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28일(토)
모처럼 산행다운 산행에 나섰다. 섬산행에 몇 주를 보내고 공지가 뜰 때마다 가 본곳이어서 못 가본 곳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나로서는 빠진 경우가 많다.
이번에는 한동안 리딩을 안했던 산악대장이 오랜만에 산행공지를 올렸는데 성원이 되질 않아 취소되는 줄 알았다. 이 리딩대장이야말로 종주 또는 알려지지 않은 명산 못지 않은 곳들을 주로 공지하다보니 빡센 산행일 수 밖에 없고 초급회원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 경향이 있어 늘 자리 채우기가 쉽질 않다.
이렇듯 리딩대장의 성향에 따라 참석 인원이 다르다. 난 체력에 다소 문제는 있지만 이 리딩대장의 산행코스가 마음에 들어 왠만하면 참석하게 되는데 작년에 월각산~문필봉~주지봉~죽순봉 코스의 산행을 못한 것이 너무도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도락산은 언제든 가 볼 수 있는 명산인데 그것을 우선으로 하다보니 날이 겹쳐져 포기한 것이 큰 실수인 것이다.
이번에는 금수산을 환종주 한다고 한다. 금수산하고는 지독하게 인연이 닿질 않았었다. 상천리에서 망덕봉을 올라 소용아능선으로 내려온 것이 최초 그쪽의 산행이다. 지금 생각하니 허약체질의 산악회다. 그곳에서 조금만 더 가면 금수산인 것을 그냥 내려 온 꼴이다.
다음에는 옥순대교에서 가은산을 경유, 상천리로 하산한 것인데 금수산과는 애시당초 관계가 없는 산행이고 작년에 기회가 와서 상리로 부터 금수산을 경유, 소용아능선코스로 하산하기로 되어 있는 계획이 들머리 부터 쏟아지는 폭우에 조망하나 없이 겨우 정상석만 찍고 하산하는 불운이었고 무암사로 부터 남근석을 경유, 학현리로 해서 미인봉까지 올랐지만 역시 금수산과는 무관한 일이었다.
하여, 지금까지의 앙금을 털고 금수산을 제대로 밟아보자고 이 날만을 기다려왔다. 성원이 겨우 되어 계획되로 출발했는데 아는 회원은 1/3밖에 되질 않는다. 타 산악회 소속 빡센 산행을 좋아하는 회원들이 공지가 마음에 들어 참석을 하게 되어 성원이 되었으니 나로서는 감사할 뿐이다.
∥산행정보∥
♣ 행정구역: 들,날머리-충북 제천시 수산면 능강리 산30-4, 금수산정상-충북 제천시 수산면 상천리
♣ 산행코스: 능강교-소용아능선-망덕봉-금수산정상-단백봉-신선봉-학봉-미인봉-조가리봉-정방사-능강교
♣ 거리: 15.5km(출발: 09:10, 도착:18:00)
∥금수산개요∥
제천시와 단양군의 경계에 월악산국립공원 북단에 위치한 금수산은 북쪽으로는 제천시내까지, 남쪽으로는 단양군 적성면 말목산(720m)까지 뻗어 내린 제법 긴 산줄기의 주봉이다. 주능선 상에는 작성산(848m), 동산(896.2), 말목산 등 700∼800미터 높이의 산들이 여럿이고, 서쪽으로 뻗은 지릉에도 중봉(885.6m), 신선봉(845.3m), 미인봉(596m), 망덕봉(926m) 등 크고 수려한 산들을 거느리고 있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사방으로 시원스럽다. 북쪽으로는 금수산의 지봉인 신선봉과 동산이 능강계곡과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지나온 망덕봉 뒤로는 청풍호반이 펼쳐지고, 남쪽으로 월악산과 대미산, 백두대간이 지나는 황정산이 아련하다. 그 아래로 청풍호반에 둘러싸인 청풍문화재 단지와 호반을 가르는 유람선이 보인다. 동쪽으로는 단양의 시멘트 광산과 소백산 연화봉 천문대의 지붕까지 보인다.
멀리서 보면 능선이 마치 길게 누워있는 미녀의 모습을 하고 있어 미녀봉이라고도 불리는 금수산(錦繡山)m의 원래 이름은 백운산이었다. 그러나 조선 중기 단양 군수를 지낸 퇴계(退溪) 이황 (李滉·1501∼1570)이 단풍 든 이 산의 모습을 보고‘비단에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답다'며 감탄, 산 이름을 금수산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금수산 남쪽 마을 이름이 백운동인 것도 옛 산 이름의 흔적이다.[출처: 한국의 산하]
▼ 금수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오른쪽 단백봉으로 부터 신선봉, 학봉을 경유하여 하산할 능선과 그 뒤로 동산의 풍경
▼ 능강계곡의 수량이 제법 많다. 그만큼 계곡이 깊다는 얘기다. 날씨도 초여름을 방불케 할 만큼 높아서 반팔에 토시를 끼고 출발한다.
