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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섬/경상도

[보령] 외연도

2022년 8월 13일(토)

 

기습적인 폭우로 인하여 전국적으로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은 가운데 또 한 주간이 지나간다. 주말, 휴일에도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으니 조용히 집에 있자는 생각이었는데 계획했던 섬 산행 지역은 60%의 확률로 하루종일 비가 온다는 것도 아니어서 다시 마음을 돌려 비가 온다하더라도 탐방해 보기로 한다.

특히 섬 산행은 한번 기회를 놓치면 가보기가 쉽지 않아 강행하기로 한 것이다. 비가 온다면 산악지대나 계곡과 같은 위험성이 있는 곳은 피해야겠지만 섬 산행은 배 출항에 지장만 없으면 큰 무리가 없으므로 줄곧 이어온 산행 및 트레킹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 이번에 신청한 곳은 보령에 유명 섬으로 정한 삽시도, 고대도, 원산도, 외연도의 네 개의 섬 중 외연도만 못 가봐서 날짜만 오기를 고대했기에 날씨와 관계없이 기다린 것도 사실이다. 오늘은 또 어떤 느낌으로 외연도가 다가올지 궁금한 마음으로 밤길을 나선다.

 

∥일정표∥

· 23:50-04:00: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 이동

· 04:00-07:00: 대천방파제등대 인증 및 자유시간

· 07:00-08:00: 승선준비

· 08:00-09:50: 대천항-외연도

· 09:50-15:30: 외연도 트레킹 및 자유시간

· 15:30-15:50: 승선대기

· 15:50-18: 외연도-대천항

 

∥산행 및 트레킹 정보∥

♣ 소재지: 충청남도 보령시 오천면 외연도리

♣ 코스:외연도선착장-일출전망대-망재산-고래조지-고라금-누적금-돌삭금-명금-헬기장-전망데크-봉화산-쉼터-당산-여객선터미널

♣ 거리: 약 9km(산행시작-09:55, 도착-14:40)

 

∥외연도 개요∥

외연도는 충청남도 보령시에 위치해 있는 섬으로 대천항에서 서쪽으로 약 41km 거리에  자리하고 있으며, 보령시에 있는 70여개의 섬들 중 가장 멀리 있다. 전체 면적은 1.53㎢이고, 해안선의 길이는 8.7km이며, 해안선이 복잡하고 암석 해안이 발달해 있다. 최고봉은 동쪽에 솟아 있는 봉화산인데 사방으로 서해의 푸른 바다와 외연열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등 조망이 무척 우수하다.

그리고 외연도 중앙에 있는 마을 뒤편에는 동백나무, 후박나무, 둔나무, 붉가시나무, 식나무 등 천연기념물36호로 지정된 상록수 숲이 있고 이외에도 팽나무, 상수리나무, 찰피나무, 고로쇠나무 등의 낙엽활엽수가 있다. 이 중 팽나무는 높이가 20m이고 직경이 1m이상이며 동백나무는 높이 18m, 직격 60cm에 달하고 뿌리가 다를 두 그루가 붙어 있어서 사랑나무라고 한다. 또한 포구 뒤쪽에는 독수리바위, 병풍바위 등 각종 기암괴석이 있고, BC202년에 중국 제(齊)나라가 망하자 500여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이 섬에 정착한 전횡(田橫)의 사당이 있다. 

외연도라는 이름은 "바깥 외(外), 연기 연(煙)" 자로서,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연기에 가린 듯 까마득하게 보인다고 하여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 외연도와 주변 섬들...

daum지도와 naver 지도상에 표기된 외연도 주변 섬 이름에 다소 차이가 있다. GPS로 표기된 지도는 naver인데 설명에서는  daum 지도를 일부 참고로 했다.

 

▽ 금일 걸었던 코스다. 어느 곳이든 걷는 거리는 걷기 나름이고  코스가  같더라도 각자 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다. 오늘 걸을 거리는 약 9~10km인데 배 출항 시간을 고려하면 5시간 30분이 주어진 셈으로 여유로운 시간이다. 정상에서 내려와 쉼터에서 능선끝의 전망대까지 왕복 400m를 덜 걸은 것을 포함하여 전체거리 약 10km보면 될 것 같고 둘레길을 걷는다면 거리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에 버스가 도착한 시간은 새벽 4시가 되지 않았으니 그냥 잠을 청하다가 6시가 되서야 식당으로 가서 식사를 한다.

