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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강원도

[태백] 태백산

2018년 1월 6일(토)

 

신년의 첫째 주 산행을 궁리 끝에 태백산으로 정했다. 몇 곳이 공지됐지만 딱히 갈만한 데가 없다. 갈만한 데가 없다기보다는 가보지 않은 곳을 가고 싶은데 그렇지 않으니 방콕 할 수도 없고 어차피 겨울산행은 눈꽃이나 상고대를 보고자함이니 이왕이면 확률이 높은 곳을 택한 것이다. 

거의 대부분 산악회 공지가 거기서 거기다. 그래서 1월은 백(白) 자가 들어가는 산을 지난해 말 백덕산, 백석산에 이어 가보자는 생각에 이른 것이다. 지난 한 주간에 한 번쯤은 눈이 내릴 것이란 기대는 빗나갔고 태백산 들머리 도착시간도 10시가 훌쩍 넘어 해가 중천이니 상고대가 새벽녘에 형성됐어도 이미 사라질 시간이다.

날은 왜 그리 봄날 같은지 햇살은 따사롭고 바람 한점 없는 날씨다. 습도도 없고 맑은 날씨에 조망은 더할 나위 없이 좋으니 조망을 원한다면 뭐 불만을 살일도 아니다.

3년 전 설악산 주전, 흘림골로 산행 계획이 되었었는데 전날 폭설로 입산 통제되어 대체 산행지로 대관령의 제왕산을 갔었는데 눈은 허벅지까지 올라왔고 눈이 시릴 정도의 맑은 날씨로 눈꽃과 상고대가 한꺼번에 형성되어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겨울산행 중 가장 인상이 깊었던 날인데 그 후에 단 한 번도 그런 날을 만나지 못했다. 올 겨울 산행은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그런 날이 꼭 오리라 믿으며 오늘의 산행은 마른나무 가지만 보고 온 것으로 족하다.

 

  ∥산행정보

♣ 행정구역: 강원도 태백시 혈동 260-68(유일사매표소), 강원도 태백시 소도동(장군봉), 태백시 소도동 331-3 (당골주차장)

♣ 산행코스: 유일사주차장-유일사-천제단-망경사-반재-당골주차장

♣ 거리: 9.6km(들머리-10:20, 날머리-14:40)

 

  ▼ 태백산 산행의 시즌은 태백눈꽃축제 기간중이 아닐까 하는데 어쩐일인지 관광버스와 승용차량 대수가 이미 포화 상태다. 아마도 신년에 태백산에서 정기라도 흠뻑 받아갈 요량으로 너도 나도 이곳으로 몰려온 듯 하다.

  ▼ 햇볕은 쨍쨍, 나무숲은 반짝...

      흰눈이라도 소복히 덮혔으면 얼마나 운치가 있겠냐마는 나뭇가지들을 보면 무미건조해 보인다.

  ▼ 전에 왔던 눈이 녹지를 않아 그래도 흙은 보이질 않으니 겨울은 겨울이다.

                      ▼ 태백산의 주목도 이제 서서히 소멸되어 간다. 아마도 기후탓이겠지만 수많은 인파의

                          환경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초입에 수백년은 됐을 듯한 수령의 주목나무가 떡 버티고

                          서 있으니 태백산의 기풍을 보는 듯 하다.

    ▼ 수많은 인파가 한데 섞여 오르니 누가 누군지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

        길은 뻔하고 어차피 하산시간에 맞춰 내려가면 그만이다.

                      ▼ 태백산을 오른 사람들이라면 주목나무만 봐도 어디쯤인지 알 수가 있다.

                          주목나무를 살리기 위해  무슨 물질을 발라 놓은 모습이 보기에도 좀 흉물스럽다.

                          그래도 사진에 담으려는 사람들로 늘 북새통이다.   

     ▼ 살아서 천년, 죽어서도 천년이라고 했다. 그 기개가 그대로 존재한다.

         상고대가 피었을 때의 아름다움을 상상해 볼만 하다.

  ▼ 북서방향, 파란 하늘이 차라리 가을이라 해야 맞다.

 

  ▼ 고사목이 된 주목을 모아봤다. 3년전만 해도 일부 가지가 살아 있었던 것도 있었는데 아쉽다.

      나머지 주목이라도 잘 살아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 쉽게 포기하는 인간들과는 달리 고사목에 붙어 살아있는 줄기를 보노라면 끈질긴 생명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 남서쪽 방향의 즐비한 고봉들... 

  ▼ 아득히 먼 곳으로 소백산 줄기가 조망된다.         

