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10일(일)
그동안 가뭄으로 피해를 입히더니 장마로 인한 기습적인 폭우로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한다. 주말이면 산행을 취미로 하는 나로서는 특히 안전을 신경써야 하는 계절이다. 미끄러져 낙상하는 사고도 그렇지만 낙뢰에 의한 사고 역시 간과할 수 없어 우중에는 산행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4, 5월만 해도 시원한 날씨여서 토,일요일 양이틀을 연속 산행을 하면서도 거뜬했지만 더위와 습도가 높은 날씨에는 체력이 그만큼 소모되기에 무리일 수 밖에 없고 이역시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생각들은 작년만 해도 나와는 무관한 일로 여겼으나 이젠 그만큼 꽤가 난다는 얘기다.
날씨 탓하고 체력 탓하고 슬슬 핑게거리를 찾게 됨은 어쩔 수가 없다. 이번 주말, 휴일도 비가 온다는 예보인데 토요일은 산행신청을 안했고 일요일은 산이 아닌 섬트레킹이 공지되어 있어 승봉도에 가기로 한다.
비가 온다는 예보는 거짓말 같이 한방울도 내리지 않았고 햇볕없이 바람이 부는 시원한 바닷가를 거닐며 풍경을 즐긴 하루다. 아직은 해수욕장을 개장 안한 상태로 준비중이지만 다음 주면 개장하지 않을까 하는데 지금도 많은 인파가 이 섬을 찾고 있어서 한여름의 피서객들이 얼마나 많을까 짐작이 될만큼 승봉도의 인지도가 높다. 자월면에 속하는 자월도, 대이작도, 승봉도까지 트레킹을 해봤으니 이제 또 다른 섬을 기웃거리게 된다.
내고장 인천 앞바다의 섬이라도 모두 한번 돌아보자는 계획은 걸을 수 있는 날까지 계속 될 것이다.
∥트레킹 정보∥
♣ 행정구역: 인천 옹진군 자월면 승봉리
♣ 트레킹코스: 승봉선착장- 보건진료소- 이일레해수욕장- 목섬- 정자-촛대바위-남대문바위-부채바위-승봉선착장
♣ 거리: 약 9km (선착장출발-09:35, 선착장도착-15:40)
∥승봉도∥
면적 2.22㎢, 해안선길이 9.5km이다. 인천에서 남서쪽으로 42km, 덕적도(德積島)에서 남동쪽으로 14km 해상에 있다. 370여 년 전에 신씨와 황씨라는 두 어부가 고기잡이를 하다가 풍랑을 만나 이곳에 정착하면서 이들의 성을 따서 처음에는 신황도라고 하였는데, 그후 이곳의 지형이 봉황의 머리를 닮아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하였다고 한다.
신석기시대 후기부터 사람들이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며, 삼국시대에는 백제에 속하였다. 1018년(고려 현종9) 수주(수원)에 속군되었고, 그뒤 인주(인천)에 속하였다. 조선시대에는 남양부에 속하였고, 1895년 인천부 덕적면에 편입되었다. 1914년 경기도 부천군 덕적면에 속하였다가 1966년 영흥면 자월출장소에 속하였으며, 1983년 옹진군 자월면에 편입되었다.
전체적으로 구릉의 기복이 많으나, 중앙부는 분지가 발달하여 농경지로 이용된다. 선착장 뒤편에는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섬의 남쪽 백사장 뒤편에서 북동쪽으로 수령 20∼30년의 곰솔이 우거져 있다. 주요 농산물은 쌀·보리·콩이며, 연안에서는 우럭·꽃게·노래미 등이 많이 잡힌다. 개펄에는 소라·고둥·바지락 등이 풍부하고, 낙지잡이도 가능하다. 길이 1.3㎢, 너비 40m의 이일레해수욕장이 있어 여름이면 피서객으로 붐빈다.[출처: 두산백과]
▼ 승봉도행 고속훼리는 연안부두에서 출항하는데 자월도를 경유, 승봉도까지는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이 배는 대이작도, 소이작도를 경유하고 다시 자월도 방향으로 향하기 때문에 귀가 시에는 40여분 정도 더 늦을 수 밖에 없다.
