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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충청남도

[서산] 도비산 & 간월암

2021년 12월 25일(토)

 

태안의 백화산이 예상외로 볼거리가 많아 흡족하게 걷고 올해 마지막 산행이기도 한 서산의 도비산을 올랐다가 간월암에서 일몰을 감상하는 것으로 사실상의 한해를 마무리 하는 것이 오늘의 일정이다.

그러나 날씨가 잔뜩 구름이 낀데다가 오락가락 눈발이 날리고 바람은 몹시 불어 사납기 이를 데 없어 모처럼 일몰을 보려고 발걸음을 한 것이 수포로 돌아갈 것 같아 날이 좋아지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다. 서산지방은 팔봉산과 예산과 경계에 있는 가야산 외에는 크게 알려진 산이 없는 가운데 도비산은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곳으로 산행 공지가 되어 호기심을 갖게 하는 산이긴 하다.

 

∥산행 정보

♣ 소재지: 들,날머리-충남 서산시 부석면 취평리 154-13(부석사 주차장), 정상-충남 서산시 부석면 지산리 산 58 

♣ 산행코스: 부석사 주차장-부석사-동암-해돋이전망대-도비산정상-부석사-주차장

♣ 산행거리: 5.7km(출발: 12:45 , 도착: 14:54)

 

▽ 태안의 백화산을 산행 후 버스로 이동하여 서산의 도비산에 있는 부석사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12:45, 산행거리 약 5.8km를 3시간 정도 주어졌다. 산행이라기보다는 쉬엄쉬엄 걷는 트레킹이라 보면 되겠다. 산행 후 나중에 안 일이지만  정상에서 아무 생각없이 앞 사람들 가는 길을 무작정 따라갔다가 계획된 코스를 걷지 못하고 그냥 하산하게 됐으니 반토막 산행이 참 우습게 됐다. 그러나 크게 볼거리가 없는 산이라 그냥 운동으로 걷는데 의미를 뒀다고 생각하면 아쉬울 것도 없다.

 

▽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대부분은 배낭도 메지 않은 채 가벼운 몸으로 산을 오른다. 주차장에서 바로 보이는 부석사 일주문을 먼저 지나게 된다.

 

▽ 일주문을 자세히 보니 전후좌우로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뱀을 물고 있는 형상이 눈에 띄어 유심히 보게된다. 용은 예로부터 신령스런 상상의 동물로 여겨왔으며 뱀은 사악한 동물로 여겨 용이 뱀을 응징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부석사(浮石寺) 경내를 둘러보기로 한다. 우선 부석사 하면 학창시절 책에서 배운 무량수전이 떠오르는 영주의 부석사를 생각하게 되는데 이곳 서산에도 한자로도 같은 부석사가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됐다.

무량수전은 불교에서 서방 극락정토의 주재자인 아미타불을 모시는 건물로 극락보전ㆍ극락전ㆍ무량전ㆍ보광명전(普光明殿)ㆍ아미타전 등이라고도 한다는데 오른쪽 아래 사진이 극락전이다.

이곳 서산의 부석사는 도지정문화재인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인 수덕사의 말사이다. 신라 문무왕 17년(677)에 의상대사가 창건하고, 그 뒤 무학대사가 중건하였다. 이 사찰에는 극락전, 요사채, 신검당, 안양루 등이 있으며 불상은 아미타불을 주불로 하여 관세음보살, 대세지 보살, 지장보살 등 8좌의 불상이 안치되어 있다. 

1330년(충숙왕 17)에 부석사에서 봉안된 금동관음보살상이 1370년 왜구로부터 약탈당해 일본 쓰시마 섬[對馬島, 대마도] 소강이라는 포구의 작은 마을에 있는 관음사에 봉안되어 있었는데  1973년 일본에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2013년 10월, 절도범들에 의해 다시 국내로 밀반입되었고 소유권에 대한 한일간 법적 논쟁이 진행중에 있다. 현재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보관돼 있는 상황이라 하니 아직 제자리를 못찾고 있는 금동관음보살상이다.

