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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섬/전라도

[고흥] 연홍도

2022년 6월 26일(일)

 

지난 2020년 1월 12일에 금당도를 갔다온 적이 있다. 완도군에서 가장 동쪽 지역에 있는 섬으로 한바퀴 완주를 하는데 가장 높은 금당산에 올라 더 동쪽에 있는 거금도를 바라보니 적대봉이 보이는데 저곳은 언제쯤 가 볼 수 있을까 막연히 생각하던 중 옆에 산우 한분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바로 옆에 있는 섬도 블야에서 정한 100섬에 포함된다고 하면서 연홍도라고 한다.

그때 처음으로 50섬에서 100섬으로 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너무나 작게만 보이는 연홍도가 어떻게 해서 100섬에 포함 되었는지도 의아해 했다. 그 다음 2021년 10월 9일 거금도 적대봉을 올라 서쪽 방향의 연홍도를 바라보게 되었는데 거리상 더 작게 보이고 안중에도 없었다.

그러나 얼마 전에 본격적인 100섬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연홍도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마침 그동안 체력에 문제가 있는 아내가 다녀 올만 한 곳으로 판단이 되어 함께 가자고 설득하여 동행하게 되었으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산행 및 트레킹 정보∥

♣ 소재지: 전남 고흥군 금산면 신전리

♣ 코스: 연홍선착장-아르끝-마을회관-연홍교회-전망좋은곳-몽돌해변-연홍공방-후박나무숲-좀바끝-큰모래밭-연홍미술관-마을회관-연홍선착장

♣ 거리: 약 6km(신양선착장 출항-12:30, 연홍선착장 도착-12:34)

 

∥연홍도∥

연홍도는 거금도 서쪽 0.5km거리에 자리하고 있으며 전체 면적은 0.55㎢이고, 해안선의 길이는 4km이며, 대부분 모래해안으로 이루어져 있다. 섬의 모양은 특이하게 "ㄱ"자 모양을 하고 있으며, 이곳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약 300년 전부터라고 한다. 최고봉은 남쪽에 있는 당산이며,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미술관이 있으며, 곳곳에 국내 유명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지붕없는 미술관"이다.

연홍도라는 이름은 "이을 연(連), 넓을 홍(洪)"자로서, 넓은 바다에 떠있는 연(鳶)처럼 보인다고 하여 부르게 되었다고 하는데 한자는 다르게 표기되어 있고, 원래는 섬이 말처럼 보인다고 하여 마도(馬島)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 신양선착장에서 12:30분 배를 타고 5분도 안되는 거리의 연홍선착장에 도착, 트레킹을 시작하면 16:00 배를 타야하는데 주어진 시간은 3시간이 넘으므로 최대 6km 거리를 걷는다 해도 여유로운 시간이 될 것 같다. 다만, 새벽에 먹은 아침식사에 공복이 와도 이곳 선착장에는 식당도 없고 있다고 해도 배를 바로 타야하기 때문에 먹을 시간도 없다. 간식으로 간단히 때우고 연홍도에도 식당은 없다고 하지만 어느 블로그 정보에서 부녀회장댁에서 사전 주문을 하면 점심을 먹을 수 있다고 하니 일단 들어가서 해결해 보기로 한다.

 

                                        ▽ 신양선착장에 설치해 놓은 연홍도 안내판

 

 

▽ 선양선착장에서 바라 본 연홍도 풍경으로 이곳 동쪽에서 보면 다른 방향에서 보는 것 보다 더 작게 보인다. 장마철이긴 하지만 날씨는 비가 온다는 예보는 없고, 구름이 많고 해무가 끼어 멀리 있는 다른 섬들은 잘 보이지 않으나 가끔씩은 파란 하늘이 보이는 날씨이다.

 

연홍도 마을 너머로 금당도의 금당산이 해무에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한다.

 

연홍도에 정박해 있던 선박이 신양선착장에 방문객을 태우기 위해 도착했다. 트래킹 인원이 대부분이고 그외에 관광객들이 몇 몇 보인다. 요금은  5,000원으로 거리에 비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왕복 도선료가 2,000원이고 연홍도 발전기금 및 관리비로 3,000원이 포함된 것이어서 이해가 되는 요금이다. 하루 일곱번 운항을 한다니 괜찮은 수입이다.

