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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섬/경상도

[통영] 용초도

2022년 8월 6일(토)

 

이런저런 섬들을 탐방하노라면 자주 가게 되는 여객선터미널이나 항구 또는 선착장이 있다. 통영여객터미널도 몇 번째 오는 곳이고 더불어 서호시장을 찾아 음식을 먹게 된 곳이기도 하다. 수도권에서 통영여객터미널까지 오기가 그리 쉽지 않은 일인데 섬 산행에 푹 빠지다 보니 자연스레 오게 되면서 마치 이웃 도시에 온 기분으로 이번에 또 오게 됐으니 그 어느 곳 보다 낯이 익다.

 

연화도, 비진도, 두미도를 가면서 보아온 용초도와 한산도는 통영여객선의 항로에 늘 보이는 섬이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가 보질 못한 가운데 이제나 저제나 하는 세월 속에 두 개의 섬을 한 날 가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이 얼마나 반가운 일인지 모른다.

한산도는 블야선정 50섬에 포함되었음에도 가 보질 못하다가 이번에 가 보게 됨으로써 48개를 마치게 되었고 용초도는 100섬에 포함되어 생각지도 않았던 섬을 가보게 됨으로써 84개까지 탐방하는 기회가 되었다.

앞으로는 더욱더 못 가본 섬을 가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인기가 없는 섬이거나 너무 멀어서 숙박에 문제가 있는 섬들은 공지가 안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가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부담될 것도 없고 관심만 있다면 자연스레 목표했던 일들이 이뤄지리라 보면서 이번 산행이 날씨 관계라든지 다른 환경적인 요인으로 해서 차질이 없기만을 기다려 왔다.

 

∥일정표∥

· 05:00-05:30-도남항동방파제등대 인증(경남 통영시 도남동 645, 충무마리나콘도)

· 05:30-05:50-통영여객선터미널로 이동

· 05:50-06:30-조식

· 06:30-07:00-승선대기

· 07:00-07:40-통영항에서 용초도 용초항으로 이동(한산농협카페리2호)

· 07:40-11:40-용초도 수동산 산행

· 11:40-11:50-승선대기

· 11:50-12:10-용초도 호두항에서 한산도 진두선착장으로 이동

 

∥산행 및 트레킹 정보∥

♣ 소재지: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 용호리

♣ 코스: 용초항-포로수용소유적지(급수장)-삼거리-용머리-삼거리-포로수용소유적지(국기게양대)-수동산-폭풍의언덕-호두항

♣ 거리: 약 6.0km(산행시작-07:45, 도착-11:00)

 

∥용초도 개요∥

용초도는 경상남도 통영시에 위치해 있는 섬으로서 한산도 남쪽 1km거리에 있으며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한다. 전체 면적은 3.407㎢이고, 해안선의 길이는 8km이며 동서방향으로 길게 뻗어있다. 북쪽 해안은 부로 모래사장이며, 남쪽은 각종 기암괴석 등 해안 절벽이 발달되어 있고 최고봉은 수동산이다. 조망은 우수하여 북쪽으로 한산도, 서쪽으로 학암도, 연대도, 서남쪽으로는 비진도, 동남쪽으로 장사도, 매물도, 소매물도가 아름답게 조망된다. 

용초도라는 이름은 "용 용(龍), 풀 초(草)" 자로서, 섬에 용의 머러처럼 생긴 바위가 있고, 나무보다 풀이 많다고 하여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 07:45분에 용초항에 도착하자마자 산행은 시작되고 12:10배를 타기 위해 주어진 시간은 점심시간을 포함하여 4시간 정도로, 산행거리 약 7.5km정도로 본다면 다소 여유로운 시간이다.

 

▽ 통영의 서호시장에서 시락국(시래기국의 방언)으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배낭을 챙기려고 버스를 찾으니 온데간데가 없다. 버스를 간신히 찾아 트렁크에서 배낭을 챙기고 버스안에 실린 물건을 챙기려고 하니 차문이 굳게 닫혔다.

갯버들과 동석한 산우도 아무 생각없이 배낭을 차 안에 두고 식사 후에 챙기려고 했다는데 기사는 밤샘 운전을 하고 잠자러 갔는지 연락도 안되고 참 난감하기 이를데 없다. 갯버들은 모자를 못챙긴 정도인데 동석한 산우는 빈 몸이니 참 안타깝게 됐다.