 

 부석사는 고려가 멸망하고 조선이 건국되자 고려의 충신이었던 유방택이 망국의 한을 품고 낙향하여 이곳에 별당을 짓고 살다가 세상을 떠나자 그를 아끼고 따르던 사람들이 그가 쓰던 별당을 개조해 부석사라고 불렀다고 전한다는 설도 있다.

아래는 부석사의 범종과 부석사종무소, 오른쪽에 산신각 및 아래 템플스테이(Temple Stay : 산사체험은 한국의 전통사찰에 머물면서 사찰의 일상 생활을 체험하고 한국불교의 전통 문화와 수행 정신을 체험해보는 것을 의미) 방사(房舍)건물이다.

 

 

▽ 부석사 위쪽으로 떨어진 곳에 마애불이 있다고 하여 그곳으로 향한다.

 

오전에 태안에서 마애삼존불을 보고 다시 이곳에서 마애불을 보게 되니 성탄절에 부처님만 보게 되는 셈이다.

 

부석사 마애불에서 바라 본 풍경

 

▽ 만공선사가 수련을 했다는  만공토굴이 부석사 맨 윗 부분에 자리잡고 있다. 한사람이 들어가 수련할 수 있는 공간이며 작은 불상이 놓여져 있다.

 

▽ 부석사 경내 주변에는 이와 같은 고목(古木)을 많이 볼 수가 있다. 수령이 수백년은 되어 보이는 느티나무가 인간의 보호를 받고 명맥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 태안의 백화산과는 달리 이곳 서산의 도비산은 암질이 다른 형태임을 알 수가 있다. 백화산은 화강암이고 도비산의 암석은 이암(진흙이 모여 굳어진 암석)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 층리가 얇게 형성되어 결대로 갈라지기 쉬운 것은 셰일이라고도 하니 그런 것도 같다.

 

▽ 데크계단을 올라서니 쉼터가 나오고...

 

▽동사(東寺) 이정표를 따라 계속 이동한다.

 

▽ 쉼터에서 1km 지점에 이르자 동암(東庵)이 나온다. 분명 이정목에는 동사로 표기되어 있어 사찰로 알았는데 암자로 현판이 걸려 있으니 의아하다. 

 

▽ 해돋이 전망대에 도착했다. 동쪽편으로 두번이나 올랐던 왼쪽 일락산, 가운데 석문봉(653m), 맨 오른쪽 통신탑이 세워져 있는 가야산(678m)이 조망된다.

 

▽ 가야산에서 남쪽으로 뻗은 능선으로 이어진 앞쪽 가운데 연암산(440.8m)과 오른쪽 삼준산(489.4m)

 

▽ 남동방향으로 앞쪽 서산시 부석면과 멀리 고북면의 평야지대로 앞의 도당천은 천수만이기도 한 간월호와 만나게 된다. 

 

▽ 남서쪽 풍경으로 부석면 전체로 보면 되겠다. 서산방조제가 있는 간월호 끝지점은 오늘 산행이 끝나면 가게 될 간월암이 위치한 곳이다.

 

▽ 해돋이전망대에서 임도를 따라 계속 진행하게 되고...

 

▽ 도비산 동쪽 끝자락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등로로 접어든다.  분배해준 등산지도를 제대로 보지 않은 사람들은 부석사에서 올라와 정상과 동사로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정상으로 바로 올라갔던 인원들은 이곳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헤프닝도 벌어진다. 나를 비롯 모두가 높지 않은 산이고 알바할 일이 없다고 판단하여 대충 우습게 생각하다 보니 여러 갈래의 길에서 좌충우돌하는 셈이 됐다.

 

▽ 정상을 향하다가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 본 북쪽 방향... 왼쪽 멀리 오전에 백화산에서 봤던 태안화력발전소가 보이고 올망졸망한 야산 오른쪽으로 서산시청이 자리한 서산시내이다.

