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11일(일)
대매물도는 3년전 봄에 갔다 왔으나 리딩대장이 정상에서 배시간이 촉박하다고 대항마을 갈림길로 바로 하산하는 바람에 코스의 중간을 뚝 잘라 먹어 등대섬전망대 쪽은 아예 가보지도 못했는데 당금항에 도착해 보니 시간이 남아 술 잔만 기울였던 아쉬움이 남아 언젠가 다시 한번 가보겠노라 한 것이 훌쩍 3년이 지난 오늘에야 기회가 왔다.
토요무박으로 거제 우제봉과 바람의 언덕, 대매물도와 소매물도를 한꺼번에 돌아 본다는 것도 쉽지 않은 얘기인데 이번에 산악회에서 배시간을 잘 고려하여 설계를 잘한 셈이다.
다만, 초복의 날씨라 습도가 매우 높고 더워서 모처럼 함께한 아내가 과연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까 염려는 되지만 시간이 그렇게 촉박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어서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산행정보∥
-저구항: 08:30 출항
-매물도 당금항: 09: 06도착
♣ 행정구역: 경남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
♣ 산행코스: 당금항- 매물도분교터- 장군봉- 등대섬전망대-대항선착장
♣ 산행거리: 5.7km(출발: 09:07, 대항선착장 도착: 11:27)
-대항에서 소매물도로 출항: 12:05
∥매물도∥
옛날 매물(메밀)을 많이 경작했던 섬이라 하여 ‘매물섬’이라 칭하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그러나 옛부터 매물도는 군마(軍馬)의 형상을 하고 있다고 전해져 왔다. 혁혁한 전공을 세우고 돌아온 개선장군이 안장을 풀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인데 당금마을 북쪽의 산이 말머리, 대항마을 뒷산 허리가 말의 등, 서남쪽 끝자락이 말꼬리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어 정착민이 입주하기 전에는 말 마(馬)자에 꼬리 미(尾)자를 마미도(馬尾島)라 불리워졌다고 하며, 이후 발음이 변화하면서 매물도가 되었다고도 한다.
▼ 바람의 언덕에서 06:30까지 트레킹을 마치고 이곳 저구항에 도착한 시간은 06:50으로 08:30에 매물도로 출항시간이어서 08:00까지 아침식사 겸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식사를 간단히 마치고 나니 1시간 가량 여유가 있어 주변을 둘러 보기로 한다.
▼ 거제도는 특히 수국이 많다. 수국은 별로 관심 없는 꽃인데 도로가에 핀 수국을 자주 보게 되니 자세히 보지 않아도 예쁘게 보인다. 6월 중순이 절정일텐데 지금은 끝물인 것 같다.
▼ 저구항에서 5분 거리의 명사해수욕장에 들렀더니 바닷물에 떠 밀려 온 해초가 많아 지저분해 보인다.
언제 설치했는지 해상데크길이 바다 한 가운데로 길게 놓여져 있다.
저곳까지는 시간 관계상 갈 수가 없어 그냥 되돌아 가기로 한다.
▼ 산길로 이어진 산책로 주변이 온통 수국이다.
날씨가 선선해 지면 저구항에서 이러한 산길을 따라 명사해수욕장의 해상데크길까지 걸어 보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가 될 듯 하다.
▼ 경상남도 거제시 남부면 저구리에 위치한 저구항은 본래 저구말방(猪仇말坊)으로 왜구(倭寇)또는 어선(漁船)들이 풍랑을 피하여 드나들던 포구(浦口)로 도토구지, 도토지라 하였다 한다.
저구라는 지명유래가 궁금하다. 돼지 '저(猪)' 자에 원수라는 뜻의 '구(仇)' 자를 쓰는 이유가 있을텐데 긴 뱀과 같다 하여 불리는 장사도(長蛇島)가 마을 앞에 있어 상극인 돼지와 연관이 있지 않나 추정해 본다.