리딩대장에게 연락해도 별 수 없다면서 하차하면서 그렇게 배낭을 챙겨 가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듣지 않아서 그렇다고 나무란다. 둘이서 다른 얘길 주고 받다가 듣질 못한 모양이다. 지금까지 산행하면서 또 이런 경우도 없었다. 배 출발시간은 다가오고 다행히 출발 10분 전에 연락이 되서 가까스로 챙기고 허겁지겁 배에 올라타니 산행 전부터  혼이 나간 상태다.

 

아침식사 때는 무조건 배낭을 챙기고 식당으로 가던지, 각자 행동을 해야한다는 것을 머릿 속 깊이 새기고 심호흡을 하며 멀어져 가는 여객선터미널 주변 풍경을 담아본다.

 

오늘 새벽에는 무슨 방파제 등대를 인증한다며 불빛도 없이 깜깜한 밤에 가서 헤드랜턴을 켜고 건너편 저곳 등대에서 사진을 찍는다고 법석이었다. 덕분에 통영항을 빠져 나가면서 늘 봤던 멋진 건물들이 있는 곳을 가보게 됐다.

 

왼쪽부터 스탠포드호텔, 가운데 통영 국제음악당, 오른쪽 금호통영 마리나리조트

 

이런 풍경 한컷만 담아도 즐겁고, 꼭 산행이 아니더라도 오가며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기에 섬을 자주 찾게 된다. 요트 뒤로 보이는 섬은 거제시 둔덕면에 속하는 화도이다.

 

다른 섬 산행을 하러 가면서 늘 보기만 했던 한산도 망산이 구름 모자를 썼다. 오늘 오후에는 꼭 올라보게 될 기다리고 기다렸던 정상이다.

 

오징어잡이에 나섰던 배일까?  갈치낚시를 갔다 왔을 수도 있겠다. 등을 잔뜩 단 어선이 통영항을 향해 힘차게 달린다.

 

도착 10분 전쯤에 용초도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비진도가 겹쳐 보인다.

 

주홍색 지붕 일색의 용초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왼쪽 흰 건물이 용초마을회관이고 그 왼쪽으로 접어들어 능선과 연결된 도로를 따라 산행을 하게 된다. 

 

선착장의 모습

 

행정구역상 용초도는 한산면 용호리이다. 용초마을과 호두마을로 나뉘어져 있는데 용초리라고 불리지 않고 용호리라고 불리게 되었는지도 궁금하다.

 

들머리로 가면서 뒤돌아 본 용초항의 풍경

 

용초마을회관 건물이 정자와 함께 멋지게 건립됐다. 이 건물 왼쪽 끝 대나무 숲으로 오르는 등로가 있다.

 

▽ 그러나 조금 더 가면 또 하나의 정자가 나오고  용초포로수용소라는 안내판이 있는 곳으로도 등로가 있다.

 

용초도 전쟁포로수용소 및 귀환군 집결소 개요

용초도 포로수용소는 1652년 6월 19일부터 1953년 8월 5일에 설치되었으며 제1거제도포로수용소의 포로인원 증가와 포로의 집중관리 차원에서 육지와 먼 거리에 설립되었다. 포로수용소가 설치되면서 주민들은 한산도 진두를 비롯해 여러 마을에 흩어져 소개민 수용소에 수용되었다. 수용소 사령부는 용호리 내 작은 마을과 큰 마을에 각각 1,2구역 8개 수용동, 비진도와 마주보이는 마을 뒤편에 3구역 8개 수용동을 설치했다. 수용소 외곽 경비는 한국군이, 수용소의 행정 및 관리 책임은 미군이 맡았다. 

1952년 6월 30일부터 거제도에서 북한인민군 장교 및 사병 8,040명이 이송되었으며, 1953년 4월과 9월 두차례에 걸쳐 송환되었다. 연이어 북한포로수용소에서 귀환한 국군포로들은 1953년 8월 5일부터 용초도 포로수용소에 수용되어 사상교육 및 군사훈련을 받고 대부분 재입대하거나 귀향했다. 한편, 소개민 수용소에서 생활하던 주민들은 1954년 4월부터 마을에 들어와 복구 사업에 참여했으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아야 했다. 현재 포로수용소 잔존유적지는 설립 머릿돌, 급수장, 한국군 근무지, 저수지 및 댐, 제3구역 수용동 등 20여개소에 이르며 평화, 역사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들머리 초입으로 승용차 한대가 다닐 만한 폭으로 용머리 해변과 포로수용소 국기게양대가 있는 곳까지 도로가 나있다.

