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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섬/전라도

[여수] 백야도

2023년 5월 6일(토)

백야도는 2022년 3월 12일 무박으로 새벽같이 달려와서 헤드라이트를 켜고 산행을 마친 다음, 아침 첫배로 개도와 하화도를 갔다오는 일정으로 갔었던 곳이다. 그러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밤에 인증을 한답시고 백호산을 오르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생략을 하고보니 백야항에 발걸음을 한 것외에는 아무런 근거도 없어 갔다오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100섬에 후기가 없는 유일한 섬이 됐다.

대부분의 산악회에서는 백야도는 거의 개도나 금오도를 갈 때 스쳐지나는 섬일 뿐으로 새벽시간에 백호산을 잠시 올라 인증이나 하고 하산하는 장소이니 온전히 주변을 조망하며 산행하기란 어렵기에 개인적으로 가서 오를 수밖에 없는 섬이다.

그래서  이제나 저제나 일정을 망설이다 이와같이 지금까지 공지가 되었더라도 성원이 안되어 못가거나 잠시 인증이나 하고 바로 올랐다가 하산하는 형식적인 섬산행지인 또 다른 창원의 저도, 통영의 장사도 등 섬 3개를 묶어 1박2일 일정으로  아내와 함께 탐방하기로 한다.

산행 및 트레킹 정보

♣ 소재지: 전남 여수시 화정면 백야리

♣ 코스: 버스정류장- 1봉-2봉(백호산정상)-3봉-갈림길-활처바구전망대-큰언덕전망대-모래둠벙전망대-신기선착장삼거리-카페시로-버스정류장(원점회귀)

거리: 7.1km(출발: 11:50, 도착: 15:00)

백야도 개요

호랑이 같이 사나운 사람이 산다 하여 ‘백호도(白虎島)’라 불렀다고도 하고, 섬의 주봉인 백호산 정상의 바위들이 흰색으로 섬이 하얗게 보여 ‘백호도’라 불렀다고도 하나 1897년 ‘백야도(白也島)’로 개칭되었다.

▽ 산악회에서 정한 마감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산행 및 트레킹을 하니 훨씬 부담이 적다. 오늘은 이곳 백야도를  탐방하고 내일은 통영의 장사도를 갔다가 창원의 저도를 트레킹을 해야하니 오후에 거제시내로 가서 저녁을 먹고 1박을 할 예정이다.  

▽ 백야대교 전경

백야대교(白也大橋)는 여수시 화양면 안포리와 여수시 화정면 백야리 백야도 사이를 잇는 아치교이다. 총 사업비 377억원을 들여 건설했으며 여수시와 고흥군을 연결한 11개의 다리 중 첫 번째 다리에 속한다. 총 연장 325m인 이 다리는 2000년 6월 29일에 착공하여 2005년 4월 14일에 완공하였다.

3일 연휴기간 중 첫째날인 5월 5일은 통영의 장사도와 창원의 저도를 탐방하고 백야도는 5월 6일에 백호산을 오르고 귀가할 예정이었다.그러나 우천관계로 하루씩 미뤘고 배를 타야하는 장사도의 기상관계를 고려하여 일정을 바꿨는데 이곳은 어차피 같은 날 오게 된 셈이다. 도착하자마자 백호산 중턱까지 안개가 끼었었는데 이른 점심을 먹고 나니 안개가 걷혔다.

백야항의 주변을 둘러보고...

개도로 가기위해 승선하는 승객과 차도선이 대기 중에 있다.

금방이라도 비가 올 듯 찌푸린 날씨다. 멀리 돌산도가 구름층에 가려져 있다. 

백야도 백호산을 산행하고 북쪽의 신기마을을 트레킹할 예정이지만 건너편의 서쪽은 생략하기로 한다.

백야대교를 지나 마을 위쪽에 있는 버스정류장이 있는 곳에서 20m쯤 진행하여 오른쪽으로 등산로 입구가 있다.

입구 간판이 작게 표시되어 있고 이 지점부터 백호산 정상을 오르는 등로와 함께 백호산 주변을 한바퀴 돌아볼 수 있는 생태탐방로가 있다.

등로 입구에서 조금 올라가면 이와 같은 편백나무 숲을 지나게 된다.

왼쪽에 버스정류장과 승용차 1대가 세워져 있고 그 아래로 마을이 자리하고 있는 풍경, 멀리 돌산도의 구름층이 벗어날 기미가 없어 보인다.

오른쪽으로 직진하면 생태탐방로로 백호산을 한바퀴 도는 길이며 왼쪽으로 가야 백호산을 오를 수가 있다. 왼쪽으로 정상을 올랐다가 하산하여 북쪽 마을을 트레킹하면 이쪽 길로 원점회귀하는 코스이기도 하다.

쭉쭉 곧게 뻗은 편백나무 숲이 눈길을 끈다.

