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18일(일)
모처럼 근교산행에 나섰다. 작년에 북한산 14성문을 종주하고 그동안 소통하고 지냈던 블친님들과 다시 한번 북한산 산행을 계획했었는데 이번에 성사되었다. 즐풍님과 솔담님은 전에 산악회에서 만난 분들이고 도솔님은 지난번에 첫 만남으로 알게 된 것인데 이번에 모두 의기투합하여 시간을 함께 하기로 한 것이다.
나는 아직도 북한산을 다 알지 못한다. 어느 정도는 올랐기는 했으나 무려 200번 정도를 오르내렸다는 즐풍님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즐풍님이 리딩하기로 하고 나의 의견을 배려하여 처음으로 비탐구역인 상장능선을 오르기로 한다. 몇 년전 숨은벽코스를 오르면서 보고 궁금증이 많았던 곳으로 언젠가 꼭 가보겠노라고 마음 먹었지만 비탐구역인데다가 홀로 나서기가 쉽지 않아 망설이고 있던 참이었다.
즐풍님의 암릉 릿지를 하는 날쌘 산행실력은 도저히 따라 하지 못하므로 난코스는 우회하여야 하나 사전 손수 지참한 자일을 이용하여 스릴있는 산행을 할 수 있었고 감시카메라 설치장소까지 정확히 알고 있을 정도로 북한산의 모든 곳을 꿰 뚫고 있으니 믿고 편안하게 산행할 수 있었다.
석굴암에서 관음봉을 오를때 는 길도 없는 곳을 질러 올라갔는데 정확히 정상을 오르는데 성공했고 사실 힘든 줄 모르게 올랐다. 관음봉 정상을 오를 수 있는지 조차도 몰랐던 점을 생각하면 평생 못 올라 와 볼 곳을 올랐으니 보상을 넉넉히 받은 셈이다. 애당초 계획보다 다소 산행시간이 늦어졌지만 저녁식사 타임에 맞춰져서 식사도 즐겁게 가질 수 있었다.
언제 기회 되면 북한산의 밟아 보지 못했던 또 다른 곳을 오르고 싶다. 사실, 원정산행을 많이 해 봤지만 북한산 만한 산도 흔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 산행코스: 충의문(둘레길)-상장능선(1~9봉)-왕관봉(9봉)-8봉-우이령고개(오봉전망대)-석굴암-관음봉-여성봉능선-오봉전망대-오봉산지능선-송추가마골
♣ 거리: 약 15.5km(들머리:06:45, 날머리:17:55)
▼ 거의 3주 만에 오르는 산행이다. 거리상도 그렇거니와 모처럼 암릉 산행을 할 것이란 생각에 체력의 부담이 될까 미리 긴장해서인지 첫 조망터에 오르기까지 그리 힘든 줄 모르게 올랐다. 이쪽 방향에서 빼꼼 내민 북한산을 조망하는 것은 처음이다.
▼ 7시부터 산행 약속을 했지만 들머리 부근에 주차할 공간이 서너대 뿐이 없다는 말에 들머리 위치도 모르고 주차할 공간이 없을까봐 인천에서 새벽 5시 45분에 출발하니 6시경에 도착했는데 어둑한 시간에 너무 일찍 왔나 싶었다.
낮길이가 좀 길어진 듯, 한시간 좀 넘게 오르니 상장능선이 펼쳐지고 해는 이미 산 등성 위로 떠올라 눈 부시게 한다.
▼ 날씨가 좋은 맑은 날이지만 역시 미세먼지가 조망을 다소 아쉽게 하지만 그래도 이만하기가 얼마나 다행인가 생각하며 왼편 은평구와 오른쪽 고양시 덕양구 일대를 조망해 본다.
▼ 북한산의 왼쪽 영봉, 인수봉, 백운대, 염초봉과 오른쪽으로 흐른 원효봉과 그 너머로 의상능선의 용출봉, 용혈봉, 증취봉이 살짝 보인다.
▼ 당겨본 북한산 정상, 가운데 보이는 숨은벽 능선에서 이곳을 보던 때가 벌써 3년전 이맘 때다.