 

배시간을 살펴보니 외연도 가는 배는 오전 오후 두번이란 것을 알 수가 있다. 만일 기상이변으로 8시 배가 못 뜬다면 산행을 할 수가 없으니 그런 일이 없기만을 바랄 뿐이다.

 

고속훼리인 웨스트프론티어호를 타고 가는 중 두개의 선착장인 호도와 녹도를 들렀다가 외연도에 도착하게 된다. 날씨는 잔뜩 흐렸으나 다행히 바람은 그리 불지 않는다. 오후에 비가 온다는 예보는 있으나 오늘 만큼은 오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고속훼리는 밖에 나갈 수가 없어 주변 풍광을 즐길 수가 없다. 의자에 앉아 잠이나 청해야 하는 시간이지만 밖이 궁금한지라  배 창문안에서라도 풍광을 담아 볼 수밖에 없다. 출항하면서 담아 본 대천항 전경...

 

보령화력발전소가 눈에 들어오고...

 

대천항에서 출발한지 35분쯤 지나자 낯이 익은 선착장과 해수욕장이 눈에 들어온다. 삽시도의 밤섬선착장과 밤섬해수욕장이다. 21년 11월 14일 보령쪽에 처음으로 섬을 탐방했던 곳이다. 이 섬을 계기로 고대도, 원산도를 다녀왔다.

 

삽시도의 수루미해수욕장에서 남쪽으로 불모도라는 섬을 바라 보노라면 기암을 볼 수가 있는데 이렇게 가까이서 다시 보게 됐다.

 

왼쪽의 무인도인 추도와  두번째 기착지인 녹도가 보인다.

 

암릉으로만 형성된 추도 풍경...보령시 오천면의 녹도리에 속하는 추도이고 오천면 효자도리에 속하는 추도도 있으니 같은 면단위에 같은 이름을 가진 섬이 두개다.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에 추도는 몇 개나 된다. 여수시 화정면 낭도리의 추도가 있고, 경남 남해군 창선군 당도리의 추도도 있으며  통영시 산양읍 추도리의 추도가 제일 큰 섬이라 하겠다. 그렇다고 제주시에 속하는 추자도까지 혼동하여 여기에 포함 시키면 웃을 일이다.

 

다른 각도에서 본 녹도리의 추도...

 

▽  대천항에서 50여분만에 첫 번째 기착지인 호도항에 도착, 승선객들을 하선시키고 배는 곧바로 출항...

호도는 면적 1.33k㎡, 해안선 길이 27km, 보령의 대천항에서 22.5km 떨어진 곳에 자리한 호도는 삽시도에서는 6km가량 떨어져 있다. 지형이 여우처럼 생겼다 해서 호(狐)도라고 부른다고 한다.

 

잠시 배 뒷편으로 나가 보니 어마무시한 물보라를 뿜어대며 호도항을 빠져 나가는데 카메라가 물세례을 맞았다. 안전상 문제가 있기에 바깥 출입을 삼가도록 하는 것인데...

 

호도항에서 조금 떨어진 무인도지만 선착장도 갖춰져 있는 것 같다. 저런 곳에서 멍때리며 며칠을 살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고...

 

호도의 호도해수욕장이 한 여름임에도 한쌍만 보이고 넓은 백사장은 한가하기만 하다.

 

호도 전경을 뒤로 하고...

 

녹도 바로 앞바다에 있는 석도...

 

▽ 두 번째 기착지인 녹도 섬에 도착, 섬의 지형이 사슴과 같이 생겼다'고 하여 녹(鹿)도라 붙였다고 한다. 녹도의 면적은 0.92㎢이고, 해안선 길이는 4km이며, 인구는 95가구, 190명(2021년 기준)이라 한다. 오른쪽을 머리로 봐야 사슴 같은 건가 모르겠다.

 

그렇다면 사슴 꼬리부분에 선착장이 위치해 있는 셈이다. 화장실로 보이는 건물 외에 선착장은 아무 시설도 보이질 않는다. 마을까지 걸어가거나 탈 것을 이용해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마을에서 마중 나오거나 배에서 내린 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선착장에서 이 마을 호두항이 있는 안쪽까지는 1km 거리는 될 듯 하다. 지도에서 보듯 산을 한바퀴 돌아 볼 수있는 등로가 나 있는 것도 알 수가 있다. 파란 지붕 일색의 마을을 보니 마치 흑산면 소재의 만재도의 마을이 생각난다. 

