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25일(일)
토요일은 꼭 가보고 싶은 산행을 결혼식 관계로 못하고 조금은 생소해 보이는 화천의 복주산을 오르기로 한다. 공지에 떴을 때만 해도 전혀 들어보지 못한 산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포천의 백운산 정상에서 봤던 산이다.
오늘로 6.25 전쟁이 발발한 지 67주년인데 이곳 철원, 화천지역은 치열한 격전지이기도 하다. 내가 최초 군생활을 이곳 백골사단에서 했으니 조망만 좋다면 김화읍(와수리) 북쪽 김일성 고지도 보일 수 있어서 옛 추억을 더듬을 겸 호기심에 신청했다.
한북정맥에 속하기 때문에 정맥에 도전하는 산꾼들은 북쪽으로 북계산과 대성산으로 이어지는 이곳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기에 육산의 등로는 잘 나있는 편이다.
언제부터인가 야생화가 많다는 곳으로 소문이 나서 야생화 마니아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도 하는데 지금 시기에는 야생화가 가장 없는 철이기도 하다.
그런 내가 이곳을 꼭 가고 싶어 했던 이유 중 하나가 이외수문학관으로 하산해서 그곳을 둘러본다는 기대 때문이기도 한데 어차피 산을 오르면서 야생화가 없다 하더라도 앞으로 며칠 또는 한두 달이면 필 것들을 생각해 보며 이름이나 불러주자는 생각에 가벼운 마음으로 비가 오늘부터 시작해서 내일까지 온다는데 그리 많지 않은 강우량이고 무엇보다 구라청의 말을 꼭 들어야 하는 마음도 없었기에 부담 없이 나선 길이다.
그런데 들머리 초입부터 갑자기 쏟아지기 시작하는 소나기로 카메라 촬영까지 방해받으면서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카메라만 아니면 모처럼 오는 단비라 시원하게 흠뻑 맞으며 걷는 것도 좋으련만 부득이 우의를 착용하고 어렵게 포스팅을 할 수밖에 없었다.
두시간 정도 비가 온 후 주변의 구름이 걷히면서 조망이 트이기 시작했으나 그때는 이미 하산하는 시간이다. 오늘은 식물 공부나 해보자는 일념으로 처음부터 마음먹고 우중이지만 한컷 한컷 어렵게 담아 본 것인데 그나마 이것들 아니었더라면 복주산이 아니라 저주산이 될 뻔했다.
∥산행정보∥
♣ 행정구역: 들머리-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하오재로 529 (하오재터널 입구), 정상-강원 화천군 사내면 명월리, 날머리-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감성마을길 99
♣ 산행코스: 하오재터널 입구- 하오현- 1046봉- 복주산- 이외수문학관-감성마을
♣ 거리: 약11km(들머리-10:30, 날머리-17:00)
∥복주산[伏主山] 개요∥
강원도 철원군의 남동부에 위치한 산이다(고도:1,152m). 군의 근남면 잠곡리과 화천군 사내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조선 시대 지리지와 고지도에는 복주산에 대한 기록이 나타나지 않는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조물주가 세상을 심판할 때 온 천지가 물에 잠겼는데 이 산의 봉우리만 그 물위에 주발만큼 남았다고 한다.
따라서 복주라는 지명은 '복주께'에서 유래하였는데, 복주께는 주발을 의미한다. 아마도 산 정상이 뾰족하여 그러한 유래를 가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 산은 한북정맥의 남한쪽 들머리인 대성산과 이어져 있으며, 복계산과 복주산을 종주하는 경로는 산악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산 정상의 넓은 봉우리에 올라서면 북한 지역이 바로 보이고 대성산 ·백적산 · 백운산 등의 조망도 뛰어난데, 능선에는 치마바위 · 감투바위 등 기암이 많다.
1998년에 조성된 자연휴양림이 있다. 주변 잠곡리 일대의 인공림과 어우러져 울창한 산림, 맑은 계곡 등 자연경관이 수려한 곳이다. 또한, 휴양림 아래에 있는 사곡천에 잠곡댐이 건설되어 있다.
[출처:한국지명유래집]
▼ 들머리에 도착하니 훈련중이던 탱크 몇대가 이동중이다. 마침 6.25에 일요일이니 67년전 새벽에 남침으로 시작된 한국전쟁이 연상되는 듯 하다.
▼ 산행할 때 마다 늘 버릇처럼 어떤 식물만 봐도 이름이 저절로 떠오른다. 이것은 <거북꼬리>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이다. 잎끝에 크게 세개로 갈라진 모습이 거북이 꼬리와 같아 붙여진 이름인 모양인데 아래의 <풀거북꼬리>와 비교가 된다.
▼ 위의 거북꼬리와는 달리 잎 끝이 세개로 갈라지지 않고 긴 꼬리 모양이 한개 있는 <풀거북꼬리>이다. 이 밖에 좀깨잎나무, 개모시풀등을 구별하기가 쉽질 않다.
▼ 개다래...
덩굴식물인 개다래는 잎을 꽃과 같이 흰빛을 띠게 하여 벌, 나비를 유인하는데 그렇다고 진짜 꽃이 없는 것은 아니다.