▼ 사실 영봉을 처음으로 올랐던 때도 불과 1년전 얘기다. 이쪽을 바라보며 언제 올라볼지 모르는 능선을 오늘 오르게 된 것이다.
▼ 1봉에서 바라본 진행할 상장능선...2봉의 뾰족한 저 암릉을 우회하지 않고 오르기로 한다. 전문으로 릿지하는 산악인들은 그냥도 오를 수 있지만 일반인들은 위험구간이므로 즐풍님이 준비해 간 자일을 이용하여 오르기로 한다.
▼ 중간의 뾰족한 왕관봉이 상장능선의 끝자락인 9봉이란다. 그 옆으로 영봉과 북한산 정상을 이르는 능선이 비탐구역으로 인해 자유롭지 못한 코스이다.
▼ 암릉인 2봉에 올라 본 주변 조망이다. 시원하게 펼쳐진 풍경이 오랜만에 묵은 때를 씻어 주는 듯 하다.
▼ 멀리 고령산, 오른쪽 챌봉등 양주시의 유명산들도 조망하며...
▼ 동쪽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여성봉, 오봉, 도봉산 지휘부를 조망한다.
▼ 2봉을 오르고 나서 자이를 회수하려 맨 몸으로 내려가는 즐풍님, 암릉은 오르는 일 보다 내려가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은 산꾼이면 상식으로 아는 일이다.
▼ 상장능선을 타면서는 오로지 오른쪽은 북한산이요, 왼쪽은 도봉산의 오봉을 조망하며 걷는 일이다.
▼ 오봉의 맨 아래 암릉인 관음봉 아랫쪽에 자리잡은 석굴암을 당겨 본 모습이다. 우리나라에 굴에 모셔진 불상은 몇이나 될까? 내가 아는 것은 겨우 다섯곳이다.
경주의 석굴암, 강화 보문사의 석굴암, 제주 산방산의 산방굴, 설악산의 계조암, 그리고 북한산의 석굴암이다.
▼ 오봉과 함께 도봉산의 모습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 여성봉과 뒤로 보이는 사패산...
▼ 2봉 정상에 올라서 내려갈 줄 모르고 주변 조망을 하며 지체한다.
바위의 모습이 마치 괴물같다.
▼ 오랜만에 블친님들과 함께 하는 자리니 반갑고 모두가 즐겁다.
▼ 즐풍님의 배려가 없으면 감히 엄두도 못낼 산행이다.
▼ 3봉에서 뒤돌아 본 2봉의 모습
▼ 3봉의 모습
▼ 3봉에서 진행할 4봉의 모습을 조망해 본다.
▼ 마치 누가 조각해 놓은 작품처럼 볼만한 정체 불명의 짐승이 눈길을 끌게 만든다.
▼ 5봉에서 뒤돌아 본 1~4봉 모습
▼ 상장능선에서 하산하면 우이령고개길로 해서 석굴암을 경유, 오봉 아래 관음봉으로 오를 예정이고 관음봉 뒤로 돌아 여성봉 능선을 타고 다시 오봉으로 올라 오봉 전체를 조망하고 다시 되돌아 도봉산 지능선을 이용, 하산하게 된다.
▼ 도봉산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역시 북한산 못지 않게 멋진 산이다.
▼ 석굴암을 다시한번 당겨 본다. 신축 건물들이 들어서는 것으로 봐서 신도들 숫자가 많은가 보다.
▼ 측면에서 본 4봉의 모습, 가을의 단풍과 어우러진 모습이면 더욱 아름다운 자태일 것이다.
▼ 북한산의 지휘부 모습
▼ 갈라진 바위의 모습도 예사롭지가 않다.
▼ 좀 전에 둘러본 암릉이다. 저곳에서의 전망이 일품이다.
▼ 8봉을 지나 마지막 9봉인 왕관봉의 모습이다.
▼ 다시 조망해 본 도봉산 전경
▼ 오봉으로 부터 관음봉까지 당겨봤다.
