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3일(토)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강원도 지방은 37도를 오르내리니 가히 찜통더위라 할 수 있다. 이런 무더위에 산행이라니...
그것도 높이가 1004m인 울진의 백암산이다. 35도의 날씨라고는 했는데 후에 알고 보니 37도였다는데 어쨋든 이 무더위에 산행을 한다는 마음을 갖는 것 자체가 좀 그렇긴 하다. 그러나 마음 먹으면 또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에 예년처럼 길을 나섰다. 처음 가 보는 산이고 무엇보다 백암폭포와 선시골의 시원한 물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기도 하다.
∥산행 개요∥
♣ 소재지: 들머리- 경북 울진군 온정면 온정리 975(백암온천모텔), 정상- 온정면 산 1-1, 날머리- 온정면 소태리 1452(백암온천관광안내소)
♣ 코스: 백암온천모텔-감시초소-존질목-천냥묘-선시골삼거리-헬기장-백암산-백암산성-백암폭포-금강송길-백암온천관광안내소
♣ 거리: 9km(출발:11:42, 도착:17:20)
▽ 오늘 코스는 A, B, C조로 나뉘어 A코스는 시계방향으로 빨간 코스이고 B, C조는 갈림길에서 시계반대 방향인 파란색 코스로 오르게 되는데 B조는 정상을 찍고 백암산으로 내려오는 코스이고 C조는 정상을 오르지 않고 선시골 갈림길에서 바로 선시골로 내려가는 코스이다. A코스를 처음에는 생각했으나 도착시간도 30분이나 늦었고 무더위에 도저히 15km 넘는 산행이 쉽지 않을 것 같아 B코스를 타기로 한다.
▽ 예상보다 30분이 늦은 11:42에 도착한 버스에서 하차하여 백암온천모텔 부근에서 복더위에 피는 배롱나무 가로수를 보며 후끈 달아오른 아스팔트길을 400여 미터 올라가니...
▽ 갈림길이 나오고 감시초소가 있는 오른쪽으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산행에 돌입한다.
▽ 고즈넉한 금강송길도 올라오는 지혈에 숨이 턱턱 막힌다.
▽ 이곳 갈림길에서 왼쪽길로 접어 들면 A코스로 백암폭포를 거쳐 백암산 정상을 오르는 길이고 오른쪽 길은 B코스로 백암산 정상은 물론 정상 오르기전, C코스인 선시골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 가다보니 묘 2기가 나오는데 천냥묘라 한다.
천냥묘의 유래는 옛날 김녕김씨 집에 천씨 성을 가진 머슴이 있었는데 돌아가신 아버지를 모실 자리가 마땅치 않아 산속 이 자리에 아버지 묘를 썼다 한다. 그런데 그 이후로 그 머슴이 하는 일마다 잘 되어 주인이 그 이유를 알아본 즉, 아무래도 그 아버지 묘 때문인 것 같아서 지관을 불러다 형세를 보니 명당인지라 그 머슴을 구슬려 천냥의 돈을 주고 그 무덤자리를 샀다는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 능선 길을 가면서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서쪽풍경...
▽ 7월 장마가 진지 얼마되지 않아서 수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계곡은 물이 거의 흐르지 않는다.
▽ 폭우로 인해 쓰러진 나무들로 덮친 등로가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다행이다.
▽ 비지땀을 흘리며 겨우 선시골 삼거리에 도착, A코스는 정상을 밟고 이쪽 선시골로 방향을 틀어 내려가야 하는데 벌써 지나쳐야만 할 시간이다.
▽ 병조희풀을 오랜만에 만나고...
▽ 속단과 비슷한 송장풀도 만개했다.
▽ 이명으로 방아잎이라고도 불리는 배초향
▽ 헬기장은 관리가 되지 않아 풀이 무성하다.
▽ 백암산 정상으로 가는 낙엽이 폭신한 길...
▽ 무더위에 정상 오르는 것을 포기할까 망설인 끝에 올라보니 헬기장이 갖춰져 있는 넓은 공간이다. 강렬한 햇빛으로 더 이상 머무를 수가 없다.
백암산은 경북 울진군과 영양군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서, 태백산백의 지맥인 중앙산맥에 우뚝 솟아 있다.
전체적인 산세는 능선이 북동쪽에서 남동쪽으로 뻗어 있으며, 산세가 웅장하고 참나무와 적송과 금강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조망도 무척 우수하여 동쪽으로 동해바다, 서남북쪽으로는 고산준령(高山俊嶺)이 보이는 등 사방으로 막힘이 없다. 그리고 동쪽 기슭에는 40m높이의 백암폭포가 있으며, 북쪽 계곡에는 신선계곡으로 불리는 선시골이 있는데, 용이 살았다는 늪을 포함하여 수십개의 담(潭)과 소(沼)가 있다. 또한 동쪽능선에는 신라 때 축성되 고모산성, 할매산성, 조선 선조때 축성된 백암산성이 있으며, 동쪽 끝자락에는 국내 유일의 방사능 알칼리성 온천인 백암온천이 있다. 백암산이라는 이름은 "흰 백(白), 바위 암(巖)"자로서, "흰바위산"인데 '정상의 바위가 하얗다고 하여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 정상은 헬기장을 겸비한 넓은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주변 조망을 해 보기로 하는데 A코스 인원들도 우리하고 이곳 정상에서 합류가 됐다. 예정대로라면 벌써 선시골 방향으로 갔어야 시간내에 하산하는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들도 우리가 올라 왔던 코스로 하산하기로 한단다.
