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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야기/교동 풍경

[강화] 교동도 난정해바라기정원 & 고구저수지 연꽃

2021년 8월 22일(일)

 

길게만 느껴졌던 무더위도 말복이 지난지 열흘이 되니 한풀 꺾이고 조석으로는 선선하여 가을 느낌마저 든다. 하기사 입추가 보름이 지났으니 24절기는 속일 수가 없다.

그동안 자제했던 산행을 날씨가 시원해지면서 토요일, 일요일 연이틀 꼭 가보고 싶은 산행이 계획되어 있었으나 출발 사흘 전에 날씨예보를 살펴보니 비가 온다하여 모두 취소를 했다. 어제는 전국이 비가 왔는데 오늘은 오전은 흐리고 오후는 맑다는 예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오늘 산행만큼은 취소를 하지 않는 것이었는데 만차가 되어 출발했다니 도대체 기상청은 3일전의 일기예보를 못 맞춰 낭패를 보는 것이 한 두번이 아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아침 일찍 고향 방문길에 오른다. 지난 주에 고향 친구가 단톡방에 올린 난정해바라기공원의 풍경이 눈에 아른거릴 뿐만 아니라 눈요기도 하고 주변을 둘러 보다보면 운동도 자연스레 되면서 힐링이 될 것 같기 때문이다.

오후가 되어 관광객이 많아지면 풍경이 반감될 것 같고 오붓한 시간을 즐길 수 없을 것 같아 일찍 출발한다고는 했지만 현장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차량들이 저수지 아래 도로가에 길게 주차되어 있고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북적이고 진사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 고향 친구가 단톡방에 지난 주에 올렸던 난정해바라기공원의 풍경...

     아직 만개되지 않은 해바라기가 있어 그 이전에 찍었었던 풍경인 것으로 보인다.

 

 ▼ 해바라기 씨가 전혀 맺히지 않은 예쁜 모습이다. 이렇게 동쪽 방향인 한쪽으로만 바라보는 모습이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 해바라기 뒤태 모습도 예쁘다. 

 

평화의 노란 희망를 심는 곳

교동도 서쪽 끝 바닷가에 위치한 난정저수지는 2006년에 완공된 인공 저수지로 너른 교동 들판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다. 저수지 한 켠에 조성된 정자에 오르면 바다 건너 지척의 연백평야를 바라볼 수 있으며, 저수지 뚝방 길에서 바라보는 연백평야 너머로의 해넘이 풍경은 특히 아름답다. 

예부터 쌀 맛 좋은 곡창지대로 이름났던 교동과 연백의 주민들은 농번기 일손 품앗이를 위해 배를 타고 자유롭게 왕래하던 가까운 이웃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철책선을 사이에 두고 서로 바라만 볼 뿐이다.

오랜 시간 적막하기만 했던 저수지 주변으로 2019년 해바라기 마을정원이 조성되면서 난정저수지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난정리 주민들이 직접 해바라기를 심고 가꿔 저수지 주변을 노랗게 물들이고 교동도를 방문하는 관광객과 실향민들에게 휴식과 위안을 주는 장소로 거듭나게 한 덕이다.

해바라기로 가꿔지는 노란색 희망이 바다 건너 연백의 주민들에게도 움튀워져 언젠가 다시 일손 품앗이를 하던 그 시절처럼 남북 주민들이 자유롭게 왕래하고 소식을 전할 수 있기를 고대해 본다. [안내문]

 

 ▼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해바라기를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모두 쓰러지고 한쪽 귀퉁이에 서 있는 해바라기 모습이 전장에서 패한 패잔병들

    의 풀 죽은 모습이다. 아니, 그저께만 해도 20~30대의 젊음이었을텐데 이 모습은 아무리 봐도 50~60대로 겉 늙었다.

▼ 포토죤이 있으면 뭘하랴!  배경이 처참하니 그저 안쓰러울 뿐...

어제 날씨가 문제다. 그동안 가물어서 푸석하던 흙이 폭우와 바람으로 머리와 큰 키의 해바라기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모두 쓰러져 버린 것이다. 그저께만 해도 멀쩡하던 해바라기들이 이런 상황이 되어 버렸으니 믿어지지 않는 풍경이다.

입장료로 받던 2,000원은 커녕 오늘부터 아예 폐쇄하려 했던 관리자분들이 통제를 못해 너도 나도 입장하는 바람에 그나마 주변을 둘러 볼 수 있었다. 

 

  ▼ 당신만 바라 본다고 한다더니...

 

▼ 그래도 서로 의지하여 쓰러지지 않은 젊은 해바라기들이 이곳을 찾은 분들을 위해 이렇게 나마 위로를 하는 듯 하다.

