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6일(일)
어제 경북 울주군, 경남 양산시 경계에 있는 영축산을 오르고 집에 귀가한 시간은 밤 12시가 다 되서였다. 지난번에 이어 이번 주 일요일에도 볼음도 옆에 있는 섬 트레킹을 하자는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새벽 5시에 일어났다. 사실 주문도는 아이들이 어릴 적 가족 형제들과 함께 여름휴가를 맞아 1박 2일로 해수욕장에서 텐트를 치고 피서를 했던 것이 전부다.
그때만 해도 간조가 되면 드넓은 갯벌에 동죽과 상합이 많아 조개 잡는 재미에 빠졌고, 바닷물에 들어가 소라를 잡기도 했으며 갯지렁이를 잡아 숭어낚시를 해서 회도 먹었다. 그런 추억이 깃든 곳이지만 25년이 지나도록 단 한 번도 가보질 못해 그때의 추억도 되살려 볼 겸, 얼마나 변했는지 궁금하기도 하여 강화나들길 12코스를 참고 삼아 가 보기로 한다.
물론, 과거에는 외포리에서 볼음도, 아차도를 경유하여 1시간 10분 걸리던 뱃시간이 올해 3월 1일부터 주문도로 직항노선이 생겨 물때와 상관없이 40분이면 갈 수 있으니 접근성이 좋아진 것도 한몫하게 됐다.
∥트레킹 정보∥
♣ 행정구역: 인천광역시 강화군 서도면 주문도리
♣ 산행코스: 살곶이선착장-뒷장술해수욕장-대빈창해수욕장-바라지-주문도선착장-서도중앙교회-해당화군락지-정미소- 살곶이선착장
♣ 거리: 약 12km(들머리-08:10, 날머리-12:30)
∥주문도 개요∥
강화도에서 서쪽으로 39㎞ 거리에 있으며, 부근의 볼음도(乶音島)·말도(唜島)·아차도(阿此島)와 함께 서도면을 구성한다. 조선시대 후기에 임경업(林慶業) 장군이 중국에 사신으로 갈 때 이 섬에서 임금에게 하직하는 글을 올렸다 하여 아뢸 주(奏), 글월 문(文)을 써서 주문도(奏文島)라 하였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주문도(注文島)로 바뀌었다고 한다.
《교동지(喬桐誌)》에 따르면, 1906년 이전에는 교동군(喬桐郡) 송가면 서도리에 속하였으나, 1914년 행정구역을 폐지함에 따라 강화군에 편입되었다. 섬 중앙에서 남서쪽을 향하여 구릉성 산지가 뻗어 있고, 그 양쪽에 비교적 넓은 평지가 발달하여 논으로 이용된다. 섬의 중심부에 취락이 형성되어 있고, 주민의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한다. 1923년에 건설된 한옥 예배당으로 시지정 문화재자료 제14호인 강화서도중앙교회가 있다.
◎ 주문도의 지명
느리 : 산부리가 길게 뻗어나간 늘어진 곳이 있어 느리라 부름
대빈창(待賓倉) : 중국과 우리나라와 교역이 있었을 때 중간 기항지로서 중국 사신과 상인 등을 영접하던 곳이라 대빈창이라 부른다.
배 너머 고개 : 느리에서 진촌을 왕래하는 고개로 산허리를 넘어가는 높은 고개에서 유래
봉구산(烽丘山) : 느리 동쪽에 있는 산으로 예전에 봉화를 올린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
분지도(分芝島) : 은염 남쪽에 있는 섬으로 주문도에서 분리되어 나갔다고 하여 떼를 나누었다는 뜻으로 분지도라 부른다.
살고지 : 고려장 동남 쪽에 길게 뻗은 지형이 험한 "곶" 으로 살고지라 부른다.
송촌(松村) : 새로 된 마을로 소나무가 많아 송촌 또는 송말이라 부른다.
진촌(鎭村) : 느리 동쪽에 있는 마을로 조선시대에 수군의 군명인 주문진(注文鎭)이 있던 마을로 진촌이라 칭하며 또한 진말이라고도 한다.
▼ 강화나들길12코스로서 주문도는 서도1코스에 해당된다.
