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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전국

[부안] 변산마실길 2코스(노루목 노랑상사화길)

2023년 8월 26일(토)

요즘 같은 무더위에 산행을 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생각을 바꿔 아내와 함께  부담없이 바닷바람이 시원한 해변 트레킹을 해 보기로 한다. 아내도 그동안 바깥 출입을 별로 안해 갑갑해 하는 것 같고 이 참에 옛 젊은 시절 군생활하면서 아내를 만나 추억을 쌓았던 곳을 찾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 여겨 사전 신청이 되었던 군자산 산행을 포기하고 해변 트레킹으로 전환하기로 한다. 그러나 해변의 특성상 뙤약볕은 피할 도리가 없으므로 양산을 준비하고 만반의 채비를 하여  길을 나선다.

∥변산마실길 2코스 개요∥

♣ 소재지: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운산리

♣ 트레킹코스: 변산해수욕장-송포항-상사화군락지-고사포해수욕장-성천항

♣ 거리: 6km(출발-10:25, 도착-12:50)

▽ 산악회 버스가 변산해수욕장에 10:25에 도착,  2~3코스 전체 거리는 약 16km로 트레킹에 주어진 시간은 6시간으로 16:40이 마감시간이다. 다소 여유롭게 주어진 시간이지만 걸어봐야 할 일이다. 2코스는  송포항으로부터 성천항까지 6km로 노루목 상사화길이라고 불리며 3코스와 함께 서해랑길 47코스에 속한다. 이 코스는 오랜 옛날 유배 온 어느 선비가 임금의 부름을 기다리며 바다를 바라보았다는 사망암(士望巖)이 있고, 금빛 고운모래를 품고 있는 고사포해변과 솔향 가득한 송림(松林) 등이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특히 8월말~9월초가 되면 붉노랑상사화 군락지가 있어서 푸르른 바다와 함께 그 아름다움이 극에 달한다.  

우선 변산해수욕장을 둘러 보기로 한다. 변산해수욕장은 군(軍)시절, 해상훈련장으로 어느 곳보다 추억이 많은 곳이다. 전역을 하고 몇 년이나 흘렀을까 뉴스에 비보가 전해졌다. 이곳에서 수중폭파시범을 보이려고 많은 관람객들이 있는 자리에서 시범준비 중에 폭파되어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사망자 중 한 사람이 나와 생활을 같이한 선임하사도 있었으니 애환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너무도 오랜 세월이 지나 와 보니 달라진 것이 많다. 

이 풍경만 보면 마치 이국적인 풍경이다.

이런 낭만적인 풍경을 즐기며 여름휴가를 보냈어야 하는데,  그러나 올해는 너무 덥고 유난스럽게 비도 많이 왔다.

송포항쪽의 풍경으로 남쪽으로 진행하게 된다. 군시절에 앞 바다에서 전투수영을 하며 군용 엔진보트를 타고 신나게 달리던 때가 엊그제 같기만 하다.

변산해수욕장의 남쪽 끝에 자리한 송포항이다. 군시절 당시 훈련시간이 끝나고 저녁에 살짝 이곳으로 오면  어부가 가득 잡아 온 꼴뚜기를  바닷가에서 커다란 가마솥에 삶는데  그걸 좀 얻어 먹으니 얼마나 맛있었던지...

송포항의 이곳으로부터 2코스가 시작된다. 

야산의 등성이를 오르자마자 해안철조망에 매달린 가리비 껍데기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이 글로 남아 있다.

전망데크에서 바라 본 변산해수욕장 전경

산 모퉁이를 돌아서자 예초를 해 놓은 곳이 나타나고 저쪽 진행방향으로 상사화가 보이는 듯 하다.

상사화를 보기 위해 잔뜩 기대를 했던만큼 실망도 크다. 상사화는 거의 다 져 버렸고 몇 송이만 펴 있어서 이곳이 지난 주까지는 절정이었음을 말해 준다. 그러나 붉노랑상사화의 싹이 계속 돋아 나는 것으로 봐서는 8월말이나 9월초에 또 다른 모습으로 선을 보일 것 같다. 5월말이나 6월초에는 샤스타데이지가 흰 물결을 이뤄 장관을 이루니 그 시기에 이곳에 와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한 송이라도 붙들고 인증을 하고 싶은 마음은  아쉬움을 달래보려는 표현이리라.

지난 주까지도 피어 있었던 풍경으로 분홍의 상사화와 흰색의 위도상사화가 어우러져 멋진 풍경이다.(모셔 온 사진)

지난 주에 군락을 이뤄 피었을 지점에서 다 져서 초라한 모습의 풍경을 담아봤다. 지난 3일 동안 퍼 부은 폭우가 이렇게 몽땅 지게 한 원인으로 생각이 든다.

