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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섬/경상도

[통영] 비진도

2019년 6월 9일(일)

 

어제 괴산의 마분봉~악휘봉~시루봉~덕가산을 산행하고 귀가하지도 못한 상태로 또다시 무박 산행을 위해 종착점에서 내려 몸을 간단히 정비하고 늦은 저녁을 먹고 산악회 버스를 다시 탔다. 옆지기도 아침에 암벽 등반을 떠나고 밤에 함께 가기로 한 23시 30분 버스를  아슬아슬하게 탔다.

전날 3시간 밖에 밤잠을 못잤는데 무박으로 연이어 산행을 하러 간다니 무리하지 말자는 나와의 약속을 또 어기고 떠나고 있는 것이다. 좋게 말하면 아직도 열정이 남아 있다는 얘기이고 나쁘게 말하면 과욕인 것이다.

누가 뭐라해도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피곤한 것은 별로 없고 오히려 가보지 못한 곳을 가 본다는 설렘이 더 크다. 섬산행도 나름 꽤 많이 하는 것 같다.

블야에서 50섬산행이 선정되었었는데 언제 부턴가 100섬으로 늘었다니 숙제는 점점 더 많아지는 듯 하지만 풀어야 할 과제는 아닌만큼 갈데가 많아져서 오히려 반가운 입장이다.

통영항에서 배를 타야하니 버스 타는 시간만도 왕복 10시간이다. 그런 수고로움이 없이는 일생동안 세상 보는 즐거움은 영원히 누릴 수 없기에 기회되면 가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세상 구경할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

집에서 방바닥에 엑스레이 찍으며 퍼질러 있고 싶은 생각도 굴뚝 같지만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앞선다. 오늘의 멋진 풍경이 눈에 아른 거리듯, 내일 미답지의 풍경도 멋질 것이란 기대감을 가득 안고 떠나는 길이다.

 

 ∥산행정보∥

출항: 통영항(06:50)~비진도 내항(07:30)

    귀가: 비진도 외항(12:00)~통영항(12:40)

 산행 소재지: 선유봉-경남 통영시 한산면 비진리 산 129-1

♣ 산행코스: 내항~대동산 능선~외항~망부석전망대~미인전망대~흔들바위~선유봉~노루여전망대~용머리바위

    ~비진암~외항

♣ 거리: 6.8km(들머리-07:30, 날머리-11:00)

 

▼ 산행계획은 점선으로 이어진 원점회귀의 산행이었으나 점선 부분의 구간은 볼 것이 별로 없는데다 14시에 내항에서 출항하는 시간을 너무 많이 기다린다며  외항에서 12시 배를 타자는 의견으로 2시간을 단축, 통영에 도착하면 통영중앙시장에서 장을 보거나 먹거리를 즐기자는 계획으로 변경한다.

 

▼ 비진도 미인전망대에서 바라본 대동산 방향의 풍경...비진도 최고의 풍경이라 할 수 있겠다.

 비진도는 섬의 형상이 마치 거대한 구슬 옥자가 푸른 비단 폭에 싸인 것 처럼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본래 거제군 지역으로 비진, 또는 비진섬이라 하였는데 1900년 진남군 한산면에 편입되었다가, 1914년 비진리라 해서 통영군 한산면에 편입되었다.

정윌에 펼쳐지는 별신굿의 전통이 계속 이어져 내려오고 있으며, 천년기념물 제63호로 지정된 팔손이 나무가 유명하다. 해양성 기후로 연중 평균기온이 14℃로 포근한 지역이며, 비진 해수욕장과 4개소의 기암이 있다.
특히 비진리 외항마을에 위치한 비진도 해수욕장은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하여 있으며, 특이하게도 해안선의 길이가 550m인 천연백사장을 사이에 두고 안섬과 바깥섬, 두 개의 섬이 아령처럼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해변의 앞, 뒤가 모두 바다라는 점이 특징이며, 서쪽해변은 잔잔한 바다와 모래가 덮인 백사장인 반면, 동쪽 해변은 거친 물살과 작은 조약돌로 이루어진 몽돌해변이라는 것이 이색적이다. 또 양쪽이 바다이기 때문에 일출과 일몰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 또한 특징이다.
또한, 통영 여객선터미널에서 비진도로 들어오는 배를 타고 오는길에 해금강 및 싶자동굴을 함께 구경할 수 있으며,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는 탓에 바닷물이 유난히 깨끗하고 파란색을 띄며 마치 외국에 온듯한 착각이 들만큼 이국적인 분위기이다. 해변 곳곳에 작은 섬들과 갯바위 낚시터가 많아 해수욕과 함께 낚시도 즐길 수 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 통영항에 새벽 4시 30분에 도착하여 아침 식사를 하고 06:50시 첫배를 타기 위해 승선을 하기까지 U-20 월드컵 경기를 식당, 터미널등 이동할 때 마다 보면서 모두가  환호성을 지르며 감격의 분위기가 가시지 않은 채 밤새 달려 온 피곤함도 잊고 상쾌한 기분으로 승선한다.