▼ 강화나들길12코스로 참고는 했으나 좀 더 폭을 넓혀서 걸어봤다. 다만 돌아오는 길에 정미소 못미쳐서 앞장술해수욕장으로 걸었어야 했는데 포장도로로 걸은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 위의 요금표를 보면 인천시민이 인천 관할 섬 여행을 하면 정말 많은 혜택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문도를 가는데 왕복 2,900원이라니 이 금액으로 물건을 산다면 무엇을 살 수 있을까...
이런 혜택은 결코 가만히 집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그동안 배를 타고 가야 하는 인천 관할 섬인 자월도, 승봉도, 대이작도, 소야도, 덕적도, 굴업도, 연평도, 대청도, 백령도, 신도, 시도, 모도, 장봉도, 미법도, 서검도를 가 봤으니 나름 혜택을 많이 본 셈이고 나머지 여객선이 운항하는 섬 중 옹진군에 속한 문갑도, 울도, 지도, 백아도만 남은 듯하다. 물론 가까이에 있는 지자체 행정선이 운항하는 세어도도 가봐야 할 곳이기도 하다. 아침 이른 시간이 되어서인지 그렇게 많은 인원이 승선하지 않아 조금은 썰렁한 분위기다.
▼ 이 괭이갈매기들은 이미 승선객들이 주는 먹이에 익숙해져 있어서 선착장에서 떠나질 않는다. 배가 출항하면 바로 배를 따라오고 사람들은 이런 야생조류에 흥미를 느껴 친숙해지려고 먹이를 주게 된다. 던져 주는 것보다 더 가깝게 유인하기 위해 손에 먹이를 들고 있으면 낚아채가는데 손가락을 물어 아플 것도 감수하는 사람도 그렇지만 갈매기의 담력도 점점 커간다. 야생성을 잃어간다는 문제점 때문에 먹이를 주면 안 된다는 것은 이런 재미에 뒷전이 되어 버리고...
▼ 강화도 전체 인구수에서 어부는 극히 일부다. 환경오염으로 점점 어획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겠다.
▼ 선수항을 출발한지 40분이 안되어 주문도 살곶이선착장에 도착했다. 날씨가 안개가 옅게 꼈지만 주변 조망할 곳이 없으므로 크게 개의치 않는다.
▼ 하선하면서 보니 트레킹하는 분들이 좀 있는 듯 하다. 물론 마을까지 바로 걸어 갈 사람들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와 같이 아침 일찍부터 트레킹 할 분들이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 선착장에서 왼쪽으로 보이는 갯벌...
저 끝쪽의 돌출부를 돌아들면 뒷장술해수욕장이 길게 자리하고 있겠다.
▼ 바람막이나 지붕덮개를 한 진출입로를 보면 승선객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전에 볼 수 없었던 선착장의 시설 모습들이다.
▼ 갯벌 위로 난 도로로 선착장과의 거리도 꽤 된다. 강화도 전체에서 선착장으로 가는 가장 긴 도로가 아닐까 본다.
▼ 볼음도 갈때와 달리 이곳 주문도는 선수선착장에서 편도로 매표하고 나갈 때도 이곳 매표소에서 다시 표를 끊어야 한다.
▼ 오른쪽의 앞장술해수욕장 풍경
▼ 5분 정도 걷다보면 저 앞쪽의 이정표에서 좌틀하여 뒷장술해수욕장으로 접어 든다.
▼ 뒷장술해수욕장으로 접어 들어 진행 반대방향을 바라 본 풍경인데 500m 이상의 거리는 될 듯하다.
▼ 진행방향의 뒷장술해수욕장...
해수욕장 뚝방으로 길이 나 있지만 풀숲에 이슬에 흠뻑 젖어 있어서 걷기가 불편하다. 예산이 좀 들더라도 하루 빨리 예초하여 코스를 정비해야 할 것 같다.
▼ 끝없이 이어지는 해수욕장으로 돌출부가 있는 고마이까지 1.7km정도이니 뒷편의 걷지 않은 거리까지 합하면 2.5km는 족히 될 듯하다. 이렇게 먼 거리를 무엇 때문에 걷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인생은 무엇 때문에 사느냐고 묻는 것과 같다. 뒷 편으로 먼 발치서 4명이 따라 온다. 우리와 같이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인 모양이다. 마스크를 벗고 바다향기를 맡으며 걷는 자체가 힐링이다. 함께하는 이가 있다면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도 되겠다.