 

남동쪽으로 녹도 앞 바다에 있는 무인도인 소화사도

 

소화사도 오른쪽에 자리한 대화사도(大花沙島)...역시 녹도리에 속하며 바다 위에 떠있는 대화사도 주변의 물 위에 잔바위가 많아서 해가 뜰 때는 빛이 나는데, 그 광경이 마치 꽃과 같이 눈부시다 해서 지명이 유래되었다. 섬의 모양이 활과 같이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라고도 전해진다고 한다.

 

▽ 대천항에서 1시간 55분만에 도착한 외연도...섬의 크기나 인구에 비해 휴가철이 되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하선한다. 주로 트레킹이나 민박을 하며 여행을 하러 온 사람들인 것 같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트레킹에 돌입하는데 주변을 보니 온통 그물로 덮혀있다. 어부들의 생계와 모두 직결된 물건들이다. 그물 사이를 빠져 나가 저 앞에 보이는 망재산 왼쪽으로 이동 하게 된다.

 

마을을 봐도 어수선하고 청결한 느낌이 없어 섬에 대한 첫 인상은 그리 좋지는 않다. 

 

흰등대로 가는 방파제 초입이 망재산 들머리인데 그곳에서 뒤돌아 본 반대편의 봉화산 정상과 마을 풍경이다. 물이 썰물이어서 바닥이 다 드러나 보인다.

 

이대 숲을 지나는데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진다. 오후에나 온다는 비가 벌써 내린다면 산행에 지장은 물론 주변 조망도 못하는 산행을 하는게 아닌가 염려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바람이 불고 비가 올 것에 대비해 우산을 두개나 챙겨서 왔지만 왠지 기분이 찜찜하다.

 

여린 대나무가 휘어져 터널을 그럴 듯 하게 만들어져 있어 운치가 있다.

 

등로에서 약간 벗어나 일출전망대에 들러 본다. 남쪽으로 왼쪽의 질마도 가운데 멀리 오도가 보인다.

 

일출전망대 끝 풍경...

 

당겨 본 질마도

 

오도와 오른쪽 앞의 작은 섬은 석도...

 

 당산양도

 

보라색의 맥문동이 한창 만개를 한 시기인데 이와 같은 개맥문동도 같은 시기에 만개한다.

 

▽ 굵은 빗방울이 사정없이 내리 친다. 우산을 받쳐들고 사진을 찍는 일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망재산 정상에 올라보니 누가 프린트해서 비닐에 넣어 놨는지 이것으로 정상표식을 대신하고 있다.

 

▽ 고래조지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정비가 안되어 비에 젖은 숲길을 헤치며 가자니 이미 옷은 다 젖은 상태다.

 

▽ 숲에서 나오니 나무 한그루 없는 돌출부가 보이면서 조망이 확 트인다. 비록 간간히 비가 내리는 날씨지만 시원한 바람과 함께 기분이 상쾌하다. 왼쪽 멀리 오도가 보이고 가운데 횡견도가 눈앞에 펼쳐진다.

 

▽ 일출전망대에서 조망했던 왼쪽으로 질마도, 바로 앞은 당산양도, 멀리 오도를 다시 살펴보고...

 

▽ 아쉬움에 질마도를 당겨보니 수반 위의 수석을 감상하는 느낌이다.

 

▽ 서쪽방향의 당산양도 뒷편의 오도도 당겨 보고...

 

▽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북서방향의 대청도와 중청도도 살펴보는데 인천 옹진군에만 대청도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모두가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다.

 

▽ 렌즈로 당겨 본 대청도

 

▽ 중청도

 

▽ 왔던 길을 보니 171m란 높이가 대청봉을 올려다 보는 것 같다. 저 봉우리를 다시 올라 진행하는 코스라면 하품이 나올만 한데 다행히 왼쪽 경사면으로 해변을 따라 이동하게 되니 부담되는 코스는 아니다.

중간에 사학금이란 해변이 있지만 내려가는 길이 보이질 않아 포기하고 작은 바위에 설치된 경사면의 로프를 잡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로프에 의해 벌집을 건드려 내 뒤를 따라 오던 산우가 벌에 쏘여 혼비백산 했던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다시 산죽길이 나오고 고라금이란 해변이 나오지만 먼저갔다 올라오는 산우가 온통 쓰레기만 보인다는 얘기에 패싱하기로 한다.