에어컨으로 시원하게 편히 갈 수 있으나 밖에서 활동 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대부도의 방아머리 선착장에서는 카페리호가 출항하는데 밖에서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점도 있다.
▼ 이곳만 와도 갯벌로 인한 서해안의 탁한 바닷물이 아닌 맑은 물이어서 좋다.
▼ 여러 산악회가 이곳을 찾아 섬이 떠들썩하다.
산으로, 섬으로 어디든 가리지 않고 떠나는 나와 같은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 자월면의 면사무소 소재지가 있는 자월도 보다 훨씬 잘 사는 동네로 외관상으로만 봐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집들이 깔끔해 보인다.
▼ 앙증맞게 거의 흰색 가깝게 핀 서양메꽃이 방끗~ 한컷 담으니 그런대로 봐 줄만 하다.
▼선착장에서 15분이면 도착되는 이일레 해수욕장이다.
모래가 좋고 물도 맑고 경사도도 좋아 물놀이하기엔 그만이겠다.
▼ 사랑하는 이와 손잡고 걷는 일, 얼마나 행복한 순간인가! 사람은 분위기에 쉽게 그 마음이 젖어 들게 되어 있다. 그 옛날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어 보는 것도 즐겁다.
▼ 모방송 기자분이 우리 뒤를 따라 나섰다. 이일레해수욕장에서의 인터뷰...
http://www.ktv.go.kr/content/view?content_id=539388
▼ 바지락은 작은 돌맹이와 모래를 살짝 걷어내면 나온다. 바지락을 캐는 할머니의 손놀림이 빠른만큼 삶의
고단함도 묻어 나 보인다.
▼ 영겁의 세월동안 바닷물에 깎이고 쓸려 깊게 패인 바위들이 공룡을 연상케 한다.
▼ 멀리 목섬과 금도가 보인다. 저곳만 돌아가면 승봉도의 반환점이다.
이만큼이라도 조망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 9월에나 피어야 할 해국이 이렇게 핀 걸 보면 정상이 아니다.
하긴 가을에 피어야 할 코스모스도 여름철에 피는 걸 보면 철이 없다.
▼ 배풍등(排風藤) ...
배드맨턴 콕을 연상케 하는 꽃으로 풍을 물리치는 데 쓰이는 약재라고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흔해 보이는 꽃
같지만 만나기 쉽지 않은 야생화다. 열매는 까마중 열매크기가 빨갛게 열리는데 독성이 있다.
▼ 비짜루...
마당에 쓰는 비짜루와 같이 생겼다는 데서 유래.
▼ 곰솔...
흔히 해송이라고 부른다.
바닷가 주변에 이렇게 빽빽히 숲을 이뤄 자생하는 곰솔을 보노라면 자연스레 힐링될 수 밖에 없다.
▼ 칡이 산 전체를 뒤덮을 듯 등로가 보이질 않는다.
▼ 자귀나무 꽃
▼ 인동덩굴
▼ 목섬과 금도가 눈앞에 펼쳐진다. 바닷가에는 무슨 해산물 양식인지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다.
▼ 이곳부터 꽤 긴거리로 데크가 잘 설치되어 있어 걷기도 편할 뿐만 아니라 운치를 더해 준다.
▼ 때로는 데크가 자연경관을 해칠 때가 있다. 될 수 있으면 인공물이 없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면 좋겠다.
▼ 목섬과 뒷편의 금도
▼ 이곳에서 <닭의난초>를 보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습지가 있는 곳에 자생하기 때문에
양지의 등로 주변에 이러한 야생화가 있다는 것에 놀라웠고 무척이나 반가웠다.
▼ 실타래 꼬듯 베베 꼬며 꽃을 피우는 <타래난초>는 무덤가 주변등 잔디가 많은 곳에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야생화다. 색감이 정말 곱다.
▼ 청미래덩굴(이명: 망개나무)이 마치 청포도처럼 알알이 열려 보기 좋다.
▼ 없었던 정자를 한창 만들고 있는 중이다. 그곳에 오르니 시원한 바닷바람에 전망이 너무 좋다.
▼ 촛대바위 근방에 도착하니 마치 인위적으로 암석을 세워 놓은 듯 멋진 풍경인데 이곳에 또 데크를 설치해 놔서 자연미가 떨어져서 아쉽다. 자연석의 훼손을 막기 위한 일인지, 관광객들의 편리성을 위한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불필요하게 과도한 구조물들은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다.
