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3일(일)
어제 토요일은 구미가 당기는 지리산 산행을 하는 날이었는데 집안 행사가가 있어 부득이 참석 못하는 아쉬움이 컸다. 날씨는 왜 그리도 쾌청한지...
중산계곡~천왕봉~장터목대피소~세석대피소~벽소령의 코스로 24km의 긴 거리지만 꼭 해 보고 싶은 산행인데 물 건너갔다.
오늘 몸은 근질대고 어디를 갈까 고민 중이지만 공지가 모두 시원치 않다. 할 수 없이 북한산을 점찍었는데 못가 본 코스로 오른다기에 궁금증에 길을 나섰다.
비탐 지역으로 가는데 지장암 쪽에서 우이능선 교차점까지는 오직 합궁바위를 보기 위해 가는 것이고 영봉을 지나 잠수함바위 능선은 릿지에 우둔한 회원들을 위해 일부 암벽등반 회원들이 장비를 갖추고 간다기에 인수봉을 최단거리에서 보며 걷는 재미를 보자는 생각 때문에 선뜻 나선 길이다.
물론 전날 지리산은 버스 두 대의 인원들이 참석을 했으니 북한산은 신청자가 없어 겨우 미니버스 한 대 채우기를 암벽등반팀을 끼워 넣고 암벽 체험을 한다는 이벤트 옵션을 제공해 겨우 구성인원이 된 것이다. 옆지기가 암벽등반을 하고 있기에 남의 일 같지 않아 유심히 살펴보는 데는 이번 기회가 최적이다 싶었다.
북한산은 곳곳에 숨은 비경이 있는 것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암벽, 인간 다람쥐인 릿지를 하는 사람들의 특권일 수도 있다. 그러한 북한산을 오늘 다른 회원들의 도움으로 한 곳을 맛볼 수 있었으니 산을 안다는 것은 나로서는 아직도 요원하기만 하다는 것을 깨닫는 날이기도 하다.
♣ 산행코스: 선운교-합궁바위-영봉-하루재-잠수함바위능선-밤골
♣ 거리: 약 6.5km
▼ 마치 도둑질 하러 담넘어 가듯 국공감시초소를 피해 비탐지역능선을 접어들어 첫 조망터에서 왼쪽 코끼리바위, 멀리 우이암 뒤로 도봉산이 조망된다.
▼ 왼쪽 수락산 자락과 가운데 불암산을 바라보며 한컷! 날씨는 맑은데 습도가 많아서 일까, 희뿌옇다.
▼ 땡볕 능선을 걸으니 더위는 한여름인데 그늘로 들어가면 제법 시원하니 예전 같은 날씨는 아니다.
▼ 오랜만에 북한산을 왔으니 인수봉, 백운대, 만경대, 용암봉을 차례대로 담아본다.
▼ 인수봉...
귀달린 저 모습이 참 기이하다.
▼ 정상인 백운대...
일천만의 서울인구를 다 포용하고도 남을 만한 북한산, 뒷 동산 오르듯 서울 사람들은 북한산을 마음껏 누비며 즐길 수 있으니 복을 받은 시민이다. 얼마나 많은 인원이 이 산으로 하여금 건강을 되찾고 행복감을 느꼈으랴! 단순히 걷는 운동만이 아니라 곳곳에 비경이 있기에 수도 없이 산을 즐기게 만든다.
▼ 만경대도 이곳에서 보니 백운대에서만 보던 그 모습은 전혀 볼 수 없다.
▼ 용암봉
▼ 드디어 합궁바위에 도착했다. 이 바위는 옆에서 잘 담으면 코끼리 모습이란 걸 나중에 알았다.
▼ 합궁바위...
북한산에는 이름 붙은 바위가 수도 없이 있어 산행에 재미를 느끼게 해 준다.
▼ 아기집이라나? 이곳을 빠져 나가기가 버거우니 예전의 내 모습을 비춰 보기에 제격이다.
▼ 정상적인 우이능선을 만나 영봉으로 향한다.
▼ 왼쪽 상장능선으로 이어지는 왕관봉과 그 뒤로 오봉, 오른쪽 우이암 뒤로 도봉산
▼ 앞쪽 염소바위와 도선사 일주문
▼ 영봉에서 바라본 인수봉...
지난 5월에 왔었던 곳인데 인연이 닿으니 또 오게 된다.
▼ 당겨본 인수봉...
클라이머들이 개미떼 처럼 바위에 붙어 있다.
▼ 하루재를 지나 잠수함바위 능선에 접어 들었다.
