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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강원도

[홍천] 공작산

2017년 5월 21일(일)

 

오월 들어서 토요일이고 일요일이고 없다. 산에서 살고 있으니 말이다. 더구나 아랫 지방으로 원정산행을 하다보니 걷는 시간보다 차타고 다니는 시간이 더 많아 허리가 아플 지경이다. 취미가 아니라면 누가 돈을 주고 하라고 해도 안할 일이건만 산이 좋아 하는 일이니 불평이 있을 수 없다.

그것도 체력이 따라주니 가능한 일이기에 늘 몸관리에 신경쓰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무릎에라도 이상이 생긴다면 끝장이 나는 일이기에 자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달 전에 이미 점을 찍어 놓고 있으니 산에 미쳐도 단단히 미친 것이다. 아마도 성격과도 연관성이 있는 듯하다.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집착, 이것이 때론 문제를 일으킨다. 오늘 공작산은 올라봐야겠다고 벼르던 산이다. 들머리인 공작현에 도착하니 산림청의 등산 안내초소가 있는데 산불방지기간이 연장되어 종주는 할 수 없고 정상만 찍고 하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됀장!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그래도 정상에 오르는 것만이라도 다행이라 여기며 살방살방 오르는데 생각보다 일찍 들머리에서 산행을 시작하니 아침의 상쾌함이 그 어느때 보다 좋다. 소나무 숲과 특히 참나무 종류중 굴참나무가 많아 인상적이다.

대부분의 산은 참나무 종류에서도 신갈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등이 많은데 이곳은 수피를 콜크마개의 원료로 쓰이는 굴참나무들 수령이 제법 오래됐다.

정상찍고 하산하는 길은 바로 옆의 자연휴양림이 있는 공자기골로 하산할 줄 알았는데 리딩대장이 군청에 전화를 해 보더니 올랐던 길로 그대로 하산해야 된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10만원 과태료를 문다는 얘기다. 아니, 당연히 전화를 하면 안된다는 얘기 들을 건 뻔한 일인데 전화한 것도 그렇고 수타사로 종주하는 일도 아니고 조금 진행하다 바로 하산하는 일인데 왔던 길로 내 발자국을 밟고 꼭 내려가야 한다는 식의 공무원의 얘기에도 부아가 치민다.

오월의 가뭄에 부주의로 인한 산불이 이곳 저곳에서 발생한 것은 애석한 일이다. 그러나 산방기간이 벌써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오월말까지 연장됐다고 하는데 오월말에 불이나면 6월까지 또 연장한단 말인가? 나와 같이 담배도 안피고 인화물질 가지고 다니지도 않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울화통이 터질 일이다.

하산길에 마사토의 잔모래에 미끄러져 한쪽으로 중심을 잃다보니 그 단단한 스틱도 두동강이 나 버렸다. 육산이니 망정이지 순간적으로 아찔한 일들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겠다는 마음을 다시 잡게 된다.
여하튼, 널널한 시간에 하산하다가 회원들과 어울려 탱자탱자 술한잔 기울이고 수타사 부근에 가서 2차로 술만 잔뜩 먹으니 기분은 좋다. 지금까지 산행을 해 왔지만 이런  산행을 해 보기는 처음이다.

 

    산행정보

  ♣ 행정구역: 들머리-강원도 홍천군 동면 노천리 산 10-52 (공작현), 정상- 홍천군 화촌면 굴운리

  ♣ 산행코스: 공작현~공작산 정상-공작현 원점회귀

  ♣ 산행거리: 5.4km

 

    공작현 개요

공작산은 강원 홍천군 동면과 화촌면의 경계를 이루며 우뚝 솟은 해발 887.4m 산으로 산 정상에서 바라보면 홍천군 일원이 한눈에 들어오며, 골짜기가 깊고 기암절벽으로 된 봉우리들이 하늘을 찌르듯 겹겹이 솟아 있는 모습이 공작새와 같다하여 공작산이라 하는데, 울창한 산림과 수타계곡 등 경관이 수려한 점 등을 고려하여 산림청 지정 100대 명산으로 선정되다.

수타 계곡은 동면 노천리 공작산에서 발원, 신봉리를 거쳐 덕치리로 이어 흐르는 약 8km 길이의 계곡으로 멋진 암반, 울창한 수림으로 수량도 풍부하고 기암절벽이 어울려 장관을 이루는 비경 지대다 

수타사는 신라 성덕왕 7(708) 우적산 일월사로 창건한 후 조선 선조 2(1569) 현위치로 이전하여 수타사로 개칭하였으며, 수타사에는 보물 제745호 월인석보 제17권과 18권이 보존되어 있고, 대적광전, 범종, 봉황문, 후불탱화, 삼층석탑 등 많은 문화재가 보관되어 있다.

 

                  ▼ 원래 계획되어 있던 산행코스(약11km)

 

 

 

 

 ▼ 삼척의 응봉산이 명산인데 이곳에도 응봉산(868m)이 있어 그 산자락이 숲사이로 빼꼼히 드러났다. 

 

                          ▼ 고목의 신갈나무

   ▼ 노린재나무 꽃도 이젠 서서히 져간다.

  ▼ 낙엽송 숲

 

 

 

 

  ▼ 이곳에서 하산한다면 저 앞 능선으로 해서 왼편 수리봉으로 향할텐데 감시초소에서 통제한다고 하니 아쉬움을 떠나 허탈하다.

 

 

   ▼ 북서방향으로 서울양양간고속도로가 홍천강교를 통과하고 굴운리의 굴운저수지가 조망된다.

 

  ▼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하니 허탈한 마음의 웃음 잃은 속내가 표정에 그대로 노출됐다.

 

  ▼ 원점회귀 산행후 버스는 수타사를 향했고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적당한 곳으로 올라가던 중 만난 등로의 유수지

 

  ▼ 수타사

한국의 100대 명산 중 하나로 꼽히는 공작산 자락에 자리 잡은 수타사는 신라 성덕왕 7년(708년)에 원효대사에 의해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는 천 년 고찰이다. 원래 우적산에 있는 일월사였다가 세조 3년(1457년)에 현재의 자리로 옮기고 수타사라 부르기 시작했다. 임진왜란으로 소실되어 폐허로 남아 있다가 인조 14년(1636년)에 중창을 시작해 절의 면모를 새롭게 갖추고 오늘에 이르렀다.
경내에는 강원도 보호수 제166호로 지정된 500년 수령의 주목 한 그루가 서 있는데 사찰을 관장하던 노스님이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땅에 꽂아 자라난 것이라고 하며 스님의 얼이 깃들어 잡귀로부터 사찰을 보호해 준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대적광전 팔작지붕과 동종, 삼층석탑이 유물로 남아 있고 보물 제745호로 지정된 월인석보를 비롯해 사천왕상, 후불 탱화, 홍우당 부도 등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수타사에서 동면 노천리까지 이어지는 계곡은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출처: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국내 여행]

  ▼ 한시간 넘게 술한잔 하며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눈 일도 그리 많지 않으나 어쨌든 분위기는 좋다. 이렇게 해서 어제에 이어 오늘의 산행도 마쳤다. 비록 입산통제로 인해 계획된 코스로 산행은 못했지만 회원간의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가진것도 산행 못지 않게 좋았던 것 같다.

나보다야 모두 젊은 회원들이지만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것은 취미가 같기 때문이고 나이 들면서 젊은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좋은 것이다. 서로 존중하고 격려와 배려를 하며 이해타산 없이 지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은 살아가면서 그리 많지 않다는 걸 알기에 오늘의 이 시간이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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