▼ 마을에서 뒷장술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나 있는 갯메꽃과 통보리사초가 가득한 해변에 도착했다.
▼ 차량 한대가 정자를 차지하고 있고 한가로이 독서삼매경에 빠진 분을 볼 수 있었으니 나와는 달리 정신세계에서 행복을 찾는 분일 테다.
▼ 이처럼 지하수를 이용할 수 있는 곳도 있으니 백배킹이나 차박하기도 좋을 듯 하다. 정자에서 잠시 쉬면서 간식을 먹고 출발하기로 한다.
▼ 볼음도와는 달리 산을 넘을 일도 없고 오로지 해안가로만 트레킹을 하니 12시 55분 배는 충분히 탈만한 여유로운 시간이 될 듯하여 부담이 별로 없다.
▼ 이곳이 <고마이>이란 곳인가? 작은 동굴이 있어 가까이 가 보니...
▼ 동굴 안을 들어가서 밖을 보며 동굴 놀이를 해 본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동굴 같네.
▼ 알고보니 오른쪽에도 한사람 통과할 작은 동굴이 또 보인다.
▼ 하트처럼 생긴 작은 동굴크기를 가늠해 보기 위해 아내가 올라섰다.
▼ 뒷장술해수욕장이 끝나는 지점의 바위
▼ 다시 시작되는 대빈창해수욕장...
중국과 우리나라와 교역이 있었을 때 중간 기항지로서 중국 사신과 상인 등을 영접하던 곳이라 대빈창이라 부르는데 대빈창이 가까이 있었던 해수욕장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인 듯하다. 이곳도 약 1.5km이니 굉장히 긴 해수욕장이다.
▼ 렌즈로 당겨 본 분지도
주문도 남쪽 약1.5km 지점에 있는 섬으로 주문도에서 분리되어 나갔다고 하여 떼를 나누었다는 뜻으로 분지도라 부른다. 과거에 저곳까지 가 본적이 있는데 지금은 갯골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모른다. 자칫 밀물이 되면 갇히게 되므로 누구든 답사를 한다면 갯골의 상태를 살펴봐야 한다.
▼ 주문도 선착장의 마을에서 바로 이어지는 대빈창해수욕장 입구로 해변캠핑장이기도 하여 여기저기 텐트 친 모습을 볼 수 있다.
▼ 드디어 대빈창해수욕장의 끝나는 지점이면서 주문도 서쪽 끝의 돌출부이기도 한 <바라지>라는 곳이 머지 않았다.
▼ 뒤돌아 본 대빈창해수욕장 풍경
▼ 헬기장도 있고 안쪽으로는 예전에 축구장으로 사용했었는지 잔디구장도 얼핏 보인다.
▼ 이곳은 마을어장이어서 어촌계에 허락 없이 출입을 금한다는 문구가 세워져 있다. 어패류 등을 불법으로 채취해 가는 사람들 때문일 것이란 생각에 단순히 트레킹 이므로 한 바퀴 둘러보기로 한다. 25년 전 여름휴가철에 가족 형제들과 즐길 때의 모습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평평하던 갯벌은 곳곳이 파이고 깎여 조개와 소라를 잡던 그때의 지형이 아니었고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에 실망감이 든다.
▼ 바닷가에 이런 바위들은 흔히 있는 풍경이다.
▼ 지난주에 갔었던 볼음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볼음도에서 주문도선착장으로 오는 배로 선수선착장에서 첫배인 08:50에 출발한 카페리호가 이곳을 10:20에 지나가는 모습이다.
▼ 독살이 보인다. 독살은 해안가에 돌을 쌓아 담을 만들고 밀물 때 고기가 따라 들어왔다가 썰물 때 물이 빠지고 나면 돌담에 갇힌 고기를 잡는 방법을 말하는데 자연적인 지형을 이용하여 필요한 곳에만 돌을 쌓아 놓은 모습이다.
▼ 주문도 서쪽 끝단의 모습은 이렇다. 마치 거대한 조경용 바위들을 아무렇게나 쌓아 놓은 듯 군집되어 있다.
▼ 잘 살펴보면 영겁의 세월 동안 쌓인 퇴적층이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한 때는 멋졌을 풍경이 사라진 상태다.