 

▼ 아무래도 내년에 다시 오라고 가는 사람을 배웅이라도 하는 듯 환하게 웃는다.

 

▼ 너는 또 뭥미? 

 

▼ 무더위가 좀 사그라진 듯 하더니 벌판의 이른 벼는 벌써 추수를 얼마 앞 둔 가을 풍경이다.

 

 ▼ 이번에는 고구저수지의 연꽃을 둘러 보기로 한다. 연꽃은 7월부터 피기 시작하여 8월 말까지도 핀다. 데크길이 2019년에 설치되어 연꽃 뿐만이 아니라 수생식물들을 감상할 수가 있다. 연을 언제부터 식재했는지 엄청나게 번식을 했다.

 

  ▼ 이곳도 어제의 폭우 때문인지 연꽃이 온전치 못한 가운데 그래도 본연의 아름다운 색감으로 눈길을 끌게 한다.

 

▼ 어리연의 모습도 보인다. 노랑어리연도 함께 있으면 더 보기 좋을 것 같다.

  

 ▼ 저수지 한 가운데로 이동할 수 있는 데크길이 놓여져 있어 이와 같이 수생식물이 군락이 이루기 전까지는 루어낚시인들의 출조지로 각광을 받기도 했다. 

 

  ▼ 아직 봉오리가 맺힌 것들이 많으니 앞으로도 당분간은 연꽃을 보러 오는 이들이 많을 것 같다.

 

▼ 어제 내린 비로 연잎마다 물을 머금고 있다. 교동도에 연잎밥이 인기를 끌날도 있지 않을까 싶다.

 

  ▼ 연꽃이 만개한 것도 예쁘지만 피기 전의 봉오리도 매혹적이다.

 

  ▼ 연실(蓮實: 연의 과실)이 많은 것으로 봐서 그동안 피고지고를 반복해 왔다는 걸 알 수 있다.

 

 ▼ <부들>과 <줄> 사이로 숨어 핀 연꽃이 아름답다.

 

 ▼ 데크 한 가운데 멋진 정자가 신선이 노닐고 갈만한 멋진 풍경으로 한 여름의 무더위를 한순간에 날려버릴 것 같다.

 

▼ 데크길을 오가며 연꽃을 감상하는 관광객들...

 

▼ 삼각형 형태의 데크길을 걸어나와 촬영해 본 풍경

 

 ▼ 저수지 주변을 둘러 보며 담아 본 팔각정과 데크길...

     수생식물인 <마름>이 물가 주변을 덮었다. 

 

 ▼ 낚시 좌대가 주변에 놓여 있어 연꽃이 저만치 물러나 있다. 이런 곳에서 낚시를 하다보면 고기를 못 낚아도 절로 힐링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 엊그제 같기만 한 그리운 날들

      옛 아름다운 추억이

      연꽃 한송이 한송이에 핀 듯

      무심한 세월에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안부라도 묻고 싶다.

      

▼ 화개산 정상은 화개정원을 조성하느라 한창 공사중인 모양이다. 모노레일을 설치하게 되면 남녀노소 저곳에 올라 북한지역의 생활상도 엿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동 화개산 관광자원화사업은 민선7기 최대 공약사항으로 화개산 일원 20만2천70㎡에 사업비 382억원을 투입해 △스카이워크형 전망대 △5색 테마 화개정원 △모노레일(민자) △주차장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북한 조망이 가능한 교동도의 지리적 특색과 인근 화개산성, 연산군 유배지, 교동향교 등 풍부한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해 체류형 관광특화 단지로 개발된다.
특히 아시아 최고를 지향하는 산 정상의 스카이워크 형 전망대는 본 사업의 핵심사업으로 지난해 5월 착공해 현재 공정율 15%로 전망대 기초 공사가 추진 중이다.
인천시 최초의 지방정원인 5색 테마 화개정원은 지난해 7월 착공해 공정율 50%를 보이며 분수가 포함된 물의 정원 공사와 테마 정원들을 진행 중에 있다.
또한 480대 주차가 가능한 화개산 주차장은 공정율 35%로 오는 7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처 : 경인종합일보]

 

 

 ▼ 화개산 스카이워크형 전망대 조감도       

    

▼ 고구저수지 전경

 

▼ 남산포로 차를 돌렸다. 과거 교동도 관문이었던 남산포 선착장 풍경

 

 ▼ 삼군수군통어영지(三道水軍統禦營址)

1629년 한성 방어를 위하여 남양 화랑진에 있던 경기수영을 교동으로 옮기고 1633년 삼도수군통어영을 설치하여 경기도는 물론 황해도와 충청도의 수군을 관장하던 부대의 터이다.

