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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섬/인천

[옹진] 문갑도

2024년 6월 22일(토)

2022년 8월 28일 블야에서 선정한 100 섬 & 산에 문갑도가 85번 째로 깃대봉을 올랐었고, 인천에 포함된 16개 섬에서 옹진군에만 13개인데 미탐지역인 백아도를 제외하고 15번째로 방문했던 섬이 문갑도이다. 

1박 2일 일정으로 가야만 하는 섬이 몇 군데 있었는데 거의 남쪽 멀리 있는 섬들이었다. 문갑도는 배편이 안 좋아서 표를 예매하는 것도 어렵지만 막상 도착해서는 배가 굴업도에서 회항하여 문갑도로 오는 배를 다시 타야하기 때문에 돌아오는 시간인  2시간 30분의 주어진 시간 안에 깃대봉을 올라야만 해서 제대로 섬을 돌아 볼 시간이 없어 아쉬움이 많았던 곳이다.

그동안 섬 산행 중에 제일로 짧은 코스로 깃대봉을 올라 인증이나 하고 내려온 꼴이었으니 내가 제일로 원치 않았던 섬탐방 방식이었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어서 다음에 기회가 되면 1박을 하며 돌아보겠다고 한 것이 이번에 모 산악회의 공지로 인해 성사되어 숙원을 조금은 풀게 되었다. 

∥트레킹 개요∥

♣ 소재지: 인천광역시 옹진군 덕적면 문갑리(문갑도)

♣ 코스: 민박집-어루재-호망재-당공바위-전망데크-벌집바위-사자바위-처녀바위전망대-깃대봉-왕재봉-진고개-벼락바위-한월리해변-문갑약수터-문갑해변-민박집

♣ 거리: 7.3km(출발:13:45, 도착:18:10)

▽ 인천에 속한 섬 중 블야선정 100 섬 & 산에 포함된  16개 중 옹진군에 속한 13개는 영흥도, 승봉도, 대이작도, 자월도, 덕적도, 문갑도, 백아도, 굴업도, 대청도, 백령도, 대연평도, 장봉도, 신도이고 나머지는 강화군에 속한 교동도, 석모도와 중구의 무의도이다.

문갑도는 깃대봉에 올라 360도 주변 조망이 가능하여 날씨만 좋으면 주변의 모든 섬들을 살펴볼 수가 있으며 특히 문갑8경이라 불리는 당공바위, 사자바위,  처녀바위전망대, 진모래해변, 병풍바위자연조각공원, 벼락바위, 한월리해변, 할미염전망대가 있고 그 외에

벌집바위, 할배바위, 누적바위 등 해변에 각종 기암괴석들의 볼거리가 그 어느 섬보다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문갑도 선착장에서 민박집까지는 670m거리로 배웅나온 트럭을 이용할 수도 있고 걸어서 10분 거리이다. 비 예보가 있었지만 1mm강우량이라는 기상청 예보에 별 것 아니겠구나 했는데 쏟아지는 폭우에 결국 2시간 가량을 민박집에서 지체하다가 다소 누그러진 틈을 타서 트레킹을 시작한다.

비 예보가 있는 가운데서도 엄청난 인파가 섬을 찾는다. 특히 덕적도, 굴업도에서 백패킹을 즐기려는 사람이 많은 것도 한 몫한다. 덕적도까지 고려훼리 소속의 고속훼리도 있지만 이렇게 차를 싣고 다니는 대부해운의 차도선도 많이 이용한다. 

▽  섬 여행에 인천시민은 승선료도 50%나 할인 혜택을 받고 있으니  먼거리 섬일수록 많은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 실내에만 있어야 하는 고속훼리 보다는 차도선을 이용하면 이런 갈매기들과의 교감도 있어 지루하지 않은 여행이 될 수 있다.

08:30분에 출발한 배는 인천대교를 지나고...

2시간만인 10:25에 덕적도에 도착, 문갑도행 여객선은 이곳에서 다시 나래호라는차도선을 다시 갈아타야 하는데 사실, 표예매하기가 어렵고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사전에 문갑도의 낚시배를 예약을 해 놓아 바로 옮겨 타기로 한다. 

