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26일(토)
2코스인 노루목 상사화길을 걷고 이어서 3코스를 걷는다. 무더위에 양산을 쓰고 걸어도 뜨거운 햇살은 피할 수가 없다. 바닷바람이 간간히 불어오지만 더위를 식혀주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출렁다리를 지나 반월안내소가 있는 도로의 시멘트길인 인도길을 걷는 구간은 발바닥도 아프고 곤혹이 아닐 수가 없다. 다 예상하고 온 일이지만 모처럼 동행한 아내에게 괜한 고생을 시키는 건 아닌가 미안한 생각이 든다. 일찍 도착하면 시원한 냉면이라도 시켜 먹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변산마실길 3코스 개요∥
♣ 소재지: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마포리, 격포리 일대
♣ 트레킹코스: 성천항-하섬전망대-반월마을-적벽강-수성당-후박나무군락지-격포해수욕장-채석강-해식동굴-격포항-주차장
♣ 거리: 9.8km(출발-12:50, 도착-16:20)
변산마실길은 전라북도 부안군 서해안에 위치해 있는 해변길로서, 하늘, 바다, 산, 들을 가로지르며 걷는 길이다. '드넓은 서해바다를 바라보며 갯벌과 벗하며 마실가는 길'이라는 뜻인데, 2009년 후반에 처음 개통되어 2011년에 국토부에서 '해안누리길'로 선정하였다. 이 길은 총 4구간 8개 코스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것에 5개 코스를 더해 현재는 총 13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 3코스는 적벽강 노을길로 성천항으로부터 격포항까지의 구간으로 소(牛)가 누워서 되새김하는 모양을 하고 있는 '소(牛)바위'가 있고, 새우모양을 한 하섬전망대와 수평선을 그윽히 바라보고 있는 사자바위, 계양할미의 수성당, 후박나무 군락지 등이 있다. 특히 중국 송나라 때 소동파 시인이 즐겨 찾았던 곳과 비슷하다는 '적벽강'과 7천만년 전 퇴적한 성층으로 이루어진 '채석강'을 만날 수 있다.
▽ 고사포해수욕장 남쪽 끝에 위치한 성천항이 2코스 종점으로 이곳에서 부터 3코스가 시작된다.
▽ 3코스 시작점은 데크계단으로 올라 야산을 넘어가게 된다.
▽ 사면으로 된 호젓한 등로를 따라 힘들지 않게 산을 넘는다.
▽ 이곳에도 어김없이 꽃며느리밥풀이 이쁘게 폈다.
▽ 오르내릴 때 마다 통나무 계단으로 해안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걷기가 편하다.
▽ 하섬전망대에 다다르니 부안변산마실길이라는 대리석으로 새긴 안내판이 나온다.
▽ 당겨 본 하섬
하섬은 새우가 웅크리고 있는 모양이라 해서 새우 하[鰕]자를 써서 하섬이라고 하지만 바다에 떠 있는 연꽃같다 하여 연꽃 하(遐)자를 쓰기도 한다. 1950년대에 원불교 재단에서 사들여 해상수련원으로 쓰고 있어 수양을 위해 예약한 원불교 신도나 신도와 동행한 일반인만 출입할 수 있다고 한다.
1년에 몇 번씩 바다가 갈라지며 섬까지 길이 열린다. 섬으로 가는 바닷길엔 게, 조개, 굴 등을 많이 잡을 수 있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다. 섬 한가운데에는 원불교 대종사가 왔다가 지팡이를 꽂아 물이 솟게했다는 샘이 있다.
▽ 해변으로 내려서는 계단이 있어서 잠시 내려가 보지만 특별한 것은 없다. 북쪽 방향의 풍경.
▽ 남쪽 방향의 풍경
▽ 계속 이어지는 야산의 등로...
▽ 꽃다발을 건네며 프로포즈하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는 하섬전망대의 데크쉼터
▽ 2코스에서 상사화 군락지를 지나면서 이와 같은 모양의 출렁다리가 있었는데 이곳에도 출렁다리가 세워져 있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5월말, 6월초에 샤스타데이지가 군락을 이뤄 장관을 이루는 장소이다.
▽ 이러한 신이대 숲도 지나게 되고...
▽ 자동차 도로 옆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걷다보면 쉴 수 있는 의자가 놓여있고 전망대가 있다.