 

고라금을 패싱하고 마을길로 접어들어 누적금 방향으로 가는 코스다.

 

왼쪽 길로 접어 들어 소공원 쪽으로 이동, 저 앞의 고개를 넘으면 누적금이 나오게 된다.

 

누적금 해변의 풍경...멀리 대청도, 중청도가 보이고 해변의 돌들은 날씨 탓인지, 빗물을 머금어서인지 시커멓게 보여서 마치 탄광촌에 와 있는 느낌이다.

 

범상치 않아 보이는 저 바위는 마치 외연도와 붙어있는 바위 같지만 따로 떨어져 있는 소청도라는 이름을 가진 작은 바위 섬이다. 역시 옹진군의 소청도만 있는게 아니다.

 

대청도와 오른쪽 중청도를 당겨 보고...

 

다시 당겨 보는 중청도...이곳 주민들은 이러한 무인도가 많으므로 인해 어족자원이 많을 것으로 생각이 든다.

 

해변에서 뒤돌아 본 모습으로 어디서 떨어져 나온 바위들인지 해변 가득 널부러져 있다.

 

누적금에서 돌삭금으로 넘어 가는 등로는 이와 같이 정비가 잘 되어 불편함이 없다.

 

이곳 역시 첫 들머리에서와 같이 이대로 덮힌 숲이 터널을 지나듯 운치가 있다. 반대편 입구가 마치 하트모양을 한 것 처럼 보여 신기하기도 하다.

 

돌삭금에 도착, 거무죽죽한 몽돌과 흰몽돌이 섞여있어 깔끔해 보이는 해변과는 거리가 있다.

 

오른쪽  진행방향인 노랑배 쪽의 풍경

 

거대한 바위들이 마치 바다사자들이 노는 듯 뒤 엉켜 있는 풍경이 이색적이다.

 

봉화산 북쪽 끝자락 능선 아래 자리한 노랑배와 낚시배가 대비되는 풍경이 재미있기도 하다.

 

이쪽 방향은 둘레길이어서인지 정비가 잘 되어 있다. 칡덩굴이 군락을 이룬 곳은 어딜가나 주변 일대를 모두 잠식하여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으니 골치 아픈 존재이기도 하다.

 

비가 오는 와중에도 모델 좋은 계요등을 만나니 우중충한 날씨도 해맑아 보인다.

 

잠시 조망처에 내려서서 지나 왔던 돌삭금을 바라보며 우산을 받쳐 들고 훌쩍 지난 점심시간의 공복을 해결한다.

 

▽ 진행 방향의 명금을 바라보는데 봉화산 정상은 구름에 가려 보이질 않으니 정상에 올라서서 주변을 조망을 하긴 글렀다는 생각이 든다.

 

당겨 본 소청도 풍경

 

명금쪽으로 가는 둘레길...이대 숲으로 장식된 이러한 낭만의 길도 흔치 않을 듯 싶다.

 

왼쪽이 작은명금, 오른쪽이 큰명금이란 해변이다. 작은명금에는 피서객들이 텐트를 쳤고 오른쪽 멀리 낚시를 즐기는 모습들이 보인다.

 

큰명금 방향으로 해변을 따라가려다가 등로 정비가 잘 안된 것 같아 마을로 들어서는 고개위로 올라와 헬기장 쪽으로 이동한다.

 

헬기장 관리는 잘 되어 있는 듯 하다. 외딴 섬에 유사시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이기에 그럴 수밖에 없겠다.

 

팽나무가 있고 의자에 앉아 쉬어 갈만한 이쪽 방향으로 약수터와 명금을 갈 수 있다. 

 

해변 방향을 따라 노랑배가 있는 전망대로 향하는 둘레길인데 그동안 내린 비로 촉촉히 젖었다.

 

이곳까지는 미처 정비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였나 보다. 식물 상태가 금년 안에 자란 것 같질 않다. 시급히 정비되었으면 좋겠다.

 

이곳 전망대에 서자마자 바람이 거세게 불어 우산 한개는 여기서 망가지고 말았다. 겨우 사진 한장 건지고 부랴 온 길을 되돌아 간다.

 

노랑배 바로 윗쪽에 자리한 전망대에 도착, 망원경이 세워져 있긴 하지만 앞쪽에는 작은 바위섬 이외에는 뵈는 것이 없다. 

