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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충청북도

[제천] 등곡산

2023년 11월 19일(일)

원정산행을 한지가 한달이 됐다. 어느 계절보다 이곳저곳 갈 데가 많은 가을철에 다른 일과 겹쳐 못 가게 되니 그냥 가을을 보낸 것 같아 아쉽다. 이젠 초겨울이라 할만큼 쌀쌀해진 날씨지만 모처럼 산행지를 찾던 중 제천의 등곡산이 눈에 들어왔다. 충주호 주변을 돌며 힐링해 보자는 생각으로 신청을 하고 오늘을 기다려 왔다.

∥산행 개요∥

♣ 소재지: 들머리-충북 제천시 한수면 탄지리 264-6(상노리 입구) , 정상- 탄지리 산 22-1 , 도착- 탄지리 237-10(SK주유소)

♣ 코스: 상노리 입구-중치재-등곡산-삼각점봉-사방보-SK주유소

♣ 거리: 7.5km(출발:09:20, 도착:13:20)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이기에 09:20분에 들머리에 도착, 산행마감 시간이 16:20분으로 주어졌으니 산행 최대거리 14km로 잡고 7시간이 주어진 것인데 넉넉한 시간이다. 등곡산 정상에서 황학산과 장자봉을 왕복하고 떡갈봉을 경유, 마지막 월형산으로 한바퀴 도는 코스인데 갯버들은 등곡산에 올라 잡목으로 인해 조망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월형산 방향으로 이동하자는 것이 GPS를 확인하지 않은 결과, 반쪽 짜리 산행을 하고 말았으니 3시간을 식당에서 보내는 것도 곤혹이었다.

※ 크게 보려면 사진 위에 커서를 올려 놓고 클릭!!

 

▽ 단양방향 쪽으로 세워진 산악회 버스에서 하차,  상노리 마을로 가는 왼쪽 길로 진행하게 된다.

▽ 남쪽을 바라보니 월악산이 보이고 날씨는 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옅은 안개도 낀 상태다. 

▽ 버스가 온 충주시 방향으로 본다면 오른쪽 고개로 오르게 된다.

▽ 상노리 마을로 가는 외길이다. 충주호에 둘러 싸여 있어 북노리, 역리, 황강리 마을들이 이 길 외에는 없는 셈이다.

▽ 하차지점에서 이곳까지 600m로 이 반사경이 있는 부분에서 오른쪽 산길로 접어 들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 처음부터 급경사로 치고 올라가다 보면 이와같이  쭉 뻗은 좁은 능선도 많이 걷게 된다.

▽ 물론 낙엽이 쌓여서도 그렇겠지만 등로가 확실히 나 있지 않은 오지 산행이나 다름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들머리에서 2.5km 지점인 정상에 도착했다. 등곡산은 삼면이 충주호(청풍호)에 둘러싸여 있다. 등곡산이라는 이름은 "고개 등(嶝), 골짜기 곡(谷)" 자인데, 그 정확한 유래에 대해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정상에서 충주호를 바라보며 악어와 같은 형상들의 지형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접어야 했다. 소나무와 잡목에 가려서 시원한 조망을 할 수가 없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공이교가 보인다. 그 오른쪽으로 악어봉도 보일텐데...

▽ 지도로 본 악어봉 아래의 악어섬들...

 맨 아래 부분 악어봉에서 남쪽으로 뻗은 악어섬들이 기묘한 형태로 많은 사진작가들이 찾는 곳이기도 한데 월악산 국립공원에 속하면서 요즘은 산불방지기간(11.15~12.15)으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한다.

황학산이나 장자봉을 오르면 악어섬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 봤지만 암릉이 없다면 잡목에 가려서 전혀 조망이 없을 것이란 예감은 수많은 산행을 통해 직감으로 알 수가 있기에 운동삼아 간다는 것은 앞으로 걸을 거리로도 충분하기에 포기하고 만다.

커튼이 드리워진 것 같은 잡목 사이로 보이는 충주호 풍경

살짝 보이는 충주호의 일부 풍경을 망원렌즈로 당겨 봤다.

명품 소나무는 충북지역의 어느 산을 가나 만날 수 있다. 특히 괴산지역이나 제천지역이 많은 편인데 이 소나무도 마치 용트림 하는 것 같아 눈길을 끈다.

이렇듯 협소한 능선이 많아 설산 산행은 위험요소가 많이 따를 것 같다.

폭설등으로 더 이상 자라지 못하고 가지마다 굽고 휘어지고 마치 춤을 추듯 흥미로운 모습이다.

나뭇가지 사이로 이러한 조망도 감지덕지...

삼각점봉 뒤로 떡갈봉이 보인다.

뒤돌아 본 등곡산 정상인데  왼쪽으로 올라 오른쪽으로 지나왔다. 

