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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섬/인천

[옹진] 백아도

2023년 5월 20일~21일(일)

드디어 블랙야크에서 선정한 100섬&산행을 100번째로 마칠 날이 돌아왔다. 100섬을 탐방 및 산행하기까지는 어느 날 결심을 하고 시작한 일은 아니다. 100섬이 선정되기 전에 갔었던 섬들은 이미 20여개 있었고 100섬 선정 전에 50섬이 선정되어 관심을 갖고 가게 되었는데  결국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물론, 블야에서 인증서를 받거나 상품을 받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기에 반드시 지정된 인증장소에서 인증은 할 필요도 없었고 다만, 어느 누가 알아주지는 않아도 완주를 함으로써 내 스스로의 만족감을 얻기 위함이었다.

인증을 목적으로 마을표지석 등 잠시 사진만 찍고 그냥 돌아오거나 봉우리만 살짝 올라갔다 하산한다거나 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 생각하고 블로그에 글을 남기면 그 보다 더 정확한 근거는 없기에 될 수 있는대로 주어진 시간안에 섬 구석구석을 보고자 한 것도 보람있는 일이라 여겨진다.

오늘은 아들, 며느리가 이러한 소식을 알고 플랭카드를 만들어  축하 응원을 해주고 아내가 함께 따라 나서 주었다. 한 달 훨씬 전인 4월 8일 10시에 인터넷 표예매 오픈이 되자마자 초를 다투어 손이 빠른 며느리가 덕적도에서 굴업도가는 방향의 대부해운의 나래호 표를 예매하려 했지만 161석의 예매경쟁율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다음 주 3일 연휴에 가려던 것이 바로 매진되어 바로 전 주인 오늘 날짜로 변경하여 몇 좌석 안남은 자리를 겨우 예매하게 되어 성사되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는 고질적인 원인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루에 한번 운항하는 노선에다가 문갑도, 백아도, 굴업도가 100섬에 포함되다보니 연휴때는 산악회에서 장악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고 표를 일단 확보해 놓고 뒤에 표를 얻지 못한 단체의 정보를 얻어 값을 올려 되파는 행태를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인터넷 예매 후 이틀 전까지 환불 받으면 되니 이러한 헛점을 노려 악용하는 사례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되는 것도 작년 문갑도 산행과 이번 산행을 통해 다시 한번 느끼게 된 일이기도 하다.

일정표

1일차

·08:30 고려고속훼리 선사 코리아익스프레스호 인천(연안부두) 출발

·10:25 덕적도 도착

·11:20  대부해운 선사 나래호 덕적도에서 백아도 출발

·12:53 백아도 도착 및 산행시작

·16:55 산행종료 및 민박집 도착

2일차

·09:18 산행시작(예정: 08:30)

·11:40 산행마치고 민박집에서 점심식사 및 대기

·14:00 나래호 백아도에서 덕적도 출발 (예정: 12:50)

·15:30 덕적도 도착(예정: 14:30)

·15:30 코리아익스프레스호 덕적도에서 인천(연안부두)출발

·17:20 인천 도착

산행 정보

♣ 소재지: 인천 옹진군 덕적면 백아리

♣ 코스:  1일차: 백아도선착장-봉화대-흔들바위-조망대-송신탑-당산-발전소마을선착장-큰마을민박집

                 2일차: 큰마을민박집-암릉-남봉-큰마을민박집

♣ 총거리:  8 km , 1일차- 5.5km(출발: 12:55, 도착: 16:55), 2일차- 2.5 km(출발: 09:18, 도착: 11:40 )

▽ 1일차는 예정되로 진행되었으나 2일차 아침에는 안개가 잔뜩끼어 도로를 따라 조망없이 트레킹을 하는 것은 무의미하여 민박집에서 산행 후 차를 타고 백아도선착장으로 가게 됐다. 

100섬 중에 인천에 있는 섬이 16개이다. 대부도에 있는 방아머리선착장이나 이곳 연안부두를 이용하여 가게 되는데 인천시민이라 50% 할인을 받고 있으니 가까운 곳의 섬은 혜택이 별로지만 대청도, 연평도, 백령도의 먼 곳은 꽤 많은 혜택을 받은 셈이다.