 

▼ 작년 가을에 연화도를 가면서 이곳 통영항을 보아왔던 풍경들로 눈에 익었다.

 

 

 

▼ 섬산행은 배를 타고 가면서 주변을 둘러보는 즐거움도 크다.

 

 

▼ 통영항에서 비진도까지는 한시간도 걸리지 않는 거리다. 비진도 내항마을의 전경이다.

 

▼ 첫배로 들어 온 관광객들은 얼마 되지 않지만 배가 들어 올 때마다 하선하는 관광객이 점점 많아진다. 이 배는 매물도까지만 운항하는 배다. 5명의 회원이 매물도로 가는 많은 관광객과 산악회원들 사이에서 첫 하선지점인 이곳 내항에서 내리는 것을 잊고 어쩔 수 없이 외항에서 하선하게 됐다. 

이쪽 내항에서 외항까지의 산행은 자연히 할 수 없게 되고 외항쪽에서 만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많은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정신 줄 놓고 있다가는 이런 일이 종종 있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 내항 선착장 전경

 

▼ 마을 한 가운데 골목길을 따라 산행은 시작된다. 산행이라기 보다는 트레킹에 가깝다.

 

▼ 산 어귀에서 바라 본 내항마을 모습...아담하고 조용한 마을이다.

 

▼ 한산초등학교 비진분교장은 2012년 3월 1일자로 폐교됐다. 운동장에 핀 삘기(띠)가 하얗게 쇠어 어린아이들을 대신하여 가득 채웠다. 여기 뿐만이 아니라 전국의 시골학교는 모두가 통폐합되는 실정이니 어린아이들을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 밭의 작물이 육지에서는 좀처럼 보기 쉽지 않은 땅드릅이다. 땃드릅이라고도 하며 정명은 독활인데 드릅과 같이

나물로 먹으며 약재로도 쓰인다.

 

▼ 대동산 줄기를 넘기 전 천둥산의 모습...촉촉한 등로의 육산이어서 발에 닿는 땅의 촉감이 무척이나 부드럽다.

어제의 암릉을 밟은 발바닥의 느낌과 대비가 된다.

 

▼ 대동산의 작은 고개를 넘어서니 동쪽 방향의 해안선의 절경이 눈에 들어온다.

 

▼ 잠시 뒤에 보이는 선유봉...해변의 모래와 함께 멋진 풍경에 발걸음이 빨라진다.

 

▼ 섬이면 흔하게 볼 수 있는 해식의 해안선 풍경이다.

 

▼ 외항마을로 접어 들면서 동쪽과 서쪽으로, 모래와 몽돌로 구분된 해안선을 만나게 된다.

 

▼ 암벽등반을 하느라 고생했을 옆지기도 별로 피곤해 보이는 기색은 아닌 듯 하여 다행이다.

 

▼ 비진도해수욕장으로 산호빛 해변이라고도 불린다.

 

▼ 충복도와 여도

 

▼ 동쪽으로는 모래가 없는 몽돌, 서쪽으로는 고운 모래가 있는 산호빛 해변...

동서로 갈라져 대비를 이룬다.

▼ 북쪽의 비진도에서 남쪽 선유봉을 오르기 전의 들머리로, 뒤돌아 본 풍경

 

▼ 비진도 산호길 게이트

 

▼ 마삭줄과 비슷한 백화등이 만개했다.

 

▼ 높이 312m라고  우습게 보면 안된다. 해발 고도이기 때문에 강원지방 같은 곳에서는 500고지 이상되는 산이 된다.   

급경사로 이뤄져 있어 초보자들에게는 힘든 코스일 수 있다.

 

▼ 망부석전망대...

망부석이 안내문의 사진에는 있는데 찾으려 하니 숲에 가려져서인지 보이질 않는다.

 

▼ 망부석 전망대에서 바라 본 풍경...왼쪽이 한산도가 되겠고 바로 앞은 용초도, 오른쪽 멀리 희미하게 거제지맥인

노자산이 보인다.