통나무 계단도 나오고, 등로가 대체로 잘 정비되어 있어 그만큼 이 산을 찾는 발걸음이 많았음을 짐작하게 한다. 

데크계단이 설치된 곳을 오르면서 정상이 멀지 않았다는 느낌이 온다.

계단위에서 남쪽 방향을 조망해 보는데 왼쪽의 돌산도는 구름에 완전히 가렸고 오른쪽 앞의 제도와 그 뒤로 개도가 역시 구름에 가려져 있다.

 낮은 산에 이런 너덜길도 지나게 되고...

북쪽 방향으로 백야대교가 보이고 화정면 안포리 마을과 77번 지방도로는 전남 고흥의 포두면 옥강리의 옥강교차로까지 이어지는 도로로 조발도, 둔병도, 낭도를 거쳐 적금도에서 고흥을 연결하는 다리가 놓여져 있어 고흥을 단숨에  갈 수 있는 도로이기도 하다.

당겨 본 백야대교와 건너편 화정면 안포리 마을과 그 너머 멀리는 여수시내의 아파트 건물들이 희미하게 보인다.

화정면 안포리 마을

안포리에 속하는 오란도

오른쪽 옥상이 녹색인 화정면사무소가 보이고 바로 왼쪽으로 긴 건물이 안일초등학교 백야분교장이 보인다. 왼쪽 아래 태양열전지판이 설치된 가옥 앞에 들머리이기도 한 버스정류장이 보인다.

해발고도 64m에서 산행을 시작했으니 217m를 올라 온 셈으로 쉬엄쉬엄 26분만에 올랐다. 벤치에 앉아 잠시 간식을 먹고...

갑자기 안개가 끼어 주변 조망은 없으나 그래도 한밤 중에 헤드라이트를 켜고 산행하는 것 보다는 낫다는 생각으로 벼르고 벼르던 백호산 1봉을 올랐다는 것이 마치 설악산 대청봉에 오른 기분이다. 그런데 여기서 뭔가에 홀렸는지 뒤로 오솔길이 보이길래 그것이 등로인 줄 알고 한참을 내려가다 보니 길은 험해지고 결국 길이 끊긴다.

GPS를 살펴보니 엉뚱한 방향으로 간 것을 알고 다시 원위치하여 진행하게 되어 다행이다. 대낮에 이렇게 알바해보기도 흔치 않은 일인데 아마도 캄캄한 새벽에 길을 잘못 든 산꾼들이 만들어 놓은 등로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조금은 굴곡이 졌지만 암튼, 커다란 너럭바위가 자리하고 진행방향으로 백호산 정상인 2봉이 보인다. 바로 왼쪽으로 길이 뻥 뚫려 있고 안개는 끼어 있으나 2봉이 희미하게나마 보이는데 왕복 200여 미터나 알바를 해서 동행한 아내에게 존심이 구겨졌다.

▽ 바위조망처에서 주변을 살펴봤지만 역시 구름층은 걷힐 줄을 모른다.

잠시 뒤돌아 본 풍경

좌우 조망을 즐길 수 있는 위치에 벤치가 놓여져 있는 곳이지만 역시 앉아 있을만한 분위기는 아니다.

벤치 아래의 바위에서 바라 본 백야항

드디어 백호산 정상인 2봉에 도착했다. 

백야산(백호산, 286m))이 모두 백석으로 둘러있고 멀리서 보면 투구처럼 둥실둥실한데  산 정상에 석문이 있는 석보가 있어 '백야도(白也島)'라는 지명을 얻었다. 마을 뒷산에 범(虎) 모양의 돌들이 모두 흰색(白)을 띠고 있어 범이 새끼를 품고 있는 것 같다하여 백호산으로도 불린다.

 

이쯤에서 왼쪽의 사유지인 울타리를 넘어야 3봉을 오르는데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바람에 110여 미터를  진행하다  다시 되돌아 와 오른다. 뭔가 있겠다 싶은 기대였지만... 

정상석이나 정상목도 없는 삼각점만이 놓여져 있어 발로 인증을 하고...

하산길에 바위전망대가 있지만 찐한 곰탕이다. 개도, 하화도를 가면서 이곳에서 보는 조망이 좋겠다는 판단으로 개인산행까지 하게 된 것인데 아쉽게 됐다.

맑은 날이면 이러한 풍경을 멋지게 즐겼을텐데 대신하여 블로거 사니조은님의 사진을 모셔왔고 지명은 갯버들이 기재했다. 남동쪽의 풍경으로 화태도로부터 개도의 봉화산까지 보인다. 100 섬에 포함된 금오도 대부산과 개도 봉화산은 이미 다녀 온 섬이다.

