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면 매미소리, 풀벌레 소리도 요란해 진다.
한 여름의 협주곡이라고나 할까?
그늘 밑에 앉아 이러한 자연의 소리를 들어왔기 때문에 시원하게 느껴지는 소리다.
어릴 적에 방학이 되면 으레이 학교에서 내준 숙제로 식물채집, 곤충채집을 해서 정성껏 학교에 제출하곤 했다.
그래서 그런지 모든 곤충들과는 친숙해져 있었다. 장난감이 거의 없었던 시절이어서 살아 있는 장난감들이었기 때문이다.
앞 뿔이 다리 쇠똥벌레(말똥구리)와 장수풍뎅이는 수수깡으로 달구지를 만들어 끌게 하고 집게가 달린 사슴벌레끼리는 싸움도 시켜 본다.
여치는 보릿대를 엮어 여치장을 만들어 안에 가둬 놓고 오이 등을 넣어 키워도 봤다.
방아깨비는 처음엔 힘찬 방아를 찧는데 힘이 빠진 다리를 하도 흔들어 방아를 찧게 해서 다리를 부러뜨리기가 일쑤였다.
고추잠자리, 된장잠자리는 밀잠자리와 달리 땅에 잘 앉는 법이 없어서 잠자리채를 긴 막대기끝에 개나리 가는 가지를 둥글게 휘어 묶은 다음 초가집 어귀에 어김없이 있는 거미줄로 씌어 만들고 날아다니는 잠자리를 향해 냅다 휘두르면 곧잘 잡히곤 했다.
요즘 매미채 보다는 휠씬 실용적이지 않나 생각해 본다.
잠자리는 다리에 실을 묶어 날렸고, 실증이 나면 고리른 조금 자르고 풀줄기를 꽂아 날려 보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니 참 짓궂었던 것 같다. 그런데 아직 만지지 못하는 곤충이 있으니...
이름하여 사마귀란 놈이다. 꼭 마귀같이 생겨서 어려서 부터 무서워 했으니까...
요즘 아이들, 곤충들 보기만 해도 기겁을 할텐데...
옛 생각이 나서 또 정서상 좋을 것 같아서 곤충을 잡아 손에 쥐어 주려 하지만 아이들 생각에는 괴롭힘이라 생각할런지 모른다.
자연은 변함이 없으나 삶의 환경변화와 함께 인간은 변한다.
이 무더위에 매미소리가 들려주는 시원함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