▼ 이러한 퇴적층은 남해의 상족암, 부안의 채석강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다.
▼ 모퉁이를 돌아서니 북쪽 바다 건너 지척으로 아차도가 보인다. 저 섬은 해마다 가을이면 망둥어 잡으러 가는 곳이기에 단골 민박집도 있어서 전혀 낯설지 않은 곳이다.
으뜸이란 뜻의 주문도가 있고 그 보다 작은 섬이라는 뜻의 언덕 아(阿) 자와 이를 차(此)를 써서 아차라고 하며, 해변가에 있는 언덕이라 하여 언덕 아(阿) 자와 이 섬을 표시한다는 뜻인 이를 차((此)를 써서 아차도라고도 한다.
▼ 아차도 마을과 고깃배 선착장
▼ 다시 길이 나 있는 제방 위로 올라와 트레킹을 시작한다.
▼ 강화도에는 유난히 이런 족제비싸리가 많다. 꽃차례가 족제비 꼬리와 생김새가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 주문도의 최고봉인 봉구산(146.9m)의 중계탑이 보이고 서쪽 편의 들녘은 모내기가 끝나고 뿌리가 안착이 되어 푸른빛을 띠고 있다. 엄청난 갯벌이 형성된 주문도 역시 어부는 별로 없고 농업이 주를 이룬다.
▼ 오랜만에 사자발약쑥을 보게 된다.
사자발약쑥은 잎이 3갈래로 사자발 모양이라 사자발약쑥이라 하며 강화약쑥의 본래 토속명은 사라발쑥 일명 싸주어리(신증동국여지승람)로서 유기질이 많고 물 빠짐이 좋으며 햇볕이 잘 드는 바닷가의 해발 100m 내외의 산자락에 자생하고 있으며, 이 곳에서 채취되는 약쑥의 효능은 세계 제일이라고 한의학계에서 말하고 있다.
잎과 뿌리, 줄기에 각기 다른 효능을 가진 약액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각종 질병 예방 및 치료제로 널리 이용되고 있으며 쑥뜸, 쑥차 등으로 애용되고 있다.
▼ 주문도선착장 가까이 산모퉁이에 마치 중장비로 나열해 놓은 듯이 바위들이 배열되어 있다.
▼ 수 억년이 흘러 갈라진 바위와 광맥을 보면 바위 하나하나가 예사롭게 보이질 않는다.
▼ 마지막으로 뒤돌아 본 퇴적층 바위들...
▼ 건너편은 아차도선착장으로 볼음도에서 저곳 아차도선착장을 경유, 주문도선착장이 카페리호의 종착지가 된다.
▼ 주문도선착장
▼ 주문도선착장 주변은 코로나로 인해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번화했던 거리는 한산하기만 한데 살곶이 선착장이 올해 3월 1일 개통되면서 더욱 을씨년스러운 풍경이 됐다.
▼ 서도면사무소 소재지가 있는 주문도리 마을
▼ 마을을 지나 고개를 넘는다. 도로가 주변의 엉겅퀴가 많이 보이는 고개다.
▼ 고개를 넘으니 시원한 바닷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저수지 가운데는 바다에 있어야할 괭이갈매기들이 오리들처럼 유유자적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 한때는 엉겅퀴도 한때 약재로 쓰인다 해서 싹쓸이 해가는 채취꾼들이 많았었다. 몸에 좋다는 얘기만 나오면 무엇이든 닥치는대로 싹쓸이 해가니 심지어 쇠뜨기, 쇠비름, 질경이, 민들레, 함초, 해당화, 바위손...
지난번에도 언급했듯이 건강과 관련하여 약보(藥補) 보다 먹는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食補) 보다는 걷는 행보(行步)가 낫다고 했지 않은가!
▼ 큰금계국이 화사롭게 폈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귀화식물로 국화과에 속한다. 다년생 초본으로 근경이나 종자로 번식하여 한번 심어 놓으면 많이 퍼져서 눈을 즐겁게 한다.
▼ 왼쪽으로는 서도초,중,고교가 자리하고 있고 오른쪽으로는 주문저수지이다. 저수지뚝 아래로 진촌마을로 들어가는 아스팔트 길이 곧게 나 있다.
