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12일(일)
어제 백악산 산행을 마치고 오늘은 쉴까 했는데 버스안에서 섬트레킹을 가자고 몇몇이 꼬드긴다. 뭐 꼬드긴다고 해서 갈 일도 아니지만 한번 갔다 온 곳은 같은 계절에 또 가기에는 별 감흥이 없어 관심이 없었던 터이다.
그러나 인천 앞바다의 섬여행은 인천시민에게 승선료가 50%로 할인이 되어 이번 대이작도는 만원이면 갔다 올 수 있으니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집안에서 있는 것 보다는 회원들과 어울리는 것이 훨씬 낫겠다 싶어 얼른 해당 리딩대장에게 예매를 부탁하니 해결됐다.
버스로 가면 이미 정원이 차 있거나 하면 곤란한 문제겠지만 연안부두로 각자가 와서 배만 타면 되는 일이기에 예매만 하면 해결된다. 이번 트레킹은 정상만 찍고 해변에서 먹자판을 벌이자는 먹방 트레킹이라는데 이미 회원들이 각자 먹거리 준비를 분담해서 다 해 놓은 모양이다.
나의 경우 수저만 들고 가면 된다기에 미안한 마음에 배 출발전 과일을 좀 사서 승선을 하게 됐다. 날씨는 어제 보다 훨씬 좋다. 미세먼지도 없고 시계가 좋아 기분까지 상쾌하다. 오늘 집에 있었으면 크게 후회할 뻔한 날이다.
∥트레킹 정보∥
♣ 위치: 인천 옹진군 자월면 이작리
♣ 코스: 대이작도 선착장-오형제바위-부아산 정상-송이산 정상-작은풀등해수욕장-문희소나무-선착장
♣ 거리:약 8km
※ 블야에서 선정된 50개의 명섬 중에 인천이 7개로 석모도 해명산, 무의도 호룡곡산, 덕적도 비조봉, 굴업도 덕물산, 대이작도 부아산, 대청도 삼각산, 자월도 국사봉이다. 전국적으로 전남이 24개로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시, 군으로 본다면 경남 통영시가 10개로 가장 많고 전남 신안군과 완도군이 각각 8대로 두번째이니 인천은 세번째로 명섬이 많은 셈이다. 나의 경우 인천의 섬은 1박 2일 일정으로 가야만 하는 선갑도, 문갑도, 울도, 백아도 외에는 거의 다 가본 셈이니 구태여 명섬을 따질 필요도 없다.
▼ 대이작도
인천으로부터 44㎞ 거리에 위치한 섬으로 동쪽의 소이작도(小伊作島)와는 200m 정도 떨어져 있다. 면적 2.57㎢, 해안선길이 18㎞, 인구는 283명(2017년)에 불과한 작은 섬이지만, 맑은 물과 깨끗한 백사장, 울창한 해송숲 등의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썰물 때에만 드러나는 모래사막에서도 노닐 수 있다는 점과 조용히 낚시를 즐기기에 알맞은 섬이라는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이 있다.
아직까지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편이라 주민들의 인심도 후한 편이다. 섬 내에는 큰풀안(장골), 작은풀안, 목장골, 떼넘어(계남) 등의 해수욕장 네 곳이 있다. 모두 아주고운 모래가 깔려있는데다 바다쪽으로 한참 들어가도 어른 키를 넘지 않을 만큼 경사가 완만하다.
특히 큰풀안해수욕장에서 보트를 타고 500여m 만나가면 뭍도 아니고 바다도 아닌 모래사막에 닿는다. 하루 6시간 정도의 썰물때마다 동서 2.5km, 남북 1km의 규모로 드러나는 이 모래사막에서는 수영을 즐기거나 조개도 캘 수 있다.
또한 부아산에서는 도라지, 더덕, 둥굴레 등의 산나물을 캐는 재미와 정상에서의 조망이 일품이며, 자월도, 승봉도, 소이작도, 덕적도 등의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인천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여 가벼운 트레킹을 통해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는 힐링 여행지로 적합하다.