 

12:30분에 출발, 약 500m거리에 직선으로 가지 않는다 해도 3분 정도면 도착하니 배 안의 좌석에 앉아 있을 여유도 없다.

 

연홍선착장 풍경

 

수심에 따라 섬에서 선착장까지 이어지는 도로의 길이가 달라진다. 수심이 낮게 되면 배를 정박할 수 있는 깊이까지 도로를 내야하니 그 만큼 길어진다. 

 

▽ 연홍도 안내판이 보기 좋게 세워져 있다. 이런 안내판에서 인증을 하면 섬을 갔다 온 것으로 인정을 해 준다는 상술에 부리나케 사진을 찍고 바로 섬을 빠져나가는 영광의 송이도도 그렇지만 이곳은 얼마전 까지만 해도 선착장 바로 옆에 있는 뿔소라 조형물이 인증 장소였는데 이런 문제점이 있어서인지  연홍도 끝쪽의 좀바끝 표지목을 인증장소로 변경했다니  늦은 감은 있으나 잘한 일이다.

 

▽ 선착장으로부터 마을 진입 전에 칼라 풀한 그림들이 다른 섬에서는 언뜻 보기 힘든 모습으로 말로만 듣던 연홍도는 지붕없는 예술관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은 풍경이다.

 

▽ 뿔소라 조형물에서 사진을 담을 수 없을까 봤더니 진입로에는 들어가지 못하도록 되어있다.

 

완전히 썰물이어서 갯벌이 다 드러났고 정박해 있는 작은 배들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가운데 "연홍아 놀자" 라는 테마로 방파제 위로 아이들이 자전거타고 바람개비 돌리며 굴렁쇠를 굴리는 역동적인 조형물들로 인해 작은 섬이  한층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마을 주택의 담장이나 벽에는 그림이나 모자이크 타일벽화 등으로 잘 꾸며 놓아 자세히 감상만 하여도 두 세시간은 가볍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척 보아도 별주부전 이야기를 그려 놓은 것 같다. 용왕이 병이 들어 토끼의 간을 먹으면 낫는다는 말에 충신인 별주부 자라가 육지에 가서 구해 오겠노라하고 육지에서 토끼를 속여 용궁으로 데려왔으나 뒤늦게 속은 줄 알게 된 토끼는 간을 육지에 두고 왔다고 다시 속여 육지로 돌아와 어떻게 간을 내 놓고 다니겠느냐며 숲속으로 도망가 살아나게 되면서 토끼의 탐욕에 경종을 울려준 고전소설이 모자이크로 표현되어  바다를 배경으로 걷노라니 더욱 실감나는 듯 하다.

 

바닷속의 용궁을 향해 가는 동안 토끼는 벼슬과 산해진미의 유혹에 잠시 얼마나 행복했을까...우리네 삶도 이렇듯 착각속에 빠지거나 일확천금을 노리며 한때 행복해 한 적은 없었을까 되돌아 보게 된다. 그래도 특유의 지혜를 발휘해 목숨만이라도 건질 수 있었으니 토끼가 위기의 순간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지략을 발휘한 것은  본 받을만 하다고 그 옛날에 생각을 했었다.

 

연홍사진 박물관이란 타이틀로 동네의 옛 사진들이 변하지 않는 타일에 꾸며져 벽화에 전시됐다. 동네분들과 함께 찍은 단체사진도 있지만 주로 가족사진들로 개인 정보 프라이버시를 생각하면 쉽게 내 놓게 되지 않을 사진들인데 이렇게 공개가 된 것은 아마도 모두가 동네를 위해 애쓴 노력이 있었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이렇게 멋진 작품이 될 줄 알았으면 사진을 내 놓는 것인데 후회하는 주민들도 있었다고 하니 마을 역사를 한 눈으로 보는 듯 하다.