  남서쪽 방향의 풍경으로 블야의 인증장소인 하화도의 꽃섬다리는 물론 멀리 외나로도의 봉래산과 오른쪽으로 내나로도가 보인다. 역시 외나로도 봉래산과 하화도 출렁다리가 100섬의 인증 장소인데 일찌기 갔다 온 섬이다.(사진출처:사니조은님 )

서쪽 방향의 풍경으로 내나로도의 상산에서부터 조화대교가 있는 곳까지 담긴 것인데 추도, 사도 우미산, 남도상산, 팔영산도 발자취를 남긴 산이다.(사진출처:사니조은님 )

아래 신기선착장이 보이고 왼쪽 멀리 고흥군과 여수의 적금도가 연결된 팔영대교를 비롯, 낭도대교, 둔병대교, 조발대교 순으로 보인다. 이 다리들은 과거 무박산행에서 산악회 버스가 새벽에 건넌 다리이기에 보지는 못했다.(사진출처:사니조은님 )

2봉에서 3봉을 오르지 않고 우회도로를 이용하다보면 결국 3봉에서 하산하면서 합류되는 지점이다. 3봉은 정상표지는 없지만 바위전망대에서의 조망이 좋아 필히 올라봐야 할 봉우리이다. 반대편에서 오르다보면 표시된 안내표지가 보인다.

정상 부근에서는 안개에 가려 조망이 전혀 되지 않던 풍경이 아래로 내려오면서 안개가 없어 오늘은 앞의 섬들이 보이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하산하면서 이와같이 갈림길 삼거리가 나오는데 원점회귀지인 남쪽 방향의 백야마을로 가질 않고 북쪽 방향인 생태탐방로로 우틀하기로 한다.

생태탐방로 양쪽에 돌담이 있는 것은 과거부터 어떤 용도였는지 모르겠다.

생태탐방로의 데크길 초입에서 또 한번의 헤프닝이 벌어졌다. 금지라고 쓰여진 노란색 바탕의 경고문이 난간마다 설치되어 있어 출입금지로 공사 중인 줄로 착각했고 그 옆으로 오솔길이 나 있어 위험구간 우회길인 줄 알고 한참을 가니 급경사로 위험한 막다른 해변 돌출부가 나와서 다시 되돌아 데크길 초입으로 왔다. 또 한번 알바를 한 셈이다. 동행한 아내만 괜히 고생시키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만 든다. 

경고문을 보니 출입금지가 아닌 '접근금지'이다. 바닷가 쪽 난간이 약해서 위험하니 접근을 하지 말라는것 같은데 난간에 기대지 말라는 글귀를 난간에  붙여 놓으면 될 일을 이렇게 주렁주렁 경고문구를 달아 놓은 것도 미관상 안좋아 보인다.

북쪽 마을로 가는 생태탐방로의 데크길이 잘 되어 있어 절로 힐링이 된다.

큰언덕 전망대가 있지만 오늘은 전망에 대한 기대는 접었다.

그나마 가까운 거리의 왼쪽 하화도와 오른쪽 상화도는 잘 보이는 셈이다. 

골무꽃이 결실을 맺었고 늦둥이가 만개해서 반겨주는 듯 하다. 

딸기 종류도 많은데 그 중 4월이면 커다랗게 흰꽃이 피는 장딸기가 큼지막하게 농익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씨가 작고 당도가 높아 씨가 대체로 굵은 멍석딸기 보다는 맛이 좋다. 

신기촌에서 바라 본 풍경으로 하화도에서 낭도까지 점점이 떠 있는 모습이 그림같다.

낭도에서 둔병도, 조발도를 경유, 화양면 장수리로 이어지는 다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차도 없고 오토바이 한대 지나가는 것을 못 볼 정도로 한산한 시골길을 걷자니 주변 식물을 보며 아내와 오랜만에 이런저런 이야기 꽃을 피우며 걷는 시간이 너무 좋다.

어느새 오른쪽끝으로 살짝 백야대교가 보이는 마을에 접어 들었고, 쉼터인 정자가 마치 한채의 작은 집처럼 잘 꾸며 놓았다.

이 언덕을 넘어서면 백야대교와 만나는 삼거리이다. 차량이 그리 많지 않아 이러한 도로를 걷는 것도  그리 위험하지는 않다.

백야대교가 끝나는 지점에 카페가 있어 들러봤는데 너무 이국적인 풍경이어서 이 그림만 본다면 한국인지 외국인지 분간이 안되는 멋진 분위기이다.

이런 풍경을 놓칠세라 오늘 함께 산행한 아내에게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전하고...

날씨 좋고 시간만 더 넉넉하면 이곳에서 더 머물고 싶은 공간이다.

멋진 백야대교를 다시 한번 담아본다.

카페 포토죤에서...

출발했던 곳의 버스정류장으로 원점회귀, 오늘 백야도의 백호산 산행 및 트레킹을 마쳤다.  100섬으로 정해져 있기에 정식으로 97번째 인증을 한 셈이다. 백야도는 조망을 하며 산행을 하고 조용한 오솔길을 걸으며 주변을 둘러 볼만한 섬이다. 물론 아는 분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하며 여유롭게 트레킹하면 더 좋을 섬이기에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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