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22일(일)
수도권에 거주하면서 경기북부 지방의 그리 멀지 않은 곳의 산행은 강원도나 아랫지방의 산행 횟수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다 보니 가평군이나 포천군에 있는 산을 못 가본 곳이 의외로 많다.
물론 100대명산에 포함되지 않은 산들이니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던 것인데 남들은 다 가봤다는 산을 못 가봤다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치 않아서라기 보다는 궁금증이 더해서 이다.
그 중 하나가 몽가북계(몽덕산,가덕산,북배산,계관산)로 4개의 산을 연계하는 종주이다. 마침, 솔담님과 도솔님등 블로거님들과 함산하게 되는 어제가 바로 기회가 되어 신청을 한 것인데 신청자가 많아 대기자로 남았다가 결국 못 가게 되어 꿩 대신 닭이라고 했던가, 오늘 상주에 있는 갑장산을 가기로 한다. 물론, 몽가북계는 진작에 신청하려다가 설악의 상고대나 보려고 한계령~귀때기청봉~대승령 코스를 신청했다가 성원미달로 취소되는 바람에 늦게 신청하여 꼬이게 된 것이다.
어쨌든, 기회는 언제든 있으니 더 멋진 풍경이 펼쳐진 때가 올 수도 있겠다는 희망으로 기다리면 되는 것이고 이곳 역시 먼저 신청하신 즐풍님과 함산하게 되어 몽가북계 이상으로 기대가 되는 곳이다.
어느 지방이든 유명산은 하나쯤 끼고 있는데 상주는 갑장산이라 할 수 있겠다. 동절기에는 해가 짧으니 긴 거리를 걸을 수가 없고 10km 이내라야 적당하다. 더구나 왕복 8시간 이상 버스를 타야 하는 곳이라면 10~11시가 돼서야 산행을 시작할 수 있으니 점심 식사시간을 고려하면 오후 4시 이전에 산행을 마쳐야 하기에 그렇다.
상주도 그리 가까운 거리가 아니니 걷는 거리가 짧아서 다행이긴 하다. 요즘 날씨가 겨울답지 못한 것이 산행에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미세먼지가 또한 걸림돌이 된다. 어릴 적 북풍한설이 몰아칠 때는 도대체 황사니 미세먼지란 단어조차 없었는데 이젠 허구한 날 날이 뿌옇다.
산행하면서 맑은 공기라도 마시려던 희망도 요즘 날씨라면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시원하게 펼쳐진 풍경을 볼 수 없으니 답답한 조망이 산행 의욕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그래도 집안에서 처박혀 있는 답답함 보다야 낫겠다는 생각으로 남들은 조용히 잠든 일요일 아침, 어두운 새벽을 깨고 길을 나선다.
∥산행정보∥
♣ 소재지: 들머리- 상주시 지천동 산 9-7 (주차장), 정상-경북 상주시 지천동 산 5-3
♣ 산행코스: 주차장-연악산식당 옆- 전망대-상산-문필봉-용지샘터-(상사바위-갑장산)-갑장산-백길바위-나옹바위-시루봉-석문-갈림길-용흥사-주차장
♣ 거리: 8km(들머리-09:50, 날머리-13:35)
∥갑장산 개요∥
* 고려 충렬왕이 ‘영남 으뜸산’으로 칭했던 산, 갑장산 *
백두대간이 쥐라기의 화강암 산지로 솟구친 소백산맥 줄기의 하나이다. 상주삼악을 연악(淵岳) 갑장산, 노악(露岳) 노음산(露陰山:725m), 석악(石岳) 천봉산(天鳳山:435m)이라 하며 갑장산이 제일명산이다. 높이는 물론 신령스런 기운이 맑고 밝아 해마다 홍수나 가뭄 때 여기서 기도하거나 제사를 올리면 그 응함이 빠르다고 한다.
고려 충렬왕이 승장사에서 잠시 쉬었다 가며 “영남의 으뜸산” 이라하여 갑장산이라고도 하며 갑장사 절의 이름을 따서 갑장산이라고도 한다. 갑장산은 정상 동북 670m의 샘 구룡연(九龍淵)에서 비롯된다.