분명히 날씨는 사흘 전만해도 흐림으로 되어 있었는데 이틀 전에는 1mm강우량으로 비 예보로 바뀌더니 막상 오늘은 오는 도중 배에서 굵은 빗방울이 쉴새 없이 쏟아져 우산은 챙겨 왔지만 우의는 생각도 못하여 1회용 우의를 덕적도에 내리자마자 구매하여 착용 후 낚시배에 승선한다. 기상청의 일기예보를 믿었다가 골탕 먹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지만 실내공간도  없는 낚시배를 타야하는 상황에서 오늘만큼 난감한 적도 없었다. 

덕적도에서 35분만에 도착한 문갑도 선착장...

비는 그칠새 없이 계속 내리고...

많은 기대를 안고 도착한 문갑도...

2년 전에 왔을 때 깃대봉만 헐레벌떡 올랐다가 내려온 문갑도여서 이번에는 그 진면모를 보겠노라고 왔는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니 실망스럽긴 해도 아는 산우님들과 1박을 하며 지낸다는 생각에 모두 즐거운 마음이다.

배웅나와 세워둔 트럭에  배낭을 싣고 일부 인원은 트럭으로 마을로 이동, 나머지는 그냥 걷기로 한다. 2년 전과는 달리 도로 정비를 하느라 주변이 어수선한 감이 있지만 포장도로를 산뜻하게 되면 더 좋은 모습으로 선보이게 될 것 같다. 

문갑도라는 이름은 "글월 문(文), 단단할 갑(甲)" 자로서, '섬의 모양이 문갑(文匣)처럼 보인다' 고 하여 문갑도(文匣島)로 부르는데 조선시대에는 '투구를 쓴 장수처럼 보인다'고 하여 독갑도(禿甲島)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선착장에서 문갑도 안내판이 있는 곳의 데크계단을 이용, 산행이 시작되기도 하지만 이곳 유수지가 있는 왼쪽 데크를 이용, 트레킹을 시작하기도 하는데 여하튼  나중에 어루재라는 곳에서 길이 합류된다. 

마을앞의 문갑도해변으로,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전 주민이 나와 바지락을 한창 캐고 있는 중이다.

민박집이 있는 해변도로

민박집에 여장을 풀고 쏟아지는 비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트레킹을 시작하기로 하는데 점심은 각자가 준비해 온 간식등 먹거리로 해결하고 나니 언제까지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릴 수도 없는 상황에서 1명은 비와 상관없이 일찌기 트레킹에 나섰고 나머지 인원들은 2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2시가 되어서야 우산을 받쳐들고 트레킹을 시작한다. 

비는 오고 안개는 잔뜩끼고...

2년전에 이곳 등로가 확실치 않아 알바를 했던 기억이 있었기에 비를 잔뜩 머금은 수풀을 헤치고 맨 앞에서 이동하다보니 등산화와 하의는 벌써 다 젖었다. 과거에 모노레일을 이용한 밭농사 흔적이 있었던 자리여서 이 모노레일만 따라 가면 방향유지가 된다. 

중간 중간에 길 안내 표지목 밑에 안내지도를 부착을 해 놓아서 현재 위치를 알게 되니 많은 도움이 된다.

전에 왔을 때 못 봤던 당너머해변으로 내려서서 당공바위를 찾아 보는데...

내려선 해변에 구멍이 난 바위가 바로 눈에  띄는데 이것이 당공바위이다. 

당공바위 안에서 밖으로 보며 담은 모습

마을 당산 넘어 해변에 있는 바위로 모양이 둥글(圓)고 속이 비어(空)있어 붙여진 이름이며, 비어있는 공간에 사람이 들어가 얼굴을 보이도록 하여 사진을 찍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고 안내문은 기재되어 있다. 

바위 안에 들어가는 일이 그리 녹록지만은 않지만 갯버들이 들어갈 정도면 못 들어갈 사람은 없으리라 본다. 

다음 장소인 벌집바위와 사자바위를 보려면 당공바위에서 다시 능선으로 올라와야 하고 깃대봉 방향으로 60여 미터 이동하다보면 마을에서 바로 올라오는 도로와 만나게 되는데 시멘트 포장도로를 얼마전 공사한 모양이다. 이곳까지 차가 올라와 주차해도 될 공간이다. 

이 흙더미로 인해 전에 있던 길이 없어져 왼쪽으로 우회해서 내려가니 이전에 있는 길을 만나게 되고 해변으로 가는 길이 잘 나있다. 