 

엄마품이란 단어는 모든 좋은 말들이 떠 올릴만큼 느낌이 좋다. 모든 사람의 삶의 목표는 '행복'일텐데  엄마품이야 말로 뱃속의 아이처럼 안전하고 평화롭고 평온하기에 그 품에 안긴 모습에서 행복감이 묻어난다.

 

박치기 왕 프로레슬러 김일은 이곳 고흥군 금산면의 거금도 출신이라 한다. 어릴 적 시골동네 몇대 밖에 없는 TV에 앉아 우상과도 같았던 김일이 나오는 레슬링에서 박치기만 나오면 박수가 터져 나올 정도로 속이 후련했던 추억이 있는데 그 옆에는 영화 반칙왕의 실제모델이며 연홍도 출신인 백종호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백종호는 현재 김일과 함께 고향이기도 한 거금도에 세워진 김일기념체육관 관장으로 지내고 있다고 한다.

 

▽ 야생마의 힘차게 달리는 모습만 봐도 힘이 불끈 솟는 듯 하다. 연홍도는 원래 섬이 말처럼 보인다고 하여 마도(馬島)라고 불렀다고 한다. 

 

▽ 마을 부근에서 어느쪽으로 먼저 트레킹을 할까 망설이다가 시계 방향으로 당산(81m) 쪽의  둘레길을 돌기로 한다. 바다 건너 동쪽의 거금도 적대봉이 가운데 멀리 뾰족하게 보이는데 지금쯤 저곳을 택한 산우들은 비지땀을 흘리며 오르며 역시 이곳을 조망하고 있겠다.

 

이런 작은 섬 트레킹 중에도 이렇듯 우거진 숲도 있다. 송악이 나무들을 덮쳐 자신이 마치 주인인양 행세를 하고 있다. 아르끝쪽으로 한바퀴 도는 내내 숲길이 이어진다. 1.76km 길이인 아르끝 숲길 코스로서 '아르'라는 말은 '아래'라는 말에서 불리워졌다.

 

이런 숲을 걷다 보면 예덕나무 꽃향기, 각종 풀냄새 등으로  이런저런 것을 다 떠나 자연 그대로를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어 좋다.

 

▽ 당산을 한바퀴 돌고 마을길에 다시 접어 들면서  하늘의 구름이 서서히 걷히고 파란 하늘이 드러나면서 쪽빛 바다와 함께 그림같은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바다 건너에는 재작년에 올랐었던 완도군 동쪽 끝의 금당도의 금당산(178m)이 가운데 뭉뚝하게 자리하고 있고 병풍바위가 위용이 있어 보인다.

 

▽ 금당도 금당산에서 바라 본 연홍도...오른쪽 앞 철탑이 있는 산이 연홍도 당산으로 왼쪽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에서 이곳  금당산을 바라 보는 셈이고, 왼쪽 끝이 블야에서 정한 인증장소인 좀바끝이다.

 

다시 마을로 접어 들고 마을 벽화를 유심히 살펴 본다.

 

언제 전시되었던 작품들인지 화려하지 않으면서  정감이 가는 작품들을 볼 수가 있다.

 

▽ 조개, 굴, 고동 등의 껍질로 글씨를 표현해 낸 것도 현지에서 있는 재료를 활용하여 자연미가 그대로 살아 있다.

 

뿐만 아니라 낚시하다 버려진 루어미끼인 웜도 물고기가 되어 주고 해양 쓰레기가 되었던 부표도 하늘을 나는 풍선이 되었다.

 

장어통발은 어느덧 다육이가 사는 화분으로 장식됐고...

 

한가닥 철근에서도 선착순이라는 제목하에 열심히 달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그려냈고 뛰다가 숨이차서 쉬는 모습에서도 우리내의 현실을 그대로 표현해 냈다.

 

그러고 보니 이 동네에서는 개 한마리를 보지 못했는데 그림에 누렁이 한마리가 광야에 핀 꽃을 한가로이 보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평화로워 보인다. 실제 이 동네에는 누렁이가 살고 있어 곧잘 관광객을 안내한다는데 오늘은 보이지 않으니 그 누렁이가 주인공인지는 모르겠는데 나와는 인연이 없는가 보다.

