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15일(일)
서천의 희리산과 문수산 산행을 마치고 버스로 30분 거리의 신성리갈대밭으로 향한다. 신성리갈대밭이란 난생 처음 들어보는 곳으로 갈대밭이라면 순천만이 생각나고 시화호 근방의 매립지역도 엄청난 군락을 하고 있어서 과거에 사진으로 담아 둔 풍경도 많다.
신성리갈대밭이 우리나라 4대 갈대밭 중의 하나라니 순천만(전남), 시화호(시흥), 고천암호(전남), 그리고 이곳이라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됐다.
이번 산행은 사실, 이곳을 보기 위해 들러리로 한 것과 다를 바 없으니 순천만이나 시화호 만큼이나 하겠냐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처음 방문하는 서천지역의 한 곳을 둘러본다는 의미가 있다는 생각도 컸다.
♣ 소재지: 충청남도 서천군 한산면 신성리 125-2 (주차장)
∥신성리 갈대밭∥
신성리갈대밭은 충청남도 서천군 한산면에 위치해 있는 갈대밭으로서, 금강변에 자리하고 있다.
천년전부터 형성되어 온 갈대밭은 약 7만평 규모로 밀물과 썰물이 만났던 지역으로 금강하구에서 웅포까지 나룻배가 왕래했던 교통의 중심지였으나 1990년도 금강하구둑이 조성되면서 담수화되었다.
신성리갈대밭은 한국의 4대 갈대밭에 속하며 가을의 정취를 늘낄 수 있는 곳으로 사진작가들의 출사지로 인기가 높고 영화 "JSA공동경비구역",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넷플릭스 킹덤" 등 각종 미디어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지역은 예로부터 곰개(웅포)나루터라고 불렀던 곳이며, 금강과 연접한 서해바다는 고려말 최초로 화약을 이용하여 왜구를 소탕시킨 진포해전이 있었던 장소이다.
금강 하구에 위치한 까닭에 퇴적물이 쉽게 쌓이고 범람의 우려로 강변 습지농사를 짓지 않아 무성한 갈대밭이 되었다. 여름에는 초록의 갈대잎, 가을에는 갈색의 갈대와 물억새가 강바람에 나부끼는 모습과 사각대는 소리가 장관이고 겨울에는 청둥오리, 고니 등 다양한 철새가 군락을 이루며 다가 온다. [안내문 인용]
▼ 신성리갈대밭 안내도
주어진 1시간내로는 갈대밭을 샅샅이 걸을 수는 없고 또 무더위에 그럴 필요성까지는 느끼지 못한다. 가을에 가족
이나 연인끼리 가을정취를 만끽하며 오붓한 시간을 가지면 몰라도 요즘 날씨에 갈대숲에 들어가 사우나를 할 용기
를 가진 자가 없는 듯 하다.
하여, 역광이 아닌 방향으로, 동풍인 강바람도 고려하여 서쪽으로 조금 이동해서 동쪽 방향으로 걸으며 갈대밭을
대략 둘러 보기로 한다.
▼ 주차장에 신성리갈대체험관 및 매점이 있는 건물이다.
▼ 신성리갈대체험관 및 부속건물 전경
▼ 강변둑에 올라서니 신성리 갈대밭이라는 간판과 안내도와 함께 세워져 있다. 글씨가 마음에 와 닿는다.
▼ 한눈에 들어오는 갈대밭 풍경으로 강건너는 전북 웅포면 웅포리로 웅포관광지 곰개나루가 있는 곳이다.
※ 곰개나루터: 신성리에서 뜨는 나룻배가 강건너 곰개(웅포)를 왕복하면서 양지역의 공용명칭으로 사용하였다 함.
▼ 갈대밭 중앙에 조망타워를 세워놨다. 이런 시설물이 오히려 경관을 해치는 듯 하다. 상암동 하늘공원의 조망타워와 비스무리하다.
▼ 동쪽 끝 풍경부터...
▼ 서쪽 스카이워크까지 당겨봤다.
▼ 모든 산우들이 강뚝 동쪽으로 이동하는 동안 반대편인 서쪽편의 스카이워크쪽으로 이동한다. 사진을 촬영할 시 역광을 피하고 동풍을 맞으며 걸어야 시원할 것 같아서이다.
▼ 곡선의 스카이워크가 운치있게 설치됐다.
▼ 저곳 버드나무가 있는 곳까지 가 보려면 시간이 없을 것 같고 한창 달궈진 무더위에 갈 용기가 나질 않는다.
▼ 강바람을 맞으며, 물억새 나부끼고 갈대잎 스치는 소리를 들으며 함께 걸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낭만 자체일 것 같다.
▼ 동쪽으로 돌려 금강 수변데크를 따라 이동하기로 한다. 물은 녹조를 띠어 깨끗해 보이질 않는다.