보기 보다 실제 걸으면 뒷다리가 땡긴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 겨우 백운대나 영봉에서 멀리 보던 인수봉을 최단 거리에서 보며 걸을 수 있는 능선이니 걷는 내내 인수봉의 암벽 등반하는 모습을 지켜 볼 수 있다.
▼ 뒤돌아 본 영봉의 모습
▼ 잠수함바위의 최대 난코스다. 물론 릿지 잘하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아닌 코스인데
첫번에 오를 때 다른 회원이 발 뒷꿈치를 잡아 주지 않으면 도대체 몸의 중심이
가로 막은 앞바위로 인해 숙여지지 않으니 오르기가 쉽질 않다. 안전을 위해 암벽
등반 회원이 자일을 이용 오를 수 있도록 연결하려고 선등하고 있는 모습.
▼ 국공요원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잽싸게 오르는데...
▼ 2/3의 인원은 올랐는데 나머지 인원이 오르던 참에 국공에 들키고 말았다. 이크~
나머지 인원은 다시 하산하여 백운대로 오르는 정상코스로 가야하는데 그리 못할
것은 없지만 돌아가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한팀이 둘로 나뉘어져 다음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되었다. 결국 암벽등반팀이 갖고 있는 헬멧과 하네스를 착용해
자일을 이용하는 조건으로 한사람씩 일일이 장비를 착용하고 오를 수 밖에 없었다.
▼ 잠수함바위 정상의 좋은 자리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앞을 바라보니 이 능선도 비탐구역으로 곰바위와 신랑,신부바위(족두리바위)를 만나고 백운대로 오를 수 있는 능선이란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앞에 자세히 보니 감시카메라로 보여 오르기가 만만치 않은 능선 같다.
▼ 곰바위
▼ 위에 신랑,신부바위가 살짝 보인다.
▼ 잠수함바위 정상에서 본 인수봉...이건 뭐 고구마에 붙은 개미떼다.
▼ 점심식사 후 단체 사진 한컷...
▼ 잠수함바위 맨 윗부분 바위를 넘어서 뒤돌아 본 모습
▼ 사진 중간쯤 산악회 회원 두명이 열심이 클라이밍하는데 산행하는 회원 서로를 알아보고 이쪽을 바라본다. 아마도 다른 암벽등반팀에도 속해 있는가보다.
▼ 애기며느리밥풀꽃
▼ 산행내내 인수봉을 바라보며 오르기에 산행 위치에 따라 인수봉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 시간이 많이 흘렀는가 보다 하강하는 팀들이 많아졌다.
▼ 실제 클라이머들은 암벽을 오르는데 집중하여 두려움이 없는데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어마무시한 모습으로 긴장감을 불러 일으킨다.
▼ 이제 산악회 암벽등반팀의 지도아래 암벽등반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회원들을 위해 체험해 보도록 하는 시간이다.
백운대 및 사면인데 30여 미터 높이에 경사도가 장난이 아니다. 이곳을 오르면 인수봉도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도 붙을 것 같다.
▼ 첫 여성분이 실내 암벽만 다섯번 탔다는데 겁도 없이 오른다. 이 여성은 두번씩이나 오르내렸는데 금방 요령을 익힐 것 같다. 이곳에서 체험한 회원은 여덟명...중간에 포기한 한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성공했다. 역시 인간이란 도전과 모험을 즐기는 동물임엔 틀림없다.
▼ 다시 한번 시내를 조망해 보고 하산하기로 한다.
▼ 눈에 거슬리는 바위가 하나 돌출해 있는데 저것이 좀 전에 올라오면서 촬영했던 신랑,신부바위이다.
▼ 암벽등반 체험에 시간을 너무 지체하여 빠른 걸음으로 밤골을 빠져 나온다. 올라온 거리보다 더 길게 느껴진다.
▼ 사실 숨은벽 능선은 타봤으나 바로 옆 이 밤골은 처음 걸어본다. 보통 너덜길이 아니다.
▼ 거의 하산할 무렵, 시원스런 물줄기로 작은 폭포를 이뤘다. 한 여름에 알탕하기에 알맞은
장소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해서 오늘의 북한산 산행은 짧은 거리지만 긴 시간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 북한산의 다른 면모를 보게 된 계기가 된 듯 하다.
왜 목숨걸고 릿지하는 산객이 많은지 이해가 된다. 북한산의 매력에 빠지면 그럴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보이지 않은 곳에 색다른 모습의 비경이 사람을 유혹하고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안전한 산행을 하면 식상한 풍경이요, 위험을 감수한 산행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비경이니
어떤 것을 택할 것인가 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세상살이가 다 그렇게 양면성을 띠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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