이 차도선은 덕적도까지만 가는 아침 두 번째 배로  정말 많은 인원이 승선한다.

연안부두 전경

오른쪽으로 제주도를 가는 유람선인 비욘드 트러스트호가 정박해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이후 7년만인 2021년 12월 10일 운항을 재개했다. 연안부두에서 월, 수, 금 19:00시에 출발하여 제주에  익일 09:30 도착하고, 제주에서 화, 목 20:30에 출발하여 인천에 익일 10:00에 도착하며 토요일은 19:30에 출발, 인천에 익일09:00에 도착한다. 요금은 객실등급, 타입에 따라 다르다. 사고 나기 바로 전해인 가을에 세월호를 타보고 지금까지 이용해 본 적이 없다.

  인천대교를 지나고...

덕적도에 10:25에 도착, 백아도 가는 배를 갈아타기 위해서는 한시간 가량 대합실 부근에서 대기한다.

덕적소야교 전경

덕적도와 자도인 소야도를 연결하는 덕적소야교는 지난 2014년 11월에 착공하여 2018년 5월 25일 개통되기까지 약 3년 6개월간 진행되었다. 총 31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었는데 해상교량 650m, 접속도로 487m 등총연장 1,137m, 왕복 2차선(8.5m)으로 건설되었으며, 옹진군에서는 2001년 건설된 영흥대교를 시작으로 4번째로 건설된 해상교량이다. 2017년 6월에 갯버들이 배편을 이용하여 소야도 트레킹을 한 후 교량이 건설되고 나서 한번도 가 보질 못했다.

11:20 나래호를 타고 백아도로 출발...

미끄러지듯 쏜살같이 덕적소야교를 지나고...

어느새 덕적도의 비조봉과 오른쪽 서포리해수욕장이 멀어져 간다.

작년 8월 18일 당일치기로 이 배를 타고 갔다가 돌아오는 2시간 동안 잠시 올라 아쉬움을  남긴 문갑도의 깃대봉과 마을이다.

과거 실미도와 같이 북파공작원들의 훈련장소였다고도 하는 문갑도가 볼 때마다 난공불락의 요새와 같이 다가온다. 이 섬은 사유지로 들어갈 수가 없다. 관리인이 소유하고 있는 고무보트가 있긴 하지만 들어 간다해도 산행코스가 쉬어 보이지는 않는다.

평화롭게 나는 괭이갈매기 같지만 관광객이 던져주는 먹이를 차지하기 위한 매서운 눈초리에서 삶의 경쟁을 엿볼 수어 우리네 인생과 다를 바가 없음은 배 안은 사람들로 꽉 차서 앉을 공간은 없고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밖에 앉아 갈매기를 보며 느끼는 생각이다.

다음 정착지인 <지도>에서 주민을 내려주고...

▽ 지도 바로 옆에 있는 토끼섬이 그림같이 다가온다. 

당겨 본 토끼섬...아마도 토끼와 같이 생겼다해서 붙여진 이름일  것이란 생각이다.

마치 애들이 그냥 그려 놓은 그림같은 부도(鳧島)로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이다. 부도에는 멸종위기동물인 매, 보호야생동물인 벌매·물수리·잿빛개루리매·조롱이가 서식하고, 혼합활엽수림 및 자연초지가 우수하여 독도 등 도서지역의 생태보전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 특정도서로 지정되었다. 부(鳧)자는 오리를 뜻하므로 오리가 많아 붙여진 이름인지, 섬의 형태가 오리와 같아서 불리워진 이름인지는 모르겠다.

토끼섬 뒤로 선갑도 배경이 한폭이 풍경화나 다름없다.

다음 정착지인 울도에 잠시 머물고...

살짝 구름층에 걸린 선갑도를 보니 천상의 무릉도원 같이 보이기도 하고...

토끼섬과 선갑도를 배경으로 한 풍경을 다시 한번 담아봤다.

부도의 세 개의 봉우리 중 가운데 있는 봉우리의 풍경

주변 섬 풍경을 감상하고 있는 동안에 어느새 백아도선착장에 도착, 하선하는 사람은 아내와 나, 둘 뿐이다. 나머지 승선해 있는 분들은 모두 굴업도를 가는 모양이다.

