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14일(토)
도락산은 작년 5월 황정산을 산행하면서 눈앞에 두고 곧 밟아 볼 것이라는 것이 일년이 훌쩍 넘어 버렸다. 그동안 다른 산행으로 미뤄 이제나 저제나 하다가 결국 한창 단풍을 보러가야 할 산이 많은 때에 공지가 올라 썩 내키지 않은 산행을 하게 됐다.
사실 같은 날 월각산~문필봉~주지봉 산행을 신청하려다가 그놈의 100대명산이 뭔지 내 고집에 이쪽을 택하게 된 것인데 후회가 아닌 아쉬움이 커서 그렇다. 도락산을 산행하고 나니 예상대로 그쪽의 산행이 훨씬 멋지고 산행할만 곳이었음을 알게 됐다.
도락산은 언제고 공지에 올라오는 곳이고 월각산쪽은 공지가 쉽게 뜨지 않으면서 눈여겨 봐두었던 것은 흑석산을 산행하면서인데 리딩대장이 언제 한번 공지한다고 한 것이 다른 산악회의 도락산과 맛물려 그리 된 것이다.
그러나 산행을 하면서 이산이 어떻고 저산이 어떻고 불만을 갖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연을 벗삼아 즐기는 일이고 건강 삼아 에너지를 축적하는 일이기도 한데 아무산이면 어떠랴! 그냥, 그렇다는 얘기일 뿐...도락산을 경유하여 황정산과 영인봉을 넘어 종주하는 코스도 많이 이용하는 것 같다.
100대명산을 한번에 두개나 찍으니 그것도 해 볼만하다는 생각인데 자칫 주마간산일 수도 있다. 산을 올라도 건성으로 다니기 싫어하는 내 성격탓이기도 하다.
단풍나무는 많지 않고 낙엽송인 참나무 종류가 많아 그다지 가을단풍 분위기는 느끼지 못한 산행이지만 조망은 어느 산이든 최고의 날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산행정보∥
♣ 행정구역: 들머리-충북 단양군 단성면 가산리 769-1(상선암주차장), 도락산 정상-충북 단양군 단성면 벌천리
♣ 산행코스: 상선암탐방지원센터-상선상봉-제봉-형봉-신성봉-도락산-채운봉-검봉-큰선바위-상선암-상선암주차장
♣ 거리: 약 6.7km(들머리-09:45, 날머리-14:50)
∥도락산 개요∥
이 산은 충북 단양에 위치하며 높이는 964m이다.
소백산(小白山:1,440m)과 월악산(月岳山:1,093m) 중간에 있는 바위산으로 일부가 월악산국립공원 안에 들어 있다.
또한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의 분기점에 있으며 주로 화강암과 편마암이 분포한다. 북에는 사인암(舍人岩)이, 서에는 상·중·하선암(下仙岩) 등 5개의 단양팔경을 안고 있어 경관이 빼어나며 궁터골에는 명소 사모폭포가 있다. 단양은 영춘·청풍·제천과 함께 내사군으로 그중 으뜸으로 치는 청풍명월의 도를 즐기는[道樂]산이다. 우암 송시열은 '깨달음을 얻는 데는 나름대로 길이 있어야 하고 거기에는 또한 즐거움이 뒤따라야 한다'라는 뜻에서 산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능선에는 신선봉·채운봉·검봉·형봉 등의 암봉이 성벽처럼 둘러 있다.
▼ 상선암(上禪庵)...사찰인데 자칫 단양팔경의 상선암 위치와 헷갈릴 수가 있다.
▼ 이 산도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으나 들머리부터 제법 빡세다. 하긴 힘들지 않은 산이 어디 있으랴!
▼ 국립공원에 속하여 계단으로 잘 정비는 되어 있어 편리성은 있으나 될 수 있으면 지면을 밟는
것이 좋겠다.
▼ 첫 조망터에서 바라본 건너편의 왼꼭의 채운봉과 검봉이 아침 햇살을 잔뜩 머금고 있다.
▼ 검봉쪽 아래에 큰선바위가 우뚝 서있는데 그 정상에 소나무 한그루가 인상적이다.
▼ 형봉과 채운봉이 멀리 조망되는데 단풍 빛깔은 아직 제색을 띠고 있지 않다.
▼ 이곳 지형의 산에는 이와 같은 독야청청 자라는 소나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 등로에도 기이한 소나무가 눈길을 사로 잡는다.
▼ 들머리에서 오른지 한시간여만에 제봉에 올랐다. 제봉은 아우 弟자를 써서 그리 부르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형봉도 있어 兄자로 보이기 때문이다. 바람이 없는 날씨에 기온도 높아서인지 이마
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는다.
