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8일(일)
그동안 얼마나 기다려왔던 두미도 산행인가! 개인적으로 가 보려고 해도 너무 멀어서 엄두가 나질 않고 그럴만한 시간도 그리 없다. 오로지 산악회에서 공지만 있기를 바랄 뿐인데 공지가 어쩌다 있다해도 성원이 되질 않아 출발을 못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답답한 노릇인지 모른다.
이번에 어렵게 성사가 됐다. 날씨만 좋기만을 고대했는데 역시 약간 흐리긴 했지만 미세먼지가 없어 시계가 좋아 기대했던 그대로다. 다만, 오늘이 어버이날에 부처님오신날까지 겹쳐 귀가길이 너무 늦어지지 않을까 염려가 되긴 하지만 뒷일은 제쳐두고 가벼운 마음으로 어둑한 밤 길을 나선다.
∥일정표∥
04:30 통영항 도착 후 자유시간
06:50 통영항→두미도로 출발
08:10 두미도 도착후 산행시작
16:00 두미도→통영항으로 출발
17:20 통영항 도착 후 서울로 출발
∥두미도 개요∥
두미도는 경남 통영시에 위치해 있는 섬으로서, 사량도와 욕지도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전체 면적은 5.033㎢이고, 해안선의 길이는 11km이며, 기암절벽 등 대부분 암석 해안이어서 선박의 접근이 쉽지 않다. 최고봉은 섬 중앙에 솟아 있는 천황산(天黃山)인데, 사방으로 조망이 무척 우수하다. 먼저 동남쪽으로 욕지도, 연화도가 선명하게 보이고, 북쪽으로는 사량도, 수우도, 사천의 와룡산이 다가오며 그 양옆으로 통영과 남해군이 조망된다. 그리고 동백나무와 각종 야생화가 무성하여 늦겨울에서 초봄 사이에 꽃 향기가 가득하다.
두미도라는 이름은 "머리 두(頭), 꼬리 미(尾)"자로서, 섬의 형태가 '꼬리가 있는 동물의 머리처럼 보인다'고 하여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 통영항에서 두미도 북구선착장까지 가는 소요시간은 1시간 20분으로 하루 한 번만 운항하기 때문에 산행은 거리가 짧던 길던 간에 두미도에서 통영으로 오는 배 시간에 반드시 맞춰야만 한다.
약 9km거리를 8시간이 주어졌으니 굼벵이가 굴러가도 도착할 시간이다. 선착장에는 식당도 없고 일찍 산행을 마친다고 해도 나머지 시간을 보낼 일이 막막하다.
▽ 산행코스는 A코스가 북구선착장에서 천황산을 넘어 남구선착장을 경유, 원점회귀하는 코스이고 B코스는 남구선착장에서 천황산을 넘어 북구선착장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었으나 참석인원 22명 중 B코스 신청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 통영여객선터미널은 몇 번째 오는지 모르겠다. 서호시장에서 05:30에 시락국(시래기국)으로 유명한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후 06:50 출항하는 카페리호를 타게 된다.
▽ 산악회 인원외에 승선객은 별로 없이 한산하다.
▽ 통영항 전경
▽ 통영의 미륵산이 보이고 다른 여객선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 애초에 블야가 선정한 50&섬산행에 포함된 한산도의 망산이지만 이곳이 인기가 없어서인지 공지도 안되고 공지가 되더라도 성원이 되질 않아 수년간 가보지 못하는 곳이다. 멀리서나마 렌즈에 담아본다. 6월에 공지가 되어 가려했으나 또 다른 여행 일정이 잡혀 있어 이번에도 힘들 것 같다.
▽ 한산도 남쪽에 자리한 용초도 풍경
▽ 용초도 남서쪽에 자리한 비진도
▽ 통영시 산양읍 미남리의 척포항
▽ 왼쪽의 한산도와 오른쪽 용초도 사이로 멀리 거제지맥에 자리한 노자산이 빛 내림 속에 돋보인다.
▽ 저도에는 아까시나무 꽃이 온 산을 하얗게 덮었다.
▽ 척포항에서 서쪽으로 멀리 떨아지지 않은 위치에 미남리의 달아항이 눈에 들어온다. 이런 곳까지 언제 탐방하기란 어려우니 이렇게 렌즈에 담아 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 같다.
▽ 연대도의 연대봉(220m)이 우뚝 솟아 보이고 그 아래 연대마을의 집들이 밀집되어 있다.
▽ 연대도 오른쪽은 만지도로서 연대도와 만지도를 잇는 길이 98.1m, 폭 2m의 출렁다리가 2015년 1월 22일 개통되어 한데 묶여 트레킹 코스로도 잘 알려져 있다.
▽ 연대도와 만지도는 산양읍 달아항에서 하루 4차례 오가는 배를 타고 15분이면 도착하는 섬이다. 출렁다리 사이로 남쪽으로 떨어져 있는 내부지도 일부가 보인다.
