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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야기/고향 추억

그 시절의 민속전통놀이

 

어릴 적 여름방학이면 “아침 조회”가 있어서 아침 일찍 눈을 비비고 일어나 학교 운동장으로 간다. 벌써 나와 있는 형들은 운동장에 선을 그려 놓고 놀이를 하고 있다.

땀을 흘릴만큼 놀고 나면 출석을 부르고 마을 청소등을 간단히 하고 집으로 향했다.

동네마다 동갑네기가 10여명이상은 되지 않았나 생각되어진다.

농촌에 애들이 많다보니 몰려다니며 놀 궁리를 하는데 가장 간편한 놀이가 땅에 선을 긋고 노는 것이다.

꼭 학교 운동장이 아니라도 집집마다 넓고 평평한 마당이 좋은 놀이터였다.

어느 집 마당이고 추수 때면 곡식을 떨어내는 장소였기 때문에 농사가 많은 집일 수록 마당이 컸고 돌이 없어야 했다. 그 마당이 옆집으로 가는 길이었고 울타리 없는 이웃들인 것이다.

그러니 마을 전체가 놀이터라 할 수 있었다.

 남자애들 놀이는 여자애들 놀이보다 더 동적이고 다양했다.

여자애들은 공기놀이와 고무줄놀이 정도였다면 남자애들은 계절마다 놀이가 달랐다.

겨울에 자치기, 구슬치기, 제기차기, 활쏘기(수수깡 사용), 연날리기, 쥐불놀이 등을 주로 했는데 계절에 관계없이 비석차기, 도둑놈 잡기 놀이가 있었고 남녀 함께 즐겼던 사방치기, 땅따먹기, 줄넘기, 술래잡기, 실뜨기가 있었다. 

정말 절친한 동무들이었다. 장난감 하나 없었던 시절... 동무가 있어야만 놀이를 할 수 있었고 재미가 있었다. 놀이를 하다가 다투는 일도 있었지만 그 속에서 우정이 더 깊어갈 수 있었다. 그야말로 공동체를 체득하며 성장한 그 시절의 어린이들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러한 놀이가 무슨 민속 전통놀이가 될 줄이야...

1.5평방미터의 공간만 있으면 컴퓨터에 앉아 몇 시간씩 게임을 하고 오락을 즐기는 요즘 세태를 보면서 아득한 그 시절을 다시금 생각해 본다.

 하루 얼굴 보고 친구라고 서슴지 않게 말하는 요즘 아이들... 동무라는 말이 어울릴 것이다.

그리고 그 시절 같이 어울렸던 그들이 진정 친구라고 부르고 싶다.

농촌에서 사라진 놀이문화... 지금은 도시 아이들이 민속놀이로 학교에서나 어쩌다 접해 보고 있는가 보다.

발등위에 비석을 올려놓고 세워져 있는 상대방 비석을 멋지게 쓰러뜨리고 싶은 충동이 요즘 부쩍 일어나는 것은 또 왜일까?


★ 첫번째 물음표로 된 놀이는 "길막기"라는 놀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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