민박집에서 우리를 태우러 차를 대기시켜 놓고 있어 불필요한 짐은 차로 실려 보내고 곧바로 산행에 나선다.

선착장에서 직선거리 430m 북쪽에 있는 기차바위를 담아보고...

남쪽 방향으로 등대 왼쪽 멀리 울도가 보이는데 저곳도 구름층에 살짝 가린 모습이 오늘따라 좋은 날씨에 무슨 일인가 하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됐다.

택배보관소와 여객선대합실이 있는 건물 끝자락 오른쪽 계단이 산행 들머리가 된다.

첫 들머리가 계단으로부터 이렇게 예초도 된 상태로, 풀을 헤치며 다녀야 하는 상황까지 예상했었는데 지자체에서 잘 정비해 놓은 것 같아 기분 좋은 산행은 시작된다.

▽ 산제비란을 이곳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산행내내 수개의 개체와 마주쳤다. 아직 개화가 안된 상태지만 멋진 야생화란이다.

봉화대를 오르면서 주변 조망은 안되고 이와 같은 야생화들을 보면서 쉬엄쉬엄 오른다. 특히 지치는 과거 식물공부를 하면서 알고 있던 이름이지만 이곳 등로에서 이렇게 처음으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이외에 당개지치, 반디지치, 개지치, 모래지치 등은 진작에 보고 지내왔으면서도 그냥 지치는 지금까지 왜 눈에 띄지 않은 것인지 이번에 보게 되어 정말 반갑지 않을 수가 없다.

  봉화대에 도착, 벤취가 두개 놓여져 있다. 봉화대자리라는 것을 짐작케 할 돌무더기가 보이고 벤취 왼쪽에 삼각점이 놓여있다.

  이러한 바위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내리막길로 접어 드는데 안부에 다다르기 전에 흔들바위가 생각나고 흔들바위를 그냥 지나쳤다는 생각에 그곳에서 남봉쪽을 조망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계속 남게 된다.

이러한 조릿대 군락지도 지나고, 때로는 참나리 군락지도 지나는데 바닷가 쪽을 보니 안개가 뿌옇게 끼었다. 오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좋던 날씨가 최악의 조건인 안개가 끼다니 믿을 수가 없다. 선갑도에 구름층이 드리워지고 선착장에 도착해서도 울도에 넘실대는 구름층을 보게 된 것이 바로 안개가 몰려 오는 날씨의 전조였음을 것을 알게 됐다.

약방에 감초처럼 섬산행을 하면서 많이 만나게 되는 소사나무는 이곳이라고 없을리 없다.

정상 등로에서 약간 빗나간 곳으로 가보면 첫번째 조망처가 나오고 이곳에서 바라 본 조망대 방향의 풍경이 멋지다. 역시 안개가 살짝 걷힐 때 담아 본 풍경이다.

당겨 본 조망대 부근의 풍경으로 저쪽으로 가서 이쪽 방향을 담아 보기로 한다.

조망대 부근에서 담아 본 절경

당겨 본 기암들...

조망대에서 바라 본 농바위...

농바위를 포함, 왼쪽 송신탑이 있는 정상과 해변으로 이어진 절경이 안개에 가려 반쪽자리 풍경이 되어 버렸다. 근거리의 풍경은 문제가 없으나 먼거리는 조망 제로다.

▽ 남근석이라고 불리는 기암이 우뚝 서 있다. 남근석이라고 보기엔 좀 그렇다.

  뒤돌아 본 왼쪽 농바위와 해안 절경으로 조망대는 안개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등로를 걸으며 담은 식물들...

송신탑이 있는 정상에 도착했다. 바람도 세다보니 풍력발전기 돌아가는 소리가 위협적이다.

과거 주둔해 있던 해군기지 막사로 보인다.

▽ 당산방향으로 이동을 하다보니 작은 폐건축물이 보이는데 무슨 용도의 건물이었는지 창이 나 있질 않은 것으로 봐서 군사용으로 쓰였던 건물로 추측이 된다.

당산은 표시가 되어 있질 않다. 지나면서 돌이 몇 개 쌓여 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누군가 당산 표시를 해둔 것 같다.

의자 두 개가 놓여 있는 곳에 이르러 잠시 쉬면서 간식을 먹는다. 

