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26일(일)
옆지기와 욕지도를 난생처음 가본 것은 3년 전 여름휴가 때다. 삼복더위에 야포 마을인 일출봉~망대봉에서 대기봉~천왕봉~숙소 코스를 걷는다고 하고는 망대봉까지 이르러 엄청난 더위와 흘린 땀으로 지쳐 포기하고 숙소로 와서 쉬었다가 해가 뉘엿 넘어갈 때 승용차로 풍경 좋은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이튿날 아침 일찍 대기봉을 오르는데 이번엔 옅은 안개로 풍경을 제대로 볼 수가 없어 대기봉까지만 오르고 다시 하산한 것이 못내 아쉬웠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졌다.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 당시 천왕봉 정상을 밟지 못했었고 날씨 관계로 조망을 제대로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아 있어서 참가 신청을 하게 된 것이다.
마침 옆지기도 시간을 낼 수가 있다고 하니 함께 가기로 한다. 아랫녘의 섬 산행은 산행 자체가 힘든 것보다 버스를 장시간 타야 하는 시간이 더 지루하고 힘들다. 통영까지 꼬박 5시간이 걸리니 왕복으로 보자면 하루 종일 버스만 타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이렇게 시간을 보낸 것이 부지기수다. 무박으로 버스에서 잠을 자는 시간이니 그래도 시간 낭비하는 셈은 아니다. 산행을 마치고 귀가하는 시간도 어차피 잠을 자게 되니 피로도 풀게 되고 쉬는 시간으로 생각하면 사실 별 것도 아닌 셈이다.
통영항에 도착하여 아침 식사를 하고 멀지 않은 삼덕항으로 이동하여 출항 준비를 한다. 날씨가 너무 좋다. 육지 산행이든, 섬 산행이든 날씨가 도와주면 기분이 업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산행정보∥
♣ 위치: 경남 통영시 욕지면 동항리
♣ 산행코스: 욕지도 선착장-천왕봉-대기봉-전망대-출렁다리-망대봉-일출봉-대포마을-선착장 원점회귀
♣ 거리:13.8km(출발-08:00, 도착-14:20)
▼ 욕지도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은 대기봉의 전망대와 반대편인 일출봉이 최고 일 것이다.
일출봉에서 대기봉 뒷편의 천왕봉을 바라보며 찍은 전경이 더 나은 것 같아서 메인 화면으로 정해 봤다.
▼ 삼덕항에서 욕지도로 향하는 카페리호는 두개의 선사가 운항하기에 욕지항에 하선하는 선착장도 서로 다르다.
▼ 삼덕항 전경
▼ 출항 후 주변 섬들...
▼ 삼덕항에서 욕지항까지는 한시간 남짓 소요 되는데 배안에서 잠을 자다 보니 어느새 산행 들머리인 야포마을의 왼쪽 일출봉과 오른쪽 망대봉이 보인다.
▼ 대기봉과 천왕봉 정상의 시설물이 보이면서 3년전 생각을 하니 감회가 새롭다.
▼ 욕지항
▼ 광나무
▼ 욕지항에서 내리자마자 욕지도내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야포마을(욕지항에서 들머리까지의 거리는 약 3.3km)로 이동하여 산행을 시작하여야 하는데 첫 배로 들어온 산악회가 우리 말고 또 있었으니 하선하자마자 타 산악회가 주도면밀하게 리딩 대장 지시에 의해 일제히 버스를 타고나니 내가 속한 산악회는 만차가 되어 물끄러미 쳐다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나는 차를 탈 수도 있었으나 함께 행동해야 되겠기에 그냥 포기하고 만다. 그 셔틀버스는 욕지도를 한 바퀴 돌아 언제 올지 모르기에 원래 계획된 코스 반대편으로 산행하기로 한다.
▼ 들머리에서 임도를 따라 오르다가 담아 본 동항리 마을
▼ 천왕봉 6부 능선까지는 급경사 이긴 하지만 시멘트 포장의 임도로 올라가게 된다. 지도상에서 보듯 바로 올라가면 될 것을 급경사이니 좀 편히 걸어보자고 우회 도로를 이용한다는 것이 너무 돌아가는 꼴이 됐다.