▼ 뒤돌아 본 제봉 모습
▼ 들머리부터 등뒤에 병풍처럼 펼쳐진 용두산, 산정상 부근만 빨갛게 달아 오르는 것이 아직은 단풍철이 아닌 것 같다.
▼ 고도가 높아질 수록 시원한 조망이 터지기 시작하니 이때 부터는 주변 풍경을 보는 재미에 발걸음이 가벼울 수 밖에 없다. 살짝 드리워진 구름층까지 멋진 가을 하늘이다.
▼ 저곳이 형봉으로 보인다. 이제 정상까지의 거리는 얼마 남은 것 같지 않다. 정상은 단풍이 든 상태고 이런 상태로 서서히 낙엽이지고 말테다.
▼ 검봉과 멀리 문수봉의 모습.
▼ 황정산에 올랐을 때도 소백산의 연화봉 모습이 이렇게까지 깨끗하게 보이진 않았다. 이런 날 설악산 대청봉은 어땠을까... 이런 날은 높디 높은 산을 올라 바라 볼 수 있는 모든 곳까지 내 세상으로 만들었어야 되는 것은 아닌지...
▼ 당겨본 소백산의 제2연화봉
▼ 덕절산(780m)
▼ 도락산 정상을 오르고 저쪽 채운봉과 검봉으로 하산하게 된다.
▼ 형봉에 다다랐다. 바위와 소나무의 어우러짐이 제법 운치가 있어 보인다.
▼ 이곳 형봉에 고인돌이 있을리는 없고 고인돌 짝퉁이 영락없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어 신기하다.
▼ 황정산은 이곳에서는 볼 수 없고 황장산은 눈에 들어 오는데 저곳도 언젠가는 가봐야 할 산이나 한정된 곳만 개방한 곳이라 반쪽짜리 산행하기는 좀 그러해서 망설이는 곳이다. 운달산은 성주봉과 함께 올랐던 곳인데 조망 하나 없이 지루한 산행을 했던 기억이 떠 오른다.
▼ 신선봉에 다다랐다. 이런 구멍바위에 고인 물을 보노라면 화암사를 경유, 신선대에 올라 물버전으로 촬영했던 울산바위가 생각나고 월출산의 구정봉도 생각이 난다.
▼ 신선봉의 암릉,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제법 많은 산꾼들이 이곳을 찾아 주변 일대가 시끌벅적하다.
▼ 대부분 이곳 신선봉에 배낭을 내려 놓고 저곳 도락산 정상에서 인증을 하고 이곳으로 다시 내려와서 하산하게 된다.
▼ 이곳이 100대 명산으로 꼽은 이유는 단양팔경의 하나인 상선암이 아래 계곡에 위치해 있고 이런 암릉과 함께 주변 풍경이 괜찮아서 정해졌을 것이다.
▼ 하산할 방향인 채운봉과 검봉.
▼ 형봉아래의 암벽
▼ 오른쪽 신선봉 주변의 암벽
▼ 채운봉
▼ 채운봉에서 바라본 반대편 제봉으로 부터 형봉으로 오르는 능선
▼ 채운봉에서 바라본 검봉
▼ 검봉에서 뒤돌아 본 채운봉
▼ 이 바위가 범바위가 아닐까 싶다.
▼ 왠 코브라가?
▼ 악어인가?
▼ 큰선바위가 납짝한 바위로 우뚝 서있다.
▼ 가까이서 보니 어마 어마 하게 큰 바위다.
▼ 마을 어귀까지 내려왔다. 단양 팔경 중 하나인 상선암이 어디있는지 그곳을 가보려고 일부러 발걸음을 재촉하여 선두로 내려왔다.
▼ 가을꽃도 서서히 져간다. 아직은 싱싱하게 피어있는 개쑥부쟁이가 눈에 들어온다.
▼ 뒤돌아 본 산행지
▼ 햇볕에 고운 색감이 짙게 드리워진 둥근잎유홍초.
▼ 이 상선암을 찾지 못해 헤메다가 탐방지원센터 안내원에게 물어 찾게 되었다. 단양팔경은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 사인암, 구담봉, 옥순봉, 석문, 도담삼봉이다.
그런데 찾고 보니 7년전 와 봤던 곳이다. 건너편에 차를 세우고 사진까지 촬영했던 일을 잊고 있었으니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 오늘은 이렇게 산행을 마쳤다. 거리가 짧아서일까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아있다. 아마도 단풍철에 단풍산행을 제대로 못해서 그런 것 같다. 이번 달에도 직원들과 함께 여행에다 결혼식이 있어 원하는 단풍산행이 가능할까 조바심 마저 나니 빠른 세월이 야속하다. 그러나 아직은 떠나는 가을의 아쉬움을 달래 볼 시간은 남아 있으니그런 날을 잘 포착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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