 

▽ 오른쪽 가야산이 조망되고 그 아래로 가운데쯤 해미성이 자리잡고 있겠다.

 

▽ 다시 한번 도당천과 간월호가 만나는 지점의 평야지대를 조망해 보고...

 

▽ 기암들이 아무렇게나 놓여져 있는 능선을 따라 오르면서 정상이 가까워졌음을 알게 된다.

 

▽ 드디어 완만한 정상의 등로가 걷게되고  팔각정 쉼터가 나온다.

 

▽ 도비산 정상(351.5m)

도비산이라는 이름은 "섬 도(島), 날 비(飛)"자로서, 천지가 개벽하던 시기 중국에서 날아왔다고 하여 불리게 되었는데, 봄이 오면 산 전체가 복숭아꽃으로 가득하다고 하여 "복숭아 도(桃), 살찔 비(肥)"자를 사용하기도 한다.

 

정상에서 남쪽방향의 천수만으로 1980년 대규모 간척사업에 따라 방조제가 건설되었고, 방조제 준공 이후 간월호와 부남호가 조성되었다. 평야지대 끝쪽으로 간월암이 아스라이 보인다.

 

▽ 정상에서 오른쪽 길로 내려가던 중 산우 한분이 이쪽으로 내려가야 된다고 해서 자칫 알바할 뻔 했다고 고맙다고까지 인사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반토막 잘라먹고 원점회귀하는 코스였다. 올라가면서 못 본 바위를 내려가면서 보게된다.

 

▽ 부석사 경내는 이와 같은 수령이 제법될 듯한 느티나무들이 많아 타계절에 와도 풍경을 즐길만 하겠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40분 이상 빨리 하산했다. 

 

▽ 버스로 간월암에 도착한 시간은 15:50분, 바람은 몹씨 불고 잔뜩 흐린 가운데 눈발도 날려 일몰 보기는 예상한 대로 다 틀렸다. 두번이나 와 본 곳인데 궁금할 것도 없지만 이왕 왔으니 한번 둘러보고 빨리 식당에서 따끈한 국물에 막걸리라도 먹어보자는 생각 뿐이다.

 

▽ 간월암

간월암은 충남 서산시에 위치해 있는 암자로서, 천수만 간월도리에서 남쪽으로 약 40m 거리에 있는 작은 바위섬 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밀물때는 섬이 되었다가 썰물때에는 육지와 연결되는데, 이곳에서의 일몰은 주변 철새와 어우러져 가히 환상적이다.

창건시기는 14C기말(여말선초) 무학대사에 의해 세워졌다가 조선말에 폐사되었는데, 1914년 만공대사에 의해 재창건되었다고 한다. 경내는 관음전, 산신각, 요사채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무학대사가 이곳 간월도의 어리굴젓을 태조 이성계에게 보냈는데, 이후 궁중의 진상품이 되었다고 한다. 

간월암이라는 이름은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달을 보고 도(道)를 깨달았다"고 하여 부르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섬 이름도 '간월도'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 물이 가득차게 되는 밀물에는 간월암이 섬이 되어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더구나 일몰의 노을과 어우러지면 더욱 환상적인 풍경이겠다.

 

▽ 동쪽방향의 풍경으로 천수만의 방조제가 서산시에서 홍성군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나저나 점심도 제대로 못 먹었는데 저녁 먹을 시간도 되어  빨리 식당으로  가서 회라도 먹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막상 식당에 들어가보니  몸도 으시시하고 막걸리에 따끈한 해물칼국수를 먹기로 한다. 

오늘은 성탄절로 토요일인데 대체공휴일에 속하지도 않아 따로 식구들과 시간을 갖지 못하고 매주 습관처럼 산을 오르게 됐다. 식구들에게도 미안하고 산에 올라가 부처님만 보게 됐으니 예수님께 죄송한 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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