▼ 갈라진 임도에서 그냥 직진으로 올랐어야 이러한 이정표를 만나면서 왼쪽으로 접어 들게 되는데 우회도로로 가는 바람에 다시 하산하면서 이 도로로 들어서게 됐다. 쉽게 말해 알면서 알바를 한 셈이다.
▼ 위 안내표지석으로 부터 700m 오르면 천왕봉과 대기봉을 오르는 삼거리에 도착하게 된다. 급경사의 시멘트로 포장된 길을 따라 오르다 이와 같은 계단도 만나게 된다.
▼ 천왕봉 정상은 사실상 군사시설이어서 중간 표지목에서 인증을 할 수밖에 없다. 능선상에 오르면 300여미터 거리의 천왕봉을 갔다가 다시 되돌아 와서 대기봉으로 향하게 되는데 천왕봉의 바위를 오르는 높이를 고려한다면 천왕봉의 높이나 대기봉의 높이나 별반 차이가 없어 순탄하게 가까운 거리의 대기봉까지 가게 된다.
▼ 정상까지는 오를 수 없지만 중간까지만이라도 오를 수 있게 언제 설치 되어 있는지 데크 계단까지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면 지자체에서 등산객들을 위한 배려로 보인다. 이제 대기봉까지는 모노레일을 설치하고 6월 중에 개통 예정이라니 관광객이 쉽게 대기봉을 오르면서 천왕봉도 누구나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있게 됐다.
▼ 남서방향의 풍경...멀리 갈도가 보인다.
▼ 천왕봉에서 북동방향으로 바라본 풍경...오른쪽으로 우도와 다리로 연결된 연화도가 보이고 그 왼쪽으로 적도, 맨 왼쪽 끝으로 봉도이다.
▼ 당겨 보니 왼쪽 비진도의 선유봉, 멀리 거제지맥의 가라산, 끝쪽으로 망산, 그 앞으로 가왕도가 조망되고 바로 앞쪽으로는 왼쪽 우도와 오른쪽 연화도가 연결된 다리가 작년에 개통되어 모두 트레킹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
▼ 멀리 왼쪽 국도와 오른쪽은 내장덕도, 볼개도, 좌사리도, 등대섬 순으로 마치 수석처럼 놓여져 있다.
▼ 어느 지도상에는 천황봉으로도 표기 되어 있고 심지어 안내표지석에도 그렇게 표기되어 있는데 천왕봉이 맞는 것 같다.
▼ 이러한 유적도 있는데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유리판으로 가려놨다.
▼ 욕지도의 남쪽으로 등대가 있는 유동마을...
3년전 승용차로 저곳을 갔을 때 입구에 새에덴동산이란 안내표지가 있어 가봤더니 남쪽 끝에 종교시설로 보이는 건물들에 한사람도 보이지 않고 석연치 않아 그냥 뒤돌아 온 일이 있었는데 그 후에 살펴보니 개인적인 사연이 있더라.
참고: http://blog.daum.net/mylovemay/15533761
욕지도 새에덴동산 모녀님 땡큐땡큐~
7월 15일 오전 5시, 통영 욕지도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거가대교를 달려 거제에 닿으니 비가 나리다말다를 거듭하더군요. 비옷은 준비를 했지만 우산을 준비하지 않았기에 섬의 날씨가
blog.daum.net
▼ 통영 앞바다의 섬들이 즐비하게 놓여져 있는 풍경을 이곳에서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상세한 지명은 잠시 뒤로 미룬다.
▼ 천왕봉에서 대기봉으로 가는 길에는 이처럼 인동덩굴이 청초하게 꽃을 피우고 반긴다.
▼ 언뜻 보기에도 설치된지 얼마되지 않은 전망대로 인해 180도 앞 바다의 풍경을 볼 수 있어 욕지도에 또 하나의 명물이 됐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모노레일을 설치하여 이곳 대기봉인 이곳 전망대까지 오르면 자연히 천왕봉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았다.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작년에 개통예정이었으나 공사가 늦어져 5월말이 또 6월로 미뤄졌다는데 여하튼, 땀 흘리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나 조망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온 것이다.
