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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경상북도

[문경] 천주산 & 공덕산

2021년 1월 30일(토)

 

지난 주는 경남 고성에 있는 무이산과 수태산을 신청했다가 우천의 날씨로 성원이 되지 않아 취소되어 방콕해야만 했고 이번 주는 금요무박으로 해남의 금강산과 강진의 만덕산을 오르기로 했는데 역시 성원이 되지 않아 오늘 말로만 듣던 월간산이 정한 100대 명산을 모처럼 오르는가 싶어 무박산행에서 잽싸게 토요산행으로 갈아탔다.

산행을 한다는 것도 요즘 같은 시기에 누가 아는 것도 꺼려지고 조심스럽게 다녀 올 수밖에 없는 처지인데 모처럼 블친님인 도솔님이 신청한 것을 알고 그동안 혼산으로 심신했는데 함산하게 됐다는 기대감과  800m이상의 고산이라면 적설도 어느 정도 있을 것이란 예상으로 아이젠도 챙기고 겨울다운 산행을 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으로 집을 나선다. 

 

산행정보

♣ 소재지: 들머리- 경북 문경시 동로면 간송리 산 257-1(천주사) 정상-동로면 간송리, 날머리-경북 문경시 동로면 전두리(주차장)

♣ 산행코스: 천주사-대슬랩-천주산-서낭당재-공덕산-대승재-대승봉-쌍연봉-묘봉-부부바위-안장바위-묘적암-윤필암-주차장

♣ 거리: 약 8km( 들머리- 10:00, 날머리-15:10)

 

  ▼ 서울 신사역에서 정확히 3시간만에 도착한 천주사 주차장에서 바로 이어지는 산행은 오후 3시 30분을 산행마감 시간으로 정하고 출발한다.

 

   ▼ 천주사 경내를 잠시 둘러보고 산행을 시작하는데 대웅전 뒷편의 소나무가 사찰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함박 눈이라도 소복이 내려 앉으면 더할나위 없는 운치가 있겠다.

 

   ▼ 천주사에서 30여분 가파른 능선을 오르니 언제부터 누가 쌓아 놓은 돌탑인지 군락지가 나타나고...  

 

 ▼ 돌탑에서 10여분도 안되어 본격적인 암릉구간의 나무데크가 설치전 로프로 올랐을 코스를 따라 놓여져 있어 안전하게 산행길에 오른다.

 

 ▼ 전체적인 산세는 두드러진 주능선 없이 둥그런 모양을 띤 아담한 산처럼 보이지만, 정상부가 하늘높이 뾰족하게 솟아있고 그 주변을 거대한 기암절벽이 감싸고 있다.  

 

▼ 천주산이 아니라 천계단산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계단 수가 장난이 아니다. 이런 계단이 없었으면 로프를 이용하여 오르는 스릴도 충분히 맛보리라는 생각이지만 겨울 산행으로는 안전상 적당하지 않고 그만큼 시간이 지체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 암릉을 따라 길게 놓여진 뒤돌아 본 S자형의 계단

 

    ▼ 정상에 가까울 수록 협소해지는 암릉...

 

 ▼ 잠시 안전로프를 넘어 주변을 조망해 보기로 한다. 칼날과 같은 정상의 암릉은 과거 난간이 없었을 때 짜릿한 스릴로 한껏 재미있는 산행이었을 것이란 생각이다.

멀리 진행할 공덕산이 보인다. 날씨가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 듯 흐리지만 시계방향으로 조망해 보기로 한다.

 

 ▼ 멀리 흐릿하게 세개의 봉우리 중, 왼쪽 봉우리가 황장산인데 날씨만 좋았다면 360도 최고의 조망을 즐길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만 가득하다. 

 

 ▼ 맑은 날이었다면 황장산, 감투과 황정산의 남봉, 신선봉, 수리봉과 같은 이러한 풍경을 볼 수 있었으련만....(카페에서 모셔 온 사진)

 

  ▼ 경북 문경시 동로면 면사무소 소재지로 그 넘어로 날씨만 좋았다면 단양의 흰봉산과 도솔봉도 보였을테고...

 

             ▼ 윗 풍경을 당겨 본 모습... 황정산의 수리봉, 신선봉, 남봉 풍경 (카페에서 모셔 온 사진)

 

    ▼ 정상에 다다를수록 좌우 좁은 암릉 위로 설치해 놓은 데크계단으로 오르게 되는데 저곳 끝 지점이 바로 정상이다. 

 

 ▼ 천주산의 정상석은 두개가 놓여있다. 이 정상석이 최초로 세워진 것인데 위험한 곳에 놓여져 있어서 그런지 이 보다 낮은 10m 떨어진 곳에 큰 정상석을 세워 놓았다.

