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2일(토)
지난 4월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관광이후 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던 한국과 가장 가까운 대마도 산행 공지가 마침 산악회에서 있어서 신청을 하게 된다. 물론 그냥 관광이 아닌 산행을 병행하여 둘러보는 코스로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드는 대마도에서 두 개의 산을 올라 보는 일정이다.
부산 지역 근방에 거주하는 분들은 당일치기로도 대마도를 갔다 온다고 하니 참으로 편리한 세상인데 국내 여행처럼 부담없이 갔다 올 수 있기에 1무1박3일 일정으로 아내와 함께 떠나기로 한다.
∥일정표∥
·23:30~04:50 부산 달맞이 공원 도착
·04:50~07:20 부산 해파랑길 트레킹(달맞이공원~송정역)
·07:20~08:10 부산 국제여객터미널로 이동
·08:10~08:50 아침 식사 및 자유시간
·08:50~09:30 승선준비 및 승선
·09:30~11:20 대마도 도착
·11:20~12:00 대기 및 식사장소 이동
·12:00~12:40 점심식사
·12:40~14:30 시라다케산 산행들머리(스모) 이동 중 만관교 관광
·14:30~19:00 사라다케산 산행
·19:00~19:30 숙소로 이동
·19:30~ 저녁식사 및 자유시간
∥대마도(對馬島)∥
일본 나가사키현(長崎縣)에 속한 695㎢ 규모의 열도로, 일본과 한국을 가르는 대한해협에 위치해 있다. 우리나라의 부산에서 50km 정도, 일본 규슈(九州) 본토와는 132km 떨어져 있다. 일본에서는 '쓰시마섬'이라고 한다. 대마도는 상도(上島)와 하도(下島), 2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부산에서 대마도를 볼 때 두 마리의 말이 마주보고 있다고 해서 지명이 '대마(對馬)'라고 불리어졌다고 한다.
12세기에서 1868년까지 이 열도는 다이묘(大名) 소씨(宗氏)의 봉토였다. 1274년과 1281년에는 몽골군이 침입해 주민들이 대량 학살당했으며, 1861년에는 러시아가 이 지역의 토지사용권을 확보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대마도는 역사상 한국과 일본 사이의 중계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원래 토지가 협소하고 척박하여 식량을 외부에서 충당해 생활했으므로, 고려 말부터 우리나라와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조공(朝貢)의 형식을 취하여 그 대가로 미곡(米穀)을 받아갔으며, 조정에서도 그들을 회유하기 위하여 대마도를 우대해 주었다. 그러나 이후 대마도를 근거지로 삼은 왜구가 자주 출몰하자 조선 세종 때 이종무가 원정(遠征)을 하기도 했다.
한편, 1488년 당시 명나라 사신이었던 동월(董越)이 영조의 명을 받아 조선 땅을 둘러본 뒤 작성한 견문록 ‘조선부(朝鮮賦)’에 나와 있는 ‘조선팔도총도(朝鮮八道總圖)’라는 지도에 대마도가 조선의 영토로 표기돼 있다.
이승만 대통령은 1949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마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일본에 대마도의 반환을 요구하기도 하였다.[네이버 백과사전]
▽ 오늘 배 출항 시간이 08:00였는데 태풍 13호(윈욍)의 영향으로 09:30으로 연장이 되면서 일정이 바뀌어 애당초 계획이었던 첫날인 오늘은 북(北)섬에 있는 히타카츠항에 입항하여 가까운 곳의 도노자키공원, 미우다해변, 한국전망대, 와타츠미신사, 에보시다케 전망대와 쇼핑을 하는 날이었으나 우천 등을 예상하여 내일로 예정되어 있던 아리아케산(有明山)과 시라다케산(白嶽)을 연계하여 산행하는 것을 수정하여 오늘로 시간관계상 시라다케산만 오르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그러하니 북섬에서 남섬에 있는 시라다케산으로 바로 이동하게 되었고 원래 들머리 예정이었던 가미자카(上見坂)는 산행이 통제되어 날머리인 스모(洲藻)를 들머리로 정상을 올랐다가 원점회귀하는 코스로 변경되었다.
▽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전경 및 이모저모
▽ 발권
▽ 터미널에서 바라 본 부산항
▽ 갯버들이 타고 갈 니나호
▽ 출국 심사를 마치고 선착장으로 이동...
▽ 대마도를 왕복 하는 니나호 모습
▽ 승선
▽히타카츠항
https://maps.app.goo.gl/17qEj6SSRe6GeZR39
▽ 부산항에서 1시간 50분만에 대마도 히타카츠항에 도착
▽ 히타카츠항의 국제터미널에서 입국심사를 마치고 전세 버스 주차장으로 이동
▽ 히타카츠항 버스주차장
▽ 일기예보에는 오전에는 비가 오고 오후에는 구름조금, 맑겠다는 예보였는데 배를 타고 오면서도 파도도 잔잔하고 오지 않던 비가 점심식사를 하러 가는 동안 엄청나게 퍼 붓는 폭우로 우산을 써도 바짓가랑이는 다 젖을 정도로 오늘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심란하기만 하다.