이곳에서 문턱뿌리낚시터로 향하는데...

조금 내려가다 보니 데크전망대가 나온다. 오늘은 조망 제로이다. 

요즘 한창인 노루발풀이 탐스럽게 만개하여 눈을 즐겁게 한다.

이곳에서 사자바위와 벌집바위 쪽으로 내려가게 되는데 20m거리가 아니라 200m는 더 내려가야 한다. 이번 문갑도 트레킹에서 또 유일하게 걷지 못하는 코스가 누적바위전망대를 경유, 진모래해변으로 이동하는 2코스다. 이곳으로 가게 되면 시간관계상 정상을 못 오르게 되니 생략할 수밖에 없다. 

해변으로 내려서자마자 심상치 않은 바위가 눈에 띄는데  더 아래에 내려서니...

누가 설명을 안해도 벌집같이 구멍이 숭숭 뚫린 바위가 벌집바위임을 직감하게 된다. 

벌집모양 (타포니 구조)처럼 구멍이 패여있는 풍화열 양상을 가진 바위로 이곳을 자세히 살펴보면 특이한 모양의 바위들을 살펴 볼 수있다.

다행히 비도 어느 정도 그치고 물기를 머금은 바위가 오히려 질감이 있어 더 보기가 좋다.

이곳저곳에서 사진 놀이하기에는 그만이다. 영겁의 세월동안 자연이 빚어 놓은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이다. 

문갑8경에는 이것이 사자바위로 표현됐지만 이건 벌집바위의 윗 부분이다. 

벌집바위 아래 부분도 역시 구멍이 숭숭...

이곳에서 사진놀이 하느라 지체된 시간만도 꽤 된다. 하긴, 길어진 낮에 해만 떨어지지 않는다면야 버스를 타고 귀가하기 위해 산행마감시간이 주어진 것도 아니고 여유롭게 놀기에 좋은 공간이다. 

사자머리를 닮은 이 바위가 사자바위로 보인다. 

전설에 의하면 옛날에 사자 한쌍이 문갑도에서 선갑도로 건너가려고 하였으나 이곳에서 선갑도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짓다가 나란히 돌이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사자바위 윗 부분에는 묘하게 만화에서나 볼 수있는 괴물로 보이는 바위에도 눈길이 간다. 

이동하기 어려운 해변의 이곳저곳을 살펴보니 기암괴석이 엄청나게 많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능선위로 올라와 깃대봉 오르기 전에 있는 처녀바위에 올랐다. 

처녀바위는 섬에서 마땅히 나들이를 갈만한 곳이 없는 마을 처녀들이 이곳으로 소풍을 와서 색동치마를 입고 춤을 추고 놀았다는 전설에서 유래되었다. 이와 함게 하루산 처녀바위 아래서 처녀가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고 안내문에는 소개되어 있다.

이곳에서 전망하는 풍경도 보기 좋은데 오늘은 조망을 기대할 것이 없다.

비는 그쳤지만 해변과 달리 정상을 향하는 능선은 안개로 인해 시정거리가 50미터도 되지 않는다. 

가파른 나무계단을 오르게 되면 정상이 나올 것 같다. 

어릴 적 나무가 없는 민둥산은 양지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많았고 지금은 고향의 산에서 거의 사라진 멱쇠채는 접동나물이라 불리며 꽃 밑둥을 잘라먹기도 했던 추억이 있는데 이곳 계단밑에 많은 개체수가 있는 것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담아봤다. 

전에 없었던 정상데크가 그럴싸하게 설치되었다. 정상에서 인증하고 이곳에서 오른쪽 흘기재 쪽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정상데크를 잘 꾸며놨다. 전에 있었던 정상목도 뽑아 버리지 않고 그냥 있고 정상석을 새로 세우는 등 지자체의 배려가 엿보인다.

