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11일(일)
오늘은 초복이다. 초복은 본격적인 무더위의 시작을 예고하는 날로, 하지로부터 셋째 경일을 가리킨다. 초복에서 중복까지는 10일, 중복에서 말복까지는 20일, 초복에서 말복까지는 30일이 걸린다. 만약 초복에서 말복까지 20일 만에 삼복이 들면 매복이라고 한다.
초복에는 더위를 이기기 위해 산간계곡을 찾아서 청유를 즐기고, 개장국·삼계탕 같은 자양분이 많은 음식으로 몸을 보신한다. 더위를 먹지 않고 질병을 예방한다 하여 팥죽을 먹기도 한다. 전라도에서는 밀전병이나 수박을 먹으며, 충청도에서는 복날 새벽 일찍 우물물을 길어다 먹으며 복을 빌었다. 복날에 목욕을 하면 몸이 여윈다고 하여 복날에는 아무리 더워도 목욕을 하지 않는 풍습이 있다. [다음백과]
이런 날 하필, 트레킹과 섬 산행을 한다고 아내와 집을 나섰다. 5년전 여름 휴가철에도 갔었던 거제시의 바람의 언덕과 해금강을 조망할 수 있는 우제봉전망대를 매물도 섬 산행에 앞서 다시 한번 둘러보는 기회를 갖게 돼서 그 때의 추억을 더듬어 보게 됐다. 시간이 더 주어졌다면 아직 답사를 못했던 신선대를 돌아 보는 것인데 언제 또 기회가 올런지 모르겠다.
한 주간 동안 기습적인 폭우로 피해를 입은 곳도 있는데 오늘의 날씨는 그런대로 괜찮아서 다행이다. 다만, 코로나 19 확진자가 하루 1,500명대를 넘는 상황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으니 감염예방을 위한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고 집을 나선다.
▼ 서울에서 어제 밤 11:30분에 출발, 해금강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4시 30분이다. 버스에서 내려 우제봉을 오르기로 하는데 높이가 107m 밖에 되지 않으므로 산책이나 다름 없다. 배낭을 멜 필요도 없고 가볍게 왕복 약 2.6km 정도를 걸으면 되니 주어진 1시간도 과분하다.
20분만에 우제봉전망대에 도착하니 아직 날이 밝지 않아 주변이 어두워 카메라 셔터가 작동이 안된다. 5시가 넘어서야 셔터가 작동이 되고 데크전망대의 모습을 담아봤다.
▼ 이곳에서 해금강의 모습을 내려다 볼 수 있고 해금강을 배경으로 한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는 등 주변 조망을 즐길 수가 있다.
▼ 일출 시간이 5시 20분이라는데 아직 10여분을 더 기다려야 하는데 이미 산우님들은 모두 되돌아 갔다. 구름 때문에 일출을 본다는 확신도 없어 풍경 몇 컷만 담아 봤다.
▼ 바로 앞 돌출부 뒤쪽으로 외도가 보인다. 평생 두 번 가본 섬인데 비너스가든만큼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모된 듯 하다.
▼ 해금강
해금강은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산1번지에 위치해 있으며, 해금강마을 남쪽 약 500m 해상에 위치한 무인도로, 지형이 칡뿌리가 뻗어 내린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하여 붙인 갈도(葛島)보다는 바다의 금강산을 뜻하는 해금강이라고 널리 부르고 있다.
대한민국 40곳의 명승 가운데 강원도 강를시 명주 청학동의 소금강에 이어 두 번째로 1971년 3월 23일 명승으로 지정되었다. 면적 121,488㎡, 높이 116m, 폭 67.3m로 한 송이 부용(연꽃)이 피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3개의 봉우리가 조화를 이뤄 신선 같다고 하여 '삼신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거제시청 홈피]
※ 외도 & 해금강: https://blog.daum.net/ksbni/7154392
▼ 수억 년 파도와 바람에 씻긴 형상이 갖가지 모습을 연출한다.
사자바위, 미륵바위, 촛대바위, 신랑바위, 신부바위, 해골바위, 돛대바위 등으로 둘러싸인 해금강은 서불(서복)이 중국 진시황제의 불로장생초를 구하러 왔다고 하여 '약초 섬'이라고도 부른다. 물론, 거의 우제봉의 반대편에서 볼 수 있는 풍경들이다.
우제봉 절벽 아래 '서불과차'란 글씨를 써놓았으나 1959년 태풍 '사라'로 소실되어 지금은 글자 흔적만 희미하게 남아있다. 한편, 수십 미터 절벽에 새겨 놓은 만물상과 열십자로 드러나는 십자동굴은 가히 조물주의 작품이라고 할 만하다.
사자바위 사이로 솟아오르는 일출의모습 또한 환상적이면 선상 관광을 할 수 있다. 일출과 일몰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거제해금강은 사진작가들의 자주 찾는 곳 중의 하나이다. [거제시청 홈피]
▼ 이른 새벽부터 고기잡이에 나서는 어선들이 경주라도 하듯 전 속력으로 달리고 있는 모습이 이 사회의 치열한 경쟁을 대변해 주고 있는 듯 하다.
▼ 서쪽 방향의 풍경으로 거제지맥의 끝 부분인 망산과 왼쪽으로 형제섬, 멀리 대병대도가 조망된다.