▼ 개인이 쌓았을 돌탑인데 장비를 동원해야 쌓을 크기들이다. 돌탑 모양이 일률적이지 않고 각양이어서 지루한 느낌이 없다. 어떤 깊은 사연이 있길래 이토록 정성들여 쌓았는지 소원이 다 이루질 것 같고 길손들의 소원도 함께 들어 줄 것 같다. 앞으로는 이 지역의 명물로 자리잡을 듯 싶다.
▼ 소용아능선 쪽의 코스는 사실 통제구역으로 돌탑을 지나 계곡 우측으로 산행을 해야 하는데 금줄을 넘어야만 한다. 위험구간이어서 통제를 하는가 보다.
▼ 첫 조망터에서 바라본 풍경...그 간 날씨 관계로 금수산 주변에 올라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가 없었다. 오늘 미세먼지로 인해 시야가 별로 좋지 않지만 청풍호가 보일 정도의 이만한 조망이 터지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고사리봉.
▼ 쇠물푸레나무가 벌써 꽃을 피웠다. 이쪽 지방에 많은 꼬리진달래가 5월 중순이면 본격적으로 피게 될 것이다.
▼ 고산지대에서 식생하는 구상나무, 주목이 고사목이 되면 주변 풍경과 함께 어우러지는데 금수산은 이어지는 능선마다 명품 소나무가 많다. 이 소나무들이 살아서 백년, 죽어서 백년을 대신하고 있다.
▼ 금수산에는 어느 산 못지 않은 기암과 절경들이 있다. 이 바위는 비석바위로 불린다.
▼ 앞으로 진행할 능선과 망덕봉 방향으로 미세먼지에 역광으로 제대로 된 풍경을 담기가 어렵다.
▼ 조망 좋은 소용아능이다. 북쪽으로는 오늘 단백봉으로 부터 조가리봉으로 하산하는 능선이 자리잡고 남으로는 청풍호와 그 너머의 월악산까지 조망되는 곳으로 산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 뒤돌아 본 소용아능으로 한자로는 小龍牙凌로 쓰여 작은 용이빨과 같은 암릉이란 뜻일 게다. 그만큼 암릉이 불규칙하고 위험스런 곳으로 그런 이름이 붙여졌을텐데 어디 설악산의 용아능선과 같겠는가!
▼ 산부인과 바위
▼ 산부인과 바위의 밑을 통과하면 소원이 성취된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신체 구조상 소원을 포기했다.
▼ 저 봉우리를 올라야 하는데 드러난 암석들을 보니 만만치 않아 보인다.
▼ 우측으로는 애들이 그려 놓은 산같이 일률적인 봉우리 모습이 순하게만 느껴진다.
▼ 왼쪽(북쪽)으로 보이는 학봉에서 미인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당겨봤다. 이곳에서 보는 절경을 저 곳에서는 알 수가 없다.
▼ 학봉
▼ 야생화가 그리 많지 않은 금수산이다. 계절적으로 야생화가 사라지긴 했지만 암릉이 많아 식생하기 어려운 환경적인 요소도 있다. 모처럼 색감 좋은 알록제비꽃을 만났다.
▼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다. 로프를 잡고 릿지도 하며 긴장과 스릴 속에 오르다 보면 모든 잡념은 사라지고 산행에 대한 재미도 느끼게 된다.
▼ 어느 정도 오르니 청풍호가 제법 길게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맨 마지막 하산 봉우리인 조가리봉이 조망된다. 이곳까지 전체 거리의 1/4밖에 오지 못했으니 멀긴 먼 거리이다.
▼ 소용아능선을 지나 이곳 암벽을 내려오면 망덕봉을 오르게 되는 금수산 오르기
전의 마지막 난코스인 셈이다.
▼ 뒤돌아 본 암릉...다른 곳을 들머리로 해서 금수산 정상을 오르고 이곳으로 하산하게 되면 저 암릉의 로프를 이용해서 오르게 되는데 이번에는 내려오게 되어 망덕봉을 오른다.
▼ 드디어 망덕봉에 올랐다. 2014년 여름에 올랐을 때는 정상석이 없었고 오른쪽 표지판만 있어서 넓은 장소로 그늘에 앉아 식사하기가 좋았던 기억이 있다. 벌써 4년전 좋았던 추억을 간직한 시절 얘기다. 이렇게 건재하여 다시 이곳을 찾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 망덕봉에서 금수산방향으로 하산하면서 담은 금수산 정상이다. 반대쪽인 상리에서 올랐을 때 안개와 비로 인해 전혀 조망할 수 없었는데 이곳에서 보니 새롭다. 이쯤에서 모르는 회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출발한다.