 

▼ 천주산이라는 이름은 "하늘 천(天) 기둥 주(柱)자로서, '하늘을 바치고 있는 기둥'이라는 뜻인데 정삼각형 모양으로 하늘높이 우뚝솟아 있는 모습이 마치 '하늘의 기둥처럼 보인다' 하여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더불어 '큰 붕어가 입을 벌리고 하늘을 쳐다보는 모습으로 보인다' 하여 붕어산으로도 불리었다.

 

 ▼ 불어오는 칼바람이 소백산의 칼바람과 맞먹는다. 모자가 날아갈 것 같고 몸도 중심잡기 어려울 정도다. 올라올 때 기온이 다소 높은 것 같아 춘추에나 입는 티셔츠를 견지지 못하고 얼른 점퍼를 꺼내 입을 수 밖에 없는 매서운 바람을 잠시 맞는다.

 

 ▼ 그동안 양지로 올라오면서 없던 눈이 응달로 접어드니 눈이 낙엽 위에 쌓여 급경사의 등로에 안전상 모두 아이젠을 착용한다. 뒤로 보이는 공덕산까지의 거리가 꽤나 멀어 보인다.

 

    ▼ 천주산을 내려 오며 당겨 본 공덕산  

 

 ▼ 천주산에서 서낭당재까지 하산하여 다시 공덕산으로 치고 올라야 한다. 하산하는 거리만큼 또 올라가야 한다는 부담은 늘 경험해 왔던 일이 기에 그러려니 한다. 

 

     ▼ 뒤돌아 본 천주산은 공덕산 방향에서는 삼각형 형태의  뾰족해 보이는 정상이다.

 

      ▼ 서낭당재에 다다랐다. 북쪽의 노은리 마을과 남쪽의 수평리 마을을 넘나들던 고개로 보인다.

 

 ▼ 서낭당에는 흔히 돌무더기를 볼 수 있다. 마을 어귀나 고갯마루에 원추형으로 쌓아 놓은 돌무더기 형태로, 그 곁에는 보통 신목(神木)으로 신성시되는 나무 또는 장승이 세워져 있기도 하다.

이곳을 지날 때는 그 위에 돌 세 개를 얹고 세 번 절을 한 다음 침을 세 번 뱉으면 재수가 좋다는 속신이 있다.  멧돼지가 파 헤쳐 놨는지 돌무더기가 훼손이 됐다.

 

 ▼ 12시가 훌쩍 넘어 경사로가 끝난 지점에 도착, 정상에 이르렀음을 직감한다. 이곳에서 100m지점에 정상석이 있어 갔다가 다시 이곳에서 반대편으로 하산해야 한다. 

 

 ▼ 공덕산이라는 이름은 "공로 공(功) 덕 덕(德)자로서 '공과 덕이 많은 산이란 뜻'인데 또 다른 이름으로는 '사불산(四佛山)'으로도 불린다. 공덕산 서쪽능선 중턱에는 높이 2m, 한 면이 1.5m인 정사면체의 바위가 있는데 각 사면에는 불상이 새겨져 있다.

이 바위를 일명 사불암(四佛巖)이라고 하는데 이로인해 공덕산을 사불산으로도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모처럼 산행을 같이하게 된 도솔님과 점심식사를 하고 하산하기로 한다.

 

     ▼  공덕산 정상에서 약 1.2km지점인 대승봉(820m)에 올랐지만 잡목이 우거져 조망은 전혀 없고...

 

     ▼ 대승봉에서  150m 떨어진 쌍연봉(828m)도 별 볼일 없어 그냥 지나치기에 바쁘다.

 

 ▼ 드디어 묘봉에 도착, 주변을 조망해 보는데 먹구름에 쌓여 우울한 분위기다. 다만 동쪽편의 지나온 공덕산을 보면 아직은 체력이 되니 이렇게 걸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 스스로 위안을 삼아 본다.

 

     ▼ 남쪽으로는 바로 아래 윤필암이 보이고 문경시 산북면 전두리 마을이 조망된다.

 

  ▼ 서쪽으로는 운달산(1,097m)이 흐릿하나마 보이는데 2017년 5월에 종지봉~성주봉~운달산 코스를 걸었던 추억이 떠오른다.

 

               ▼ 운달산과 주변 풍경 (카페에서 모셔온 사진)... 눈은 물론 가슴까지 시원해 보인다.

 

                 ▼ 윗 사진의 오른쪽으로 당겨 본 풍경(카페에서 모셔온 사진)

 

                     ▼ 암릉이 없을 줄 알았던 공덕산 줄기가 묘봉을 지나면서 이런 로프를 이용해야

                         하는 코스도 있다.

 

      ▼ 영락없는 사슴벌레 모양의 바위가 눈길을 주는데...

 

       ▼ 뒤돌아서 보니 이 바위를 부부바위라고 부른단다.

 

    ▼ 어느 쪽이 남편이고 아내일까... 부부가 이 바위같이 영원할 수만 있다면 하는 씰데없는 생각도 해 본다.

 

 ▼ 멀리 보이는 저 바위에 로프가 길게 늘어져 있는데 아마도 우회길은 없는 것 같고 저 로프를 타고 갈라진 바위 위로 올라 넘어가야 할 모양이다. 