▼ 맨 윗쪽의 통신탑이 있는 곳은 오봉의 전망대이고 그 아래부터 1~5봉으로 불린다. 예전에는 통신탑이 있는 곳이 1봉인 줄 잘못 알고 있었기에 이번 산행은 나름 의미가 있기도 하다.
▼ 도봉산의 지휘부를 당겨봤다. 신선대,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
▼ 멀리 수락산과 불암산이 조망된다. 미세먼지가 없었더라면 예봉산, 검단산까지 잘 보였을 것을...
▼ 왕관봉을 오르며 뒤돌아 본 풍경
▼ 왕관봉의 위용...정상을 오르기로 한다.
▼ 즐풍님은 릿지로 오를 수 있는 실력이지만 자일을 이용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됐다.
▼ 참 재미있는 바위들이 많아 서울 근교산행이 즐겁다.
▼ 감시카메라도 피하고 국공에게 들킬까봐 조심스럽게 우이령고갯길로 하산하여 군 유격훈련장에서 점심을 먹은 뒤 어느새 석굴암에 도착했다.
▼ 관음봉을 오르는 길은 없는 길을 개척하여 지름길로 올라왔다. 관음봉 정상에 자리잡은 요상한 바위는 이곳에서 보면 마치 강쥐같기고 한데...
▼ 이곳에서 보면 불공을 드리는 스님의 모습이란다.
▼ 정상에 올라 살펴보니 부처님 손바닥?
▼ 오봉과 함께 기암괴석을 담아보니 기이한 풍경 그대로다.
▼ 여성봉을 향하고 있는 담수는 마치 월출산의 구정봉을 연상케 하지만 해학이 있는 풍경임에 틀림없다.
▼ 지나온 코스를 살펴보니 두발이 대세이다. 거리상으론 아직 2/3밖에 오지 않은 듯하다.
▼ 왕관봉에도 올랐고 관음봉 정상에도 올랐으니 올해는 뭔가 잘 될 것 같다는 느낌이다.
▼ 여성봉을 당겨봤다. 미끈한 암릉도 멋져 보인다.
▼ 다시한번 북한산을 당겨 보고...
▼ 상장능선의 1~4봉을 당겨봤다.
▼ 8, 9봉(왕관봉)모습
▼ 왕관봉을 넘어 여성봉능선 전망대에서 바라본 오봉모습
▼ 여성봉 능선
▼ 오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오봉...
여기서 4봉은 3봉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다. 맨 밑에 있는 것은 조금전에 올랐던 관음봉.
▼ 오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도봉산
▼ 오늘에서야 오봉의 정확한 모습을 짚을 수가 있었다.
▼ 오봉 바위에서 살아가는 독야청청 소나무...대단한 생명력이다.
▼ 하산하기전 다시한번 잡아본 도봉산 일부
▼ 오봉산?
▼ 여성봉에서 도봉산 정상을 향하는 능선길...
▼ 도봉산지능선으로 하산하면서 다시 조망해 본 오봉.
▼ 도봉산에서 포대능선을 거쳐 가는 사패산...
▼ 하산하는 길이 만만치 않다. 역시 통제되는 비탐구역이다.
▼ 이렇게 해서 장장 11시간을 넘기는 산행을 했다. 거리상으로는 얼마 되지 않지만 암릉을 타고 사진 촬영에 시간을 많이 보내다 보니 지체됐다. 블친님들과 함께 하는 산행이어서 그런지 즐거웠고 스릴도 있어 멋진 추억으로 남을만한 산행이었다.
다음에 기회되면 오르지 못했었던 코스도 밟아봤으면 하는 생각인데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이제 완연한 봄이다. 걸을 수 있는 체력일 때 건강을 지키며 멋진 산행을 계속 이어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컴이 말썽을 부린다. 시간이 없다 보니 언제 고쳐질지 모르는 가운데 어렵사리 다른 곳의 컴을 이용하여 후기를 쓰다보니 내 생각대로 글이 쓰여지지도 않는다. 이곳 저곳 돈 쓸일들만 생기니 어쩌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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