▽ 남쪽 방향으로 멀리 주왕산이 보인다.
▽ 당겨 본 주왕산 방향
▽ 북서방향으로 검마산과 일월산이 보이고...
▽ 북쪽 방향으로는 잡목에 가려 조망이 안된다.
▽ 올해와 비슷한 시기인 2023년 7월 30일 올랐었던 검마산(1017m)과 그 뒤로 일월산을 당겨봤다. 검마산이 백암산보다 13m 더 높았지만 올해 처럼 더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 날도 덥고 식수도 부족하니 빨리 하산 해야겠다.
▽ 조금 내려오다 보니 흰바위에서 조망이 트여 다시 한번 경관을 살펴보고...
▽흰바위 아래로는 깊은 계곡이 형성되어 있다. 이 계곡 아래 끝부분은 온정저수지가 자리하고 있다.
▽ 날은 더워 인생샷 한장 담기도 귀찮지만 산우 덕에 한컷!
▽ 하산 길은 까칠하고 경사가 급하다. A코스로 올라왔던 산우들은 B코스로 올라 온 산우들보다 더 힘들었을 것 같다.
▽ 산그늘사초의 녹색물결이 보기 좋다.
▽ 백암산성에 도착...
백암산성은 경북 울진군 온정면 온정리 산1-1번지에 해당되며 백암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해발 665~800m고도에 위치한다. 이 산성은 석성으로 축조되었으며 내성(1,225.5m)과 외성(391.7m)으로 전체 길이가 1,617.2m이다. 문헌에 의하면 통일신라시대쯤 축조되어 조선초에 그 기능을 잃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전해오는 구전으로는 신라시대 때 구대림(丘大林), 황락(黃洛) 두 장군이 축조한 석성으로 신라왕이 왜란을 피해 이 성에 머물렀으며, 고려 공민왕도 난을 피해 잠시 와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백암산 남동쪽 계곡의 이름은 "모르시골" 인데 왜구들이 이 계곡을 통해 몰래 백암산성으로 진격하여 성을 함락 시켰는데 적이 온 줄도 몰랐다고 한데서 연유하여 "모르시골"로 지금도 불리고 있다.[안내문]
▽ 묘가 있는 이곳에서 좌틀, 백암폭포 방향으로 진행...
▽ 바위아래에 새들이 서식하고 있다고 하여 새터바위라고 하는 곳에 도착...
▽ 새터바위 위에서 담아 본 풍경
▽새터 바위 아랫부분
▽ 계단을 내려서게 되면 백암폭포에 이르게 된다.
▽ 장마가 지난지 얼마되지 않아 수량이 꽤나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겨우 샤워할 수 있는 양의 물이 흐른다. 이곳에서 옷을 입은 채로 그대로 몸을 적시고 나니 피로가 한 순간에 풀린다.
백암폭포는 해발 400m에 위치하며 폭 25m, 높이 30m에 2단 폭포이다. 백암과 주변 금강송과의 조화가 경관을 이룬다.
▽ 백암폭포에서 300m 정도 하산하게 되면 두갈래 길이 나온다. 이정표에는 왼쪽으로 가면 백암온천, 오른쪽은 온천체험마을로 표시되어 있다. 오른쪽길로 가면 안되고 왼쪽 백암온천으로 가야 능선으로 접어 들어 올라갔던 갈림길인 존질목과 만나게 되는 길이다. 중간에 자칫 계곡으로 빠지는 길이 있는가 보다. 후에 뒤쳐진 산우가 잘못 길을 들어서는 바람에 결국 이튿날 상경하게 되는 상황을 맞게 되었다.
▽ 들머리였던 이곳 태백온천모텔에서도 몇 백미터 더 가야 버스를 탈 수 있다.
▽ 백암 온천마을의 LG생활연수원 건물
▽ 야시장이 열렸는지 하루종일 시끌벅적하다.
▽ 이곳에서 버스에 탑승하면서 산행을 마친다. 금일 산행은 계곡의 물도 없고 1004m의 고산을 오른다는게 쉽지 않아 중간에 포기도 생각했었지만 도전의식을 갖고 올라봤다. 선시골을 걷지 않고서는 백암산만 오른다면 의미가 별로 없는 산인 듯도 하다.
그렇다고 서울에서 버스로 이동하는 시간과 걷는 거리를 고려할 때 16km는 무리일 수밖에 없다. 여름보다는 해가 짧아도 시원한 계절을 택해 속도를 높여 걸을 수 밖에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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