아무튼, 이 집이 바로 부녀회장님 댁이라는데 연홍도는 식당이 없어서 모처럼 동행한 아내를 위해서라도 점심을 먹어야 할 것 같아 부탁을 했더니 흔쾌히 승락해 주셔서 트레킹 마치고 배출항 한 시간 전까지 식사준비 부탁해 놓고 트레킹을 이어간다.

 

▽ 연홍도 한 주민의 얘기로는 약45가구 70명 정도가 현재 살고 있단다.  마을회관의 모습에서 부자 섬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마을 회관 왼쪽 뒤로 돌아 앞 산등성이로 전망이 좋은 곳으로 올라 보기로 한다.

 

어느 섬에 가든 교회만큼은 잘 지어져 있다. 이곳 연홍교회도 넓은 잔디마당에 지대가 마을보다 높아 시원하게 자리잡고 있다.

 

연홍교회 뒷편으로 우람한 팽나무가 가지가 찢겨질 듯 힘겹게 사방으로 뻗어 있는 모습이 인고의 세월을 견뎌온 듯 그대로 묻어나 있다. 

 

그런 나무 위에 올라가 사진을 찍는다고 여럿이 올라가 타고 앉으면 결국 사람 등살에 못이겨 고사되고 말 것이다. 이 나무는 예로부터 마을의 안녕을 위해 제사를 지내는 당산나무로 알고 있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남의 눈살을 찌푸리게하는 행동은 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 팽나무가 전하는 말

나는 나이가 300살이 넘은 늙은 나무입니다. 숲 속에 있는 나무들은 키가 크지만, 나처럼 언덕에 혼자 서 있는 나무는 온 몸으로 바람을 맞느라 마음껏 키를 세우지 못하고 웅크려서 옆으로만 자랐습니다.

온 몸에 난 옹이들은 내가 앓았던 병의 흔적들입니다. 살아오는 동안 어렵고 힘든 일이 나무라고 왜 없었겠습니까. 그러나 꿋꿋이 버티고 이겨냈으니 영광의 상처인 셈이지요. 나는 이곳에서 오랫동안 서서 오가는 사람들의 그늘막이 되어주었습니다. 언덕을 힘들게 오르면서 밭일을 하러 가는 주민들의 쉼터가 되기도 하고, 사람이 많이 살던 시절에는 연인들의 달달한 밤 데이트를 슬쩍 엿보기도 했고요, 어떤 날은 부모님께 야단맞고 나온 아이들의 훌쩍거림을 들어주기도 했습니다.

 나는 얼마나 더 이곳을 지킬 수가 있을까요? 그래도 살아있는 동안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그늘이 되고, 기대고 위로받을 수 있는 든든한 존재가 되려 합니다. 오늘 저를 만나러 와주셔서 너무나 반갑고 고맙습니다. 복 많이 지으시고 더 많이 받으시기를...[안내문]

 

읽고 나니 짠하다. 우리내 인생과 다를 바가 무엇이랴!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훼손하지 않고  잘 보호해 주는 일일 것이다.

 

조금 더 위로 올라가니 바다 건너편의 금당도쪽 해무가 끼면서 장관을 연출한다. 

 

당겨 본 금당도의 금당산(178m)

 

산에서 바로 하산하여 몽돌해변에 내려섰다. 몽돌이라기 보다는 작은 납작돌로 이뤄졌는데 규모가 그리 큰 편은 아니다. 

 

각종 버려진 고철로 물고기 한마리가 탄생하였다. 쪽빛 바다에서 금방이라도 잡아 올린 참돔 같다.

 

▽ 건너편 해변으로 가는 중 왼쪽에 자리한 연홍공방...안에 들어가 보지는 못했고 마당 한켠의 작품들만 관람했다.

 

남쪽 바다로 펼쳐진 풍경...녹색의 이끼와 쪽빛 바다와 파란 하늘에 해무가 급격히 오르면서 신비스런 풍경을 연출한다.

이곳에서 오른쪽인 좀바끝 방향으로 시멘트 임도길을 따라 이동한다.