주요 관광지로는 썰물때 3~5시간 보였다가 밀물이 들면 사라지는 시한부 모래섬 풀등과 인근 섬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서해의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부아산 전망대가 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 연안부두
▼ 소야도, 덕적도 방향이나 연평도, 대청도, 백령도 방향은 고속 훼리호를 운행하고 그 외에 가까운 자월도, 승봉도, 대이작도, 소이작도 방향은 이와같은 카페리호를 운행한다. 카페리호로 운행되는 섬은 이곳 연안부두가 아닌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을 이용해서 갈 수도 있다.
▼ 이 카페리호는 4개의 섬 여행객과 주민이 이용하는 선박이라 규모가 제법 크다.
▼ 출발한지 한시간 남짓, 대이작도에 도착했다. 정자가 있는 곳에 오형제바위가 보인다.
▼ 마을 앞에서 바라 본 대이작도 선착장 방향
▼ 대이작도의 트레킹은 데크로 잘 설치되어 있어서 걷기 편하다.
▼ 선착장 건너편은 소이작도이다.
▼ 오형제바위
▼ 산을 오르다보니 덜꿩나무 꽃이 만개했다. 오월은 흰꽃의 계절이라고 내 스스로 부른다. 아카시아, 찔레나무, 때죽나무, 이팝나무, 층층나무, 덜꿩나무...
내 고향 화개산에도 몇 그루의 덜꿩나무가 피겠고 아카시아꽃 향기가 진동하겠지...
▼ 이곳 정상석은 산 정상의 자연석에 산이름이 표기되어 있는 것이 다른 곳과는 다르다.
▼ 산 정상의 전망대에서 바라 본 풍경...바로 앞 섬이 소이작도, 왼쪽 멀리 선갑도, 소이작도 바로 뒷편 왼쪽이 문갑도, 오른쪽으로 소야도와 멀리 덕적도와 겹쳐 보인다.
▼ 자월도...몇 년전에 나 혼자 국사봉을 오른 적이 있는데 솔직히 이곳 대이작도 보다는 볼거리가 그리 많지는 않다.
▼ 승봉도와 오른쪽 안산시 단원구에 속하는 이른 봄 야생화로 유명한 풍도
▼ 렌즈로 당겨 본 선갑도 왼쪽 멀리 있는 섬이 울도, 오른쪽으로는 백아도
▼ 바로 앞 소이작도 왼편 멀리 문갑도, 바로 붙어 있듯 멀리 살짝 보이는 굴업도 덕물산까지 조망이 되는 날씨다.
▼ 소이작도 넘어로 소야도, 그 뒤로 멀리 통신탑이 세워져 있는 덕적도
▼ 당겨 본 자월도
▼ 당겨 본 승봉도
▼ 정상에서 인증샷을 하고 모두 하산하여 약속된 장소인 작은풀등 해변에서 준비한 각종 음식물과 음식재료로 요리를 하여 점심을 먹기로 하는데 이곳을 처음 와 봤다는 회원 두분이 섬 한바퀴를 돌고 싶다고 하여 함께 하기로 한다.
진행 방향의 송이산...
저 산을 넘어 다시 이곳 아랫쪽 도로로 회귀하게 된다.
▼ 구름다리도 오래전 부터 놓여져 있어 지자체에서 관광객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 해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색감 좋은 <반디지치>가 알아주는 이 없이 피었다가 나를 보며 반색하는 것 같다.
▼ 비록 꽃은 졌지만 잎이 아름다운 알록제비꽃
▼ 부아산에서 바닷가로 하산했다가 다시 해발 고도로 송이산을 올라야 하니 비록 낮은 산이지만 두개의 산을
온전히 올라야 한다.
▼ 다소 더운 날씨에 낮은 산이라고는 하지만 급경사로 이마에 땀방울이 흐른다. 정상에 오르니 정자에는 다른
산꾼들이 자릴 차지하고 있다.
▼ 전에는 없었던 앙증맞은 정상석이 놓여져 있어 한컷 담아 본다.
▼ 한결 가까워 보이는 승봉도를 당겨 봤다.
