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4일(일)
오늘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로 북상 중 제주에는 강풍주의보와 해상에 풍랑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수도권에도 비가 내리는 날씨다. 어제는 남해안에도 비가 온다는 예보로 인해 계획되었던 섬 트레킹도 취소되어 딱히 갈만한 곳도 없어 방콕하고 있었다가 답답하여 집 뒷산을 올랐었다.
오늘은 오전부터 비가 간간이 내리니 내친김에 집에서 푹 쉬자는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교동도의 난정 해바라기 정원이 생각이 났다. 작년에 만개한 해바라기를 보기 위해 나들이 계획을 세워서 갔었는데 하필 이틀 전에 강풍이 불어 모두 쓰러지고 말아 애석하게도 온전한 해바라기를 볼 수가 없어 내년을 기약해 보자고 했다. 결국 다음 주나 계획했었던 것이 또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고 하니 해바라기가 견뎌낼리가 없다고 생각한 끝에 오늘 오후에라도 가보자 하여 급히 길을 나섰다.
▽ 집에서 나와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를 타고 교동도를 가는데 나들이 차량이 별로 없어서 한 시간 남짓 걸린 시간으로 정원에 도착했다. 역시 해바라기가 만개한 상태로 절정을 이뤘다. 어제만 같았어도 날씨가 좋아서 더욱 화려한 해바라기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감상할 수가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감출 수가 없었지만 그래도 이만한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다.
▽ 작년에 강풍으로 하루 아침에 안타깝게 쓰러져 버려 주민들의 그간에 해바라기를 가꾼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 경험을 겪어서인지 해바라기 키가 작년보다 월등히 작은 품종으로 시기를 좀 늦추어 만개하도록 식재한 것 같다. 아무튼 앙증맞은 해바라기가 일제히 나를 주목하고 반갑게 맞아 주는 듯 하다.
▽ 입장료는 2,000원으로 그간의 주민들이 가꾼 노력을 생각하면 사실 관리비 정도도 안될 요금이다. 그래서 2,000원이지만 2,000원이 아닌 10,000원의 가치로 행복을 느낄 수도 있겠다.
▽ 해바라기는 해가 떠 있는 방향으로 향한다고 인식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꽃이 피기전 영양소 합성을 위해 해를 향하지만 정작 피고 나서는 방향을 바꾸지는 않는다. 이 해바라기들은 일제히 동쪽을 향하고 있는 모습이고 해마다 같은 방향으로 피고 있다.
▽ 해바라기의 꽃말은 꽃 이름대로 일편단심, 즉 당신만을 바라본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 예로부터 해바라기는 씨를 수확하여 간식으로 날 것으로도 먹었지만 주로 볶아서 먹었다. 어릴 적에 그 효능이야 따질 것도 없이 군것질로 먹었는데 가을철에 해바라기씨만큼 접하기 쉬운 것도 드물었던 그 어느 꽃보다 유익한 추억을 간직한 꽃이기도 하다.
▽ 작년에 이곳에 심겨진 해바라기가 2m는 족히 될 만한 크기였는데 어릴 적에는 정말 나무처럼 보이기도 했다. 해바라기 꽃 한개를 털면 호주머니는 두둑하고 씨알이 많으니 오래도록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 해바라기씨는 5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을 포함하여 각종 영양소가 고루 함유되어 있고 칼로리도 높아 예로부터 많이 애용되어 왔다. 특히 콜레스트롤을 낮춰 성인병 예방은 물론 각종 효능이 있다고 하니 해바라기만큼 유익한 꽃도 있겠나 싶다.
▽ 해바라기 그림은 금전운, 복을 불러온다고 하여 선호한다고 하는데 황금색 노란꽃은 밝고 깨끗하여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하여 액자로 많이 걸어 놓기도 한다.
▽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이다.
▽ 남쪽에 자리한 수정산 자락의 영향으로 다행히도 바람도 불지 않고 비가 그리 쏟아지지 않아 주변을 돌아볼만 했다.
▽ 이번 태풍에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고 해바라기가 잘 버티어 이번 추석연휴에도 많은 분들이 해바라기를 감상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내년에는 더 멋진 풍경을 기대하며 발길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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