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23일(토)
한달전서 부터 벼르고 있던 주작, 덕룡산 산행 날짜가 드디어 다가왔다. 남들로 부터 들은 바에 따르면 지리산 공룡능선보다 더 힘들다느니 산세가 험해 조심해야 한다느니 아무튼 순탄치 않은 산행일 것이라는 부담은 은근히 있었다.
옆지기는 두번씩이나 갔다온 산행인데 첫번째는 당일치기로 거의 우회해서 산행을 해서 그리 힘든 줄 몰랐는데 2주전 1박2일로 두륜산까지 산행계획으로 우회코스 없이 산행을 하니 풍경에 매료되어 그리 힘든 줄 모르고 산행을 했다고 한다. 그 얘기를 듣고서 여성들도 하는데 못할 것이 뭐가 있겠냐는 생각에 다소 안도감이 든다.
도착해서 헤드랜턴을 켜보니 밧데리가 언제 나갔는지 쓸 수가 없는 가운데 처음부터 가파른 능선에 암릉이 시작되니 앞 사람의 불빛에 겨우 의지하여 한발 한발 내딛기를 한시간쯤 걸었을까 서서히 날이 밝아온다.
다소 해무가 낀 아침에 잠시 열어주는 풍경이란 과히 오긴 잘왔구나 싶은 생각부터 든다. 덕룡산 암릉구간을 무사히 마치고 작천소령의 임도 잔디에서 아침겸 점심을 먹고 주작능선을 타는데 스틱은 아예 접어둔지 오래고 양손으로 바위를 잡고 밧줄로 오르내기를 수도 없이 하니 군에서 하는 유격훈련이나 다름없다.
끝이 없을 것 같은 암릉을 다 타고 내려올 쯤에는 발바닥도 아프고 팔도 아프다는 회원들이 많다. 역시 말로만 듣던 주작,덕룡산이다.
주변에 명산이 너무 많은 탓이어서인가 비록 100대명산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너무도 인상깊은 산이다. 언제 또 기회가 나더라도 다시 가 볼지는 모르겠지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담고 온 산행지다. 충분히 고생한 만큼의 보람이 있었던 산행이고 야생화와 함께 멋지고 힐링한 산행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산행정보∥
♣ 행정구역: 들머리- 전라남도 강진군 도암면 월하2길(도암리), 날머리-전남 해남군 북일면 오소재로(흥촌리)
♣ 산행코스: 소석문-동봉-서봉-작천소령-오소재
♣ 거리: 약12km(들머리-04:30, 날머리:14:30)
∥덕룡산 개요∥
덕룡산(해발 432.9m)은 산이 반드시 높이에 따라 산세가 좌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산이다. 해남 두륜산과 이어져 있는 덕룡산은 높이래야 고작 400m를 가까스로 넘지만 산세만큼은 해발 1,000m 높이의 산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정상인 동봉과 서봉, 쌍봉으로 이루어진 이 산은 웅장하면서도 창끝처럼 날카롭게 솟구친 암릉, 암릉과 암릉사이의 초원능선 등 능선이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과 힘의 진수를 보여준다. 찾는 이가 많지 않아 자연의 은밀함을 맛볼 수 있는 산이기도 하다.
덕룡산의 산행은 강진의 소금강이라고 불리우는 소석문 협곡에서 시작하여 능선을 타고 동봉과 서봉을 지나 동쪽사면의 이정표를 따라 수양리로 내려가는 코스가 있고, 장거리 산행에 자신 있는 사람은 암릉산행을 마친 다음 동사면을 따라 수양저수지가 있는 쪽으로 하산하거나 초원능선 - 작천소령 - 수양관광 농원 코스로 하산할 수 있다. 산행시간은 소석문 - 동ㆍ서봉 - 작천소령 - 수양관광농원까지 연결하는 코스는 6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기 때문에 아주 흥미있는 등산로로 알려져 있으며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마실 물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주작산 개요∥
주작산(해발 428m)은 이름에서도 풍기듯이 봉황이 날개를 활짝펴고 나는 듯한 형상을 지닌 산이다. 봉황의 머리부분에 해당하는 지점이 최고봉으로 우측 날개 부분은 해남 오소재로 이어지는 암릉이며 좌측날개는 작천소령 북쪽에서 덕룡산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강진 만덕산에서 시작해 석문산-덕룡산-주작산에 이르는 암릉은 북동에서 남서방향으로 해안선과 나란히 이어져 확트인 바다내음을 마음껏 느낄 수 있다.