 

포토죤이 이곳저곳 무수히 많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이들이 있다면 덤으로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즐길 수 있겠다.

 

후박나무 그늘이 벤치와 함께 시원하다 했는데 바로 윗쪽으로 육각정의 쉼터가 자리잡고 있어서 조망을 시원히 하면서 간식을 먹어도 좋겠다.

 

드디어 인증장소인 좀바끝 표지목까지 왔다. 연홍도가 "ㄱ" 자로 생긴 섬이라고 하니 풀 베는 '낫'이 생각난다. 낫으로 본다면 자루끝은 아르끝으로 보면 되겠고 날끝은 좀바끝으로 보면 되겠다. '좀바'는 붉은 빛을 띤 생선 쏨뱅이를 주민들이 일컫는 의미의 '좀뱅이'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좀바끝 둘레길로 접어 들면서 데크길에서 담은 해변 풍경...

 

▽ 이곳 삼거리에서 좀바끝쪽으로 갔다가 되돌아 왔으니 이제 마을길로 곧장 가게 되면 다 돌아 보게 되는 셈이다. 이쪽 마을에 연홍미술관이 자리하고 있다.

  

▽ 전남도와 고흥군이 지난 2017년 가고 싶은 섬 사업의 일환으로 개관한 1998년 폐교된 연홍분교장을 리모델링해 전국 유일의 섬 속 미술관으로 꾸몄다. 정식 명칭은 ‘섬 in 섬 연홍미술관’으로 아직도 이순신 장군 동상이 남아 있어 학교 부지였음을 알게한다 .고흥 출신 고 김정만 화백은 대령으로 예편 후 어릴 때 꿈인 화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고 지역 예술인들과 이곳을 매입해 2006년 11월 개관했는데 고흥 민예총 사무국장 시절에 인연이 되어 그 뒤를 이어 서양 화가인 선호남 관장이 부인과 함께 운영한다. 서양화 등 150여 점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 수줍은 듯 미소 띤 소녀의 청순해 보이기 이를데 없는그림이 예술관 밖 대형 캔버스에그려져 있어 눈길을 끈다. 모두 그 때의 시절로 돌아가 보고 싶은 충동이 일게 된다.

 

▽ 미술관 내부를 들여다 봤다. 깔끔한 전시관은 풍경, 인물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그동안 기독성화를 비롯해 자연 풍경을 담은 리얼리티 화가로 널리 알려져 있는  홍익대미술대학원 회화학과를 졸업한 김복동 작가는 여수출신으로 2016년 올해의 우수작가상(금보성아트센터)를 받았고, 개인전 17회 등 각종 그룹전 등에 450여회나 출품한 중견작가로 이곳 연홍미술관에 풍경화와 인물화 등 35점이 전시돼 지난 20일부터 전시를 시작해 오는 8월 10일까지 50여일간 이어진다고 하니 오늘 제대로 관람을 하게 된 것이다.

 

한 작품을 사진으로 담아 봤지만 실제 감상하는 그림과는 차이가 난다. 동서양의 인물을 대비하여 그린 그림으로 소녀의 눈망울은 물론 머리카락 한올까지도 섬세하게 표현하여 감탄을 자아낸다. (지고하고 아름다운 여인, 그 사이 134-2018)

 

미술관 바로 앞 해변에는 물고기 모양의 대형 철제 조형물도 설치돼 있다. 바닷물이 가득 차면 조형물의 아래쪽 절반 이상이 물에 잠긴다. 자연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이색 예술 작품이다.

 

은빛 물고기-이 앙상한 은빛 물고기는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어부 산티아고가 며칠간의 사투 끝에 잡은 거대한 청새치를 상어 떼에게 다 뜯어 먹히고 결국 앙상한 머리와 배만 남은 채로 가져온 물고기를 떠오르게 하는 작품이다. [안내문]

실제 물이 차 올라야 작품성이 나오는데 썰물이 되어 반감되는 느낌이다.

 

거리를 걷다보면 음악이 나오는데 어디서 나는 소리일까 살펴보니 가로등에 붙은 벌 조형물의 등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나온다. 비록 날개 한쪽이 훼손되긴 했지만 그럴 듯한 조형물이다.

