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5일(토)
금전산을 오르고 하산하여 낙안읍성을 둘러보면 좋으련만 버스로 이동하여 제석산이란 산을 또 오른다.
1일 2산은 같은 거리라도 근육이 뭉쳐 더 힘들다. 그러나 하루의 운동량이 있으니 어느 정도의 거리는 또 걸어야 성이 차게 마련이다. 내가 걷는 곳은 언제 또 와 볼런지 기약이 없는 곳들이다.
걷는 곳마다 추억은 남아 있을테고 이 땅에 사는 날까지는 기회가 닿는대로 가보고자 하는 마음이니 어디든 가면 무언가 보게 되고 느끼게 되고 알게 되는 보람이 있어 이렇게 걷게 되나 보다.
∥산행정보∥
♣ 소재지: 들머리(동화사)-전남 순천시 별량면 대룡리 282, 정상- 전남 순천시 낙안면 신기리, 날머리(태백산맥문학관)-전남 보성군 벌교읍 회정리 357-2
♣ 산행코스: 동화사-남도목장 갈림길-제석산-신선대-대치재-전망데크-약수터삼거리-태백산맥문학관
♣ 거리: 7.5km(들머리-14:25, 날머리-17:00)
▼ 금전산 산행을 마치고 버스로 20여분 이동하고 동화사를 들머리로 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 잠시 동화사를 둘러보기로 하는데 규모가 꽤 커 보인다.
▼ 동화사는 통일신라시대에 선각국사도선이 개산하여, 고려시대에 대각국사에 의해 창건되었다. 대웅전이 언제 처음으로 지어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정유재란으로 불탄 것을 1601년 신총대사가 중건하는 기록이 있다.
이후 법흥대사를 거쳐 1696년(숙종22년)에 계환대사가 고쳐 지은 건물이다. 조선 중기 이후의 다포양식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서 공포의 화려함과 건물 자체에서 풍기는 아담한 조형물은 이 건물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대웅전 내부에는 목조석가여래좌상을 본존으로, 좌우에 아미타여래좌상을 모신 삼존불이 위치하고 있고 그 뒤로 후불탱화가 걸려 있다. 후불탱화 뒤편으로는 후불벽화가 그려져 있다. [안내문]
▼ 동백꽃을 보면 겨울이 지나 봄이 온 것 같고...
▼ 겨울철에 들어섰나 했는데 아직도 가을같은 단풍이다.
▼ 낙엽이 쌓인 임도길을 한참 오르다 보면...
▼ 다시 시멘트 포장길 임도가 나타나고...
▼ 아직도 피어있는 개쑥부쟁이를 보면서 입가에 미소가 절로 번진다.
▼ 드디어 헬기장이 나타나고 정상같지 않은 곳에 정상석이 한쪽에 놓여있다.
▼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산불감시초소로 보이는 건물이 있는 저곳이 정상 같아 보이는데...
▼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곳에 올라서니 360도 조망이 펼쳐진다. 북쪽의 오른쪽으로 산행을 좀 전에 마쳤던 금전산과 그 아래 낙안읍성, 벌교의 넓은 벌판이 한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다.
▼ 시계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면 왼쪽 바로 앞으로 오봉산과 오른쪽 멀리 순천시내가 눈에 들어오고...
▼ 순천만 건너 멀리 순천에서 여수로 이어지는 산군들이 파노라마 처럼 펼쳐진다. 멀리 가운데 광양만까지 눈에 들어 오는 날씨다.
▼ 동남쪽으로 여수와 오른쪽 고흥사이의 다도해가 그림처럼 다가오고...
▼ 서쪽 방면 진행방향으로 고흥지방이 끝없이 펼쳐진 모습이다.
▼ 금전산 방향으로 인증 한컷 담고...
▼ 하얗게 핀 솔새와 함께 다도해 방향으로 또 한컷 담아 보고...
▼ 금전산의 암릉도 당겨 본다.
▼ 마치 거대한 분지와 같은 지형에 자리잡은 옛 낙안읍성이 현 시대를 사는 비닐하우스와 함께 어울려 조선시대와 현세대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 렌즈로 당겨 본 낙안읍성
▼ 제석산 바로 아래 펼쳐진 거무스레한 빛은 모두 과수원인 것 같다. 낙안면의 배가 유명하다는 것도 나중에 알게 됐는데 100년이 넘은 배나무들이 있다고 한다. 배꽃피는마을 농촌체험도 이곳에서 할 수 있는 모양이다.