 

이곳 용초도에도 예외없이 멧돼지 등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많아 도로를 따라 철망으로 된 울타리를 높게 쳐놨다.

 

덩굴성 식물인 <계요등>이 활짝 펴 객들을 반겨준다.

 

▽ 포로수용소의 급수장(저수시설)이다. 이곳에 물을 저장하여 사용했던 모양이다.(직경 약18.5m, 깊이 약 2.7m, 벽두께 약 0.5m)

이곳을 둘러보고 원래 예정코스인 용머리가 있는 해변으로 바로 내려가기 위해 오던 길로  내려가 180여미터 정도 진행을 하다보니 길이 끊기고 풀이 우거져 도저히 내려갈 수가 없어 다시 되돌아 올라온다. (지도참조)

이 길로 가려면 여름이 아닌, 가을이나 겨울철에 풀이 삭았을 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청산도에 갔다가 지름길로 간다고 묘지가는 길인 줄은 모르고 한참 올라가서 다시 하산하기 뭣하고 오기로 올랐는데 가시덩굴 숲에 갇혀 오가지도 못하고 가까스로 탈출하여 탈진 직전까지 갔었던 악몽이 떠올라 잽싸게 발길을 되돌렸다. 괜히 섬이라고 얕잡아 봤다가는 낭패를 보게 된다.

 

급수장에서 불과 100미터 지점에 이와 같이 갈라지는 삼거리가 있다. 왼쪽은 수동산 정상으로 바로 오르는 길이고 오른쪽은 용머리로 가는 도로이다. 

갯버들은 포로수용소유적지에 관심이 많아 수동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인지도 모르고 우선 유적지부터 살펴보고 용머리를 가겠노라고 다른 산우들이 오른쪽으로 가는 동안 왼쪽으로 접어 든다. 

400m 쯤 국기게양대까지 가서 GPS를 살펴보니 수동산 정상을 향하는 길임을 알고 부리나케 다시 용머리로 가는 오른쪽 도로로 다시 되돌아 가게 되었으니 참 우습게 됐다. 수동산 정상을 향하면서 볼 수 있는 것들이란 걸 알기만 했어도 이러한 헤프닝은 없었을텐데 사전에 정보를 알지 못한 내 실수였다.

 

다른 산우들보다 20 ~30분 정도 늦어진 것 같다.  지름길로 간다고 예정했던 코스부터 난관에 부딪친데다가 엉뚱하게 또 포로수용소 탐방한다고 왕복 800m를 허비했기 때문이다.  부지런히 걷는다고 걷지만 무더위와 함께 시멘트 포장도로에서 속도가 나질 않는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갯버들 뿐만이 아니라 다른  몇 분들도 포로수용소유적지를 살펴보고 용머리로 바로 간다고 길도 없는 능선을 탔다가 찔리고 찢기고 망신창이가 된 분들이 있어 그나마 갯버들은 주도로를 이용하길 천만다행으로 알게 됐다.

 

해변에 도착할 무렵, 다른 산우들은 모두 저 멀리 용머리를 갔다와서 쉬면서 간식을 먹고 있다. 해변에서 바라 본 풍경을 보니 새 힘이 나는 듯 하다.

 

왼쪽의 해변으로 모두 붉은 색을 띤 호박돌들이다.

 

용머리로 가는 길은 축대위로 길이 잘 나 있어 불편함이 없다.

 

지질학을 전공한 분들이라면 암석 종류는 물론 지질에 대한 얘깃거리가 많을텐데 그렇질 못해 아쉬움이 많다.

 

드디어 용머리에 다가왔다. 황금 빛을 띠고 있어서 황금바위라고 불리우는 것 같은데 이게 다 황금이라면 용초도는 사라진지 오래됐을 거고 우리나라의 참담한 역사도 없었을 것이란 생각도 해보고...

 

동쪽 방향으로부터 서쪽 방향으로 주변을 조망해 보기로 한다. 용머리는 신선이 노닐다 갈만한 신선대와 같이 너른 바위가 인상적이다. 동쪽 멀리 매물도와 소매물도가 보인다. 

 

▽ 남서 방향으로 멀리 작게 소지도가 보이고 오른쪽 가까이 비진도가 보이고...

 

비진도 전경으로 왼쪽이 최고봉인 선유봉(312m), 가운데가 대동산(219m), 오른쪽이 천둥산(137m)이다.