▽ https://maps.app.goo.gl/5HBbebna1KMemTJL8
▽ 암튼, 일본음식은 단촐하다. 반찬은 단무지 세 쪽...이거 먹고 산행을 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맛은 그런대로 있었던 것 같다.
▽시라다케산 산행
https://goo.gl/maps/b91AG4YtUBZebtQv8
▽ 산행 들머리인 스모(洲藻)의 한 마을 어귀에서 하차, 마을을 지나 시멘트로 포장한 도로까지는 2.7km를 걸어야 하니 시간상으로는 약 40분 거리이다.
▽ 주택 담벼락에 으름덩굴 열매가 달려 있어서 이곳도 식물이 우리나라와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 벼는 수확을 이미 끝낸지 오래된 듯, 베어낸 벼끌텅에서 파릇파릇한 싹이 돋아 올라 온다.
▽ 멀꿀 열매도 달려 있고...
▽ 마을 길가에 있는 신사의 도리이가 오래된 듯 이끼가 덕지덕지 붙어 있다.
▽ 감도 붉게 익어가니 이곳은 가을임을 실감케 한다.
▽ 멀리 시라다케산의 서암봉인 오다케(雄岳)와 동암봉인 메다케(雌岳)의 두 암봉이 보인다.
▽ 도둑놈의갈고리도 보이고...
▽ 배드맨턴 셔틀콕이 생각나는 계요등 꽃도 보이고...
▽ 왕호장근 꽃도 보이고...온통 한국 식물과 너무 같으니 우리나라의 어느 산을 오르는 것과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 산 길에 접어들자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빽빽하게 울창한 숲을 이뤘다.
▽ 오전까지만 해도 비가 와서인지 촉촉히 젖은 산길로 칙칙한 풍경이지만 원시림과 같은 때묻지 않은 풍경에 매료가 된다.
▽ 등산로는 표지판이 되어 있어서 길을 헤맬 일은 없을 것 같다.
▽ 이곳에서 물길을 건너 오른쪽으로 접어 들어야 하나 폭우로 인하여 물이 많이 차 올라 등산화를 벗지 않고는 건널 수 없어 다시 뒤돌아서 보를 이룬 곳에서 건넌다.
▽ 나는 이곳에서 폴짝폭짝 건너고...
▽ 들머리로부터 3.4km 거리에 있는 폭포에 다다랐다. 평상시는 수량이 적어 폭포로서의 기능은 없어 보이는데 이번 비로 인하여 볼만 하다.
▽ 폭포 한켠에는 부처상, 마리아상 등 신상이 함께 있는 작은 성소가 낙엽이 쌓여있는 상태로 봐서 다녀 간 이가 오래된 듯 하다.
▽ 계곡으로 이어진 숲길은 사시사철 산행하기 좋은 풍경이다.
▽ 편백나무, 삼나무 숲길을 지나 본격적인 오르막길로 접어들자 폭우로 쓸려내려간 등로는 된비알 코스로 걷기에 불편하다.
▽ 길이 안 보일 때에는 이러한 노란 시그널을 잘 살펴보고 방향을 유지하지 않으면 자칫 길을 헤맬 수가 있다.
▽ 아마도 이곳을 굴바위라고 부르는가 보다. 바위는 좀처럼 보이질 않는데 이곳에 이러한 바위가 나타나 눈길이 간다.
▽ 스모에서 5.2km 거리에 드디어 도리이가 나타나고 이곳부터 신성시하는 산행이 시작되는 시라다케신사(白嶽神社)이다. 신사는 일본의 민속신앙인 신토(神道)의 신을 모시는 종교시설로 2010년대 기준으로 어느 정도 규모 있는 일본 내 신사는 약 8만 8천 곳에 이르지만 조금 범위를 넓히면 12만 군데에 달한다는 조사가 있다. 동시기에 일본 전역의 편의점 수가 약 5만여 곳이라고 하니 신사가 편의점보다 훨씬 많다는데 알려지지 않은 작은 신사들까지 포함하면 20만-30만 군데라고 추정한다.
앞으로 남은 약 500m 정상까지의 거리가 힘든 코스로 들머리가 가미자카(上見坂)고 스모(洲藻)가 날머리라면 이곳에 배낭을 내려 놓고 올라갔다 오는 방법이 좋을 것 같다.
▽ 산을 오르면서 마치 우리나라 무속인들이 기도처와 같이 이렇게 뭔가를 숭배하는 작은 성소(聖所)가 여러 곳 있다.