▼ 당겨 본 안산시 단원구에 속한 풍도
▼ 송이산을 내려와 장골마을에 도착, 보이는 산이 부아산 정상이고 이 마을에서 왼쪽으로 접어 들면
작은풀안해수욕장이 나온다.
▼ 꽃잔디가 화려하게 장식된 마을의 장승들...
▼ 작은풀안해수욕장...그리 크지는 않으나 모래가 곱고 야영장에는 소나무 숲과 탈의실, 화장실, 야외 수돗물
시설이 잘 되어 있어 야영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 점심을 먹기로 한 장소인 작은풀안해수욕장에 도착해 보니 미리 온 회원들이 먹자판을 벌려 놓은 상태가 가관이 아니다.
삼겹살, 오리구이, 조개구이, 횟거리, 추어탕 등 먹거리가 풍성한 가운데 마침 공복이라 폭풍흡입을 해 대는데 수년간 그렇게 산을 오르내려도 뱃살이 빠지지 않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이다.
▼ 무려 두시간 반을 노닥거리다가 해변을 한바퀴 돌아 보기로 한다. <갯완두>가 보랏빛을 띠고 예쁘게 폈다.
▼ 정자가 놓여 있는 해변 돌출부를 향해 잘 설치되어 있는 데크 길을 따라 걷는다.
▼ 가족단위도 좋겠고 동료나 연인들끼리 오붓하게 걷기에는 더할나위 없는 코스다.
▼ 정자에는 이미 많은 여행객들이 자리를 잡고 망중한을 즐기고 있고...
▼ 호수와 같은 잔잔한 바다의 풍경이 평온해 보이기만 하다.
▼ 산등성이를 돌아서면 큰풀안 해수욕장이다 큰풀등이라고도 하는데 이 앞바다는 썰물이 되면 풀등 모래섬이 생기고 작은 배로 이동하여 그곳에서 즐기는 이들도 많은 것을 볼 수가 있다.
▼ 작은풀안 해수욕장 전경
▼ 귀가 배를 타기전 선착장 근방에 있는 문희 소나무를 다시 찾기로 한다. 대이작도는 섬마을 선생의 영화 촬영지로서 주무대는 계남분교인데 현재는 기념석만 남아 있다. 1967년 당대의 최고 인기 배우들인 오영일, 문희, 김희갑, 안인숙 등이 출연한 계몽성을 띤 영화로 학교선생과 섬처녀와의 로맨스를 그린 영화다.
실제 섬마을 선생 이미자 노래는 1965년에 발표되었고 1966년에 KBS라디오 연속극의 주제가가 되었으며 일년 뒤인 1967년에 영화가 촬영된 것이다.
▼ 섬처녀(문희)가 섬을 떠나는 선생님을 배웅하는 모습을 촬영한 곳인 이곳엔
소나무 세그루가 있는데 그 당시의 사진과 대조해 보면 찾을 수가 있다.
땡기머리인 회원 분의 연출로 그 당시의 상황을 재현해 봤다. 바닷가 쪽을 바라보며
첫 번째 소나무다.
▼ 사실, 이쪽 방향은 서울 방향의 반대쪽이다. 떠나는 배의 상황을 연출하려니 이곳이 최적지기에 이곳 장소를 택한 것 같다.
▼ 건너편은 배로 5분 거리의 소이작도이다.
▼ 농어바위- 예로부터 낚시로 농어가 많이 잡혀 동네 잔치를 벌이곤 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 이렇게 하여 오늘의 일정을 마치고 귀가길에 오른다. 섬마을 선생의 영화가 촬영된 시기는 내가 초교 4학년 때쯤이니 그 당시 학생들과 같은 또래이다. 나 역시 섬에서 태어났기에 어린 나이지만 비슷한 환경의 라디오 연속극에 귀 기울이며 노래도 따라 부르고 내용도 익히게 된 것인데 1년뒤에 촬영된 영화는 보지 못했다.
이러한 촬영지가 내 고향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이곳이란 걸 알게 된 것은 4년전 역시 이곳을 트레킹 하면서다. 아무튼, 세월이 까마득히 흘렀지만 그 당시의 추억을 회상하며 즐겁게 보낸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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