 

이곳 전망대에서 소청,중청,대청도를 담아봤다. 비는 억수로 오지만 이만큼의 조망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히 아닐 수가 없다. 오히려 맑은 날 보다도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되어 그런대로 보기가 좋다.

 

당겨 본 소청도, 중청도, 대청도 풍경...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느낌이다.

 

전망대에서 봉화산 정상을 오르는 길은 그렇게 녹녹지 않다. 이러한 너덜길이 있어 넘어지거나 발목을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어느덧 정상에 올라왔다. 팽나무와 함께 봉화대터가 자리하고 있지만 그 흔한 정상석 하나는 없다. 외연도의 봉화대는 조선전기 왜적을 감시하고 바다건너 중국을 경계하는 역할과 조선후기 자주 출몰했던 이양선에 대응하기 위한 충청수영의 권설 봉수였다. 또한 지금은 제외되었지만 과거에 당제를 지내던 곳이기도 하다.

이 곳 봉수를 관장했던 충청수영은 현재의 보령시 오천면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충청수영이 운영했던 권설 봉수는 전라북도로 편입된 어청도 봉수에서 시작되어 외연도, 녹도, 원산도를 지나 오천면의 수영 망해정에 도달하는 경로다. 어청도에서 봉수가 오르면 오천면에서 서남방 51km 지점에 위치한 외연도 봉수대에 전해진다. 

외연도 봉수대에서 동북방으로 16.25km, 오천면에서 서남방 31km 지점에 위치한 녹도봉수대로 전달되고 녹도에서 다시 동북방 16.9km의 원산도로 전해지는데 원산도에서는 오천면 수영 망해정으로 바로 연락되어 충청수영에 보고가 되는 경로이다. [안내문]

 

▽누군가 이렇게 돌에다 매직으로 쓴 봉화산이 정상석을 대신하고 있다.

 

▽ 이곳까지 어렵게 왔으니 셀카 인증으로 한장 담아 보고...

 

▽ 봉화대터 안내문이 인증장소라니 또 한컷 담아 본다.

 

▽ 다행히 비가 주춤하면서 안개도 걷혀 주변 조망이 가능하다. 먹구름이 잔뜩 낀 가운데 망재산과 외연도리 마을이 살짝 보인다.

 

▽ 동쪽 방향으로 앞쪽 무명도와 뒷편의 중수도 주변은 날씨에 아랑곳 하지 않고 낚시배들이 진을 치고 있다.

 

▽ 유일하게 조망이 가능한 능선상에서 지금까지 바라보며 렌즈에 담아왔던 주변의 섬들을 망재산을 포함, 마을을 망라하여 한눈에 담아 본다.

 

▽ 정상에서 렌즈로 당겨 본 오도

 

▽ 망재산 뒷편 멀리의 횡견도

 

▽ 하산하여 고개위에 위치한 쉼터로 이곳에서 200m 정도를 좀 더 진행하면 전망대가 나오고 마을 전체를 조망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와 같은 가시덤불 숲으로 우거져 더 이상 진행할 수가 없어 포기하고 만다.

 

헬기장으로 다시 회귀하여  좌틀하면 바로 마을로 접어들게 되지만 아직 배시간은 1시간 40분 가량이 남아 당산을 오르기로 하는데 이러한 원형 쉼터를 곧바로 지나면서 당산을 오르게 된다. 

 

당산의 들머리인 데크계단

 

이와 같은 데크 계단은 당산 정상 부근 전횡사당을 지나 산 넘어까지 이어지게 된다. 주변이 상록수림이라 어떤 무더위도 식혀 줄 것만 같다.

 

허걱! 오늘 생전 처음 보는 식물을 만났다. 흰 꽃까지 예쁘게 여기저기 폈으나 이름을 불러 주지 못하니 궁금하기 이를 데 없다. 다만, 야생강이라고도 불리는 생강하고 잎이 비슷한 "양하"가 떠올랐지만 양하가 잎이 어긋나는 것과는 달리 잎이 원줄기를 감싸고 있고 꽃대가 올라 온 것이 영 다른 모습이다.

