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11일(일)
선운사의 석산(이명:꽃무릇)을 처음 본 것은 2012년 9월 28일이다. 중부지방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어 지인들과 함께 석산을 촬영하기 위해 그곳으로 달려간 것이다. 그곳에 가면 나는 개인적으로 세번을 멀미한다고 표현했다. 첫째는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교통체증에 멀어서 멀미하고 그곳에 도착하면 관광객에 둘러싸여 사람에 멀미하고 세번째 꽃을 하도 많이 보아 꽃에 멀미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불갑사도 갔었지만 사람 많은 곳을 피해 다른 야생화를 촬영 하러 그곳은 둘러보지도 않고 다른 곳으로 간일이 있다. 이번에 오랜만에 불갑산 산행겸 석산을 보기위해 참석하게 됐다.
전남 영광에서는 상사화축제를 9월 16일(금)부터 9월 18일(일)까지 3일간 열린다고 한창 준비중이다. 몇 퍼센트 정도나 피었을까 궁금했는데 가보니 역시 40~50퍼센트나 피었을까 아직 봉오리진 상태가 많아 최대 군락의 멋진 풍경은 볼 수가 없는 것이 아쉬웠다.
지자체에서는 왜 꽃무릇축제라고 부르지 않고 상사화축제라고 했을까...물론 꽃무릇이라는 정식 명칭도 아닌 석산이라는 정명을 가진 꽃이어서 그 역시도 정확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석산(石(돌)蒜(달래))이란 명칭이 낯선 단어여서 순수히 우리말인 꽃무릇이라고 표현하는데는 이견을 갖고 싶지 않다.
그러나 상사화란 정명을 가진 꽃이 버젓이 있는데 석산인 이름으로 상사화축제라고 부르는 것은 좀 의아하다. 두 식물이 모두 수선화과에 속하고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하고 생각한다, 그리워한다는 의미에서 상사화(相思花)로의 공통점이 있어서 우리가 '상사병'이란 용어에 익숙해 있어 그렇게 축제명도 붙였으리란 추측이다.
상사화는 꽃이 7~8월에 피는 반면 석산(꽃무릇)은 9~10월에 피며 꽃색깔, 꽃모양새도 좀 다르다. 또한 그냥 무릇이란 식물과 꽃무릇 역시 매치가 되지 않는 꽃인데 어떻게 꽃무릇이란 명칭이 붙여졌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튼 이번 기회에 식물명에 대해 정확히 아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산우님들에게 이러한 내용을 설명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어 의미있는 산행길이 되었다.
∥산행정보∥
♣ 행정구역: 들머리- 전남 영광군 불갑면 모악리 380-11, 불갑산 연실봉-전남 함평군 해보면 금계리 산42-8
♣ 산행코스: 주차장-덫고개-노적봉-법성봉-투구봉-장군봉-연실봉-구수재-불갑사 일주문-버스주차장
♣ 거리: 약9km (들머리-10:45, 날머리-15:30)
∥불갑산 개요∥
높이는 516m이고, 주봉은 연실봉이다. 원래는 아늑한 산의 형상이 어머니와 같아서 '산들의 어머니'라는 뜻으로 모악산이라고 불렀는데, 백제시대에 불교의 '불(佛)'자와 육십갑자의 으뜸인 '갑(甲)'자를 딴 불갑사가 지어지면서 산이름도 불갑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숲이 울창하고 산세가 아늑하며, 참식나무와 상사초 같은 희귀식물들이 자생군락을 이루고 있다. 많은 인파가 북적이지 않아서 조용한 산행을 하기에 좋으며, 특히 가을에는 아름다운 단풍이 유명하다.
불갑사의 창건시기는 정확하지 않으며, 중국의 승려 마라난타가 서해를 건너서 맨 처음 도착한 법성포와 가까운 이 산에 창건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불교와의 깊은 인연 때문인지, 산은 그리 크지 않아도 암자가 7, 8개나 된다.
불갑사 경내에는 대웅전(보물 830), 팔상전, 칠성각, 일광당, 명부전, 만세루, 범종루, 향로전, 천왕문(전남유형문화재 159) 등 수십 점의 문화재가 있고, 또한 절 뒤에는 각진국사가 심었다고 전해지는 수령 700년 정도 된 참식나무(천연기념물 112)가 있다. 1908년에 의병대장 이대극(李大克)·이백겸(李伯謙)·김남수(金南洙)·김관섭(金寬燮) 등이 이곳과 장사산(長沙山)을 중심으로 영광·무장·고산·함평·고창 등지에서 활약하였다.
