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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강원도

남설악 점봉산

2017년 6월 11일(일)

 

어느 산을 오를때 마다 주변 산을 둘러보게 되고 명산이 조망되면 한번쯤 올라보고 싶어하는 것은 나만의 얘기가 아닐 것이다. 점봉산이 그렇다. 과거 야생화 촬영을 위해 곰배령을 오르면 모두들 입에서 오르내리는 얘기가 점봉산이다. 그 당시에는 산행에 관심이 없는지라 그 높은 산을 구태여 오를 필요도 없고 또 나 혼자 오를 분위기도 아니었다.

산행에 취미를 가지면서 내설악 흘림골을 접하면서 점봉산이 바로 지척에 있음을 알게 되고 대청봉에 올라 점봉산의 위치만 파악하는 정도였지 도대체 점봉산을 오를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이제 보니 비탐구역이란 것을 알게 되었고 생태보호를 위해 앞으로도 통제기간이 10년간이나 남았고 기간이 연장될 수도 있으니 내 생애 가보기는 글렀다는 얘기다.

이왕 산행을 하면서 평생 100대명산을 한번 올라보자는 나름의 목표가 있는데 참 딱한 노릇이다. 산림청에서 정한 명산만 아니더라도 그냥 지나칠 수도 있으련만 이 산을 빼고는 어디가서 명함도 못 내밀 쳐지니 그냥 눈 딱 감고 올라가는 것외에는 나와의 약속을 지킬 방법이 없다.

마침 공지가 떳고 소수 인원으로 편성되어 불과 6시간이면 걷는 거리를 새벽 달보며 오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서글펐다. 코스는 단순하지만 어느 쪽을 들머리로 할 것인가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가 있다. 과태료 감수하고 오른 산은 역시 안산으로 부터 대청봉에 이르는 서북능선의 장쾌한 맛과 흘림골의 등선대와 만상대 사이의 기암괴석을 감상할 수 있는 명산임을 느낄 수 있었다.

 

♣ 산행코스: 한계령-망대암산-점봉산-오색주차장

♣ 산행거리: 약 11km( 들머리: 04:00, 날머리:10:30)

 

 

  ▼ 헤드랜턴을 켜고 한시간 정도 올라오니 5시 정도 되고 날이 밝으면서 카메라에 풍경들이 잡힌다. 

나의 설악산 첫 산행지는 어디였을까...

야생화 촬영이 취미였을 당시인 6년전에  대승령을 거쳐 안산통제지역까지 갔었는데 저 앞의 가리봉과 뒷편의 주걱봉을 마주한 적이 있었다. 저곳도 비탐구역이나 꼭 가고 싶은 곳 중의 하나이다. 꼭 가고 싶다는 곳은 꼭 이루어지더라. 

  ▼ 한계령으로 부터 점봉산으로 이르는 코스가 그리 만만치 않다. 좌우 바위와 암릉이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

      역시 점봉산도 남설악에 들어가니 설악은 설악이다.

  ▼ 떠오르는 해와 더불어 음력 17일이니 보름 이틀 후의 둥근달이다.

      서녘에 떠 오른 달이 산세와 어우러져 멋진 분위기를 자아낸다.

  ▼ 위험구간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가운데 밧줄을 이용해 수차례 오르락 내리락, 스릴과 함께 산행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 거대한 박쥐모양의 바위가 당장이라도 내리 덮칠 것 같은 기세다.

  ▼ 선두로 달리는 이들은 할 수 없고 풍경을 담거나 자신의 기념사진에 몰두하는 이들은 빨리 서두를 이유도 없다. 어차피 남는 것은 사진 아니더냐.

 

                      ▼ 회원들 사진을 찍어주다 보면 늘 뒷전에 있게 된다. 남들보다 힘들게 산행하는

                          이유중의 하나다. 내가 그나마 남들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은 또한 그것 밖에 없다.

 ▼ 동이트는  햇살과 둥근 달의 모습에 망원렌즈로 담아 본 인물 사진의 멋스러움이 그런대로 분위기가 있기에 실어 봤다.

 

  ▼ 설악에 이러한 기암들이야 얼마나 많으랴! 다 이름을 붙여주고 싶고 이름이 있을 법한 바위들이다.