▽ 배낭은 버스에 놓고 간편하게 산을 오르지만 무더위와 습한 날씨 탓에 빈 몸으로도 오르기가 녹녹지 않은 코스이다. 식수를 충분히 가져오지 않아 애를 먹었는데 다행히 윗 사진에 빨간색의 건물모양의 신을 모신 수청궁 바로 옆에서 흘러 내리는 물을 받아 식수로 간신히 갈증을 해소했다.
▽ 돌무더기가 쌓인 이곳까지 올라오면 이제 서암봉과 동암봉이 갈라지는 고개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올라오니 이곳에서도 안전한 등산을 염원하는 돌을 올려 놓아 무더기를 이뤘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보게 된다.
▽ 우리나라 설악산 구간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산이지만 안전시설은 없고 로프만 매어져 있는 셈이다.
▽ 나무 뿌리에 매여진 로프...
▽ 바위에 핀 비비추가 앙증맞게 피어있고...
▽ 요즘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꽃며느리밥풀이 이곳에서도 볼 수 있다니 신기하기만 하다.
▽ 드디어 왼쪽 서암봉과 오른쪽 동암봉이 갈라지는 고개에 다다랐다. 오른쪽 동암봉은 릿지 전문가나 암벽 전문가가 아니면 일반인들은 오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오를 수 있다고 해도 시간관계상 양쪽을 오르기는 불가능 하다.
▽ 고개를 넘자마자 왼쪽으로 서암봉을 오르는데 된비알 코스이다.
▽ 과거에는 로프가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맨손으로 올라야 하는 가장 난 코스로 왼쪽으로 걸어서 내려 오는 분의 코스는 완만하지만 홀드가 없어 오르기가 쉽지 않으려니와 협소하여 반대편은 자칫 황천길로 바람이 센 날은 위험하고, 아내가 오르는 코스는 가파르지만 바위 사이로 오르는 코스로 홀드가 있어 오르기가 오히려 오르내리기가 덜 위험하다.
우천이나 습기가 있는 날에는 미끄러워 조심해야 할 코스지만 오늘은 웬일인지 바위가 뽀송한게 다행이 아닐 수가 없다.
▽ 정상을 오르면서 아래를 보니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없었던 안개가 피어 올라 조망이 제로여서 실망스럽다.
▽ 마침 정상에 오르니 살짝 걷혀 멀리 아소만의 일부 리아스식 해변이 보이고 오른쪽은 망망대해 태평양이다.
▽ 그 오른쪽의 풍경을 보니 대마도는 농경지가 총면적의 4%에 불과하고 계단식 밭이 많으며 최근까지 화전 경작을 했다는 것이 이해가 갈 만큼 보이는 것은 거의 산 뿐이다.
▽ 시라다케(白嶽)산은 규슈 100대 명산 중 하나로 대마도 남섬(하도) 중앙에 우뚝 솟았고, 정상에 두 암봉이 서로 마주 보고 동서로 자리하고 있다. 바로 이곳 세이간보(西岩峰)인 오다케(雄岳)에서 바라 본 토간보(東岩峰)인 메다케(雌岳)로서 백옥같이 희다고 하여 불리워진 이름이다.
정상은 이곳 세이간보인 오다케로 519m이다. 시라다케는 대륙계 식물과 일본계 식물이 섞인 독자적인 식생을 보녀 주는 곳이다. 사계절 다양한 식물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천연기념물 및 국립공원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렸으나 더 이상 걷힐 기미가 없어 바로 하산하기로 한다.
▽ 동암봉 쪽으로 자리한 작은 성소가 관리가 안되어 안에 있는 물건들이 폐물로 방치되어 있어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 아래에서 동암봉을 올려다 본 풍경으로 가운데 골이 파이고 아래에는 여성생식기를 닮은 음굴이 있는 신사가 자리하고 있으나 사전에 미처 알지 못해 그냥 하산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 하산할 때도 올라 올 때와 마찬가지로 하늘을 덮고 있는 울창한 숲을 따라 마음껏 힐링하며 내려오는 하산길...
▽ 마을로 하산했을 때는 이미 날이 어두어 컴컴하다. 19:00에 하산을 종료하여 예정된 저녁식사 시간인 06:30분을 훌쩍 넘기게 됐다.
▽ 19:30에 숙식 장소인 이즈하라 호텔에 도착, 저녁식사로 해산물과 BBQ로 모처럼 배를 채웠다. 호텔은 말이 호텔이지 우리나라 여관 수준도 안된다. 방바닥에서 자는 것도 그렇지만 샤워장은 왜 그리 좁은지, 세면대는 두 손바닥을 펼치면 가릴 정도로 작고, 불편하기 짝이 없어 그냥 하숙집에서 하루를 지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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