▼ 앞쪽의 왼쪽은 소다포도, 오른쪽은 형제섬, 멀리 왼쪽으로 대병대도...
▼ 우제봉
고을 수령이 가뭄 때에 기우제를 지냈던 곳이라 하여 우제봉(雨祭峯)이라 하였다고 한다.
우제봉에는 서불이 다녀간 마애각이 있었다. 중국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은 불로불사의
욕망으로 신하였던 방사(方士) 서불로 하여금 불로장생초를 구해 오라는 명을 하게 된다.
서불은 동남동녀 3천명과 대선단을 이끌고 불로장생초를 찾기 위한 여정에 나서 한.일.중
3국에 걸쳐 전설을 남기게 되었으며, 우리나라 내륙과 해안의 여러 곳에소 전설의 여정이
깃들어 있다.
서불이 불로초를 구하러 거제해금강에 왔다가 해금강 서편 500m 거리의 우제봉 절벽
아래 암벽에 이곳을 다녀갔다는 징표로 '서불과차' 라는 글자를 새겨 놓았다고 구전돼 오고
있으나 이 글자는 1959년 9월 태풍 '사라호'의 강력한 바람과 파도의 위력으로 떨어져 나가
현재는 기존 암벽과 색깔이 육안으로 구별되는 정도로 그 흔적만이 남아 있다.
이후 서불은 남해, 금산, 제주서귀포를 거쳐 일본 후쿠오카현야메시로 건너갔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해오고 있다.
▼ 우제봉은 군시설로 인하여 이곳까지만 진행할 수 있다.
▼ 당겨 본 우제봉 정상
▼ 석개해변의 유람선 선착장을 끝으로 우제봉 트레킹을 마친다.
바람의 언덕
남부면 해금강마을 가기 전 도장포 마을이 있다. 좌측으로 내려가면 도장포 유람선선착장이 있어 외도, 해금강 관광을 할수 있으며, 매표소에서 바라다 보이는 언덕이 바람의 언덕이다. 이곳은 잔디로 이루어진 민둥산이며 바다가 시원스레 바라다 보이는 전망이 좋은 곳이다. TV드라마 이브의 화원(2003년 SBS 아침드라마), 회전목마(2004년 MBC 수목드라마)가 방영되면서 많은 관광객이 찾게 되었고, '바람의언덕'이란 원래 지명은 '띠밭늘'로 불렸으나 2002년부터 바람의 언덕으로 바귀어 불리고 있다. [출처: 대한민국 구석구석 인용]
▼ 도장포 마을
갈곶리 갈개의 서북쪽에 위치하여 학동만의 안바다로 파도가 잔잔하여 대한 해협을 지나가는 배들이 쉬어가는 곳으로 옛날 원나라와 일본 등을 무역하는 도자기 배의 창고가 있었다 하여 도장포라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구전으로 내려오고 있다.[안내문]
▼ 도장포 마을의 벽화거리를 지나 작은 고갯길을 넘으면 수령이 많은 동백나무 군락을 만나게 되고 계단 아래에 펼쳐지는 풍경은 한폭의 그림 같다. 초록빛 언덕에 2009년 11월 풍차를 설치하여 운치를 더해 주고 있으며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초복인 오늘, 시원한 아침 바람을 맞으며 걷는 산책로가 더할나위 없이 상쾌하고 시원하며 밤새 달려온 피로와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 순간에 날아갈 것 같아 바람의 언덕이란 명성을 실감케 한다.
▼ 홀로 걷는 길이 쓸쓸해도 좋을 것 같고, 같이 걷는 이가 있으면 더 좋은 오솔길이겠다.
▼ 바람의 언덕 전망대에서 본 풍경은 고즈넉하기 이를데 없다. 그리 넓은 면적은 아니지만 푸른 초원은 동화속의 이야기 같아 동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 6년전 여름 휴가 때 와 본 곳이지만 한 낮의 뜨거운 열기 때문에 그냥 지나쳐 버린 곳도 오늘만큼은 모처럼 함께 한 아내와 추억을 담아 본다.
▼ 우제봉에서 시간 관계상 보지 못한 일출을 이곳에서 구름 사이로 보게 되니 장마철 변덕스런 날씨에 고맙기 이를 데 없다.
▼ 팔을 벌려 보라고 권해서 팔을 벌려 보니 더 시원하더란다. 겨드랑이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 차이겠지만 온 몸으로 전해지는 느낌은 다르지 않을까...
▼ 6년 전에 없었던 바다 산책로를 만들어 놨는가 보다. 시간이 없어 걸어보지는 못했지만 도장포마을로 해서 저곳까지 한 바퀴 여유 있게 돌아본다면 몇 시간 힐링하는 데는 문제없을 것 같다.
▼ 바람의 언덕으로 부터 우제봉과 신선대를 모두 트레킹하며 돌아 볼 수 있는 거리는 약 8km 정도인데 이러한 트레킹 계획도 세워 볼만하겠다.
▼ 지난 추억을 더듬으며 일상에서 벗어난 트레킹으로 아침을 열었다. 산을 보며 바다를 보며, 한 줄기 바람소리와 파도소리에 평소에 잊고 살았던 것들을 떠올리며 오늘을 살아가며 숨 쉴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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