▼ 스카이워크에서 동쪽으로 바라 본 갈대밭 전경
▼ 강변의 수변데크와 푸르름이 멋지게 어울린 풍경이다. 그런데 이 식물의 잎은 갈대가 아닌 <모새달>인 것 같다.
모새달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하기로 한다.
▼ 여름 바람도 좋은데 갈색 빛깔과 함께 가을 바람이면 더 좋을 듯 하다.
▼ 포토라인도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추억 쌓기에 많은 도움이 되겠다.
▼ 창문 사이로 보이는 갈대... 인물을 넣으면 더 좋을 듯 하다.
▼ 무엇을 형상화 한 것 같기도 한데 조망타워의 구조물을 이용하는 관광객은 보이질 않는다.
▼ 배경도, 건축도 마음에 드는 더위를 식혀 줄 멋진 쉼터...
2018년도 말에 14억을 투입하여 공사를 시작하여 새단장을 했다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하는 듯 하다.
▼ 더 볼 것이 없어 되돌아 갈까 하다가 이왕 온 김에 동쪽 끝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데크길이 끝나는 지점부터 갈대숲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좌우로 살펴보니 갈대가 아닌 물억새가 가득하다. 다른 억새와는 달리 유달리 꽃이 은빛을 띤다.
▼ 강건너 익산의 웅포곰개나루를 다시 한번 조망해 보고...
▼ 돌다리를 건너면서 보이는 벼과의 이삭에 눈길이 간다. 역시 한 때 식물 공부한답시고 닥치는 대로 알아뒀던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모새달이란 식물이다.
▼ 작년에 이삭이 패고 말라 죽은 갈대 이삭의 모습이다. 가을이면 풍성하게 이삭이 패어 고개를 숙일 정도다.
갈대와 비슷한 식물이 달뿌리풀이다. 잎도, 이삭도 비슷하여 구분하기 여간 어렵지 않다.
▼ 그러나 아래와 같이 모새달은 이삭이 갈대와 달뿌리풀과는 완전히 달라서 확연히 구분할 수가 있다. 6월~10월 사이에 피는 이삭은 억새와 비슷하긴 하지만 영 볼품이 없고 가을이면 삭막한 잎만 보게 될 뿐이다. 오늘 이렇게 초록의 물결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는 게 오히려 낫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잎은 갈대와 비슷하고 이삭은 억새와 비슷하지만 갈대도 아닌 것이, 억새도 아닌 것이 바로 모새달인데 산림청 지정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로 분류되어 있다.
▼ 역시 습지라 이러한 <부들>도 군락을 이뤄 식생하고 있고...
▼ <마름>도 군락을 이뤘다. 어릴적 마름의 열매를 채취하여 솥에다 찌면 특유의 향과 함께 밤맛이 나므로 군것질로 먹은 추억이 있다.
▼ 마름 꽃이 폈다.
잎 밑에는 열매가 달린 모습이 보인다. 잎이 사그러드는 10월이면 결실이 수면 아래로 떨어지고 열매는 검은색으로 변한다.
▼ 하류 10km 지점의 금강하굿둑으로 인해 습지가 육지화 되어 가고 육지식물들이 서식하는 등 갈대가 점점 사라져 가는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주장에 공감이 간다.
▼ 박주가리 꽃과 환경 유해식물인 환삼덩굴이 뒤섞여 식생하고 있다.
▼ 많은 예산을 들여 설치해 놓은 각종 시설물들이 쓸모없이 방치되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 동쪽에서 서쪽으로 바라 본 신성리갈대밭 전경...
▼ 반 정도 밖에 돌아보지 않은 다른 산우들과 달리 두배의 거리를 둘러보고 둑 위로 올라와 주차장으로 향한다. 우리나라 4대 갈대밭 중에 3곳의 갈대밭을 가 봤으니 마지막 고천암호 갈대밭을 가 볼 기회가 주어진다면 영순위로 택해 보겠다. 가을이면 더욱 좋겠다.
▼ 8월 중순의 푸르른 들판... 벼 이삭이 벌써 팬 곳이 있다. 아니, 이른 벼는 고개를 좀 숙인 것도 있다. 세월이 참 빠르다. 이렇듯 덥다고 아우성이지만 금방 시원한 가을이 올 것이며 어느새 또 춥다고 어깨를 움추리게 될 것이다.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즐기는 지혜가 필요한데 생각 뿐이니 어이할꼬~
'트레킹 > 전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안] 변산마실길 3코스(적벽강 노을길) (2) | 2023.08.27 |
---|---|
[부안] 변산마실길 2코스(노루목 노랑상사화길) (1) | 2023.08.27 |
[거제] 우제봉 & 바람의 언덕 (0) | 2021.07.12 |
[인제] 자작나무숲 (0) | 2019.09.01 |
한양도성순성길 트레킹 (0) | 2019.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