▽ 연화도도 보이고...
▽ 욕지도와 오른쪽 상노대도도 보인다.
▽ 추도가 가까워 지고...
▽ 작년에 4월 말에 갔었던 수우도도 눈에 들어온다. 왼쪽 멀리 하동의 금산까지 보이니 오늘 날씨는 괜찮은 편이다.
▽ 수우도 오른쪽으로 세번이나 갔었던 사량도가 눈에 들어오고...
▽ 멋진 부채살과 같은 빛 내림에 멋진 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 가까워진 상노대도와 뒷편의 욕지도의 볼록하게 튀어 나온 천왕산이 고개를 내민 모습이다.
▽ 천황산 정상을 넘어 왼쪽끝에서 임도와 만나면 오른쪽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만나게될 두미도의 남구선착장이 다가오고...
▽ 멀리 남해의 금산도 렌즈로 당겨보니 마치 눈앞의 풍경과 같이 가깝게 보인다.
▽ 드디어 통영항에서 출항한지 1시간 20분만에 도착한 두미도 선착장의 북구마을과 가운데 천황산의 풍경
▽ 천황산은 북구마을 쪽으로 이동해서 돌아 올라가는 코스도 있으나 반대편 방향에서 바로 오르기로 한다.
▽ 육각정 오른편으로 이동하여 산행을 시작...
▽ 등로는 비교적 잘 정비되어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
▽ 산행시작 점 부터 유독 눈에 들어오는 샛노란 꽃송이가 눈길을 끌고 있으니 중부지방에서는 보기 어려운 실거리나무 꽃이 절정기이다.
▽ 임도에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고...
▽ 조용한 숲길을 걷다보면 세상사 모든 잡념은 사라지고 마음은 평화가 찾아온다.
▽ 산행시간은 충분하니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게 되고 각종 야생화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 보기 드문 금난초도 보이고 염주괴불주머니도 염주를 앙증맞게 달고 있고, 노루발풀은 꽃망울을 금방이라도 터트릴 것 같고, 개족도리풀도 잎새 아래 꽃을 가득 피웠다.
▽ 남도 섬에는 어딜 가나 거의 자생 동백나무로 숲을 이룬 모습을 볼 수 있다.
▽ 종둥굴레도 오랜만에 보고, 용둥굴레는 언제 봤었는지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둥굴레와 겉보기에는 비슷하지만 뿌리가 다른 진황정도 꽃을 주렁주렁 달고 있다. 구실사리도 초록의 계절에 바위를 뒤덮고 기세가 당당하다.
▽ 콩짜개덩굴이 다른 식물에 질세라 바위, 나무줄기를 타고 앙증맞게 촘촘히 자리잡고 있다.
▽ 바위전망대에 올라 투구바위를 조망해 본다. 그 뒤로 오른편의 순천산, 왼쪽 멀리 정상인 천황산이 바라다 보인다.
▽ 가까이 살펴보니 보기 보다는 웅장한 모습이다. 천황산에서만큼은 명물이라
불리워야 할 것 같다.
▽ 투구바위를 다른 방향에서 근경 모습
▽ 투구바위 뒤로 돌아가 올라서 보고...
▽ 주변은 연두색 칼라 일색의 순천산과 천황봉이 상큼하게 다가오고...
▽ 뒤돌아 본 투구봉과 북서방향으로 멀리 왼쪽 남해의 금산과 오른쪽 멀리 사천의 와룡산은 물론 수우도, 사량도 등 유명섬들이 정겹게 다가온다.
▽ 북동방향으로 추도와 바로 뒤로 통영의 미륵산과 그 뒤로 오른쪽의 거제 산방산으로 부터 노자산, 가라산등 거제지맥 라인이 한 눈에 들어온다.
▽ 렌즈로 살짝 당겨 본 사량도의 윗섬과 아랫섬...
▽ 서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경남 남해군으로 맨 왼쪽 호도를 비롯, 목과도 조도, 죽암도가 눈에 들어오고 건너편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여수의 돌산도가 낯설지가 않다.
▽ 남쪽 방향으로 투구바위에서 약 14km거리의 갈도가 외롭게 떠 있다.
▽ 북구선착장이 있는 북구마을
▽ 모델 좋은 골무꽃도 만나고...
▽ 소사나무 군락은 어느 섬을 가든 볼 수 있고 덕분에 한 여름에도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 주어 다행이다.
▽ 순천산을 지나 다시 한번 올려다 본 천황봉
▽ 천황봉을 오르기 위해 막바지 급경사를 올라 내려다 보니 쪽빛 바다에 일망무제인 풍경이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 다시 한번 투구봉과 순천산을 내려다 보고...
▽ 오가는 사람들에게 뭔가를 깨우치게라도 하려는 듯 이러한 너덜길도 있어 순탄하다고만 할 수 없는 등로이다.