 

▼ 망부석전망대에서 조금 올라가면 미인전망대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보는 풍경이 압권이다.

 

 

▼ 당겨 본 외항마을과 에멀라드빛 바닷물과 산호빛 해변...

 

▼ 왼쪽으로는 외항...

 

▼ 왼쪽 멀리 미륵산이 보이고 오른쪽은 한산도다.

 

 

▼ 통영의 남쪽지역과 미륵산

 

▼ 당겨 본 미륵산

 

▼ 통영 앞의 학림도, 바로 앞은 충복도

 

▼ 용초도와 뒷쪽 추봉도, 오른쪽 멀리 거제지맥인 노자산이 보인다.

 

▼ 왼쪽 장사도가 살짝 보이고 그 뒷쪽으로 거제지맥의 끝자락인 망산과 오른쪽으로 소덕도, 대덕도 가왕도 순으로 나열된 섬들... 그 뒷쪽 사이로 소병대도와 대병대도가 올망졸망 마치 수석처럼 놓여있다.

 

 ▼ 남동쪽으로 대매물도와 소매물도가 가 봤던 추억들을 불러 일으킨다. 지금까지의 사진에 담긴 섬들은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하는 섬들이다. 한산도외에 몇몇 섬을 빼고는 거의 다녀왔으니 이쪽 지역도 이젠 졸업을 해야 하는가 보다.

 

▼ 미인전망대에서 선유봉을 가던 중 흔들바위를 만난다. 생긴게 흔들바위란 느낌이 전혀 없다.

 

▼ 정상에 도착, 점심을 먹는데 음식물 준비할 새가 없이 그냥 달려왔기에 빵으로 때울 수 밖에 없었지만 이런 기회에 뱃살을 좀 뺄 수 있을려나 모르겠다.

 

▼ 선유봉을 하산하면서 반대편 남서 방향의 연화도와 우도, 2주전 갔었던 욕지도가 오른쪽 멀리 조망된다.

 

▼ 왼쪽 외부지도, 오른쪽 내부지도, 내부지도 뒷쪽 멀리 추도가 아스라이 모습을 드러냈다. 추도 오른쪽 멀리는 사량도가 있겠지만 조망되기엔 너무 먼 거리다.

 

                                 ▼ 노루여전망대에서 본 절경

 

 

▼ 서쪽 방향의 풍경

 

                          ▼ 뒤돌아 본 해안가의 절경...깍아 지른 듯 펼쳐진 풍경, 비진도의 또 다른 모습에

                           감탄을 하게 된다. 

 

 

                               ▼ 용머리바위 

 

 

 ▼ 비진암이라 해서 바위로 알았는데 비진도의 유일한 암자인 듯 하다.

 

▼ 비진도는 선유봉에서 외항으로 이르는 코스는 대나무, 동백나무, 소사나무, 후박나무 등으로 어우러진 숲길로 트레킹하기엔 더할나위없이 좋다. 

 

 ▼ 보이는 것 마다 한폭의 풍경화를 그려낸다.

 

 

▼ 외항

 

▼ 다시 대동산을 넘어 내항으로 원점회귀하여 오후 2시 배를 타기로 된 산행계획은 생략하기로 하고 2시간을 앞당겨 외항에서 12시 배를 타고 통영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언제 들어왔었던 관광객들인지 산악회원들 외에도 많은 인원들이 줄을 서고 있어 비진도의 인기를 실감하게 한다. 

 

 

▼ 아침식사는 통영항 여객터미널 부근의 서호시장에서 했는데 하산식은 중앙전통시장에서 활어회를 먹기로 한다. 이곳도 네번째 와 본다. 실물크기의 거북선 모형이 한산도대첩의 이순신 장군을 늘 생각나게 하는 곳이다.

 

 ※ 비진도는 블로그 정보를 통해 보면 별로 볼거리가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 가 보게 되면 어느 섬 못지않게 산행과 트레킹하기엔 참 좋은 곳이란 것을 알 수가 있다.

 남북으로 두개의 섬이  해수욕장으로 연결되어 있어 마치 아령과 같은 모습이다. 이와 비슷한 해안선 모습을 인천의 굴업도에서도 볼 수 있는데 남해안이라 쪽빛 바다와 어울려 더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아직 가 보지 못한 미답의 섬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오늘도 미지의 세계를 꿈꾸며 사는 모습이 애들과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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