▼ 매물도와 소매물도를 오가는 유람선
▼ 왼쪽 장사도와 오른쪽으로 차례로 비진도, 죽도와 용초도가 겹쳐 보이고 맨 오른쪽 추봉도와 멀리 한산도까지 조망된다.
▼ 배가 출항하면서 담아 본 저구항 전경
▼ 거제지맥의 노자산(565m)이 구름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 명사해수욕장과 구름에 가린 거제지맥 끝자락인 망산(397m)
▼ 장사도의 일부 절경
▼ 왼쪽 대덕도와 오른쪽 소덕도
▼ 망산에서 남서쪽 능선 끝자락 해변의 기암들...
▼ 마치 수석 전시장 처럼 다양한 형태의 섬들은 왼쪽 소병대도, 가운데 누렁섬, 오른쪽 멀리 대병대도이다.
▼ 매물도로 가면서 중간에 섬을 지나치게 되는데 가왕도로서 절경과 어우러진 소나무들은 재선충으로 인해 소나무들이 고사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계속 피해가 증가했다. 산림청은 재선충 확산 방지를 위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재선충병 신고 포상금 지급 및 과태료에 관련된 제도적 마련을 위해 <소나무재선충 방제 특별법>을 제정했으나, 영남지역의 광범위한 피해 속도를 막는 데에는 역부족이었다. 남해안의 소매물도·곤리도·화도·가왕도 등 섬 지역 소나무는 몰살당할 위기에 놓여 있다. [다음백과]
▼ 출항한지 30분 정도 지나니 매물도 바로 옆에 있는 어유도가 보이고 오른쪽 끝으로 소매물도가 눈앞에 가까이 왔다.
어유도는 ‘어리섬’이라고도 일컬어지며 유달리 고기떼들이 많이 몰려들어 바닷물이 말라버릴 정도였다고 하여 유래된 지명이다. 1973년도에 다섯 가구 28명이 산 적이 있으나 1976년 정부의 이주정책에 따라 현재는 무인도이다.
▼ 어유도의 북쪽 풍경
▼ 전에 갔을 때는 반대편으로 항해하여 서쪽편의 풍경을 봤는데 오늘은 동쪽으로 항해하여 그동안 못봤던 풍경을 접하게 된다. 이 일대의 지질형태는 안산암질류로 모두 비슷해 보인다. 하선 준비를 해야 함에도 암릉의 절경에 시선이 집중된다.
▼ 소매물도와 어유도 사이의 작은 바위섬은 어유도의 물고기를 노리는 매를 닮았다 해 ‘매섬’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매물도와 소매물도는 낚시터로도 유명하단다. 오늘도 수 많은 낚시배들이 절경에 포진을 하고 낚시를 하고 있는 모습들을 볼 수가 있었다.
▼ 거제 저구항에서 40분만에 도착한 통영의 당금항(매물도항)...
매물도는 당금항과 남쪽으로 약 1.5km 떨어진 곳에 대항이 있다. 전에 왔을 때는 장군봉을 오르고 이곳으로 다시 와서 배를 타고 귀경길에 올랐으나 오늘은 소매물도를 가야 하기 때문에 장군봉을 오르고 대항으로 가서 12:05 배를 타야 한다.
5.7km 거리를 30분 전에 도착을 하더라도 2시간 30분이란 시간이 주어졌으니 여유로운 시간이 될 듯 하다.
▼ 당금마을 표지석에 조영철 작가의 작품인 조형물이 ‘바다를 품은 여인상'으로 선착장에 설치되어 있어 눈길이 간다.
▼ 경사진 마을 골목의 벽화를 따라 올라가면서 산행은 시작되고...
▼ 능선에 올라서면 이와 같은 방풍나물(정명: 갯기름나물) 을 재배하는 밭들을 볼 수가 있다. 봄에 향이 좋아 쌈을 싸먹거나 데쳐서 나물로 먹는다. 예로부터 풍을 예방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 매물도발전소 모퉁이를 돌아 본격적인 트레킹에 접어 들게 되는데 이 코스는 한려해상 바다백리길 중 5코스에 속하는 매물도 해품길이기도 하다.