상사화란 꽃이 필때는 잎이 없고 잎이 있을때는 꽃이 피지 않으므로 꽃은 잎을 생각하고 잎은 꽃을 생각한다는 뜻이다.  상사화의 종류도 여러가지다. 상사화,  진노랑상사화, 붉노랑상사화, 위도상사화, 제주상사화, 백양꽃, 석산(=꽃무릇) 등이다. 이곳에는 상사화, 붉노랑상사화, 위도상사화가 핀다.

해안 따라 이러한 데크길도 참 운치가 있어 보인다.

작은 모래해변도 트레킹 중에 즐길만한 풍경이다.

서쪽 멀리 왼쪽의 사당도와 오른쪽 석도도 당겨 보고...

하섬도 살펴 본다.

북서 방향의 비안도 및 오른쪽 두리도 풍경

새만금 방조제와 연결된 북쪽의 가력도의 풍경

등로에는 이미 진 붉노랑상사화, 절정의 꽃도 있고 꽃대가 올라오는 것도 있으니 시기가 일정하지가 않다.

출렁다리를 지나고...

이어지는 붉노랑상사화는 절정일 때는 어느 정도 필런지도 궁금하다.

해변의 팬션들이 보이는 운산리 마을이 가까웠다.

구름이 좀 끼기는 했으나 후덥지근한 날씨에 무더워 잠시 이곳 정자에서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하기로 한다.

정자쉼터 앞에서 바라 본 북쪽의 해변풍경

남쪽의 풍경

운집된 팬션지역을 지나...

작은 야산을 또 오른다. 

해안철조망을 따라 마치 군시설인 교통호 처럼 움푹 패인 등로를 따라 이동...

이러한 참나무 숲길도 걷게 되니 바닷바람과 함께 힐링이 된다.

다시 전망데크가 나타나고 저 곳으로 내려서 보기로 한다.

북쪽 방향을 바라보니 지금까지 걸어 온  해안 풍경이 멋지게 다가온다.

남쪽으로는 고사포해수욕장이 끝없이 이어지고...

다시 한번 고사포해수욕장을 담아 보는데 해수욕장 개장 때에 못 와 봤던 미련이 남은 듯, 일부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꽤 있다.

고사포해수욕장의 야영장에 들어서니 빽빽한 해송에 잘 정비된 시설들이 보기가 좋다.

해송숲 사이로 방갈로가 그동안 기후관계로 짧았던 해수욕기간에 관광객들을 떠나 보낸 자리는 너무 한산하여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해송숲을 지나며 어디서 점심식사를 할까 망설이던 중 눈에 확 띄는 시설이 있었으니 해수욕장 통제소가 아닌 군사용 시설이라는 것은 육군마크가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알았다. 해상훈련시 통제소로 사용하는 것 같다. 어쨌든 이곳에 올라 보기로 하는데...

 

올라보니 생각보다 넓은 공간에 지붕이 있으니 햇빛은 차단되고 조망 좋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모두 이쪽으로 불어 오는지 너무도 시원하다. 휴식처로는 신의 한 수로 불릴만한 곳을 택한 것이다. 이곳에서 식사를 하며 한참 동안을 머물다가 출발한다.

고사포해수욕장 북쪽 방향의 풍경...오른쪽 대나무발을 세워 놓은 것은 모래가 유실되지 않게 설치한 모래포집기이다.

남쪽 방향의 풍경으로 정말 긴 모래사장이다.

▽ 바닷가에 특히 모래사장이 있는 해변은 사시사철 나름의 운치가 있는 것은 갯버들만의 느낌이 아닐 것 같다.

2코스의 종점이 다가 온다.  3코스인 저쪽 야산을 넘어 계속 진행하게 된다.

성천항으로 이어진 도로에서 뒤를 돌아 본 풍경으로 오른쪽은 군사시설 철조망으로 둘러쳐져 있고 해상침투훈련장이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그 옛날 변산해수욕장에서 이곳으로 훈련장이 바뀌었음을 알게 됐다.

저쪽 끝 지점이 2코스 종점이다. 

성천항 전경

3코스 시작 지점으로 2코스의 후기를 마친다. 비록, 상사화 군락은 보지 못했지만 옛 추억이 깃든 곳을 답사해 본 의미있는 트레킹이다. 붉노랑상사화는 아직 때가 이른 시기이며 9월초가 절정일 듯 하며  5월 말이나 6월초에 샤스터데이지가 군락을 이뤘을 때 걸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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