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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경상북도

[울진] 천축산 & 불영사

2024년 5월 4일(토)

안 가본 산행지를 찾다보니 오지 산행을 하게 된다. 오지 산행을  원하는 것은 아닌데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오지의 산은 우선 길이 잘 나있지를 않아 나뭇가지에 걸려서 걷기가 불편할 뿐만 아니라 이정표가 없어서 엉뚱한 길로 갈 수도 있다. 뿐만아니라 안전상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어서 더욱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한다. 오늘  신청한 산행지도 오지나 다름 없는 울진의 천축산으로 처음 들어 보는 곳을 가게 됐다.

그러나 천축산의 계곡이 그 옛날 군시절에 훈련장소로 지나쳤던 불영계곡임을 알게 되어  몇 장  남아있는 사진을 살펴보며  반가운 마음에 신청을 하게 된다. 그 당시 가을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사진을 담아뒀었는데 지난  40년 전의 추억을 더듬어 볼겸 얼마나 변했는지 궁금증을 갖고  출발한다.

∥산행 개요∥

♣ 소재지: 들머리-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하원리 43-1 , 정상- 금강송면 하원리 산 1-1 , 날머리- 추소리 752-6(주차장)

♣ 코스: 하원리(전치)버스정류장-징검다리-사방댐-능선길-통신탑-천축산-북바위봉-전망바위-불영사-불영교-일주문-주차장

♣ 거리: 9.0km(출발:12:00, 도착:17:10)

▽11:30 이면 들머리에 도착할 버스가 길을 잘못 들어서는 바람에 12:00에 도착, 산행을 시작한다. 울진으로 가는 36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삼근리의 삼근교차로에서 오른쪽으로 빠져야 되는데 그냥 직진하는 바람에 중간에 차를 돌려서 빽을 하게 되었다. 기사도 그렇고 리딩대장도 그렇고  세심하지 못해 결국 30분 정도를 허비하고 말았으니 산행마감 시간이 30분 늦춰진 17:10으로 조정이 됐다.

▽ 하차하자 마자 하원리 버스정류장에서 동쪽인 울진방향으로 바라 본 풍경

불영계곡쪽으로 이동,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1급수의 맑은 계곡물의 징검다리를 건너게 되는데 수량이 많지 않아 등산화를 벗어야 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청명한 날씨에 기온은 무려 28도로 예보되었으나 이곳은 아무래도 3도 정도 낮은 25도 정도로 상쾌한 기분을 느끼는 날씨다. 

막 피기 시작하는 고추나무...5월이면 장미의 계절이라 하지만 흰꽃이 많이 피는 계절이다. 아까시나무, 이팝나무, 찔레꽃, 조팝나무 등...

4월의 연두빛은 사라지고 신록의 계절로 녹음이 짙어간다. 금강송이 많아 행정구역도 금강송면이 되었으니 소나무들이 보기 좋다.

척박한 땅에서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온갖 풍파에 시달린 소나무들은 또다른 운치를 갖고 있다. 

정상 100여 미터를 앞두고 통신탑이 세워진 이곳까지 GPS 상으로 3.3km를 올라오는데 1시간 50분이 걸렸다. 맨 뒤에서 쉬엄 쉬엄 올라오니 산이 높은 줄도, 힘든 줄도 모르겠다.

천축산(天竺山 653.3m)

경상북도 울진군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서, 울진의 대표적인 명산이다.

전체적인 산세는 능선이 동서로 뻗어 있으며, 동쪽으로 동해바다. 서쪽으로는 통고산과 이어져 있고, 수백년된 금강송(松)인 춘양목과 느티나무,  굴참나무가 많이 있다. 그리고 정상 서쪽 능선에는 북바위라는 암봉이 있으며, 그 북쪽 기슭에는 651년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한 비구니 사찰인 불영사(佛影寺)가 있으며, 그 옆으로는 우리나라 최고의 계곡이며 명승6호로 지정된 불영계곡이 있다. 조망도 무척 우수하여 동쪽으로는 동해바다, 북쪽으로는 불영계곡이 보이는 등 사방으로 경북의 마루금이 장관이다.

천축산이라는 이름은 "하늘 천(天), 대나무 축(竺)"자로서, 서기 651년 의상대사가 이곳의 산세가 인도의 천축산과 비슷하다고 하여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주변 조망을 해 보기로 하는데 북서쪽 방향으로 봉화의 횡악산(911m), 진조산(912m), 비룡산(1131m), 세덕산(740.8m), 오미산(1076.6m), 멀리 태백산도 살짝 보인다. 

북쪽으로는 백병산(1260.6m), 삿갓봉, 안일왕산(819.3m), 삼척의 응봉산(998.5m)이 조망되는데 낙동정맥의 마루금이다.

당겨 본 백병산

북동방향의 풍경

미세먼지로 인해 동해의 푸른바다는 볼 수 없고 멀리 울진읍내가 보인다. 

당겨 본 울진읍내 풍경

정상 아래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인증 한컷!

하산하면서 북바위봉을 바로 지나 전망바위에서 남서쪽 방향의 주변을 다시 조망...국립자연휴양림이 있는 통고산(1066.5m)과 멀리 영양군의 일월산(1217.7m)이 희미하게 보인다. 