 

  ▼ 막 동이 트기시작하는 타임, 역광이긴 하지만 산세가 참 아름답다.

  ▼ 한계령에서 오색을 거쳐 양양으로 이어지는 도로이다.

   ▼ 저렇게 장승처럼 서있는 바위도 억겁의 세월을 보냈을 터이니 오늘의 일은 한낮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

 

 

  ▼ 멀리 서북능선 끝의 안산을 당겨 봤다. 작년에 저곳을 오를 기회가 주어졌으나 비탐구역에서 그냥 십이선녀탕 방향으로 하산했었다. 그러고 보니 설악산은 수도 없이 많은 비탐구역이 존재한다. 비탐만 선호하는 이들이 있으니 기회가 없는 나에게는 그저 꿈만 같은 얘기 일뿐이다.

  ▼ 설악산 정상코스 중 일부 코스를 아직 접하지 못했는데 그 중 하나가 서북능선인 대승령으로 부터 한계령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아직 타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코스에 자리잡은 귀때기청봉을 당겨봤다. 정상부근에 보이는 너덜길은 보기만 해도 발바닥에 불이 붙는다.

 

  ▼ UFO바위라고 하는데 육산에 이 바위만 덜렁 있다보니 이름 하나 지어준 것 같다. 많은 이들이 쉬었다 간 장소다.

   ▼ 이곳에는 5월에 한창 피는 꽃들이 지금에 만발해 있다. 그 중 하나가 <고광나무>이다.

  ▼ 5월에는 흰꽃이 많다. 이곳은 역시 낮은 기온에 흰꽃들이 지금 많이 피었는데 백당나무도 그중 하나다.

 

                            ▼ 큰앵초

   ▼ 그 옛날 무장공비가 이런 모습 아니었을런지...

  ▼ 드디어 망대암산에 올랐다. 해가 어느정도 올라오니 주변 조망이 더욱 또렷해진다.

      지나온 길 뒤를 돌아보면 같은 풍경일 수 밖에 없다.

   ▼ 어느 산악회든 요즘 겁없는 여성들이 꽤 있다. 좀 더 멋진 모습을 담기 위해 왠만한 위험은 감수하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그런 모습을 포스팅하기 위해 일부러 부추키는 위험천만한 일들이 가끔 벌어지곤 한다. 첫째도 안전산행, 둘째도 안전산행...

 

 

  ▼ 왼쪽 끝으로 부터 대승령, 뾰족히 나온 귀때기청봉으로 부터 끝청, 중청으로 이르는 서북능선이 좋은 날씨 관계로 지척으로 조망된다.

 ▼ 망대암산 아래로 뻗은 계곡은 십이폭포로 부터 용소폭포로 이르는 주전골인 것 같다. 등선대가 뚜렷이 보이고 그곳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 이곳에서 디테일하게 조망되니 남설악의 진면모를 이곳에서 보는 듯 하다.

 

  ▼ 왼쪽의 등선대 전망대가 어렴풋이 보인다. 그곳에서 보는 전망이 주전흘림골의 백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서북능선 아래의 모습도 실제 그곳에서는 제대로 된 풍경을 맛 볼 수 없다. 이곳에서 보니 마치 칠형제봉이란 이름이 붙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능선마다 가지런히 정렬된 모습이다.

 

  ▼ 반대편의 모습은 정 반대다. 육산의 모습이 어느 산과 다를 바 없는 편안한 느낌이다. 가을에 단풍든 모습이면 더 멋지겠다.

 

 

 

  ▼ 망대암에서 바라본 점봉산...지리산이나 덕유산의 평전을 보는 듯한데 신록의 모습이 정말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

 

                         ▼ 눈개승마가 요즘 한창이다.

                           ▼ 요강나물 

   ▼ 점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연초록이 끝나는 능선지점이 방금 지나왔던 망대암산이다.

                           ▼ 늦둥이 두루미꽃도 담아보고...

    ▼ 세잎종덩굴도 선을 보였다.

  ▼ 다른 곳에서는 이미 졌을 벌깨덩굴도 계절이 거꾸로 가듯 이곳에는 만개했고...

                           ▼ 역시 큰앵초도 아직은 예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 이제는 더이상 버틸 수 없는지 붉은병꽃나무와 비슷한 소영도리나무도 서서히 시들어 가는 모습이다.

