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20일(일)
철원군청의 주최로 한탄강 얼음축제트레킹 축제행사가 1월 19일부터 27일까지 있게 되어 한탄강 협곡을 접해보지 못한 나로서는 벌써부터 기다려왔던 행사였는데 기회가 드디어 왔다. 올해로 7회째라니 홍보도 어느만큼 되어 전국에서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사람이 많은 장소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한가할 때 가 보고 싶지만 개별로 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마침 산악회의 공지로 있어 가 보게 된 것이다. 축제장에는 인공적인 작품들도 있겠지만 자연경관의 궁금증이 무엇보다 크고 특히 주상절리에 관심이 쏠린다.
※ 소재지: 출발-강원 철원군 갈말읍 군탄리(순담계곡), 도착-강원 철원군 갈말읍 상사리 산 552 (태봉대교)
한탄강(漢灘江)의 발원지는 휴전선 위 북한 평강군 장암산이다. 136㎞ 길이로 철원과 포천,연천을 지나 전곡에서 임진강과 만나 서해로 흘러든다. 트레킹은 꽁꽁 언 한탄강 협곡을 걸으며 기암절벽과 주상절리의 비경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다. 한탄강은 화산 폭발로 형성된 국내 유일의 화산 강(江)이다. 용암이 흐르면서 형성된 현무암 주상절리와 협곡, 폭포 등 천혜의 자연 생태 경관이 빼어나다. 통상 물길 따라 태봉대교로 부터 승일교를 거쳐 고석정을 경유, 순담계곡으로 트레킹을 하는 경우가 많으나 반대로 북쪽방향으로 거슬러 올라 가기로 한다. 뒤돌아 본 풍경이 절반은 되니 사진 왼쪽이 밝으면 뒤돌아 본 풍경이고 오른쪽이 밝으면 북쪽방향의 정상정인 진행방향이라 할 수 있다.
▼ 순담계곡
한탄강 물줄기가 이룬 계곡 중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조선 정조 때 김관주가 거문고 모양의 연못을 파고서 순이라는 약초를 제천 의림지에서 구해다 심었다 하여 생긴 이름이라 한다. 기암절벽과 맑은 물이 이루는 연못, 천연의 하얀 모래밭이 어울려 경치가 뛰어나다.
▼ 산행 중에 암벽의 절경, 바위 생김새 하나에도 관심을 갖게 되는데 이곳에는 들어서자 마자 압도적인 거대한 바위들로 인해 눈길을 뗄 수가 없다. 첫 출발지로 부터 호기심에 마음은 풍선처럼 부풀었다.
▼ 얼음트레킹이라하여 강의 얼음위로 트레킹을 하는 줄 알았는데 날씨가 춥지 않아서인지 얼음이 얼지 않은 곳이 많아 부교를 띄워 놓아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해 놨다.
▼ 순담계곡은 거대한 바위와 암벽의 전시장이다. 영겁의 세월동안 강물에 닦이고 쓸려서 만들어진 자연의 예술품들이다. 고석정까지 이어지는 협곡의 멋진 풍경에 몰두하다 보면 어떻게 얼마나 걸었는지 조차 잊게 된다.
▼ 겨울은 얼음트레킹으로 인해 계곡 좌우를 꼼꼼히 살펴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계곡 윗쪽으로 트레킹 코스가 있으나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는 풍경으로 밑에서 보는 풍경과는 사뭇 다르겠지만 가을에 단풍과 어우러진 모습을 본다면 또 다른 감성에 빠져들 것이란 생각이다.
▼ 어설프게 언 얼음에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 한여름이면 레프팅을 즐기게 되는데 작년에 신청은 했지만 예기치 않은 폭우로 인해 취소되어 인제 내린천, 영월 동강의 레프팅처럼 또 하나의 추억은 만들지 못했다.
▼ 오대산의 소금강, 울진 용봉산의 덕풍, 덕구계곡, 인제의 아침가리골의 멋진 풍경들이 생각나지만 이곳은 또다른 장엄한 느낌을 준다.
▼ 얼마만큼의 세월이 흘렀길래 저리 큰 바위가 물결 모양으로 패였을까...
▼ 출발하자 마자 이곳 저곳에서 사진을 찍어 달라는 주문에 트레킹 진척이 안되니 어찌할꼬?
▼ 한여름에는 수량도 많고 거센물살에 부표교는 설치하지 않았을텐데 아마도 늦가을 쯤에 설치해 놨을 것으로 예측하는데 지자체의 노력이 대단해 보인다.
▼ 바위 절경들이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므로 항상 뒤를 돌아보게 된다. 태봉교에서 순담계곡방향인 위에서 아래로의 트레킹이 더 멋진 풍경을 접할 수 있는 것 같다.
▼ 북쪽으로 트레킹을 하면서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 가게 되니 왼쪽 방향이 계곡의 그늘에 가려 어둡고 오른쪽이 밝은 모습이고 이와같이 왼쪽이 밝은 것은 뒤돌아 본 풍경이다.