모처럼 시원하게 월악산 영봉과 오른쪽으로 중봉, 하봉이 눈에 들어온다. 

당겨 본 국립공원인 월악산

잡목 사이로 북쪽 방향의 풍경

웬일로 이렇게 조망할 곳이 있나 했더니 산불이 나서 이곳 일대가 나무가 없어서다. 역시 침엽수는 죽어서도 운치가 있다. 

수년전 삼각점봉 일대에 산불이 났었던 모양이다. 앞 봉우리가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이고 왼쪽으로 살짝 보이는 봉우리가 떡갈봉이다.

삼각점에서 인증...

이곳 등산로 일대에는 능선에는 소나무, 골짜기에는 참나무 종류의 낙엽송이 자란다.

골짜기의 참나무들...

삼각점봉에서 내려서면 낙엽이 발목을 덮고 그 앞으로 떡갈봉이 가로막고 있다.

떡갈봉으로 가는 능선...

떡갈봉을 오르는 200m가 보통 경사가 아닌데다가  낙엽이 있어 미끄러지기 쉬워 보통 애를 먹은 것이 아니다. 떡갈봉 정상에는 이렇듯 좁은 공간에 그 흔한 표지판 하나가 붙어 있는 것이 없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내려서서 보이는 능선을 향했어야 하는데 갯버들이 사실상 맨 선두로 가는 입장이라 왼쪽에는 길이 없어 보이고 오른쪽으로 시원하게 능선이 뻗어 있고 길이 좀 나 있는 듯 하여 아무 의심없이 그냥 진행한다.

협소한 능선을 따라 혼자 걷는 길도 운치 있어 보이고 룰루랄라 좋기만 하다. 

그런데 때론 당혹스럽게 길은 아닌 것 같고 잘못 왔나 두리번거려봐도 다른 길은 없어 보인다. 그동안의 경험을 비춰 봤을 때 도상에 표시될 정도의 길이라면 어느 정도 길이 나 있어야 하는데 완전 오지 산행일  것이란 생각으로 진행,  앞으로 앞으로...

▽ 일제 강점기에도 그렇지만  60년대까지만 해도 이와 같이 소나무에서 송진을 채취한 시절이 있었다는데... 이곳 일대 소나무는 죄다 이런 흉칙한 상처 투성이어서 볼썽 사납다. 

마지막 급경사의 소나무 숲길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 겨우 있는 듯 없는 듯  잡목 사이로 난 길을 따라 하산하니 등산금지구역이란다. 내려왔는데 어쩌라구...

아직도 갈 길은 먼 것 같은데 웬 사방보(댐)가 나온다. 이곳에서 일단 간식을 먹기로 하고 앞산의 높이를 보며 치고 올라갈 생각을 하니 엄두가 나질 않는다. 느낌이 이상하다 하여 GPS로 위치를 확인해 보니 이런... 계획된 산행코스 절반을 뚝 잘라먹고 하산한 꼴이 됐다. 

지금까지 산행해 왔지만 이렇게 감쪽 같이 알바 아닌 알바를 하면서 절반을 뚝 잘라먹고 산행한 적도 없다. 그러나 아쉬운 마음이 하나도 없는 것은 어차피 조망을 즐기고자 산행을 하는 나로서는 차라리 잘된 일이라며 마을 식당에서 막걸리나 한잔하자는 생각에 위안이 된다. 이곳 계곡에 뭔 팬션들이 자리잡고 있다. 

모처럼 만난 노박덩굴 열매도 색감이 이뻐 보이고...

댕댕이 덩굴 열매도 이뻐 보인다.

이건 또 무슨 시설인고? 모노레일 탑승장 같은데...

알고 보니 월악산 모노레일이라 한다. 매표소가 있지만 언제부터 중단이 되었는지 을씨년스러워 보인다. 이곳은 월악산이 아닌데 무늬만 월악산 모노레일인 것 같다. 

마감시간 3시간 전에 하산했으니 어디서 뭘 하며 시간을 보낼지가 문제다. 휴게소 같은 건물은 폐건물이 된지 오래된 것 같고 버스에 올라타자니 버스기사가 쉴텐데 방해 될 것 같고...

SK주유소 근방에 식당이 있어 다행이다. 

닭곰탕을 시키고 막걸리 한병을 먹고 나니 이제 남은 2시간을 보내는 일만 남았다. 버스 교통편이라도 있으면 악어봉까지 멀지 않기에 가보려 했으나 없어서 택시까지 생각해 봤지만 여의치 않아 포기한다. 이번 산행은 조망도, 볼거리도 없었던 다만, 모처럼 바람 쐬며 여유롭게 힐링했던 산행으로 기억에 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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