▼ 그 왼쪽으로 펼쳐지는 해변의 모습만 봐도 눈과 마음이 즐겁다. 다만, 올해 6월 1일 해변에 쌓인 해양쓰레기 4.5톤을 수거하는 정화활동을 지자체에서 벌였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몇 개월 사이에 또 다시 떠밀려 온 엄청난 쓰레기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 2005년 3월 1일 한산초등학교로 통폐합이 된 매물도 분교는 현재 백패커들이 자리잡고 있는 시설로 탈바꿈 됐다.
▼ 오늘은 초복날이어서 그런지 습도도 최고조로 높고 바람도 별로 없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씨다.
28인승 리무진 버스 2대로 48명이 참석을 하고 외부 산행인들까지 합치면 오늘도 이곳을 찾은 인원이 꽤 많다. 배에서 잽싸게 내려 선두로 올라왔길래 망정이지 뒤쳐져 있었으면 더 힘들었을 것 같다. 뒤를 돌아보니 발전소로 부터 매물도분교 부근에 올라오는 산우들이 개미떼처럼 보인다.
▼ 두 번째 보는 풍경이지만 일년 내내 봐도 질리지 않을 풍경들이 펼쳐진다.
▼ 신이대 숲을 지나 나무가 없는 능선에 오르면서 뒤돌아 본 풍경...
발전소 건물 뒤편의 70m 높이의 산은 전에 올라서 어유도를 조망했지만 오늘은 귀찮아서 그냥 지나쳤다.
▼ 급경사 계단을 오르기전 왼쪽 바다의 풍경으로 언제 소나기가 내릴지 모를 먹구름들이 나타나곤 한다.
▼ 잠시 뒤돌아 본 풍경으로 어유도가 마치 매물도와 연결된 것 같아 더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구름 한점 없는 맑은 날씨보다 오히려 이렇게 구름이 드리워진 풍경이 더 아름답다.
▼ 왼쪽 멀리 가왕도와 오른쪽 대병대도가 시원한 풍경으로 다가 온다.
▼ 급경사인 계단을 올라서니 원두막 형태의 쉼터가 있어 잠시 쉬면서 다시 뒤돌아 본 풍경
▼ 당겨 본 등가도(登加島)의 모습
▼ 쉼터에서 오르면서 뒤돌아 본 풍경으로 나무가 없다 보니 햇빛이 노출되어 모두가 힘들어 한다. 땀은 비오듯 온 몸을 적셔오고 머리에 두른 수건을 벗어 짜내니 물이 주르르...
▼ 장군봉 210m가 저렇게 높아 보일 줄 몰랐다. 설악산 대청봉을 바라 보는 듯 하다.
▼ 장군봉 아래의 절경
▼ 그동안 산행을 하지 않다가 모처럼 함께 한 아내가 힘들어 할 것 같은데 그리 내색을 하지 않는다.
▼ 장군봉이 거의 드러나기 시작하고...
▼ 192봉인 9부 능선에서 다시 하산했다가 안부에서 다시 치고 장군봉을 올라야 한다. 날씨가 선선한 봄, 가을이면 문제될 것이 없는데 흘려야 할 땀방울로 식수 부족을 생각해야 할 상황이니 사실 웬만하면 한 여름에 섬산행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그래도 이런 풍경을 즐길 수 있으니 다 보상은 되는 셈이다.
▼ 192봉을 내려와 대항마을로 갈라지는 갈림길에서 다시 장군봉을 오르기 전 뒤돌아 본 풍경
▼ 장군봉 정상 거의 다 오르면서 전망대가 있어 숨을 고르며 담은 풍경인데 갑자기 해무가 끼기 시작한다. 왼쪽 어유도가 보이고 192봉의 모습이다.