▼ 작년만 해도 이맘 때쯤이면 강물이 모두 얼어붙은 모습일텐데 올해는 날씨가 겨울답지 않아 이렇게 강물이 출렁이고 있으니 부표교가 없으면 강따라 트레킹 한다는 것은 어림없는 얘기다.
▼ 북쪽으로 진행하면서 오른쪽의 암벽에 특히 눈길이 간다.
▼ 물길에 의해 생긴 인간이 흉내낼 수 없는 자연예술작품이다.
▼ 계속 이어지는 계곡의 절경들...
▼ 각양의 바위 모습들이 쉴새없이 이어지고 사람들은 이곳에서만큼 한낱 미물에 속한 것 같다.
▼ 잠시 계곡을 벗어났나 싶으면 다시 협곡을 이루고 있어 도대체 어디까지 이어질런지 궁금해지기 까지 한다.
▼ 작년에 와 봤던 고석정이 눈에 들어온다. 승용차로 친구들과 함께 놀러왔다가 해가 저물어 잠시 둘러보고 귀가했던 적이 있을 뿐 이 일대는 사실 아는 것이 없다.
▼ 얼음폭포가 눈에 띈다. 인공으로 물을 흘려내려 얼게 한 모습인데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어색한 분위기는 아니다.
▼ 고석정 앞의 고석(孤石)...풀이하자면 외로운 돌이란 뜻이니 제주의 외돌개가 홀로 우뚝 서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그 모습을 달리하고 있지만 같은 뜻이 아닐까 한다.
▼ 작년에는 슬그머니 저 바위위에 습관적으로 올랐었다. 올라봐야 별 것 없지만 레프팅을 하는 보트가 쉴새없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 오는 모습을 보면서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더 어울린 풍경이었다.
▼ 인공적이긴 하나 동장군과 어울려 멋진 풍경이 연출되었다. 날이 추워 빙질이 좋았다면 안내원의 통제없이 인증샷을 남기느라 모두 여념이 없었겠지만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통제로 인해 접근할 수가 없다.
▼ 고석정
고석정(孤石亭)은 철원구경 중 하나이며 철원 제일의 명승지로 신라 진평왕 때 세운 10평 정도의 2층 누각으로 지방기념물 제8호로 지정되었다. 고려 충숙왕이 이곳을 찾아 노닐던 곳 이기도 하며 조선조 명종때에는 의적 임꺽정(林巨正)이 부하를 거느리고 고석정 건너편에 돌담으로 성을 쌓아 의적당의 근거지로 삼고 조공물(朝貢物)을 탈취하여 빈민들을 구제했던 곳이다.
임꺽정이 고석정 앞에 솟아 있는 고석바위의 큰 구멍 안에 숨어 지냈다고 하는데, 이 바위에는 성지, 도력이 새겨져 있고 구멍 안의 벽면에는 유명대, 본읍금만이라고 새겨 있다. 현재 2층 정자는 한국전쟁 때 불타 없어져 1971년에 콘크리트로 새로 지은 것인데 1996년 대홍수에 유실되어 이듬해인 1997년에 다시 지었다 한다.
▼ 철원9경(1경:고석정, 2경:삼부연폭포, 3경: 직탕폭포, 4경: 매월대폭포, 5경: 순담, 6경: 소이산 재송평, 7경: 용양늪, 8경: 송대소 주상절리, 9경: 학저수지 여명) 중 제1경에 속하니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될만 하다.
▼ 고석정 국민관광지는 시간이 없어 둘러보질 못했다. 작년에 잠시 둘러봤기에 오늘은 이곳까지만 올라보고 먼저 간 회원들을 따라 잡느라 발걸음을 재촉한다. 역광으로 인해 풍경이 반감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 올해는 여름에 레프팅을 즐겨보고 가을이면 철원 9경 중에 못 가본 곳을 둘러보고 싶다.
▼ 억새도 아닌 것이, 갈대도 아닌 것이... 자세히 보지는 않았지만 달뿌리풀인 것 같은데 가을 분위기도 연출해 준다. 큰 군락은 아니지만 왼쪽 경사면에는 자작나무의 흰 줄기가 제법 운치를 자아낸다.
▼ 한탄강은 대부분이 현무암이다. 오랜 세월 동안 강물에 의한 침식과 풍화작용에 의해 구멍이 숭숭 뚫린 모습도 볼 수 있다.
▼ 인공으로 뿌려 놓은 물로 인해 형성된 얼음꽃,
▼ 한탄대교
▼ 승일교
일제 패망 직후, 철원군 일원이 소련군정을 거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실효 지배 영역에 속하던 1948년 한탄교(漢灘橋)라는 이름으로 착공되었다. 철원농업전문
학교 토목과장이었던 김명여의 설계로 러시아식 공법의 아치교로 설계된 이 다리는 동송읍 쪽의 아치교각만 완성된 상태에서 한국 전쟁으로 공사가 중단되었다가1952년 주한 미군 79공병대와 대한민국 국군 62공병대가 갈말읍 쪽 교각과 보를 완성, 1958년 개통하고 승일교라는 이름을 붙였다.