산행은 불갑사에서 시작하여 저수지·동백골·해불암을 거쳐 정상에 이른 다음 노루목·법성봉·전일암을 거쳐 참식나무 군락을 따라 불갑사로 내려오는 코스가 있는데, 산행시간은 3시간 30분 걸린다. 정상인 연실봉에서는 서쪽으로 바다가 보이는데 서해 낙조의 아름다움은 토함산의 일출과 함께 널리 알려져 있으며, 내륙쪽으로는 광주 무등산과 담양 추월산이 보인다. 불갑사 일원에는 국내 최대규모의 꽃무릇이 자라는데 해마다 9월 중순 초가을에 '불갑산꽃무릇축제'가 열린다.[출처:두산백과]
▼ 불갑사 일주문으로 가는 입구, 일주문 못미쳐 좌측으로 화장실이 있고 그 부근이 산행 들머리이다.
▼ 그리 높지 않은 산이라고 얕잡아 봐선 안된다. 정상은 해발 516m로 들머리의 고도가 낮으므로 초보산행자들은 힘에 겨울 수 밖에 없다. 육산이긴 하지만 경사도가 있고 작은 봉우리들을 여러번 거쳐 가야하기 때문에 오늘 같이 바람 한점 없는 무더운 날엔 더욱 그렇다.
▼ 20여분 올라가니 조망이 트인다. 불갑사 전경이다. 불갑사의 저수지에 물이 별로 없는 것을 보니 이곳의 가뭄이 심한 것 같다.
▼ 왼쪽의 장군봉과 멀리 불갑산의 최고봉인 연실봉이 조망된다. 지도상엔 연실봉이 함평군에 속하고 바로 우측의 조금은 낮게 보이는 봉우리가 불갑산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불갑산은 영광군에 속하니 그렇다면 불갑사와 함께 영광군에 묻히고 마는 함평군의 연실봉은 억울하지 않을까...
▼ 수많은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다.
▼ 불갑사를 둘러싼 형태의 산을 한바퀴 돌아 하산하면 벼가 익어가는 들판쪽의 주차장까지 걸어가야 하는 코스이다.
▼ 불갑사 전경을 다시한번 당겨봤다. 창건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상당히 오랜 전통이 있을 듯한 큰 규모의 절이다.
▼ 장군봉과 연실봉이 눈앞에 펼쳐졌다.
▼ 불갑산 산행내내 등로 주변이 석산이 피어있어 놀라왔다. 나도 그랬듯이 산에 오르지 않고 경내에만 있는 관광객들은 전혀 생각하지 못할 일이다.
▼ 어떻게 해서 이렇게 산정상까지도 꽃이 피어 있을까 모두가 의아해 할 것이다. 물론 자갈이 깔려있는 계곡에도 군락을 이뤄 피고 있다. 최초에 어느 정도는 인위적으로 식재했으리라 보지만 역시 자연적으로 야생화되어 무성생식의 분열형으로 비늘줄기 세포에 의해 환경만 맞으면 빠르게 번식할 수 있는 것이다.
▼ 정상인 연실봉 가까이 이르자 멀리 호수와 같은 연암제가 조망된다.
▼ 금계리
▼ 용봉과 모악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저곳을 경유해서 하산하는 코스도 있지만 계획된 코스가 아니기에 그냥 하산할 수 밖에 없다.
▼ 뒤돌아 본 불갑산 정상부위
▼ 구수재에 다다랐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하산하면 불갑사로 내려가는 길이다.
▼ 무슨 나무인지를 살펴보지 못했다. 느티나무로 추정할 뿐... 수령이 좀 된 나무같다.
▼ 하산길에 본격적으로 핀 석산을 만난다.
▼ 얼마나 가물었는지 저수지가 바닥이 드러날 태세다.
▼ 불갑사 경내
▼ 뭘 보고 이리 놀란 표정들인가? 집나간 꿀벌이 지붕 처마밑에 무더기로 붙어있는데 커다란 말벌 한마리가 꿀벌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모습에 모두 놀라는 모습이다.
▼ 석산이 만개하면 지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붉은 빛으로 물들여 있겠지만 산행시기가 좀 빨랐다. 그렇다 해도 추석명절을 끼고 갈 수도 없는 일이다. 9월 25일 정도가 절정일 듯 싶다.
▼ 다른 곳에서 모셔온 사진인데 만개했으면 이렇게 운치있는 풍경을 담았을 아쉬움이 있다.
※ 참고: 상사화- http://blog.daum.net/ksbni/7153586
▼ 진노랑상사화
▼ 붉은노랑상사화
▼ 가을정취가 묻어나는 모습들...
▼ 영광산림박물관
▼ 안데스음악(잉카음악)의 악기를 연주하는 공연도 선보이고 있고...다양한 볼거리, 먹거리가 발목을 잡는다.
▼ 불갑사 일주문까지 도착, 주차공간 부족으로 버스주차장까지 걸어가야 한다. 이곳은 산행 보다도 관광차원에서 가볍게 걸으며 보고 먹고 즐기며 시간을 보내기에는 더할나위 없는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 가족들의 산책장소로는 그만이다. 그런면에서 다소 부족한 시간에 여유없이 산행한 것이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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