갑장산은 동으로 장천(長川)과 선산 무수골계곡, 서로 병성천(남천 또는 이천), 남으로 산태백이재, 북으로 성골고개까지다. 좁게는 동 장천, 서 병성천, 남 돌티, 북 굴티가 된다. 넓게는 남으로 조산(祖山) 수선산(683m), 동남으로 복우산(508m), 삼봉산(448m), 나각산(240m)까지 뻗쳐 낙동강에 멈췄다.
북으로 굴티재, 백원산(523m)을 세우고 식산(503m)으로 내달려 산정의 봉황대에다 기를 모으고 계속 병성산(366m)까지 맥을 뻗쳤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 들머리, 날머리가 같은 원점 회귀 산행으로 용흥사 쪽인 시계 반대 방향으로 코스를 잡을 수도 있겠지만 반대 방향인 연악산식당 옆길로 해서 산행을 시작한다.
▼ 대구에서 버스로 온 산행팀이 하나 더 있는데 속도를 좀 높여 앞질러 조망이 될만한 곳에 서 보니 역시 시계가 좋질 않아 조망이 시원치 않다. 즐풍님이 언제 촬영했는지 내 뒷 모습을 볼 수도 있는 기회가 다 있다.
▼ 등산하면서 DSLR 카메라를 수년간 메고 다니다 보니 가방안의 망원렌즈 무게까지 합치면 그 무게도 만만치 않아 산행에 부담이 작용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고집스럽게 휴대하고 다니고 있는 것은 풍경을 렌즈에 담는 취미가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요즘 핸드폰으로 촬영해도 컴 화면으로 보는 정도로는 별반 차이가 없는 좋아진 세상인데 말이다.
▼ 망원렌즈로 당겨 본 들머리인 주차장과 용흥사...내가 타고 온 버스가 보인다.
▼ 남상주 IC와 지천동과 양촌동 마을
▼ 문필봉
바위가 붓처럼 세개로 뭉쳐져 있는 듯, 이 문필봉의 정기를 받아 갑장산 주변에 장원급제한 인물들이 많이 나왔다고 해 장원향이라는 이름을 남기기도 했으며 현재도 갑장산 정기를 받은 다양한 정·관·학계 인물들이 배출되고 있다고 한다.
▼ 누가 붙여놨는지 봉우리나 등로 주변의 노송에 이름을 붙여 놔서 눈길을 끈다.
▼ 보도 블록을 깔아 놓은 보기 드물게 넓은 헬기장에 도착
▼ 마을 어귀에서나 볼 수 있는 팔각정이 유리 칸막이까지 설치되어 있어 등산객들에게는 최고의 휴식처가 될 듯 하다.
▼ 데크 계단을 오르면 갑장산 정상이다.
▼ 갑장산(甲長山)
일명 연악(淵岳)이라 부르는 상주의 안산(安山)이다. 상주의 남쪽에 의연히 솟아 서쪽의 노음산(露岳), 북쪽의 천봉산(石岳)과 더불어 상주 삼악(三岳)을 이룬다. 산의 높이는 805.7m로 삼악중에 가장 높다. 정상은 상주 사람의 순후한 인심을 대변하듯 뾰족하면서도 모나지 않고 둥글다. 문필봉과 백길바위,나옹바위 등 기암절벽과 龍池터는 저마다의 전설을 간직하고, 상주 사장사(四長寺)중 甲長寺가 있고 승장사는 폐사(廢寺)되었다.
갑장이란 산 이름은 고려 충렬왕이 붙인 것이라고 전하고, 연악은 구룡연(九龍淵)이란 샘에서 그 근원을 찾아 볼 수 있다. 가뭄때 기우제를 지내면 비가 오고, 부정한 매장을 하면 가뭄이 들었다는 영산(靈山)이요 상주 문학(文學)의 요람이다.[안내문]
▼ 갑장산에서 북쪽을 뻗은 능선, 멀리 낙동면의 낙동IC가 조망된다.
▼ 갑장산 정상에서 바라본 동쪽 풍경
▼ 남쪽으로 뻗은 능선의 중간 시루봉
▼ 하산하면서 백길바위 윗쪽을 올라 보기로 한다.