벌, 나비들에게 얼른 눈에 띄기 쉽게 잎으로 알림 역할을 하니 자연의 섭리가 신비롭기만 하다.
▼ 개다래 꽃
▼ 딱총나무...
잎을 비비면 화약냄새가 난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가지를 꺾으면 "딱"소리가 난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 등 그 정확한 유래는 알 수가 없다. 이와 비슷한 나무로 지렁쿠나무와 덧나무가 있다.
▼ 기린초
기린초(麒麟草)란 이름은 우리가 아는 키 큰 동물이 '기린'이 아니라 기린초의 잎이 옛날 중국 전설에 등장하는 상상 속의 동물인 기린의 뿔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그런데 그 상상 속의 기린은 덕과 도를 쌓아 백수의 영장으로 불렸으며 신통력을 나타내는 것이 이마에 돋은 외뿔이었다고 한다. 이는 동물의 수컷은 기, 암컷은 린이라고 부르는데,특히 몸은 사슴같고, 말같은 갈기와 발굽이 있으며 꼬리는 소 같고, 날개가 있어서 하늘을 날아 다녔다고 하는데 두꺼운 잎과 꽃을 기린의 뿔에 비유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 미역줄나무...
줄기의 뻗침이 마치 미역의 고갱이(풀이나 나무의 줄기 한가운데에 있는 연한 심) 처럼 유연하고 튼튼하게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 조록싸리
▼ 큰뱀무...
뱀이 자주 다니는 곳에서 자라는 무의 잎을 닮은 식물이라고 붙여진 이름.
▼ 싱아...
줄기를 먹으면 신맛이 나서 싱아라는 이름이 붙었을 것 같다. 우리 어릴적에는 이것보다 <수영>이란 식물의 잎을 먹으며 싱아라고 했다. 잎을 따 먹으면 엄청 시기에 생각만 해도 침샘을 자극한다.
▼ 도깨비부채
▼ 봉오리 진 말나리...
열흘 정도면 필 듯 하다.
▼ 숙은노루오줌...
뿌리에서 노루오줌 냄새가 난다고 붙여진 이름. 곧게 피는 노루오줌과는 달리 숙여서 피기에 숙은노루오줌이라 한다.
▼ 끝물인 물참대...
꽃이고 사람이고 질 무렵이면 왜 이리 초라해 보이는가! 초라해 보이지 않는 심안(心眼)의 경지는 언제쯤 도달하려나...
▼ 이곳이 기온이 낮아서 인지 아직도 피어있는 독초 <천남성>
▼ 범꼬리...
범꼬리 치고는 너무 쥐꼬리 같다.
▼ 참조팝나무
▼ 복주산 정상을 지나니 날이 서서히 개기 시작하면서 조망이 트인다.
▼ 여로
▼ 광릉갈퀴
▼ 개시호
▼ 고추나무 결실...
이 넘만 보면 어릴적 게잡다가 집게발에 물린 트라우마로 흠찟!
▼ 산꿩의다리
▼ 끝물인 고광나무 꽃
▼ 금강초롱꽃...
복더위에 피는 꽃이다. 8월 중순이면 피겠다.
▼ 눈개승마 결실
▼ 오리방풀...
잎의 모양이 오리를 닮았다해서 붙여진 이름
▼ 파리풀...
승독초[파리蠅독毒초草]라고도 하며 뿌리를 갈아서 밥등에 섞어 파리가 먹으면 죽으므로 파리를 잡는데 쓰인다 하 여 붙여진 이름으로 이런 종류가 하나 둘이 아니기에 얼핏 스치면 모두 깻잎같이 보일 수도 있겠다.
▼ 홀아비꽃대 ...
비슷한 식물로 <옥녀꽃대>가 있다.
▼ 마치 산삼잎으로 착각이 들 정도로 비슷한 당개지치
▼ 밀나물
▼ 단풍마
▼ 삽주
▼ 병조희풀
▼ 뒤돌아 본 복주산
▼ 복주산 그 너머로 우측 멀리 광덕산이 구름에 살짝 가렸다.
▼ 당겨본 광덕산과 우측 상해봉
▼ 광덕산의 조경철천문대
▼ 진행하는 북쪽 방향의 왼쪽 복계산과 오른쪽 대성산
▼ 당겨 본 복계산 (1,054m)
▼ 당겨 본 대성산(1,175m)
▼ 정글화 된 계곡의 숲
▼ 관중
▼ 어린 순이 마치 산마늘(명이나물)과 비슷한 독초인 <박새>
▼ 참나물, 파드득나물과 비슷한 참반디...어린 순은 나물로 한다.
▼ 아직 피지 않은 눈빛승마
▼ 나래회나무
▼ 퉁둥굴레
▼ 마치 노리개 수술을 연상케 하는 박쥐나무 꽃
▼ 다래
▼ 등갈퀴나물
▼ 술패랭이꽃
▼ 큰까치수염
▼ 개망초가 핀 산자락
▼ 일동 차렷! 안녕히 가세효~~
▼ 큰금계국이 핀 도로를 따라 그렇게 산행을 마친다. 꽃이 피고 지듯, 긴세월의 인생도 그렇게 피고 진다. 오늘이 제일 젊은 날이며 행복한 날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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