▽ 전망대에서 바라 본 남쪽의 반월마을 쪽 풍경
▽ 반월마을로 들어서면서 반월안내소에 다다랐으나 안에는 아무도 없는 듯 하다.
▽ 작열하는 햇볕을 차단한 양산도 아스팔트의 열기와 함께 온실효과만 있을 뿐이다. 그래도 반월마을 초입에서 적벽강 입구까지 약 2.6km를 걸어야 하니 한 여름에는 양산은 필수 휴대 품목이다.
▽ 이곳에도 전망데크가 있으나 의미가 없다. 저 모퉁이를 돌아서면 적벽강이 나오게 된다.
▽ 도로 모퉁이를 돌아서면서 바라 본 적벽강 전경
▽ 도로를 따라 그냥 이동해도 되지만 이곳에서 해변으로 들어서서 적벽강을 완전히 돌아보기로 한다. 적벽강은 죽막동 옆 후박나무군락(천연기념물, 1962년 지정)이 자생하는 해안으로부터 수성당(水城堂)이 있는 용두산(龍頭山)을 돌아 대마골ㆍ여울굴을 감도는 층암절벽과 암반으로 이어지는 2㎞의 지역이다. 1976년 시도기념물로 지정되었다가 2004년 명승으로 승격되었다.
▽ 켜켜이 쌓여진 듯한 바위들이 신기하기만 하다.
적벽강[赤壁江]은 송(宋)의 시인 소동파(蘇東坡)가 놀았다는 중국의 적벽강과 흡사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적벽강 일대는 선캠브리아기에 속하는 화강암과 편마암을 기반암으로 하고 약 8천만년 전에서 6천만년 사이 중생대의 백악기에 퇴적된 셰일과 석회질 셰일, 사석, 역석 등의 호층을 이루고 있다. 퇴적층을 중생대 말기에 분출한 규장암이 뚫고 들어왔고, 단층과 습곡이 유난히 발달되어 있는 구조이다. [다음백과]
▽ 적벽강[赤壁江]이라는 명칭은 그 주변의 바위가 붉다는 뜻에서 나온 이름이다. 중국의 양쯔강에 있는 적벽강과 닮아서 적벽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 적벽강 풍경의 이모저모
▽ 동굴놀이도 해보고...
▽ 이곳에서 도로를 따라 바로 수성당으로 갈 수 있지만 이왕 온 김에 적벽강 해변을 따라 완전히 돌아보기로 한다.
▽ 진흙 바닥 같지만 단단한 암석이다.
▽ 해식이 발달된 지형
▽ 작은 해식동굴에서 동굴놀이를 하고 갔으면 좋겠는데 적벽강 해변을 완전히 도는 산우가 많지 않은 것 같고 시간이 촉박한 듯 하여 생략하고 발길을 재촉한다.
▽ 화산활동에서 용암이 흘러내려 금방 식은 것과 같은 암석질이다.
▽ 위로 올라와 조금 진행을 하니 수성당이 나온다. 이곳에서 바라보면 위도와 임수도가 조망된다.
이곳 수성당에서 멀리 내려다 보이는 임수도는 격포와 위도의 14.4km 중간 지점에 위치한 곳으로 소설로 전해 오는 효녀 심청이가 아버지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려고 공양미 3백석에 몸을 팔고 뛰어 든 임당수라는 설이 구전으로 전해오고 있는 곳이다. 지난 1993년 10월 10일에는 위도발 격포행 서해 훼리호가 악천후 속에 운항하다 이곳 임수도에서 위도로 회항하던 중 심한 파고에 좌초되어 292명의 안타까운 생명을 잃은 가슴 아픈 곳이며 그 영혼을 달래기 위해 임수도가 정면으로 내려다 보이는 위도 진리 연못 끝에 서해 훼리호 참사 위령탑을 설치하고 매년 10월 10일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안내문]
격포항 방파제에서 바라 본 풍경으로 길게 위도가 보이고 오른쪽 작게 임수도가 보인다.
▽ 임수도
▽ 수성당과 쉼터
▽ 수성당은 서해를 다스리는 개양할머니와 그의 딸 여덟 자매를 모신 제당으로 조선 순조 1년(1801)에 처음 세웠다고 하나, 지금 건물은 1996년에 새로 지은 것이다. 개양할머니는 서해바다를 걸어다니며 깊은 곳은 메우고 위험한 곳은 표시하여 어부를 보호하고, 풍랑을 다스려 고기가 잘 잡히게 한다는 바다의 신으로, 이 지역 어민들은 모두 정성껏 모시고 있다. 매년 음력 정초면 이 지역 주민들은 수성당제를 지낸다. 각 어촌이 협의하여 제관을 정하고 정월에 정성스럽게 개양할머니에게 치성을 드린다. 이 제사는 풍어와 마을의 평안을 비는 마을 공동 제사였다. [안내문]
▽ 수성당에서 내려서니 코스모스가 동산을 이뤘고 꽃이 만개하면 가을철에 또 하나의 볼거리이다.