 

당겨 본 비진도의 선유봉(312m)

 

▽ 예정된 코스로 해변으로 내려왔다면 이쪽편으로 오면서 더 볼거리가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왼쪽 비진도와 오른쪽 용초도 사이로 만지도, 학림도 일부가 살짝 보인다.

 

왼쪽 멀리 만지도, 오른쪽 철탑이 있는 긴 섬이 학림도, 그 뒤로 희미하게 추도가 보인다. 연대도와 만지도가 인도교가 놓여있어 트레킹 코스로 학림도와 연계해서 세개의 섬을 모두 한번 갔다 올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

 

왼쪽 멀리 살짝 장사도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차례로 소덕도, 겹쳐보이는 멀리 가왕도와 가까이 대덕도, 가운데 길게 어유도와 겹쳐 보이는 대매물도가 자리하고 맨 오른쪽으로 소매물도가 조망된다.

 

왼쪽 살짝 보이는 장사도와 소덕도 사이에 아주 멀리 왼쪽 소병대도와 누렁섬이 나란히 보이고 가운데 가까이는 대덕도, 그 뒤로 겹쳐 보이는 섬이 가왕도다.

 

왼쪽 어유도와 겹쳐진 대매물도와 오른쪽 소매물도

 

남쪽 방향 멀리 소지도와 그 뒤로 해무에 가린 국도가 망원렌즈에 잡혔다.

 

이곳 용머리의 황금바위는 일출시 측광으로 노을과 함께 촬영하면 모두 황금빛으로 담을 수가 있겠다. 황금빛이라기 보다는 붉은 빛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철분 성분의 암석이 산화되어 이런 빛을 띤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용초도에서의 주변 조망은 여기 밖에 없는데 이제 되돌아 갈 시간이다.

 

왔던 길로 되돌아 가는 방향의 풍경으로 가운데 볼록 나온 봉우리가 수동산이다.

 

다른 산우들은 한 명도 보이질 않아 조금이라도 따라 붙자고 생각한 끝에 아까 용머리로 내려오면서 봐 두었던 지름길로 가고자 삼거리까지 가지 않고 살짝 나있는 등로로 접어 들어 30여 미터 올라갔더니 산소가 나온다. 산소길에 속아서 고생한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래도 산소 위쪽으로 길이 나있나 살펴 보며 더 올라가 보니 잡목과 칡등이 우거져 도저히 진행할 수가 없다. 유적지인 국기게양대까지 불과 30여 미터만 오르면 될 것 같은데 여기서 더 힘을 뺐다간 안되겠다 싶어 되돌아 나와 정상 코스를 밟기로 한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바람 한 점 없는 포장도로를 걷고 192m에 불과한 이곳 정상까지 오르는데 땀은 이미 온 몸을 적셨다.

 

공동묘지를 지나 습하고 된비알인 가파른 계곡길을 지나고...

 

대나무 숲을 우회해서 하산하면...

 

호두산(201m)이 보이면서 잡풀이 우거졌다. 이곳에서부터 길을 잘 들어서야 한다. 알바한 길이 많아 계속 헤멜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산객들이 많이 다닌 등로는 어느 정도 감이 잡히기에 계속 직진을 하다가 사유지의 철조망이 나오면 오른쪽(산윗쪽)으로 가야하고 산악회에서 달아 놓은 나뭇가지의 시그널을 주의 깊게 봐야한다. 괜히 마을이 눈앞에 보인다고 수풀속을 헤집고 진행하려다가는 개고생을 하게 된다. 

 

어느 정도 숲길을 나오게 되면 이와 같은 호두항 풍경을 만나게 되고 폭풍의 언덕 일부가 보이게 된다. 바람 한 점 없는 산행을 하다가 저 앞에  소나무쪽으로  이동을 하니 그때서야 바닷바람을 맞으며 땀을 식힐 수가 있었다.

 

▽ 무더위에 입맛까지 잃었었는데 소나무 그늘에 잠시 앉아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며 간식을 먹으니 기운이 나는 듯 하다.

앉았다가 일어나면서 배낭을 챙기려는데 벌레가 붙어 있어서 뭔가 살펴보니 제법 큰 야생 진드기다. 혹시나 하여 옷을 살펴보니 한마리 붙어있다. 나중에 다른 산우들과 대화하는 가운데 어떤 이는 옷에 열마리는 더 붙어 있어 떼어 냈다고 하니 진드기가 또 신경쓰게 하는 요인이 됐다.