남쪽 방향으로는 금장산(862.2m), 백암산(1004m), 영양에 있는 국립자연휴양림인 검마산(1017m), 울련산(939m)이 보인다.

검마산 부근은 역시 낙동정맥의 마루금이다.

※ 참고: 검마산 & 국립검마산자연휴양림 https://openwindow.tistory.com/7154765

당겨 본 통고산...통상 오른쪽 봉우리가 통고산으로 알고 있지만 도상을 살펴보면 뒷쪽 봉우리가 조금 더 높고 통고산 정상으로 표기 되어 있다. 낙동정맥 구간이기도 하고 국립자연휴양림으로 언제 오를 기회가 있을런지 모르겠다.

명품소나무들...

▽ 전망바위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볼 수 있었던  아쉽게도 가 보지 못한 북바위

불영사 진입로 500여 미터를 앞두고 맑고 시원한 계곡물에서 잠시 몸을 씻고...

하산하는 내내 올 겨울에 폭설을 견디지 못하고 가지가 부러지고 쓰러진 나무들이 등로를 가로 막고 있어 산행이 훨씬 더디고 신경이 쓰였다. 

뒤돌아 본 사면의 쓰러진 나무들로 등로가 유실이 되어 안전에 유의를 해야 한다.

계곡과 경사면을 빠져나와 드디어 불영사 가는 진입로를 만나 일단 사찰을 둘러 보기로 한다.

불영사(佛影寺)

천축산 불영사는 광천이 휘돌아 감아 산태극(山太極), 수태극(水太極)을 이루어 양 기운이 서로 합치는 자리에 위치하고 있어 길지에 해당한다. 불영사는 신라 진덕여왕 5년(651) 의상대사(義湘大師)가 이곳에 도착하여 산세를 보니 서역의 천축산과 비슷하고 물 위에 부처님의 그림자가 비치므로 절을 짓고 그 이름을 '천축산 불영사'라 칭하였다고 전한다. 이후 '불귀사(佛歸寺)' 또는 불영암(佛影菴)'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불영사는 1396년(태조 5) 화재로 소실되어 이듬해 소운법사가 재건하였으며,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으로 영산전을 제외한 모든 건물이 불탔으나, 1602년(선조 35) 인섬스님이 대웅전을 중건하고 1609년(광해군 1) 서원법사가 불영사를 중창하였다. 다시 1720년(숙종 46) 불영사에 화재가 발생하여 대웅전과 선당 등이 소실되었으나 1725년(영조 1) 천옥법사가 불영사를 중수하였으며, 1899년(고종 광무 3) 설운선사가 중수하는 등 여러 차례 중수되어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는 고찰로 전통사찰로 지정되어 있다.[안내문]

불영지의 법영루

대웅전과 삼층석탑

광천과 불영사로 들어 오는 진입로

삼각봉과 불영사 계곡으로 불리는 광천의 풍경

 삼각봉

불영교를 지나고...

▽ 1984년 10월 22일 군시절 훈련 중 잠시 쉬면서 담아 본 불영계곡의 가을 풍경으로 떡갈나무잎으로 만든 모자를 썼던 일이 기억으로 남는다. 그 당시에는 이곳은 일반인이 범접할 수 없는 오지 중 오지였는데 촬영장소가  어디쯤일까 검색해 본 결과 오늘 산행 들머리인 하원리 버스 정류장에서 울진 방향으로 약 3km 떨어진 곳으로 추정된다. 오늘은 별도로 그곳까지 갔다 올 시간적 여유가 없어 아쉬웠지만  혹시 여름철 불영계곡 트레킹이 있다면 신청하여 그 때나 들러 봤으면 좋겠다.

윗 사진에 뒤로 보이는 바위 사진을 최근 블로그에서 발견하고 틀림없는 이곳 불영계곡 어느 지점에서 촬영했음을 확인할 수 있어 반가웠다. 40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니 바위 아래 붙은 나무는 그 당시 없었던 나무다. (모셔온 사진)

불영사 계곡의 광천

불영사 일주문으로 바로 옆에는 매표소가 있고 매표를 해야만 들어갈 수가 있어서 사실상 하산의 등산로로 사용할 수가 없는 사찰 소유지이기도 하다. 천축산에서 북바위봉을 지나자 마자 불영사에서 등로에 등산금지 표지가 있고 우회하도록 되어 있는 이유가 매표와 상관이 있음을 알게 됐다. 아울러 불영사의 소유지가 엄청나다는 것도 짐작이 됐다.

일주문을 나와 주차장의 버스에 오르면서 오늘 산행을 마감한다. 천축산은 그렇게 알려진 산행지 같지는 않다. 다만 불영사와 함께 불영계곡이 유명하여 호기심에 와 본 것인데 딱히 볼거리가 없는 것만은 사실이다. 다만, 그리 힘든 산행은 아니고 계절마다 나름 힐링이 되는 코스라는 생각이 든다. 한 여름 계곡에서 시원한 물놀이와 함께 트레킹을 해도 좋을 듯 하며 가을의 단풍을 즐기며 산행해도 좋을 듯 하다. 옛 추억을 더듬으며 3주만에 오른 산행으로 찌푸둥한 몸이 풀린 듯 하고 기(氣)를 받은 것 같아 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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