▼ 4월 초이면 피는 노랑제비꽃이 아직 피어 있는 것을 보니 기온차가 꽤 있는 듯 하다.
▼ A코스를 타는 회원들은 금수산을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 단백봉 방향으로 가고 B코스를 타는 회원은 능강계곡으로 빠지게 되는데 나는 A코스 후미에 위치하여 점심 먹은 회원들과 오르다가 먼저 오른 회원들이 내려오자 금수산을 오르지 않고 단백봉으로 바로 빠진단다. 졸지에 혼자 금수산 정상까지 올라야 할 상황인데 이렇게 되면 내가 제일 후미인가 싶어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한다.
▼ 단백봉으로 빠지는 삼거리에서 금수산까지 올랐다 내려오려면 적어도 30분 이상 차이가 날텐데 사진을 찍을 여유없이 부지런히 내달린다.
▼ 청풍호 넘어 오른쪽 아스라히 월악산이 보인다.
호수이름에 대한 분쟁은 여전히 남아 있다.제천시에서는 충주호 수몰 지역이 제천 지역에 가장 많이 속해 있으나 명칭 결정시 이러한 점을 무시하고 결정하였다고 주장하며, 충주호의 이름을 청풍면의 지명에 따라 청풍호(淸風湖)로 바꾸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제천시청에서는 지역 내 도로 안내 표지판의 충주호 표기를 청풍호로 바꾸었으며, 지역 단체에서는 청풍호 개명을 위한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충주시에서는 인공 호수의 명칭은 댐의 명칭을 따라가는 것이 원칙이라며 반박하고,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정상찍고 하산하게 되면 오른쪽 봉우리가 있는 곳으로 금줄을 넘어야 하며 가운데 단백봉으로 향하게 된다.
▼ 금수산 정상의 데크
▼ 다시 서게 된 금수산 정상...2017년 7월 23일 안개와 폭우로 겨우 정상석에서 인증샷 한컷만 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 같아 기쁘다.
▼ 망덕봉으로 부터 이곳까지 올랐던 코스와 하산해야 할 능선이 한눈에 조망된다.
▼ 정상에는 진달래가 아직 피어 있고 나무의 새순이 지금 돋는다. 해발 1,000m넘으니 저지대와는 그만큼 기온차가 있어서이다.
▼ 회원들은 아무도 없고 나홀로 하산하는데 맨 후미로 리딩대장이 따라 오면서 나와 조우하게 된다. 리딩대장은 워낙 빠른 걸음이라 B코스 회원들 사진 찍어 주다가 늦어서 달려온 길인가 보다. 나는 다소 안심이 된 가운데 단백봉 방향으로 가는데 비탐지역이라 낙엽이 쌓여 길도 보이지 않아 여간 애를 먹은 것이 아니다. 앞서간 회원들을 따라 잡으려고 속도를 높혀 본다. 동쪽 방향으로 바라 본 풍경, 충북 단양군 적성면에 속한다.
▼ 단백봉에 도착, 리딩대장이 전화가 온다. 아마도 혼자 산행하는 내가 불안했던 모양이다. 나는 먼저 간 팀들을 쫒아 가는 입장이고 리딩대장은 나를 쫒아 오는 형국이지만 서로 쉽게 따라 잡기가 만만치 않다. 다행히 육산으로 편안한 산행이 당분간 이어지니 속도를 내는데는 문제가 없다.
▼ 신선봉에 도착, 셀카를 남겼지만 배낭에 올려 놓고 자동으로 찍은 사진이 구도가 맞질 않아 볼 품이 없다. 시간만 낭비하고 또 뛰다 싶이 하산한다.
▼ 한 참을 내려 왔나 보다. 학봉에 이르르니 회원들을 따라 잡았다. 리딩대장은 보이질 않아 중간에 계곡으로 하산했나 싶었다. 알고 보니 뒤쳐져 오는 회원 두명이 있어 함께 오다보니 속도를 높이지 못하는가 보다. 어느새 금수산 정상이 까마득히 멀어져 보이고 망덕봉이 맞은편에 보인다.
▼ 오전에 망덕봉을 오르면서 이곳을 조망했던 가운데 능선에 있던 내가 시공간을 초월하여 이곳에 와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다.
▼ 회원들을 만나 이리 저리 기념 사진 담아보고...
▼ 체력도 소진되고 무엇보다 갈길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데 아침에 옆지기가 싸준 간식을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허둥대다가 못 갖고 온 것이 너무 아쉬웠다. 뱃힘으로 걷는데 공복이 오니 발걸음이 더뎌질 수 밖에 없다. 만세나 힘차게 불러보자.