 

▼ 안장은 사람이 올라 앉을 수 있도록 말의 등에 얹는 도구를 말하는데 그것과 비슷해서 안장바위라고 부르는 것 같다.

 

  ▼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안장에 앉아 봤을까...가죽 같았으면 벌써 닳아 없어진지 오래일텐데... 

 

                      ▼ 안장바위를 넘으면 바로 로프를 타고 이 바위를 넘어서야 한다. 뭐 그리 스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안전을 위해서는 늘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 오른쪽 뒤로 지나온 묘봉을 바라보고... 

 

            ▼ 다시 로프를 타고 내려서는 바위에 살아있는 소나무나 죽은 소나무나 운치가 있어 보인다. 

 

       ▼ 묘봉에서 800m지점에 내려오니 묘적암이 보인다.

묘적암은 얼마 떨어지지 않은 윤필암과 함께 대승사(大乘寺)의 산내암자로서 창건연대는 잘 알려진 것은 없으나 신라 말 부설거사(浮雪居士)에 의하여 창건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묘적암의 명성은 고려 말의 선승 나옹선사(懶翁禪師 1320~ 1376)가 출가한 절로 이름 높다. 나옹스님은 요연(了然) 스님께 출가한 후 이곳을 떠났다가 도를 깨달은 후 이 절에 돌아와서 회목 42그루를 심었으며 나옹스님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 절에 찾아왔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이 묘적암은 조선후기까지 불교의 한 성지(聖地)로 부각되었다고 한다.

1668년 성일(性日)스님이 중건하였고 1900년 취원(就圓)스님이 중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현존하는 당우로는 법당과 산신각, 요사채가 있다. 그리고 대승사에서 3년간 장좌불와하며 수행하시던 성철스님이 1945년 이곳으로 옮겨와 동안거를 지내신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만공(滿空)스님, 일타(日陀)스님, 법전(法傳)스님 등 고승들이 수행했던 수행처이기도 하다. [옮긴 글]

 

                        ▼ 등로에서 임도를 만나니 수십년 됐을 듯한 전나무 숲이 시원하게 하늘 높이 치솟아

                            이곳 일대의 사찰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주는 듯 하다.

 

  ▼ 단풍나무도 많아 보여 가을이면 다른 종의 교목들과 조화를 이뤄 멋진 오색 단풍의 산책로가 될 듯 하다.    

   

     ▼ 잠시 임도에서 벗어 난 윤필암을 들러 보기로 한다.  

 

윤필암은 문경의 사불산에 있는 대승사의 부속 암자이다. 대승사의 창건은 사불산의 산마루에 있는 사면석불상(四面石佛像)과 관련이 있다.

네모의 각 바위 면에 불상이 조각된 사면석불상에 관해 『삼국유사(三國遺事)』에는 다음과 같은 설화가 전한다.

587년(진평왕 9) 붉은 비단으로 싸인 사면석불상이 하늘에서 떨어지니 왕이 가서 예경(禮敬)하고 그 바위 곁에 절을 창건하여 대승사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름이 전하지 않는 승려에게 절을 맡겨 공양을 올리게 하였다고 한다. 이 설화를 통해 볼 때 대승사는 신라 진평왕 대에 창건되었음을 알 수 있다.

대승사의 부속암자인 윤필암(潤筆庵)은 고려 후기인 1380년 승려 각관(覺寬)과 김득배(金得培)의 부인 김씨(金氏)가 창건하였다. 

나옹화상(懶翁和尙)의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만든 사찰로 목은(牧隱) 이색(李穡, 1328~1396)이 기문(記文)을 썼다.

 

▼  아래 사진에 윤필암 한쪽 귀퉁이에 사불전이 있다. 사불전 주변에 혹시 사불암이 있을까 생각했는데 후에 알고 보니 묘봉에서 하산길에 동쪽으로 맞은 편 능선쪽에 위치해 있다는 걸 알았다. 결국 시간 관계상 그곳까지 갔다 올 수는 없었다.

이 사면석불(四面石佛)을 사불바위, 사불암(四佛巖)이라고 한다.  오랜 세월로 음각의 형태가 분명하지는 않으나 사면이 모두 부처의 형상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모셔온 사진]

 

윤필암에서 700여m 정도 내려와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산행을 끝낸다. 천주산은 월간산이 정한 100대 명산인 줄 알고 신청했던 산인데 창원에 있는 천주산이란 걸 도솔님으로 부터 알고 다소 실망한 것은 사실이다.

아무 생각없이 천주산이 경상도에 두개가 있는 줄은 모르고 올랐지만 그러나 그런대로 날씨만 좋았더라면 공덕산과 더불어 즐길만한 산이란 걸 알았다. 우리나라의 산은 곳곳에 가 볼만한 산이 수도 없이 많음을 다시 한번 느껴 본 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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