▼ 제방에 올라서 보니 큰 계곡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담수를 해놨는지 궁금하다. 아마도 비가 오면 들녘의 수로에 고인물을 퍼 올려 담수하는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 저수지뚝에 자생하는 지느러미엉겅퀴가 이미 꽃이 지고 시들해져가는 상태다. 지느러미엉겅퀴는 줄기 양쪽에 지느러미와 같은 가시가 있는 날개가 붙어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 서도우체국이 있는 꽤 큰 마을에 접어 들었다. 이곳까지 약 8.8km 왔고, 남은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이니 그다지 넉넉한 시간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했으니 마을 정자가 있으면 그곳에서 간식을 먹기로 한다.
▼ 정자에 앉아 10분 정도 쉬고나니 몸이 훨씬 가볍다. 마을 한가운데 등갈퀴나물이 엄청 군락을 이룬 색감 좋은 꽃을 보니 마음도 한결 즐겁다.
▼ 서도 중앙교회
강화도는 조선 후기에 들어와 외세의 침략을 많이 받았다. 1866년 고종 3년에 병인양요가 일어나면서 프랑스 함대가 정족 산성 전투에서 패하여 철수할 때까지 1개월 정도 머물렀으며, 1871년 신미 양요 때에는 미국 함대가 초지진, 덕진진과 광성보를 차례로 함락시켰다.
이처럼 강화도는 19세기 말 우리 나라가 서양에 문호를 개방할 때 그 전진적 기지 역할을 했던 곳이고, 따라서 서양인들의 선교 활동도 활발하게 이루어진 곳이다.이들 선교사에 의해 세워졌거나 그들의 영향에 의해 당시에 세워진 교회 중 지금까지 강화도에 남아있는 것만 3곳에 이른다.
1900년에 세운 성공회 강화 성당, 1906년에 세워진 강화 온수리 성공회교회 그리고 서도 중앙 교회가 현존하고 있는 당시의 교회들이다. 그 중 서도 중앙 교회는 1923년 2월 교인들의 건축 헌금으로 지어지기 시작해 같은 해 7월에 한옥 예배당으로 완공되었으며, 1978년 주문 교회에서 서도 중앙 교회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현재 대한 기독교 감리회 소속이다. 이 교회 건물은 건축 기술이 뛰어나다거나 미적인 가치가 크지는 않지만 우리의 전통적인 목조 건물 가구 형식을 바탕으로 서양 교회를 지었다는데 커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 이곳은 유적지로 남아있고 오른쪽 산자락에 보이는 교회에서 오늘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 마을에서 바닷가로 이어지는 트레킹코스... 뒤돌아 본 풍경이다.
▼ 다시 해변가의 도로를 걷는다. 곧게 뻗은 도로가에 분홍빛으로 물들인 해당화가 운치를 더해준다. 과거에는 해변가에 자생하는 해당화가 많았으나 외지인들이 약재로 쓴다고 무단으로 채취해 많이 훼손된 것을 다시 식재해 놨다는 얘기가 있으니 다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 해당화 피고지는 해변의 아름다운 풍경...
▼ 잠시 낭만을 즐기며 추억 쌓기에 좋은 공간인 이곳의 휴식처가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해 보인다.
▼ 해송 한그루 없는 다소 삭막한 해변이지만 분홍빛 해당화와 샛노란 금계국 길을 걷노라면 낭만의 길이 될 수도 있다.
▼ 같은 포장도로지만 도심에서 이러한 분위기의 도로를 걸어 본 일이 있을까? 그냥 멍 때리며 걸어도 좋은 길이다.
▼ 부지런히 걸었더니 뱃시간 보다 30분 전에 도착하여 표를 예매하고 아침에 없었던 이동판매점에서 빙과류를 사 먹으며 휴식을 취한다. 배가 곧 도착하고 올 때 보다 훨씬 많은 승객이 승선한다. 볼일 보기 위해 육지로 나가는 주민도 많은가 보다. 이렇게 해서 서도면 면소재지인 주문도를 한 바퀴 돌아봤다.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를 모두 알 수는 없는 일이지만 자연 풍경만이라도 눈으로, 가슴으로, 앵글로 담아두면 훗날 한 페이지의 추억 물이 되어 다시 그리워지는 날이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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