▼ 말과 장군의 조형물
조영철 작가의 '군마상'으로 정상석 옆에 설치되어 있다. 매물도 개요에서 설명했듯 매물도는 군마(軍馬) 형상을 하고 있어서 마미도(馬尾島)라 불리웠다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고 돌아온 개선장군이 망망대해를 굽어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다시 장군이 말을 타고 출정에 나서는 날, 틀림없이 이 섬에도 장군봉의 정기를 받은 출중한 인물이 태어날 것이라고 마을 주민들은 소망하고 있다고 한다.
▼ 비록 210m 밖에 되지 않는 고도지만 높은 습도, 그늘이 없는 산을 오르다보니 그 어느 산보다 힘들게 올라왔다. 그래서 더욱 높아 보이는 장군봉이다. 이곳에서 소매물도를 조망하려 했으나 갑자기 낀 해무로 인해 말 그대로 곰탕이다.
3년전에 왔을 때는 리딩대장이 배시간이 촉박하다 하여 왔던 길로 뒤돌아 중간에서 바로 하산했는데 오늘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조망 때문에 풀 코스를 접어야 하나 망설이다가 이왕 온 김에 한바퀴 돌아보자 하여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한다. 무더위와 해무로 인해 이곳에서 뒤돌아서 중간에 하산한 산우들이 절반은 넘는 것 같다.
▼ 하산하면서 갑자기 해무가 걷힌다. 해무가 끼었다고 전처럼 그냥 되돌아 하산했다면 크게 후회할 뻔 했다. 가익도는 삼여도라고도 하는데 썰물에 5개 혹는 6개로 섬이 보인다 하여 오륙도라고 불리기도 한단다.
▼ 해무가 거짓말처럼 걷히고 오후에 돌아 볼 소매물도가 눈앞에 펼쳐졌다. 6년전에 갔었던 곳이기에 반갑기만 하다.
▼ 당겨 본 모습
▼ 전에 갔을 때 밀물로 인하여 열목개를 건너지 못해 등대섬을 보지 못하고 되돌아 온 미련 때문에 오늘은 꼭 가봐야겠다고 하여 이 무더운 초복 날씨에도 불구하고 온 등대섬의 모습이다. 잠시만 기다려다오~
▼ 전망대에서 바라 본 소매물도
▼ 지형상으로 보면 매물도 옛 지명인 마미도(馬尾島)의 말꼬리 부분이 바로 이곳 능선으로 부터 이어진 저곳 끝 부분인 바위까지 일 것이다.
▼ 꼬들개 오솔길을 지나 대항으로 향하면서 담은 풍경
▼ 깔아 놓은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야자수매트 위를 걷는 촉감이 매우 좋다. 어디서 몸 좀 시원하게 씻었으면 하는 생각인데 이곳까지 오기 전 어제 내린 비로 수량이 제법되는 작은 폭포수가 있어서 씻을까 하다가 배시간이 염려되어 일단 마을로 가자는 생각에 부지런히 걷는다.
▼ 대항마을에 도착, 매점에 들러 생수부터 구매한다. 배낭에 휴대한 네병을 다 마셨으니 소매물도 산행을 위해 네병을 또 구매하는데 매점 밖에 호수로 뿜어져 나오는 지하수가 보이길래 얼굴 좀 씻을 수 없냐고 양해를 구했더니 얼마던지 씻으라고 하길래 아예 등목까지 하고 상의를 헹궈 입으니 몸이 날아갈 듯 하고 매점 주인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 대항의 전경...
▼ 대항의 풍경
▼ 12시 5분 당금항에서 온 유람선을 타고 소매물도로 향한다. 3년전 난생 처음 와 봤던 이곳을 언제 또 와 볼까...
어딜 가든 고생하지 않고 그냥 대충 둘러보고 가도 될 일이지만 체력이 닿는 날까지 갔었던 발자취는 그래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