철원군 지역 주민들 사이에는 김일성이 시작하고 이승만이 끝냈다고 하여 이승만의 '승(承)'자와 김일성의 '일(日)'자를 한자씩 따서 승일교(承日橋)라 했다는 설과 '김일성을 이기자'고 해서 승일교(勝日橋)라고 했다는 설이 전해지나 현재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한국 전쟁 중 큰 공을 세우고 조선인민군에게 포로로 끌려간 박승일(朴昇日, 1920년~ ? ) 연대장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따서 승일교(昇日橋)라고 지어졌다는 것이며, 1985년 세워진 승일교 입구의 기념비에도 이를 정설로 소개하고 있다. 비슷한 사례로 같은 시기에 포로로 끌려간 고근홍 연대장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경기도 포천시영북면의 근홍교가 있다. [다음백과]
▼ 승일교 지점 부근의 야산이 폭포수로 인공으로 빙벽을 만들어 놨다. 거대한 고드름이 날카롭게 가히 위협적이다. 강추위도 별로 없고 눈도 없는 겨울에 이러한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 얼음트레킹 축제장에 도착, 눈조각 작품이 있는 쉼터이다. 각종 먹거리들이 있어서 공복을 다소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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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조각작품의 이모저모
▼ 얼음조각작품
▼ 인공 얼음동굴
▼ 얼음기둥...성경에 나오는 고모라 소금기둥이 이러했을까...
▼ 뒤돌아 본 얼음트레킹 축제장
▼ 마당바위까지의 거리는 볼거리가 별로 없는 얼음 위를 걷게 된다.
▼ 마당바위가 나오기 전의 강주변의 너럭 바위들...
▼ 먹다 남은 과일인지 아무렇게나 나뒹굴어진 바위지만 무심코 지나치기엔 너무 신기하다.
▼ 코를 풀고 버려진 휴지같은 바위들이 널려 있다. 물의 흐름속에 정말 단단해 보이는 돌들이 어떻게 휴지조각 처럼 깎여 나갔는지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마도 수만년이 흘러 형성됐는지도 모르니 우리네 인생 길어야 백년인데 얼른 이해가 된다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 마당바위
▼ 평평해도 될 바위가 물결따라 너울 너울 패였다.
▼ 갯버들 암꽃을 보니 봄이 성큼 다가온 듯 곧 꽃망울을 터뜨릴 것만 같다.
이제 1월도 다 갔으니 2월이면 봄의 전령사인 복수초가 필테고 사실 봄도 멀지 않았다.
▼ 협곡의 암벽이 좀 달라 보인다. 전형적인 주상절리 상태를 보인다. 바로 송대소라는 지점에 온 것이다.
▼ 송대소의 주상절리
▼ 주상절리의 이모저모
단면의 형태가 육각형 내지 다각형인 기둥 모양의 절리를 주상 절리라고 하는데, 화산암 지역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뜨거운 용암이 냉각되면 부피가 감소하면서 수축 작용이 일어난다. 이때 같은 간격으로 배열된 수축 중심점을 향하여 등질적으로 수축이 일어나 갈라지면서 일반적으로 육각형 형태를 이루는 주상 절리가 형성된다.
주상절리는 온도가 높고 유동성이 큰 현무암질 용암이 빠르게 냉각될 때 잘 발달한다. 주상절리의 갈라진 틈을 따라서 암석이 쉽게 풍화되므로 주상 절리가 발달한 지역은 절벽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하천이나 해안에 발달한 주상 절리가 침식을 받아 아랫부분이 제거되면 주상 절리가 무너지기도 한다. [다음백과]
▼ 송대소의 절벽뿐만이 아니라 트레킹의 부교길에도 주상절리가 형성되어 있어 가까이에서 그 풍경을 볼 수가 있다.
▼ 태봉교 도착전에 모 카페에서 바라본 송대소 전경의 모습
▼ 마지막 코스 지점인 태봉교... 이곳에서 500여 미터만 올라가면 철원3경에 해당하는 직탕폭포는 한국의 나이가라 폭포와 비유된다고도 하는데 사진 담는 시간을 너무 소진하여 도착시간을 넘길 것 같아 포기하고 만다.
어딜가나 한가지씩 빼 먹는 일이 있어 신경을 쓰고 있지만 이번에도 역시 태봉교까지를 트레킹코스로 얘기 한 리딩대장의 말에 집착하다 보니 직탕폭포를 염두에 두지 않은 누를 범했다. 다음 기회가 있으면 반드시 둘러볼 예정으로 여운을 남겨 두기로 한다.
※ 비록 7.5km의 그리 길지 않은 여정이지만 볼거리가 많아 그 어느 트레킹보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철마다 나름의 볼거리들이 있기에 가 볼만한 곳임을 알게 됐다. 다음 기회가 주어진다면 가을을 꼽을 수 있겠다. 물안개라도 올라오는 단풍으로 물든 풍경을 담을 수만 있다면 그 보다 기쁠 수는 없겠단 생각이다.
한탄강에 대해 처음으로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된 계기가 된 이번 트레킹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뿐더러 또 하나의 얘깃거리가 될 것이기에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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