  ▼ 왼쪽 귀때기청봉으로 부터 오른쪽 끝청, 중청, 대청봉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 이런 아름다운 산에 인간의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룬다면 그것이 바로 멋이 아닐까 한다. 요즘 산객들의 옷차림은 단순히 등산만을 위한 옷차림이 아니다. 정장차림 보다도 더 세련되고 멋스럽게 자기 표현을 하는 기회일 수도 있겠다. 

남쪽방향으로 이어지는 작은점봉산과 곰배령 풍경을 담았어야 했는데 이것이 유일한 풍경이다. 뒤로 보이는 능선과 산들이 모두 이름이 있을터인데 짐작이 가질 않아 조금은 답답하다.

  ▼ 남동쪽에 위치한 방향의 한곳을 당겨 잡으니 풍력발전기인 풍차가 보인다.

      아마도 선자령일 것이란 추측인데 그렇다면 엄청난 가시거리다.

  ▼ 남쪽방향으로 왼쪽 기상레이더로 보이는 탑이 보이고 중간의 암릉이 예사롭지 않은 이곳은 어디쯤일까, 감이 잡히질 않는다.

 

  ▼ 산악회원들 중 이런 저런 대화중 강화출신들을 만나 처음으로 함께 자리했다.

   ▼ 하산중 만난 네잎갈퀴나물

   ▼ 곰배령이나 단목령으로 하산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는 것도 그렇지만 국공이 진을 치고 있을 것 같다는 판단에 오색으로 하산하기로 결정한다.

                       ▼ 비탐 통제구역이어서인지 원시림 분위기가 나는 신갈나무의 고목들이 즐비하다.

 

 

                             ▼ 연리지 같은 고목도 눈에 띄고...

    ▼ 함박꽃나무도 지금 봉오리져서 피는 것도 있다.

                           ▼ 큰꼭두서니

     ▼ 고산지대에 자생하는 관중...원시림에 와 있는 느낌.

  ▼ 다른 곳과 워낙 늦게 피는 야생화들인데 <풀솜대>만큼은 눈을 씻고 봐도 늦둥이로 피는 꽃조차 볼 수 없이 결실을 맺고 있다.

  ▼ 카메라에 제일 담기 힘든 야생화의 색은 노란색이다. 빛이 날아가기 때문에 흰빛이 나기에 표현하기가 어렵다.

      바로 <금마타리>이다.

  ▼ 점봉산 일대는 멧돼지들이 온통 파헤쳐 놓은 거대한 밭이다. 잡식성인 멧돼지는 땅을 파서 온갖 동식물들을 닥치는대로 먹어 치운다. 이런 멧돼지들의 온상을 만들어 놓는 것이 과연 생태보전지역인지는 나의 짧은 소견으로는 이해되질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개체수가 너무 늘어나 사람은 물론 농작물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말이다.

  ▼ 하산길에 마지막으로 남설악의 흘림골, 등선대 주변의 멋진 풍경을 담아본다.

 

  ▼ 왼쪽 위의 등선대의 전망대가 눈에 들어온다.

 

   ▼ 귀때기청봉으로 부터 끝청으로 이어지는 당겨 본 서북능선

 

  ▼ 하산을 마치니 <꿀풀>과 줄딸기가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 역시 이곳은 야생화가 많은 편이다. 한국 고유의 특산물인 한계령풀이 이곳에 있다는데 발견은 못했다. 오히려 만항재의 한계령풀이 대단한 군락지 아닌가 한다.

             http://blog.daum.net/ksbni/7153447,      http://blog.daum.net/ksbni/7153034

   ▼ 오늘의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오전 11시 밖에 되질 않으니 자유시간을 여유롭게 갖고 귀가길에 올랐다. 좀 더운 날씨이긴 했으나 새벽부터 오전에 산행을 했으니 시원한 가운데 마칠 수 있었고 일찍 귀가하니 마음의 여유도 있어 좋다. 해가 길어지는 요즘 일찍 산행을 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다.

점봉산! 오를 기회가 다시 있게 될런지는 모르지만 좋은 산임에는 틀림없으나 통제구역인 점을 감안하면 구태여 그곳을 또다시 오르고 싶은 생각은 없다. 우리가 지켜야 할 산이기에 한번으로 족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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