내일은 저 산을 넘어 암릉으로 이어진 남봉 정상을 올라야 하는데 오늘같이 안개가 낀 날만 아니기를 바래본다.

마을에서 식수로 사용하는 물탱크를 지나...

아스팔트길을 만나면서 사실상의 산행은 마친 셈이고  내일은 큰마을을 넘어가는 고개인 이 지점의 왼쪽이 들머리로 산행을 시작하게 된다.

고개를 넘으면서 큰말이 보인다. 왼쪽 빨간 지붕이 이 마을에서는 한 곳 밖에 없는 오늘 하루 묵을 민박집이다.

백아리(白牙里)

섬의 모양이 먹이를 노리며 입을 벌리고 있는 흰상어의 이빨 부분과 흡사하다 하여 백아도라 불리우고 있다고 한다. 능선이 마치 공룡의 등처럼 굴곡이 심하면 공룡능선이라 부르는 것 처럼 이곳 백아도의 남봉 능선도 마찬가지로 흰 암릉이 굴곡이 심해 마치 상어 이빨처럼 보여 백아라는 이름이 붙여진 모양이다. 큰말은 큰마을의 줄임말로 불리워진 것 같고 과거에는 이곳 내연발전소가 있는 이 마을로 배가 다녔고 보건소마을보다는 커서 큰마을로 불리웠던 것으로 추정이 된다.

이 주택 뒤로 민박집이 있어 오른쪽 길로 접어 들면 된다. 일단, 민박집부터 들렀다가 선착장으로 나가 보기로 한다.

  큰마을 민박집 입구

잘 꾸며진 민박집으로 작은 방은 6만원, 큰 방은 7만원이다. 작은 방을 보니 냉장고, TV, 주방시설에 가스렌지도 있고 화장실겸 샤워시설이 갖춰져 있어서 이곳에서 팬션과 같이 밥을 해 먹을 수도 있고 민박집에 사전 예약으로 매식을 할 수도 있는데 1인  한끼당 1만원이다.

바닷가 선착장으로 가면서 오른쪽에 있는 내연발전소

▽ 공중화장실은 지자체에서 2022년에 건축했다는데 시설이 깨끗해서 좋다. 백배킹하기도 안성 맞춤인 곳이다.

발전소 선착장에서 바라 본 마을 방향

선착장에는 밀물이어서 썰물 때 주변을 돌아 보는 풍경은 접어야했다.

▽ 내일 가볼 남봉 능선은 전혀 조망이 되질 않는다.

다시 민박집으로 와서 저녁식사와 함께 휴식에 들어간다.

안개가 거쳤는가 새벽부터 살펴보니 쉽게 걷힐 것 같지는 않고 해가 올라오면 걷히지 않을까 기대해 봤지만 걷힐 줄을 모른다.  문제는 아침식사를 마치고 연안부두의 배가 모두 대기상태라는 소식에 조망도 안되는 산에 오르기도 뭣하고 배가 운항되지 않아 1박을 더 하게 되면 차라리 오후에 날이 개었을 때 산행을 하자는 생각도 해 보지만 뒤 늦게 배가 뜬다면 산도 오르지 못하고 귀가하는 꼴이 될 것도 같고 머리속이 복잡하다.

결국, 일단 산을 올라 보자하여 원래 계획대로라면 8시쯤 출발하여  정상을 오른 다음 바로 선착장으로 가려던 계획을 9시가 넘어 산행길에 오르고, 어차피 도로를 따라 트레킹하는 것은 조망이 없어 무의미하다 생각하여 민박집으로 원점회귀하여 민박집 차를 타고 선착장으로 가자는 생각으로 선착장까지 가는 도로의 트레킹은 생략하기로 한다. 백아도선착장 방향으로 고개에서 오른쪽으로 들머리가 있다.

조금 오르니 오른쪽 바위로 오르는 길이 있고 왼쪽은 우회로로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른쪽 길을 택한다.

안전로프가 잘 설치되어 있어서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

마을 해변을 보니 조망이 안된다. 그냥 이런 상태로 산행할 수밖에 없다.

진행방향의 암릉...

그나마 비는 안오고 바람도 그렇게 심한 편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이어지는 암릉의 긴 능선이 그런대로 윤곽만이라도 볼 수 있어 감사한 일이다.