▼ 위의 사진들이 촛대바위인가 했는데 그 안쪽으로 촛대위에 촛불을 연상시키는 암석을 보고 바로 촛대바위임을
알게 됐다.
▼ 같은 암석임에도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다. 영겁의 세월에 모진 풍파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 이 암릉 위에 정자를 세운 곳에서 점심을 먹고 이곳에 내려 온 것인데 이와같은 절벽인 줄을 몰랐다.
▼ 같은 산악회지만 처음부터 죽치고 앉아 먹고 마시고 즐기는 팀들로 대부분이 이곳 주변에서 머물고 있었는데 합류했다. 아마도 걷기 싫어서가 아니라 트레킹을 해보지 않은 지인들과 함께 온 사람과 끼리끼리 어울리다 보니 트레킹에는 애당초 관심이 없었는가 보다. 우리 팀이 트레킹 한 사진을 보면 후회막심할 거란 생각이다.
▼ 트레킹에 재미를 붙인 팀은 잠시 앉아 쉬었다가 다시 길을 나선다. 이번에는 남대문바위쪽을 향한다.
▼ 우측에 있는 바위가 남대문 바위인데 이곳에서는 전혀 낌새를 차릴 수가 없다.
▼ 지나치려다 보니 흐미~ 뻥 뚫린 바위가 코끼리도 아닌 것이, 동굴도 아닌 것이, 마치 인위적인 구조물처럼 신기한 모습으로 눈앞에 펼쳐졌다. 전국적으로 코끼리바위가 수도 없이 많을 텐데 코끼리를 제일 많이 닮은 바위는 서산 황금산의 바닷가에 있는 바위 아닐까 생각해 보는데 이와 비슷하게 생긴 바위였다.
이 바위 우측이 잘리지 않고 능선으로 이어졌다면 코끼리바위라 불리고도 남았겠지만 머리 부분이 빈약해 보이니 좀 생뚱맞은 남대문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 참고: 서산에 있는 황금산 바닷가의 코끼리바위
▼ 반대쪽에서 본 남대문바위
▼ 남대문바위에서 얼마 되지 않은 거리에 부채바위가 나타났다.
▼ 부채바위 반대편의 모습...
▼ 반대편에서는 왜 부채바위라고 했을까 의아해 했는데 앞쪽에서 보니 누가 봐도 부채와 같이 생긴 바위의 모습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란 걸 알겠다.
▼ 승봉도는 곳곳이 모래사장이 있는 해변이어서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많다. 이곳의 모래도 곱고 몸을 씻을 간이 샤워장이라도 있다면 당장이라도 물에 들어가고 싶은 충동이 이는 곳이다.
▼ 아직 힘이 넘쳐 나는가 보다. 모두 공중부양 놀이를 해본다고 난리다. 누가 누가 잘하나...
▼ 마지막으로 뒤돌아 본 부채바위가 있는 해변
▼ 모래지치
▼ 마을 길을 걷다 만난 석류꽃
▼ 흔하디 흔한 박주가리도 담아봤다.
▼ 선착장에 거의 다다랐다.
출발할 때는 몰랐는데 왼쪽섬이 사승봉도 섬이란 걸 이제야 알게됐고 우측으로는 대이작도이다.
▼ 대이작도의 송이산이 멀리 보인다. 저곳에 올라 언제 승봉도에 가 볼 수 있으려나 생각했는데 세월이 지나다 보니 기회는 어김없이 찾아 온다. 섬트레킹도 계절에 관계없이 풍경을 즐기며 힐링할 수 있다. 어쩌면 더 볼거리가 많을 수도 있다.
선갑도만 가본다면 자월면의 섬트레킹은 거의 마친셈이고 덕적면의 문갑도, 백아도가 구미에 당긴다. 그 밖에 대청도는 가봤지만 트레킹을 해보지 못한 갈증이 있고 백령도도 못 가본 상태이니 기회는 언젠가 찾아 오리라 본다.
올 여름도 마음만은 낭만이 넘치는 젊은 날의 청춘과 같은 축제의 날들로 즐겨보자는 생각이다.
▼ 대이작도 송이산 정자에서 바라본 승봉도 전경 (2015. 9.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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