 

호두항과 호두마을

 

몽돌해변인 폭풍의언덕

 

호두마을 북쪽편으로는 막힌데가 없어 바람골이나 다름 없고 지대가 낮아 태풍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길이 약 400m, 높이 4m 정도의 방파제를  설치해 놨다. 오죽하면 폭풍의언덕이라는 명칭이 붙었을까 싶다.

 

애당초 호두산 정상도 오를까 했는데 올라봐야 별 의미가 없겠다는 판단에 방파제를 따라 호두산 들머리쪽으로 가서 해변을 잠시 둘러 본다.

 

  반대편 해식애와 동굴을 당겨 보고...

 

  삼여와 뒷 편의 작은솔등 풍경을 담아도 보고...

 

  널직널직한 바위들이 용머리에서 본 황금바위와 같은 모습이다.

 

용초도 해변은  대체로 험해서 해변을 따라 걷는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다시 해변에서 나와 방파제를 따라 마을로 향한다.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씻을 만한 곳을 찾으니 공중화장실 입구 계단옆에 수도꼭지가 보인다. 그 무엇보다 반가운 물이다.

 

▽ 마을 안쪽에 여객선이 배를 대는 줄 알았더니 등대가 있는 방파제에서 가까운 이곳에서 승선을 하게 된다. 왼쪽 빨간 등대와 오른쪽 흰등대 사이로 이곳과 1km  떨어진 한산도의 진두항이 보이고 오른쪽 섬이 추봉도다. 이곳에서 진두항으로 가면 바로 한산도 망산을 오르고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모신 제승당을 둘러 보게 된다.

그곳에서 주어진 3시간 동안 8km의 거리를 또 걸어야 하니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 부담이 안 될 수가 없는 가운데 나중에 안 일이지만 1만원씩을 지불하고 8명이 어선을 대절해서 벌써 한산도를 출발했다고 한다. 갯버들도 이러한 사실을 알았다면 그 배를 이용해서 조금은 여유롭게 산행했을텐데 몰랐으니 다른 산우들과 마찬가지로 어쩔 수 없이 정기 노선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마을 안쪽의 선착장...

 

▽ 호두마을

용초도의 용초마을과 호두마을은 모두 북쪽에 위치해 있는데 호두마을은 동쪽에 위치해있다. 호두마을에는 박씨, 정씨, 강씨 재실이 있고, 매년 10월에 시제를 지내고 있다. 마을의 서쪽 끝자락으로 가면 해안이 있다. 서쪽 해변의 옹벽이다. 멀리서 보면 두 섬이 연결된 것처럼 보이는데 옹벽 끝으로 해변을 가면 매립이 아니라 자연스레 연결됐음을 알 수 있다.

호두산 등산로에 위치한 호두전망대에서는 한려수도의 풍경을 감상할 수있고 폭풍의 언덕 아래 해변에는 백사장과 몽돌이 장관이다. 주요 농산물은 고구마, 마늘, 시금치 등이며, 부근 수역과 연안에서는 감성돔, 멸치, 갈치, 참돔 등이 많이 잡힌다. 섬 전역에 마을 특산물인 미역 양식을 하고 있다. [안내문]

 

호두마을 전경

 

11:50에 출항 한다던 배가 10분이나 늦게 도착했다. 그렇잖아도 다음 산행지인 한산도가 만만치 않은 거리인데 10분이란 귀한 시간이 또 지체된 셈이다.

 

용초도의 호두산과 호두마을 그리고 호두항 전경이다. 호두산은 분명 201m라고 도상에 표시되어 있는데 수동산(191.9m)을 최고봉이라고 일컬으며 더 알아주고 있으니 용과 호랑이가 싸우는 형국에 용을 더 알아주어서 일까, 수동산이 다른 얕은 산을 거느리고 있어서 그 규모가 커서일까, 그렇지 않으면 수동산과 호두산이 따로 떨어진 섬으로 봐서 수동산을 용초도의 최고봉이라고 일컫는지는 알 수가 없다. 아무튼 9m나 더 높으면서 수동산에 그 명성을 뺏긴 것이 의아스럽다.

오늘 산행한 용초도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과 같은 느낌의 섬이다. 좀 더 코스를 정비하고 유적지 및 조망터 등을 보완한다면 더 많은 산객과 관광객들을 불러 모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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