산행은 수양 관광농원에서 시작, 임도를 이용하여 정상에 오를 수 있으며 승용차로도 진입할 수 있다. 산행의 묘미를 느끼고자 한다면 두륜산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오소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암릉구간(약 4.5km)을 거쳐 정상에 오르면 확트인 해안선과 드넓은 간척지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되어 암릉과 더불어 독특한 경관을 느낄 수 있다.
주변에 수양관광농원과 사방댐이 잘 정비되어 있어 어린이들의 물놀이를 겸한 여름 휴가철 피서 장소로 안성맞춤이다.[출처:대한민국 구석구석]
▼ 날이 밝으면서 병꽃나무가 빵끗~
▼ 쇠물푸레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핀 산이다.
▼ 동봉에서 진행할 방향의 풍경
▼ ㅎ ㅣ야~ 멋지다. 이곳에서 실제 보지 않은 사람은 이 멋진 장면의 느낌을 맛보기가 어렵다. 그것이 카메라의 한계이고 표현하기는 역부족이다.
▼ 저 멀리 능선 끝자락이 산행 중간쯤 될 것인데...흐미~멀긴 멀다.
▼ 뒤돌아 본 동봉 모습
▼ 뒤돌아 보는 풍경의 멋에 산행이 더뎌진다.
▼ 서봉에서 진행할 방향을 바라본 풍경
▼ 뒤돌아 본 서봉
▼ 쇠물푸레나무 꽃이 한창이다.
▼ 청미래덩굴도 막 피기 시작하고...
▼ 뒤돌아 본 서봉 모습
▼ 돌아 보고 또 돌아 보고...
▼ 저 앞의 봉우리를 지나 한 봉우리만 지나면 덕룡산의 마지막 코스이다.
▼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두륜산...
▼ 뒤돌아 본 능선
▼ 뒤돌아 당겨본 암봉
▼ 산철쭉이 화사하게 한창 피고 있는 중이다.
▼ 수리딸기가 지천이다.
▼ 매화말발도리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 바닷가에나 있어야 할 갯장구채도 여기까지 올라왔다.
▼ 회잎나무
▼ 시원스레 펼쳐진 지나온 능선
▼ 저 앞 봉우리를 지나면 안부가 나오고 그곳부터 주작능선이 시작된다. 멀리 두륜산이 뚜렷이 보인다.
▼ 이곳이 주작산이 아닌데 주작산 475m 표지석이 있고 덕룡봉 정상475m로 되어 있으니 헷갈린다. 주작산과 덕룡산 능선이 만난 곳이어서 일런지...
▼ 지나온 능선을 보니 참으로 멀리도 왔다. 지금쯤 절반 조금 더 온듯하다.
▼ 앞으로 진행할 주작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마치 설악 공룡능선 축소판 같다. 저 암릉을 끝까지 통과해야 된다 생각하니 다소 부담스럽다.
▼ 주작능선이 끝나면서 두륜산 능선과 연결된다. 당겨본 두륜산...
▼ 눈으로만 담기엔 너무 아쉬운 멋진 풍경이다.
▼ 오월에나 피는 쥐오줌풀이 벌써 폈다.
▼ 선밀나물
▼ 임도 안부에서 점심을 먹고 주작능선의 산행을 본격 시작한다.
▼ 475봉이 벌써 아득히 멀어진다. 하나같이 누가 세워 놓은 바위들인가!
▼ 기초유격 훈련장이 따로 없다. 줄곧 이어지는 암릉에 밧줄을 이용한 산행은 계속된다.
▼ 이곳을 통과하려했으나 배낭을 벗지 않고서는 통과 불가!
▼ 5월 중순이면 흐드러지게 필 시내의 이팝나무를 연상하는 쇠물푸레나무 꽃이 풍성하다.
▼ 잎이 고깔과 같이 생겼다해서 붙여진 고깔제비꽃.
▼ 풍경을 담는데는 앞뒤가 따로 없다. 진행방향이나, 뒤돌아 본 풍경이나 놓칠 수 없는 멋진 장면들이다. 뒤돌아 본 풍경...
▼ 이런 코스를 몇 번을 거쳤을까...오르고 내리기가 수도 없다.
▼ 얼마나 남았을까...저 능선을 넘으면 될 일인지 서서히 짜증이 나는 듯 하다.
▼ 그러나 넘고 나면 또 나타나는 암릉들...
▼ 여기서부터 서서히 순한길, 착한길의 폭신한 흙길이 이어진다. 드디어 말로만 듣던 주작덕룡산 산행을 마친 것이다. 물론 주변에 100대명산이 많아서 인지 이곳은 100대명산에 포함시키진 않았지만 100대명산에 들고도 남을 만한 멋진 곳임엔 틀림없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의 한페이지를 또 한번 장식하게 됐다.
▼ 활짝 웃는 각시붓꽃으로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