▼ 전망대에서 바라 본 풍경들... 왼쪽인 북쪽방향으로 부터 오른쪽 동쪽방향으로 풍경을 담아 봤다.
▼ 당겨 본 섬들...올말졸망한 모습이 마치 징검다리와도 같고 수석 전시장과도 같다.
▼ 당겨 본 뒷편 사량도
▼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들...이런 풍경을 즐기느라 보면 신선이 따로 없다.
▼ 우도와 연화도, 멀리 왼쪽 비진도의 선유봉...유월이면 또 가보게 될 섬이다.
▼ 차가운 바닷물과 고온다습한 공기가 만나 해무가 형성 된다. 밋밋한 풍경보다는 몽환적인 이와 같은 풍경도 볼만하다.
▼ 공사중인 모노레일...
▼ 탑승할 승강기
▼ 모노레일 승강장 전경
▼ 대기봉에서 하산을 하고 해변을 따라 풍경을 즐기는 타임이다.
▼ 펠리칸바위에 있는 다리를 출렁다리라고 일컬었는데 이와 같이 출렁다리가 얼마전 개미목이란 곳에 또 설치됐다. 제2출렁다리로 불리지 않으면 풍경 좋은 출렁다리는 생략하고 이곳이 그곳인 줄 알고 왔다가 그냥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 삼여도
▼ 고래강정이라고 하는데 파도가 바위절벽에 부딪치면서 일어나는 포말이
마치 고래가 숨을 쉴 때 뿜어내는 물줄기와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 펠리칸바위 부근에서...
▼ 중절모와 같이 생긴 삼례도...낚시인들이 늘 붐비는 곳이라 낚시배가 수시로 드나든다.
▼ 삼여도의 바로 위에 위치한 새천년기념공원쪽에서 이곳을 바라보면 마치 펠리칸 새와 같은 모양을 가진 형상의 바위처럼 보이는데 이 바위는 머리부분이 된다.
▼ 3년전 새천년기념공원 부근에서 찍었던 펠리칸바위...머리와 주둥이가 영락없는 새 모습이다.
▼ 출렁다리에서 갈라진 암벽 사이로 보이는 촛대바위가 예사로워 보이지 않는다.
▼ 지나온 출렁다리
▼ 욕지도에서 제일 멋진 풍경을 택하라면 바로 촛대바위라 할 것이다. 그 뒤로 초도가 배경을 뒷받침해 준다.
▼ 당겨 본 촛대바위
▼ 마당바위와 같은 펠리칸바위에서 본 풍경
▼ 펠리칸바위에서 소로길을 따라 도로로 올라오면 커피를 파는 가게가 나오고 막바지 산행인 망대봉과 일출봉을 오르기 위해 옆지기와 회원2명이 함께 승용차 도로를 따라 걷다가 산으로 접어 들게 된다. 도로에서 바라 본 욕지도 마을
▼ 초도의 풍경
▼ 망대봉에 거의 다 올라오니 하노대도, 상노대도, 맨 뒤로 뾰족하게 두미도가 보이고 왼쪽 사이로 아스라이 보이는 섬은 금산이 있는 남해도이다.
▼ 35명 회원 중 마지막 종주는 4명이 전부고 나머지는 중간에 이리저리 빠져 욕지항 부근에서 먹거리나 다른 것으로 즐기는 중일 터이다.
▼ 망대봉에서 일출봉으로 이동 중에 본 연화도와 우도...
정상에서 보는 조망보다는 한층 가까워 보인다. 오른쪽 끝으로 용머리해안이고 그 뒤로 대매물도와 소매물도가 보인다.
▼ 당겨 본 연화도 용머리해안...
그 뒤로 소지도, 대매물도가 뚜렷이 보인다.
▼ 일출봉으로 향하던 중 만난 길게 늘어진 암릉...순탄하기 그지 없는 길이다.