 

본격적으로 바닷가쪽의 도로 한켠으로 작품들이 즐비하게 설치되어 있다. 아쉬운 것은 작품 내용에 대한 설명이 없어 언뜻 이해되지 않는 것들도 있다. 손끝에는 나비 한마리가 날아와 앉았다.

 

한가로이 바다를 바라보며 앉아 있는 모습에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멍때려도 좋으니 나도 그 자리에 끼고 싶었다.

 

망원렌즈로 사진을 담고 있는 작가의 모습인데 사진 담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가장 정이 가는 작품이다.

 

그 작품속으로 들어가 흉내도 내 보고...

 

어딜 가나 좋아하는 연인, 가족끼리 사랑의 표현을 하는 모습도 형상화 하고...

 

주택 담장에는 폐어선에서 나온 것인지 썩어가는 긴 널판지에 작은 물고기가 노니는 모습으로 상어와 같은 큰 물고기를 생동감 있게 표현해 놨다.

 

굴렁쇠 굴리는 아이의 모습에 동심을 자극 하기도 한다. 88올림픽 개막식에서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정적의 굴렁쇠 소년이 등장하여 많은 감동을 일으켰던 생각이 문득 난다.

 

자연과의 소통...산과 바다를 즐기면서 지금까지 이어 온 일이기도 하다.

 

꿈과 희망이 있기에 어떤 어려움도 극복해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삶의 의미도 있게 되는 것 아닐까...

 

그 외에 모두 담을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와 폐기물들을 이용해 만든 작품들이 많아서 친환경적이기 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작품과 하나가 되어 즐기는 동안 점심 예약 시간이 다 되어 부리나케 부녀회장 댁을 찾아 간다.

 

미역국과 시원한 굴찌게, 오분자 무침, 고동무침, 칠게장과 각종 채소류 반찬으로 풍성하게 차려 놓은 밥상으로 그간의 공복을 순간에 해결했다. 무엇보다 샤워로 흘린 땀을 시원하게 씻을 수 있어서 좋았다. 전에는 마을회관에 예약을 했다고는 하지만 이제는 안되는 것 같아 부녀회장 댁에 별도 주문을 하여 요행히 몇 몇 일행만 이렇게 포식을 한 것 같아 괜히 다른 분들에게는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모처럼 동행한 아내에게는 덜 미안하게 됐다.

 

부녀회장 댁에 감사한 마음으로 갈치젓갈 두 용기를 구매했는데 맛이 그만이더라...

 

모든 사람들이 웃는 날만 있었으면 얼마나 좋으랴! 그런 날만 있기를 바라면서...

 

배 출항시간이 다 되어 선착장에 나간 길에 잠시 들러보지 못했던 곳을 가보는데 당아욱 꽃이 너무 예쁘게 펴 한컷하고...

 

건너편 신양선착장이 있는 거금도의 적대봉 주변은 구름에 가려져 있 풍경도 보기 좋고 잔잔한 바다는 평화로워 보이기만 한다.

 

어딜가나 하트...요즘 시대는 사랑 표현도 잘하는 세대에 살고 있고 또 그렇게 만들어 간다.

 

이제 아쉬운 발걸음을 하는 시간...16:00에 정확히 오토바이를 타고 온 선장이 잽싸게 배에 오르더니 시동을 켜고 빨리 타라고 재촉한다.

 

신양선착장의 주차장에는 벌써 와 있는 산악회 버스가 우릴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말로는 들어왔지만 너무 작은 섬이라 먼 이곳까지 와서 무엇을 볼 것이 있겠냐는 편견으로 사실 미뤄 왔던 곳인데 의외로 볼거리가 많은 섬으로 지자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사실들이 곳곳에서 느낄 수가 있다. 지나고 보니 박지성 축구선수의 벽화나 선착장에서 몽돌해변 방향을 돌지 못해 인어상, 어부상 등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한켠에 드는 트레킹이었지만  한번쯤은 잠시 들러 볼만한 섬이라는 것은 들러 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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