▼ 학봉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미인봉까지의 거리가 3.4km가 남았으니 조가리봉을 경유, 날머리인 능강교까지는 아직도 전체거리의 1/3이 더 남은 것 같다.
▼ 학봉에서 내려오는 구간의 절벽의 계단은 2010년 정도에 설치되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전에는 로프에 의존하여 최고의 난코스로 불리운 모양이다.
▼ 이 정도의 높이를 올라오거나 내려가는 코스라면 거의 클라이밍 수준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스릴있는 것 만큼 산행의 재미도 더 하리라 생각이 들어 안전산행과는 또 다른 문제다.
▼ 금수산 소나무들이 이야기...
▼ 저 아래 미인봉이 보이고 그 뒤로 살짝 조가리봉이 조망된다. 아직도 갈길은 먼데 식수가 한모금 밖에 남지 않아 긴장된다.
▼ 주먹을 쥔 것 같아 주먹바위라고 하던가? 작은 바위같이 보이지만 큰 바위이다.
▼ 살아 천년, 죽어서 천년은 안될지언정 고사목이 되더라도 그 존재가 이렇게 남아 있으니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남는다.
▼ 누가 이렇게 증명사진을...
▼ 손바닥바위라는데 형상은 차라리 코뿔소라해야 맞을 듯 하다. 바로 뒤로 미인봉, 그 뒤로 조가리봉이 가까워 온다. 저 위에 올라 한컷 찍었으면 하는데 아무도 없다.
▼ 동산으로 해서 그 뒤의 작성산으로 오를 날은 언제쯤일까...
▼ 뒤돌아 본 학봉
▼ 벌써 철쭉이 폈다. 올해는 다른 해 보다 꽃피는 시기가 빠른 듯 하다. 참고로 철쭉산행을 하는 곳의 군락을 이룬 짙은 분홍색을 띤 꽃은 산철쭉이다.
▼ 나는 이러한 흰철쭉을 비롯 연분홍색의 철쭉을 화려한 색감의 산철쭉보다 좋아한다.
▼ 미인봉에서 뒤돌아 본 능선
▼ 동산아래 작은동산 부근에는 세워진 남근석과 누운 남근석이 있다. 거기다 음석도 있고 맞은편에 이렇게 미인봉에다 조가리봉(조까리봉이라고 불리웠다 함)이 성과 관련된 바위와 봉우리 이름들이 있어 해학적이면서도 조화로움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
▼ 뒤돌아 본 미인봉...마지막 한 모금 남은 물을 다 마셔 버렸다. 500ml 짜리 4병을 휴대했으나 부족했다. 이제 조가리봉을 지나 정방사에서 물을 마시는 수 밖에 없다. 체력에 한계를 느끼는 시점이다.
▼ 조가리봉...이곳에서 300m만 가면 저 곳을 갔다 올 수 있는데 회원 중 갔다 온 사람은 없는 듯 하고 목마르고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하산 할 생각밖에 없다.
▼ 이건 또 무쉰 바위냐? 눈에 영 거슬린다.
▼ 마지막으로 조망해 보는 망덕산으로 이어진 소용아능선과 망덕산, 그 뒤로 살짝 보이는 금수산.
▼ 드디어 정방사에 도착했다. 공복이 있다보니 사찰로 보이질 않고 먹을 것 팔지 않나 가게로 보이고 물 부터 찾게 된다.
▼ 여래입상인가? 이곳까지 오는게 아닌데 물을 찾다보니 오게됐다.
▼ 감로수로 되어 있는 이 샘물(사진엔 안 나왔음. 우측에 잘림)은 사찰 뒷편 공간의 바위아래 있다. 그걸 못찾아 사찰 끝까지 돌아 다니다 물을 마시니 말 그대로 물이 달다. 두 바가지를 마시고 물통을 가득 채우니 더 이상 바랄게 없다.
▼ 힘차게 내달려 다시 먼저 간 팀을 따라 잡았다. 앞으로는 식수를 충분히 휴대하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다. 식수 부족으로 남에게 물을 달라는 것은 산객에게는 큰 실례가 아닐 수 없다. 날이 매우 더워졌기에 예상 못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 한가로운 이곳에서 땀에 젖은 옷을 벗고 등목을 하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든다. 능강교 부근에
다 와서 회원들과 막걸리 한잔을 또 기울이니 지금까지 목마르고 힘들었던 것이 언제였냐는
듯 모두가 한 목소리다.
체력의 한계를 느낄만큼 힘들 때는 다시는 오지 않겠다던 생각이 한두번이었겠냐만 산행으
로 얻어진 에너지로 인해 일주일을 버틸 수 있어 포기하지 않는 것은 나만의 얘기가 아닐
것이다.
계절의 여왕, 오월이다. 오월도 오직 산이 친구이고 그 산친구와 함께 생사고락을 같이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