정상석 위에 올라선 것이 아닌, 뒤에 돌무더기에 올라 인증한 모습

 

2년전 이곳 깃대봉에 올라 서쪽을 바라보며 조망했던 섬들로 아름다운 풍경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8년전  굴업도를 가면서도,  작년에 마지막 100대 섬을 인증하러 가면서도 그렇고  2년전 이곳에 올라 조망해 본 선갑도는 옹진군에서 가장 높은 352.4m의 마치 난공불락의 요새와도 같이 생긴 험준한 모습이 언제쯤 가 볼 수 있으려나 생각했던 곳이다. 우리나라 수많은 무인도에서 가장 큰 섬으로 사유지이기에 가 보기 힘든 곳이지만 내일은 가 볼 수 있는 날이어서 이곳 문갑도에서 1박을 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겨 본 굴업도로서 가운데 통신탑은 물론, 오른쪽 덕물산과 연평산, 왼쪽 개머리언덕도 뚜렷이 보인다. 

진행할 앞쪽 왕재봉 너머로 덕적도, 오른쪽으로 소야도가 보이고 문갑도 할미염과 한월리해변이 살짝보인다.

동쪽으로 보이는 소이작도, 대이작도, 승봉도가 보인다. 

남동쪽으로 상공경도, 하공경도와 가운데 멀리 안산의 풍도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당진의 화력발전소와 함께 끝으로 난지도도 보인다. 

흘기재를 지나 왕재봉을 오르고...

급경사가 있어서 이러한 로프구간도 있다. 

진고개에 도착, 이곳에서 문갑8경에 속하는 진모래 해변을 갔다 올 시간이 여의치 않아 바로 마을방향인 한월리해변쪽으로 이동하기로 한다. 

안전로프 설치등 안전설비가 잘 되어 있어 걷기 편한 길이다.

해변에 내려섰다가 다시 큰길로 이동...

아랫쪽 해변으로 내려서면 문갑8경 중 하나인 벼락바위를 만나게 된다. 벼락을 맞아 쪼개진바위로 불리는 것 같다. 

반대편에서 본 벼락바위

모래가 고운 한월리 해수욕장... 개수시설도 있고 해수욕장 개장시 사용했던 안전감시망루는 물론 소나무도 있어 캠핑과 더불어 물놀이하기에 좋은 장소이긴 한데  해변이 경사가 조금 심한 편이어서 옥의 티로 보인다. 

멀리 덕적도의 비조봉이 구름에 가렸다. 

한월리 해변에서 마을로 가는 고개를 넘고 할미염전망대로 가는 길은 분명히 나 있지 않고 생각보다 멀어서 저녁식사 시간을 고려하여 생략하고 마을로 바로 이동한다. 

마을길로 접어들고 문갑리해변을 따라 이동...

오른쪽에 문갑약수터가 있고 약수가 저장된 곳에는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문을 달아놔서 물관리가 잘 되고 있는 것 같고, 문을 열고 물 한모금으로 갈증을 해소해 본다. 

 바지락을 양식하는 문갑리 해변은 물이 빠지면 갯벌이고 날을 정해서 주민전체가 나와 채취하는 공동작업을 하는 요즘인 것 같다. 

  민박집에서 바라 본 마을과 깃대봉...

이튿날은 날씨가 좋다.  이곳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오전에 선갑도를 갔다가 이곳에 다시 와서 점심을 먹고 14:30배를 타고 귀가하게 된다.  어제 저녁밥상, 이튿날 아침과 점심까지 먹는 동안 생선회와 생선찜, 삶은 소라, 특히 김치는 물론 반찬이 맛있어서 부족함이 없이 잘 먹고 잘 놀다 온 문갑도이다.

  문갑도 선착장에서 배시간이 남아 잠시 선착장 부근의 기암 절벽에서 사진놀이를 해 본다.

  비록 날씨관계로 문갑8경은 다 돌아 보지 못했지만 그 정도 돌아 본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문갑도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기암괴석등 볼거리가 많은 곳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이다. 2년전 왔을 때 어느 누가 문갑도에 무슨 볼거리가 있다고 1박을 하느냐고 얘기하는 소릴 들었다. 몰라서 하는 얘기다. 각자가 돌아보고 생각하기 나름이다.

  이곳에 함께한 산우님들은 대부분 만족스럽다는 표정이다. 함께한 추억을 오래 간직하였으면 한다. 

  이렇게 해서 1박 2일의 문갑도와 선갑도 탐방을 마친다. 굴업도에서 오는 나래호가 온다. 문갑도에 언제 다시 오게 될런지는 모른다. 오게 된다면 낚시배를 타고 무인도인 각흘도외에 여러 섬을 돌아 볼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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