▼ 오늘의 산행 마지막 지점인 일출봉에 도착, 욕지도 전경을 조망해 본다. 제일 멋진 전경이 아닐까 생각해 보면서 날씨 좋은 하루에 감사한다.
▼ 지나 온 등로가 한눈에 들어 온다. 지금은 모노레일로 공사 중이지만 대기봉까지 능선이 벌목으로 인해 허옇게 드러났다. 대기봉정상에서 그 뒤로 군사시설이 있는 천왕봉이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능선이 이어지면서 약과봉이 솟아 있다. 약과봉은 들머리로 잡지 않은 것은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 생략을 했단다.
▼ 다시 담아 본 욕지도 전경
▼ 3년전 1박을 하면서 머물렀던 욕지도...
오늘 또 와서 그때 산행하지 못한 곳을 산행해 봤는데 또 다른 느낌이다. 언제 또 와 볼런지 마지막 인증을 남겨본다.
▼ 하산하면서 걸려있는 산악회 시그널을 보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있었는지를 짐작케 한다. 이쪽 방향을 들머리로 하는데 오늘은 사정상 반대방향으로 들머리를 하면서 둘러 봤다.
▼ 욕지항에서 하선하여 이곳 야포마을까지 마을 셔터버스를 이용하여 들머리로 하는데 거리는 3.3km이다. 우리는 하산하여 버스가 언제 올지 몰라 그냥 아스팔트길을 걷기로 한다. 그래도 시간은 한시간 정도 남을 듯 하다.
먼저 내려 간 회원들은 서너시간을 그냥 허비한 셈일텐데 무얼하고 그 시간을 보냈을까 궁금하다. 항구로 가는 동안 마을어귀에 핀 꽃들이 보기 좋다. 초롱꽃이 군락을 이루니 어느 꽃보다고 예쁘다.
▼ 사철채송화(=송엽국)
▼ 항구에 도착, 시간은 한시간 남짓 남아서 무엇으로 요기 좀 할까 생각 중에 팥빙수를 파는 첫 가게가 있어 마지막까지 종주한 4명이 큼직한 그릇의 팥빙수를 먹다보니 입안이 얼얼, 뱃속까지 얼어 붙는 듯 갈증이 싹 가신다.
예전에 삼복더위에 왔을 때는 얼음물의 물회로 세끼를 다 먹었었다. 물회 보다는 팥빙수가 오늘은 더 좋았다. 애당초 계획대로 들머리를 야포마을로 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오히려 반대로 산행한 것이 정상에 올랐을 때 적당한 해무가 낀 풍경을 즐겼는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고 그 시간에 펠리칸바위 부근쪽에 있었다면 해무로 인해 아무런 풍경도 즐기지 못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에 오늘의 일정도 잘 잡았다는 생각이다.
이제 이쪽 통영 부근의 섬도 어지간히 다녔다. 유월에 비진도를 간다면 이쪽 방면은 궁금한 섬이 있긴 하지만 더 이상 가 볼만한 곳은 없을 듯 하다.
▼ 망대봉을 오르며 뜯은 장록나물...
이 식물은 미국자리공이다. 물론 토종 자리공도 있지만 모두 독성이 있는 식물로 뿌리는 적당하게 사용하여 약재로도 쓰인다.
어느 날 인터넷을 뒤지다가 어느 민박집에서 나물로 내어 놓은 음식이 너무 맛이 있어서 손님들이 더 달라면서 무슨 나물이냐고 물으니 할머니가 장록나물이라고 그랬다는데 알고 보니 자리공이란 식물이었다는 것이다.
그 내용을 보면서 독성인 식물인데 어떻게 먹을 수 있나 살펴보니 그리 중독이 될만한 것은 아닌 걸로 생각이 들어 뜯어 봤다. 식물의 키가 커서 싹이 자란지 얼마 안되어도 잎이 크기 때문에 조금만 뜯어도 양이 많다.
이걸 데쳐서 20분 정도 우렸다가 바로 나물로 무쳐 먹어도 되고 말렸다가 묵나물로 볶아 먹어도 맛이 있다는데 처음이니 맛을 봐야겠다. 아마도 욕지도 하면 또 하나의 장록나물로 추억이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