여하튼, 등로 데크계단 일대가 이것으로 군락을 이룬 곳이 많아서 알지 못하는 식물을 두고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후에 아무리 외연도 식물에 대해 검색을 해봐도 다른 식물들은 모두 소개해 놓았지만 이 식물 만큼은 소개가 되어 있지 않아 결국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싸이트를 이용, 생강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나도생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생강하고 양하는 생강과에 속하지만 이 식물은 닭의장풀과에 속하는 다른 식구이다. 여수, 해남, 제주 등 아랫지방에서 자생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쉽게 접할 수 있는 식물이 아니니 처음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외연도에 이렇게 군락을 이뤄 자생하고 있는 모습과 시기에 맞춰 꽃까지 볼 수 있는 행운을 갖게 되서 무엇보다 오늘 탐방은 보람을 얻은 것 같다.

  

 ▽ <나도생강> 꽃과 과실 모습...

제대로 촬영한 줄 알았지만 우천에 어두워 떨림으로 선명하게 담지 못해 아쉽다. 뒤돌아서서 가는 나에게  그들이 "나도 생강이에요" 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지 못했던 것 같다.

 

 전횡(田橫)의 사당이라고 하는데...

전횡(田橫)은 진(秦) 말의 제(齊)나라 사람으로 유방이 천하를 놓고 항우와 다투고 있을 때, 자립해 제왕(齊王)이 되었다. 유방과의 싸움에서 패해 부하 500여 명을 이끌고 해도(海島)로 달아났다. 유방이 사람을 시켜 투항을 권했으나, 그는 한(漢) 조정에 신하가 되기를 거부하고 자살했다고 한다. 외연도에는 전횡과 그 부인, 딸을 신으로 모신 사당이 있으며, 매년 음력 2월 14일에 풍어(豊魚)를 기원하는 제사를 올리고 있다.

 

당산 정상이 어딘가 아무리 살펴봐도 없다. 전횡 사당까지 오른 것이 전부다. 이곳에서 다시 되돌아 하산하는데 196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상록수림으로 답게 각종 상록활엽수, 낙엽활엽수의 고목들이 우거진 숲을 이뤘다.

 

근육질의 우람한 나무들이 있어서 눈길을 끌고...

 

마을 어귀에 내려오니 이러한 멋진 나무도 보인다.

 

마을 뒷편에 외연도초등학교가 아담하고 아름답게 자리잡고 있어 지나는 길에 잠시 둘러보고...

 

배가 오려면 아직 한시간 이상이나 남았는데 일찍 마을까지 다다랐다. 봉화산 정상에서 마을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예정된 전망대 코스를 가지 않는 등 조금 단축된 산행인 것도 있지만 우천으로 인해 쉬지 않고 걸어서이기 때문이다.

이곳엔 민박집도 여럿 있고 가게도 있고 식당도 있다. 비가 오는 바람에 대충 산행을 마친 이들이 많은 것 같고 이미 식사를 마치고 일찌기 여객선터미널에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배시간이 다 되어 대기하는 동안 민박 여행을 마친 손님들 중에는 불평하는 분들이 많다. 볼 것도 없는 이곳에 와서 불친절하고 특히 5,000원도 안될 식사비가 10,000원씩을 받는다는 등 외지 사람들을 호구로 알고 돈만 챙기려는 민박집들이라며 보통 불쾌해 보이는 모습이 아니다. 도심속에 살면서 서비스 받는 것에 익숙한 분들이 시골 분위기와의 괴리에서 느끼는 감정일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물론 산우 중에는 식당에서 10,000원을 주고 얼마나 잘 먹었는지 모른다며 흡족해 하는 분들도 있다. 

 

오전에 타고 왔던 고속훼리호가 도착했다. 우중의 날씨지만 바람이 그렇게 심하게 불지 않아 혹시 배가 뜨지 않을까 염려했었는데 괜한 염려였다. 오전에는 썰물로 하선할 때 금방 내렸는데 오후엔 만조가 되어 뱃머리 높이만큼 사다리로 오르내려야 하니 그런 불편은 처음 겪는 것 같다.

 

금일 외연도를 탐방을 마침으로 해서 그동안 보령시에 있는 삽시도, 고대도, 원산도를 포함 네개의 섬을 모두 둘러봤다. 이제 이 섬을 다녀감으로써 보령의 섬을 찾을 일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섬 나름의 이미지와 분위기가 있는데 그것을 찾는 것은 각자의 노력에 달려 있다. 외연도 역시 마찬가지로 볼거리도 중요하지만 섬의 역사와 특징을 살펴 보면 더 마음에 다가 오는 섬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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