황해도와 충청도까지 전함을 배치하고 군기를 축적하여 해안을 방어하였다. 근세에 선착장을 개축하여 이 일대의 지형이 상당히 변했기 때문에 당시의 모습은 볼 수 없다. 인근에 정박시 배를 묶어두던 계류석 1기가 현존하고 있다. [안내문]

 

▼ 가정집 한켠에 쓰레기와 함께 방치되어 있는 계류석(배가 정박할 때 줄로 묶어 놓기 위해 세워 놓은 돌)

 

 ▼ 교동대교가 건설되고 나서 곳곳의 선착장에는 낚시인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어망으로 새우를 잡는 재미도 쏠쏠한가 보다.

 

▼ 그새 망둥어도 꽤 많이 자랐다.

 

▼ 다른 한 켠에는 어선에서 그물로 잡아 올린 식용해파리를 손질하느라 바쁘다. 내장만 긁어 내어 버리고 나머지는 모두 식용으로 쓴다. 흔히 해파리냉채로 많이 먹는데 실제 보니 좀 징그럽긴 하다.

 

▼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8월 중순∼10월 말 인천 강화도 연안에서 잡힌 '기수식용해파리(구 숲뿌리해파리)'는 매년 6∼9월 서해 연안에서 발견 되는데 발해, 황해, 동·남중국해 등지에 서식하는 어종으로 동아시아 국가에서 고급 식자재로 쓰인다.

평균 20cm 안팎 크기였다가 30∼40cm 이상으로 자라는데 고혈압, 기관지염, 연골재생 등에도 효과가 있어 중국에서는 귀한 약재나 고급 식재료로 활용된다. 특히 수온이 낮은 강화 연안의 해파리는 육질이 단단해 값을 더 쳐주는 데다 잡히는 족족 중국 등지로 수출돼 어민에게 짭짤한 소득을 안기고 있다.

중간 업자를 통하게 되면서 가내수공업으로 해파리를 염장 가공해 팔던 예전과 달리 생물 그대로를 팔 수 있게 돼 일손도 덜었다. [출처:연합뉴스 2016. 11. 06]

 

 ▼ 사신당

선착장의 남산에 올라봤다. 전해져 내려오는 바에 따르면  이곳은 고려시대에 송나라 사신들의 통행로가 되었으며 여기가 등선처였다는 것이다. 

이조 중엽 이후로는 무기 수장고로 이용하였다. 이곳에서는 또한 사신들이 항해의 무사를 비는 제행을 행했다고 하는데

언제 부턴가 무속인들의 기도터가 되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 남산포에서 빈장포 및 죽산포로 바라 본 풍경...

      이쪽 방향으로 중국과의 왕래가 있었던 노선이다.

 

 ▼ 잠시 읍내리의 읍성을 둘러봤다. 

읍성이란 군이나 현의 주민을 보호하고 군사적, 행정적 기능을 함께 하는 성을 말한다. 이 읍성은 조선 인조7년(1629년) 교동에 경기수영을 설치할 때 돌로 쌓았다. 둘레 430m, 높이 6m 규모이며 세 개의 문을 내고 문루를 세웠는데 동문은 통삼루, 남문을 유량루, 북문은 공북루라 하였다. 이때 문루란 바깥문 위에 지은 다락집을 의미한다. 동문과 북문이 언제 없어졌는지 알 수 없으며, 남문은 1921년 폭풍우로 문루 부분이 무너졌던 것을 2017년 복원하여 현재에 이른다. [안내문]

 

▼ 어쩌다 한번 기약없이 방문하는 고향길이었다. 관광객이 붐비는 고향의 이곳저곳에 깃든 아름다운 추억을 더듬으며 상념에 사로잡혔던 하루다. 대룡리 시장 중심가 사거리에서 찰떡집을 하는 여동창 가게에서 찰떡을 사서 하우스 농삿일을 하는 또다른 동네 친구를 만나 건네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니 짧은 시간이라도 참 즐겁다.

직접 재배한 방울토마토, 멜론, 수박, 노각오이를 비닐포대에 가득 넣어 준다. 이에 보답 하느라 감자 두 빡스를 구매했다. 그래도 우정을 나눌 수 있는 동갑내기 친구들이 있어서 좋다. 다리를 건널 때 마다 배를 타고 건널 때 보다는 훨씬 접근이 좋아진 고향이건만 만날 사람 못 만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

그저 애틋한 마음만 안고 또 다시 다리를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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