▽ 약 60년 전의 기록을 보면 그때 10그루의 후박나무가 있었고, 그 중 뿌리목줄기 직경 30㎝, 나무의 높이가 4m에 이르는 큰 나무가 있었던 것으로 되어 있으나 현재에는 나무들의 높이는 4m 정도로 약 200m 거리에 132그루의 후박나무가 자라고 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고 있어 그 안쪽에 있는 밭을 보호하는 방풍림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 후박나무 군락은 육지에서 후박나무가 자랄 수 있는 가장 북쪽지역이 되므로 식물분포학적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 후박나무는 녹나무과에 속하는 상록교목으로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의 여러 섬들과 해안에서 자라며, 울릉도와 외연도에도 분포한다. 일본, 대만 및 중국 남쪽에도 분포하고 있다. 주로 해안을 따라서 자라며, 암수 한 그루인 이 나무의 꽃은 5-6월에 새 잎이 나면서 함께 피고, 이듬 해 7월에 검게 익는 열매는 붉은 자루에 달린다. 껍질과 열매는 약재로 쓰인다.
▽ 다시 자동차 도로의 보도블록을 따라 이동...
▽ 팬션으로 보이는 건물을 지나게 되고...
▽ 격포해수욕장 초입에 해넘이 채화대가 나온다.
▽ 그 아래로 인어공주가 있는가 해서 가까이 가 보니 노을공주라는 안내글이 있는데 작품이 영 조잡하다.
▽ 오랜만에 와 보는 격포해수욕장이다. 저 끝으로 닭이봉이 있고 정상에는 전망대가 자리하고 있다. 원래 계획은 전망대까지 올라갔다가 주차장으로 가는 것이었는데 시간관계상 힘들겠다는 생각이다.
▽ 뒤돌아 본 해넘이 채화대가 있는 방향의 풍경
▽ 격포에 언제 이렇게 많은 건물들이 세워졌을까...와 본지 이십년도 넘은 것 같다.
▽ 젊어서 아내와 만나 이곳 격포해수욕장을 거닐고 채석강에서 사진도 찍으며 추억을 쌓았던 장소이기도 해서 옛 추억을 더듬어 보며 걷는데 이러한 퇴적암층을 보노라면 영겁의 세월속에 모두가 찰나의 순간일 뿐인 것을...
▽ 채석강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술을 마시며 놀았다는 중국의채석강과 흡사하다고 하여 ‘채석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전한다.
경치가 아름다울 뿐 아니라 바위의 기묘한 형상 때문에 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 35년전에 이쯤에서 찍어 놓은 사진이 있으니 그 때를 추억하며 한컷!
▽ 바다에서 추켜올려진 단애는 수성암 단층이 여러 채색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바닷물의 침식을 받은 화산성 퇴적암층은 격포리층으로 역암 위에 역암과 사암, 사암과 이암의 교대층[호층, 互層], 셰일, 화산회로 이루어진 이암의 층서를 나타낸다. 퇴적환경은 화산 분출물이 깊은 호수 밑바닥에 고밀도 저탁류(底濁流, turbidity current)로 퇴적된 수중 삼각주로 해석된다.
▽ 해식동굴
▽ 격포항 방파제를 따라 바라 본 해식동굴...
▽ 격포항의 풍경
화장실에서 간단히 몸을 씻고 시간이 촉박하여 닭이봉으로 이어진 도로를 따라 주차장으로 부지런히 이동, 겨우 시간에 맞춰 버스에 탑승했다. 적벽강의 해변을 완전히 돌아보고, 채석강도 한바퀴 도는 바람에 시간이 좀 지체됐다. 힘은 들고 지치긴 했지만 그래도 모처럼 이곳에 와서 옛 추억을 들춰보며 풍경을 즐겨 본 것을 생각하면 보람이 있다. 많은 서해랑길 코스가 있지만 꼭 걸어봐야 할 코스가 아닌가 생각을 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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