▼ 백길바위에서 담은 상사바위와 고려말 나옹화상이 창건했다는 갑장사 전경
▼ 백길바위에서 당겨 본 갑장사
▼ 갑장사의 아래 부속건물
▼ 갑장산 정상에 오르기전 오른쪽으로 우회하면 상사바위를 만날 수 있고 갑장사를 경유, 정상으로 오르게 되는데 바로 정상으로 향하게 되어 아쉽게 됐다.
와룡산에서도 상사바위가 있고 지난번 산행한 안동의 학가산에도 있더니 이곳에도 상사바위가 있는데 유독 그냥 지나치게 되니 상사바위와는 인연이 없는 편인 것 같다.
▼ 떡시루를 엎어 놓은 듯해서 붙여진 이름...시루봉
▼ 백길바위
▼ 즐풍님은 몸이 날쌔니 금새 등로를 벗어나 암벽에 올라 촬영에 몰입...암벽과 친숙한 몸놀림이 부럽다.
▼ 다시 한번 당겨 본 시루봉
▼ 시루봉에서 당겨 본 갑장산 전경
▼ 누군가 시루봉 반대편 평지에 돌탑을 쌓는 중...인간 누구에게나 이러한 신앙심은 있을 듯...
▼ 석문
▼ 석문을 지나며 담은 모습
▼ 마지막 암릉쪽으로 이동해서 담은 갑장산 전경
▼ 왼쪽 백길바위와 함께 담은 갑장산...가을의 단풍과 암릉이 어우러지면 더욱 멋진 풍경이겠다.
▼ 나옹바위
▼ 낙동면 비룡리 마을
▼ 두번째 석문
▼ 갑장제일송이란 이름이 붙여져 있는 노송
▼ 하산길에 조망처에서 바라 본 갑장산과 갑장사 전경
▼ 육산으로 편안한 하산길이 이어진다.
▼ 용흥사
통일신라시대 문무왕16년( 676년)에 창건되었고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 직지사의 말사이며, 경내에는 보물 제1374호로 지정되어 있는 대형 괴불탱화(1684년 조성)가 있는 유서깊은 사찰이다.
현재의 사찰은 비구니 스님들이 주석하고 있고 상주 시내와 가까운 거리에 있고 갑장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어 사계절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곳이다.
▼ 용흥사 입구도로
▼ 용흥사 경내를 나오면 바로 산행을 시작했던 곳이 날머리가 되면서 산행을 마치게 된다.
▼ 하산하고 나서 안내문이 눈에 띄어 자세히 보니 갑장산의 계곡에는 남부초등학교 학교로부터 이곳 용흥사 윗쪽까지 9개의 볼거리가 있음을 알게 됐다. 시간이 조금 남아 용흥사 부근의 별암과 용추까지 2곡을 보려했으나 생략한다. 사전 충분한 정보를 알고 계획을 세웠더라면 둘러 볼 여유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
※ 연말이 뭐가 바쁜지 산행하고도 사진 정리하고 후기 쓸 시간도 없다. 혹자는 그 옛날 앨범도 보기 쉽지 않은데 시간 낭비해 가며 후기쓰고 언제 본다고 작성하냐고 핀잔을 주기도 한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그 말이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 인생은 찰나의 지나가는 삶으로, 과거를 돌아보게 될 수밖에 없다. 희노애락 모든 것이 지나고 나면 안개와 같이 사라지지만 즐거운 추억은 남기고 싶어한다. 인간의 기억은 한계가 있으므로 내가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기록을 안해 두면 그때의 모든 것은 잊게 되므로 훗날이라도 다시 그 즐거움을 되새겨 보자는 의미로 기록을 해 두는 것이다.
바쁘지만 시간을 쪼개어 상주의 갑장산을 즐겁게 다녀온 기록을 오늘도 이렇게 남겨두며 힐링하는 시간을 갖는다. 함께 산행을 하며 즐겁게 하루를 보내고 저녁식사까지 대접을 해 주신 즐풍님께 이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말씀드립니다.