▼ 멀리 보이는 순천시내 일부
▼ 렌즈로 당겨보니 왼쪽 멀리 하동화력발전소와 광양만의 부두와 여수와 연결되는 이순신대교가 보인다.
▼ 가운데 멀리 희미하게 남해의 망운산이 보인다. 올 봄에 다 갔다 왔던 산들이니 그냥 반갑다.
▼ 건너편 여수 방향으로 왼쪽에 아직 가보지 못한 영취산이 자리잡고 있겠다.
▼ 남쪽 벌교의 섬들과 여수의 여자만의 섬이 한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아름답다.
▼ 오른쪽으로 살짝 고개를 돌리면 고흥의 팔영산까지 훤히 보이고...
▼ 당겨 본 벌교대교
▼ "불경에서는 하늘이 모두 三十三天이 있다고 한다. 三十三天의 수미산(須彌山: 불교의 상상속의 산) 정상위에 마지막 하늘을 도리천이라고 하는데 이 도리천(忉利天)에 있는 선경성(善見城)에서 三十二天을 다스리고 불법을 믿는 자를 보호하며 모든 악을 정벌하는 제왕이 계시니 이 제왕이 곧 제석(帝釋)이시다.
지금의 회정을 옛날에는 도리동이라고 불렀던 것은 회정을 비롯 벌교를 도리천으로 보아 여기에 제석천왕이 군림한다고 해서 이 산의 명칭이 '제석산'이라 되었다고 유추된다"라고 기단에는 적혀 있는데 불교와 관련된 산 이름임을 알 수 있다.
산불감시초소에서 주변 조망을 하고 헬기장에 세워 놓은 정상석에서 인증을 하고...
▼ 하산길로 200여 미터 진행을 하니 또 하나의 정상석이 나오는데 이 정상석이 블로그에서 많이 본 듯 하여 또 한컷!
제석산이란 이름은 임금 제(帝), 해석할 석(釋)자인데 불법(佛法)을 이행하는 사람을 수호하고, 인간과 신의 혼혈이며 싸움을 일삼는 아수라(阿修羅)를 정벌하며, 사천왕(四天王)을 통솔하는 하늘의 임금인 제석천(帝釋天)에서 온 이름이라고 한다.
▼ 신선대에 올라 인증하기에 정신없는 산우들...
▼ 신선대 가기전 봉우리에 올라 바라 본 남동쪽 전경
▼ 남쪽 풍경
▼ 제석산에서는 최고의 풍경인 신선대로 역광이어서 아쉽다.
▼ 신선대 바위군락으로 시간이 없어 그냥 패스... 올라봐야 별 것도 없어 보인다.
▼ 신선대에서 뒤돌아 본 암릉 봉우리와 왼쪽 정상...해가 짧아서 산 능선이 붉은 빛을 띤다.
▼ 쉬엄쉬엄 바쁠 것 없이 여유로운 산행이다. 일찍 하산한 사람들은 벌써 도착했을지도 모르는데 하산 시간에 맞춰 내려 가려고 다소 한가한 모습이다.
▼ 신선대 정상의 갈라진 바위를 아래서 담아보는데 이쪽 방향에서 오르는 사람들은 충분히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 이제 부터은 더 볼 것도 없이 하산하는 길이다. 대치재에서 곧바로 직진하는 등로는 육산으로 편안하다.
▼ 마지막 전망대에서 바라 본 벌교읍...오른쪽으로 아파트도 보이고 벌교읍 시내인데 능선에 가려서 잘 보이질 않는다. 벌교는 꼬막으로 유명하다. 시간이 있으면 꼬막 반찬에 막걸리 한잔이든 식사를 하든 할텐데 그럴 여유가 있을런지 모르겠다.
▼ 하산지점인 태백산맥문학관에 다다랐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규모가 제법 큰 기와집으로 소설속에 등장하는 현부자네 집... 대문의 이층식 집이 일본양식의 집이란 것을 알 수 있다.
▼ 소화의 집
▼ 조정래의 [태백산맥]은 여순반란사건이 종결된 직후 1948년 부터 1953년 7월 휴전협정 직후까지의 시대적 배경으로 좌우 이념간 대립속에 민족의 아픔을 다룬 대하소설이다. 문학관을 둘러보려 했으나 문은 꽉 잠겨져 있고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 태백산맥문학관 주차장은 화장실을 별도로 갖춘 꽤나 넓은 편인데 우리가 타고 온 버스 한대만 덜렁 주차되어 있어서 코로나로 인한 여파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꼬막이라도 먹어볼 요량으로 시내에 잠시 들렀지만 휴일이라 식당 영업을 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어 먹다 남은 과일로 아쉬움을 달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