 상고대가 한 겨울 동안 제대로 보지 못한 한이라도 씻어 주듯 경이롭기까지 하다. 

 

 ▼ 이제부터가 문제다. 먼저 올라간 등산객들이 잘 다져 놓은 눈길이 미끄러워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조심 조심, 한걸음 한걸음 내 딛는 발걸음에 산행은 더디기만 하다.

 

 ▼ 천마산에 바위도 있고 로프도 설치해 있다니...

 

 

 ▼ 임꺽정이가 활동했던 무대인가? 꺽정바위란 명칭이 붙었다.

 

 ▼ 전망대를 오르는 마지막 급경사로 된 목재계단이다.

 

 ▼ 전망대에서 보니 나무 가지마다 온통 상고대로 얼어 붙었다. 이곳이 설악산인지, 지리산인지 눈을 의심케 한다. 아마도 100명산 완등을 축하해 주려는 것 같다.

 

 ▼ 전망대에서 바라 본 주변 풍경...

비록 흐린 날씨로 조망은 별로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더냐. 

 

 ▼ 올라오면서 공용화장실이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접어 들면 앞쪽 높은 관음봉과 된봉을 거쳐 진건읍으로 가게 된다. 그 오른쪽으로 오남저수지가 보이며 그곳 계곡이 야생화의 보고(寶庫)로 내가 즐겨 찾았던 골짜기다.

그곳에서는 천마산 정상이 어디쯤인지 몰랐었는데 이곳에 올라와 보니 알겠다. 지금쯤 바람꽃 종류와 괭이눈 종류,  현호색, 처녀치마도 피어 있을것 같은데 이곳은 상고대로 덮혔으니 웬일이다냐.

 

 ▼ 앞쪽 꽈라리봉도 보이고 멀리 철마산도 보인다. 조망만 좋다면 주금산도 보일텐데 아쉽다. 모두 수도권, 경기도 산에서도 조망이 되던 산들인데 저곳으로 종주하는 코스가 있지만 언제 기회가 있을런지는 모르겠다.

 

 ▼ 천마산 정상에서 이어진 꽈라리봉. 이름은 왜 날라리가 아닌 꽈라리가 됐는지 모르겠다.

 

 ▼ 전망대 난간과 의자등이 설치된지 얼마 안된 듯 깔끔하다.

 

 

 ▼ 매서운 겨울바람과 한파로 생긴 상고대이다. 어제 생각하고 얇은 티 하나 걸치고 집을 나섰다가  혹시 몰라 다시 점퍼를 챙겨오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다.

이런 상태라면 멋진 풍경 느낌은 고사하고 마지막 100대 명산 완등이고 뭐고 개떨듯 개고생을 했을 것은 뻔한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아이젠이 없어 하산할 일이 걱정이다.

 

 

 ▼ 정상에 도착하니 운치있는 소나무들이 상고대를 품고 멋지게 자리잡고 있어 몇 컷 담아 본다. 이런 소재들로 인해 무미 건조한 산행을 조금이나마 벗어 날 수 있다.

 

 

 

 

 

 ▼ 쉽게 오를 산인 줄 알았는데 아이젠을 착용 안하는 바람에 어렵게 오른 산이다. 마지막 인증샷을 담으니 감개무량하다.

 

 ▼ 별로 많지 않을 것 같았던 산객들이 이곳 저곳 등로에서 올라오다 보니 비좁은 정상은 인증샷을 담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 정상에서 다시 담아 보는 꽈라리봉과 철마산.

 

 ▼ 바로 앞의 멸도봉과 멀리 꽈라리봉...

멀리 희미하나마 왼쪽 서리산과 오른쪽 축령산이 보일듯 말듯한다. 멸도봉을 거쳐 하산할까 생각했지만 그쪽으로 하산하려던  산객들이 다시 올라오며 아이젠을 차지 않아 위험하여 다른 코스로  가려 한다니 나도 아예 포기하기로 하고 올라왔던 코스로 다시 하산하기로 한다.

 

 

  ※ 서울근교에 있는 산이라 눈이 쌓여 있고 상고대가 피었으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한 산행이다. 덕분에 하산길에 무려 다섯번이나 넘어졌다. 등산화 바닥이 너무 닳아서인 것도 원인이지만 순발력이 떨어진 것만도 사실이다.

옆지기가 안쓰러운지 계속 뒤에서 조심하라고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해댄다. 100대 명산을 모처럼 완등하려니 상고대의 멋진 모습을 보여 주는가 싶더니 지금까지 별로 넘어져 보지 않았던 경험에 일년치는 이곳에서 넘어진 듯 하다.

병주고 약준 천마산이다. 아무튼 그래도 안전하게 산행을 마치고 너무 짧은 산행이어서 위험구간 끝나고 일부러 임도를 따라 조금 길게 산행을 마친다. 지금까지 무탈하게 산행을 하게 해준 하늘에 감사하고 오늘 동행을 하고 축하해 준 옆지기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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