 혹시나 해가 중천으로 올라오면 안개가 순식간에 걷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산행 속도도 줄여보기도 하지만 배 시간이 있기 때문에 그럴수도 없는 처지다.

진행방향의 암릉을 보니 설악산 대청봉쯤이나 높아 보인다.

  해식으로 인해 이러한 풍경도 만나게 되고...

  윗 사진의 갈라진 해식을 옆에서 본 풍경...

  의자가 한개 놓여있다. 나무 그늘이 없어 햇볕이 내리 쬐는 더위에는 쉬어가기가 그렇겠지만 그렇지 않은 계절에는 쉬어가기 좋은 장소이다.

  이곳부터는 안전로프 등 안전시설이 없어 초보들은 조심스럽게 올라야 한다. 그러나 그리 난코스는 아닌 것 같다.

  이곳에서도 서너 발자국 릿지를 하며 올라야 하고...

  지나온 능선을  돌아 본 풍경...

  이곳에서 저 끝쪽에 살짝 보이는 해식동굴을 볼 수가 있을터인데  지금은 이미 큰 기대를 하지 않은 상태이기에 그런가 보다 싶다.날씨만 좋았다면 이쯤에서 동남쪽으로 각흘도, 부도 , 울도, 지도, 선갑도, 문갑도, 덕적도까지 조망해 볼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다.

  정상에 올랐다. 벤치가 두 개 놓여있고 바람도 없어 아늑하기 까지 하다. 정상석 하나쯤은 있을 법도 한데 언제 세워 놨는지 고정되지 않은 이정목이 돌틈 사이에 끼워져 있다. 

 아들, 며느리가 만들어 축하 플랭카드를 만들어 주어 인증을 하면서 드디어 100섬 탐방 및 산행 완등에 실감이 난다. 애들에게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한다.

  사실 지금까지 섬을 다닌 것은 총 110개 정도이지만 선정된 100개 이기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고 시간과 여건이 맞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목적은 건강유지,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 감상, 섬에 대한 역사/문화/전통 등 지식습득이었다. 그러기에 갔다와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익혔다하겠다.

이곳까지 따라와서 축하해 주겠노라고 함께한 아내에게도 감사하다. 지금까지 약 10여년간 100대 명산을 비롯, 100섬 완등을  마칠 때까지 새벽에 일어나 밥상을 차려주고 격려해 준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은 평생가도 간직될 것 같다.

  배시간이 덕적도에서 11:20분에 떠야 백아도에서 12:50에 출항하게 되는데 덕적도에서 12:30이 넘어야 출항여부가 결정된다고 하니 느긋이 민박집으로 하산한다.

  하산길에 이러한 이대나무 숲도 지나게 되고 민박집에 도착한 시간은 11:40으로 점심을 먹고 나서 배시간이 결정되기를 덕적도에서 1시간 10분이 지연된 12:30에 출발한다고 하니 백아도에 도착시간은 14:00이므로 13:30에 차를 타고 선착장으로 향한다.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는 동안 선착장 부근의 기암을 담아보고...

오는 날 담았던 기차바위를 다시 한번 담아 본다.

배가 14:00에 다행히 출항하긴 했는데 덕적도에서 연안부두로 가는 배를 15:30분으로 예매를  해 놨으니 취소를 하고 다시 그 뒤로 가는 16:40 배를 예매해야 하는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 일단, 굴업도에서 덕적도로 가는 관광객 중에는 나와 같은 사람이 많을 것이란 판단하에 다행히 그 시간에 맞춰 도착한다면 선사끼리 연락을 해서 조금은 기다려주지 않겠냐는 기대를 하고 15:30 예매표를 취소하지 않기로 한다.

배가 전 속력으로 달렸는지, 아니면 물때 흐름이 맞았는지 아무튼 10여분 빨리 도착한 것 같다. 나래호가 정확히 1시간 30분만인 15:30분에 도착하고 덕적도에서 마침 15:30 출항대기 중인 코리아익스프레스호가 기다려 주어 갈아타니 그제서야 안심이 된다.

100섬 탐방 및 산행 완등을 마치는 날까지도 쉽지 않은 여정임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하늘에 감사하고, 식구들에게 감사하고, 이러한 사실을 알고 축하의 멧세지를 주는 몇 몇 산우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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