▽ 이러한 로프도 이용해야 하는 암벽도 있으니 밋밋한 산행보다는 흥미롭다.
▽ 정상에 올랐다. 467m 높이로 통영의 미륵산(461m) 보다도 6m가 더 높아 섬산행으로서는 만만치 않지만 너무 느긋하게 올라온데다가 야생화와 풍경 사진에 몰두하다 보니 언제 정상에 다다랐는지 모르게 올라왔다.
사실 산행은 이렇게 여유롭게 해야 하는데 앞만 보고 내달려야 하는 산행이야말로 힘들고 지루할 수밖에 없다.
▽ 정상에서 바라 본 남쪽 방향의 왼쪽 상노대도와 오른쪽 욕지도 풍경으로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이 그림 같이 다가온다.
▽ 서쪽방향으로 다시 한번 바라 본 남해의 금산일대와 왼쪽 멀리 금오도와 돌산도
▽ 서쪽 방향으로 당겨 본 여수의 금오도로 대부산 정상과 비렁길의 트레킹 코스가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다.
▽ 북쪽 방향의 왼쪽 수우도와 가운데 사량도
▽ 가운데 추도와 멀리 왼쪽으로 경남 사천시, 고성군, 가운데 통영시 오른쪽으로는 거제시에 속한다.
▽ 남쪽으로 방향을 돌려 다시 당겨 본 상노대도와 오른쪽으로 살짝 가려진 하노대도
▽ 당겨 본 욕지도 동편 모습
▽ 욕지도 서편 모습
▽ 두미도의 꼬리에 해당하는 동뫼섬
▽ 상노대도의 일부 풍경
▽ 천황봉 정상의 모습
▽ 하산길에 이러한 바위도 눈길이 가고...
▽ 사방오리나무 줄기의 문어발 모습도 희귀해 보인다.
▽ 다시 한번 최고의 풍경으로 보이는 동뫼섬을 담아본다.
▽ 이런 마당바위에 앉아 풍경을 보노라면 신선이 따로 있겠나 싶다.
▽ 내려다 본 남구선착장의 남구마을
▽ 섬 한바퀴를 돌 수 있는 임도가 산 중턱에 유일하게 나 있고 그 아래로 새끼섬이 자리하고 있다.
▽ 당겨 본 새끼섬
▽ 남쪽 끝에 자리잡은 전망대
▽ 다시 원점회귀 길인 임도로 접어 들었다.
▽ 남구마을에 잠시 들러 보기로 한다.
▽ 속이 비어 시멘트로 발라 놓은 고령의 동백나무들이 마을 한쪽 어귀에 자리하고 있어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고 있는 모습도 보기 좋다.
▽ 작은 가게에 맥주가 있어 잠시 팔각정에 앉아 산우들과 대화하며 한잔 기울이고...
▽ 매스컴에도 탔다는 누렁이는 이곳 남구선착장에서 하선하여 산행하는 등산객들을 끝까지 완주하며 안내를 했다고 하는데... 우리는 북구선착장에서 출발하여 그런 안내는 받아 보질 못했다. 기념으로 한컷!!
▽ 때죽나무도 만개했다. 5월이 들어서면 바야흐로 하얀꽃의 계절이다. 아까시나무, 찔레나무, 이팝나무, 국수나무...
▽ 이곳 섬에 인구가 많을 때는 초교의 분교가 있었는지 독서하는 어린이상과, 이순신 장군상이 그대로 세워져 있다. 지금은 연수원 팬션으로 쓰여지고 있나 보다.
▽ 북구마을에 도착...
▽ 누렁이 대신 이 호랑이 무늬의 호피견이 남구마을에서 이곳 북구마을까지 앞장서서 안내를 해 줬다. 참 기특하기 이를데 없어 간식을 안 줄 수가 없다.
▽ 두시간 가까이 일찍 하산하여 귀가할 배 시간을 기다리자니 따분하기 이를 데 없는데 마침 작은 가게가 있어 술 한잔을 기울이며 우스게 대화를 나누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게 보내어 다행이다.
▽ 이렇게 해서 그동안 학수고대해 왔던 두미도 섬산행으로 또 하나의 숙제를 해결했다. 두미도 천황산의 조망은 어느 섬 못지 않게 좋고 산세도 그런대로 좋아서 산 타는 재미도 있다. 특히 생각지도 못했던 야생화가 있어 눈을 즐겁게 한 것도 추억의 한 페이지로 간직될 것 같다. 비록 귀경길이 지체되어 서울 시청역에 도착시간이 밤 11시 20분이니 시외버스로 집에 귀가한 시간이 정확히 새벽 1시 35분으로 지금껏 이렇게 늦어 보기는 두번째다.
그러나 그런 정도의 각오 없이는 산행하는 자만의 특권을 누릴 수가 없어 오히려 더 뿌듯한 감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훗날 모든 것들은 다 그리운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