     ▼ 당겨 본 소백산...정상이 흰눈으로 덮혔다.        

     ▼ 이 모든 관목들이 상고대로 뒤덮혔다면 칼바람에 얼굴이 따갑고 손발이 시린들 어떠했으리...  

    

 ▼ 좀 전에 장군봉 올라오기 전 등산객 한명이 여러사람에 의해 응급처치를 받는 것을 보았는데 헬기를 요청한 모양이다. 전국의 산을 찾는 사람이  많다보니 건강관리를 제대로 못한 분들이 변을 당하곤 한다.

특히 작년에 등산 중 사망자의 50%가 심장마비로 숨졌다니 실족에 의한 추락사 29%에  비하면 월등히 많다. 평소에 심혈관 관리를 잘 하고 자신의 체력에 맞게 운동을 해야함은 다 아는 얘기지만 자신은 예외일 것이라는 안일함 때문이다.  

 

▼ 천제단은 이 곳 장군봉의 장군단, 다음 봉우리에 있는 천왕단, 그리고 하단, 이렇게 세개의 단이 있다. 이미 제사를 지내는 산꾼들에 점령당해 줄을 이었다. 자신들의 신앙이야 누가 뭐랄 수는 없지만 부처가 절에 있고 예수가 교회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인 것 같다.

 

  ▼ 장군단 모습         

▼ 다음 주에 산행할 함백산을 미리 당겨봤다. 10여년전 야생화에 미쳐 전국을 돌아 다닐때 빠질 수 없는 곳이 만항재로 부터 함백산, 은대봉, 금대봉 주변이다.

교목이 없고 관목이 많은 민둥산에는 당연히 야생화가 식생할 환경이 조성되기에 함백산 일대가 그렇다. 상고대가 핀다면 교목보다는 관목이 많은 광할한 평전이 훨씬 좋은 풍경을 연출하기에 덕유산이나 소백산, 또는 함백산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번 주를 기대해 본다.

 

▼ 3년전에는 산악회에서의 코스를 달리해 부쇠봉으로 해서 저곳 문수봉을 거쳐 하산했다. 오늘은 밋밋한 산행이니 그냥 망경사로 해서 하산하기로 한다.

  ▼ 당겨 본 북서방향의 산군들...   

    ▼ 풍차와 고냉지 채소밭으로 유명한 매봉산 바람의 언덕...

        언젠가 이 곳도 트레킹 공지가 있었는데 가보질 못한 아쉬움이 있다.         

  ▼ 오늘은 특별히 포스팅할 소재가 없으니 주목의 고사목 뿐이다.

  ▼ 천왕단에서 바라본 장군단...등산객들의 옷차림이 봄날에 핀 꽃과 같이 형형색색이다.             

    ▼ 태백산 정상석이 있는 봉우리의 천왕단...이곳도 여지없이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 이왕 온 김에 정상석에서 사진 한장 남기려 했으나 너무 길게 늘어선 줄로 포기하고

                           배경으로 한 컷 담아봤다.                                        

  ▼ 망경사 방향으로 바로 하산         

  ▼ 망경사 전경          

  ▼ 망경사      

  ▼ 망재에서 바로 당골로...        

                        ▼ 암릉이 없는 육산이다 보니 설악산 같은 곳에서는 수만개는 될 듯한 바위 한개가

                            장군바위로 자리잡고 있으니 팔자 좋은 바위다.                                           

 

  ▼ 단군성전을 둘러봤다. 전국에 단군성전은 우리나라 여러곳에 있다. 이 성전이 건립되기 전까지는 태백산 천제단에서 제를 올렸다고 하는데 1982년 국조단군봉사회가 건립하고 나서 개천절에 이곳에서 제를 올린다고 한다.          

 

  ▼ 눈축제 준비가 한창 진행 이다. 이곳 저곳에서 눈조각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참고로 태백눈축제는 (금)~2.11(일)로  24일간에 걸쳐 눈, 사랑 그리고 환희 순백의 설/레/임 이란 주제로 개최된다. 이번 산행에서 기대했던 눈꽃, 상고대는 역시 보질 못했다.

그러나 포근한 날씨에 가슴까지 탁 트이는 조망으로 힐링한 산행이 됐다. 역시 오가는 시간과 산을 오르내리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산은 늘 우리에게 그만큼의 보상을 해 준다. 그러기에 또 한 주간을 힘차게 보내면서 설레임으로 기다리게 된다. 이제 남은 한가닥 그 설레임마져 사그라지질 않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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